구독경제가 뜬다
전통적인 상품경제에서 소비자들은 ‘산만큼 기업’에 물건 값을 냈다. 그런데 공유경제(sharing economy)가 부상하면서 이 공식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쓴 만큼 주인’에게 돈을 내는 것이다. 최근에는 이 공식이 아예 뒤집히고 있다. 산만큼, 쓴 만큼 내는 것이 아니라 먼저 내놓고 쓰는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가 부상하고 있다.
전통적인 상품경제에서 소비자들은 ‘산만큼 기업’에 물건 값을 냈다. 그런데 공유경제(sharing economy)가 부상하면서 이 공식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쓴 만큼 주인’에게 돈을 내는 것이다. 최근에는 이 공식이 아예 뒤집히고 있다. 산만큼, 쓴 만큼 내는 것이 아니라 먼저 내놓고 쓰는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가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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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신다고 생각해보자. 맥주 한 병 사거나 맥주 한잔 마신 뒤 돈을 낸다. 그렇다면 이렇게 마시는 건 어떤지? 매달 9.99달러 회비를 내면 수백 개 맨해튼 술집에서 매일 칵테일 한 잔 마실 수 있는 미국 스타트업 후치(Hooch). 월가의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투자한 회사다. 지난해 매출이 200만달러(22억원). 술집은 홍보가 되고 딱 한 잔으로 끝나는 게 아니어서 장사가 된다. 고객은 1만원 회비에 언제든 공짜 술이다. 혹은 이건 어떤지. 일본 기린맥주는 매달 7,452엔(7만5000원) 회비를 내면 한 달 두 번 양조장에서 갓 만든 생맥주를 정기 배송해 준다. 특수페트병과 전용맥주서버를 함께 주는데 꼭지만 틀면 집이 호프집이다. 술도 먹은 만큼 내는 게 아니라 월정액 내놓고 마시는 시대다. 술뿐이 아니다. 속옷, 생리대, 영양제, 콘택트렌즈, 과자, 커피, 전자책, 자동차 등 물건뿐 아니라 병원과 영화관 관람, 매장 임대 등 서비스까지 수많은 분야에서 월
115년 동안 세계 면도기 시장을 장악해온 질레트는 최근 5년간 미국시장 점유율이 20% 포인트나 줄었다. 2011년 면도날 정기배송 스타트업 ‘달러 쉐이브 클럽(Dollar Shave Club)’이 등장하면서다. 이 회사는 월정액을 내면 매달 4~6개씩 면도날을 집으로 배송해준다. 매번 면도날을 사러 가야 했던 남성들이 열광했다. 달러 쉐이브 클럽이 성공하면서 수많은 제품에 정기배송모델을 적용한 시도가 잇달았다. 미국 전동칫솔 스타트업 ‘큅’(Quip)은 매달 5달러를 내면 석 달에 한 번 칫솔모를 보내주는 모델로 6000만 달러(670억원) 투자를 받았다. ‘허블(Hubble)’은 월 30달러 내면 일회용 콘택트렌즈 60개씩 매달 보내주고, ‘롤라(Lola)’는 탐폰, 생리대 등 여성용품을 한 달에 한 번씩 배송한다. 초기 정기배송모델은 소비자들이 주기적으로 사야 하는 상품들이 많았다. 그러다 정기배송모델은 개인맞춤 서비스와 결합 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 등으로 고객의 취향을 분
월정액 내고 영화, 드라마 등 디지털콘텐트를 무제한으로 보는 ‘넷플릭스 모델’이 디지털콘텐트를 넘어 음식료와 의료, 헬스케어로 확산되고 있다. 2011년 창업한 미국의 ‘무비패스’는 원래 월 50달러(약 5만7000원) 내면 매일 영화관 가서 한편씩 관람할 수 있는 서비스였다. 한 달 6편 봐야 본전을 뽑는 구조였기 때문에 큰 인기는 없었다. 그러다 지난해 말 월정액을 9.95달러로 낮췄다. 1편 보는 값으로 30편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것도 미국 전체 영화관의 91%에 해당하는 4천여개 극장에서 말이다. 대신 이 회사는 이용자들의 영화 관람 데이터를 팔고 있다. 데이터 기업들이 앞다퉈 무비패스 지분을 사들였고 회원이 급증하면서 올해 6월 기준 300만 명에 달한다. 넷플릭스처럼 무제한 사용하면 업체가 거덜 날 것 같은 분야에까지 이 모델이 적용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월 회비를 내면 언제든 공짜로 마시거나 먹을 수 있는 카페나 레스토랑이 인기다. 도쿄의 술집체인인 ‘유
월정액 139달러를 내면 명품 의류를 마음대로 골라 입고 싫증 나면 반납한 뒤 또 다른 옷을 골라 입는다. 매월 2000달러를 내면 포르쉐도 바꿔가면서 탈 수 있다. 자동차, 명품 옷, 가구, 심지어 사무실까지 소유하기엔 부담스럽고 몇 년 쓰고 나면 헐값에 처분해야 하는 고가 제품들에조차 구독경제가 부상하고 있다. 월 구독료 내고 쓸 만큼 쓴 뒤 돌려주고 다시 다른 제품을 받아쓰는 것이다. 정수기에서 봤던 렌탈 방식의 구독경제이다. 자동차업계는 월 구독료를 받고 고급 차종을 마음껏 탈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원하는 차로 바꿔가며 탄다는 점에서 같은 차종을 일정 기간 임대하는 리스와는 다르다. 볼보는 올해 봄부터 월 600달러에, 캐딜락은 지난해부터 월 1800달러에 이러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포르쉐는 월 2000달러부터 시작하는 프로그램을 계획 중이고, 벤츠와 BMW도 유사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고객들은 일정금액만 내고 차량을 고른 뒤 날짜와 장소만 택하면 된다.
월정액만 내놓고 나면 영화, 드라마 등 디지털콘텐트를 마음껏 볼 수 있는 넷플릭스의 등장은 소비의 개념을 ‘구독’으로 넓혔다. 그러면서 '넷플릭스 모델'을 다른 분야에 적용한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등장했다. 미국의 스타트업 무비패스는 매월 9.95달러 내면 영화관 가서 매일 영화 1편씩 볼 수 있는 파격적인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주목을 받았다. 1편 값으로 월 30편을 볼 수 있는 셈이다. 이런 획기적인 서비스로 2018년 6월 기준 회원이 300만명으로 급증했고 미국 언론들은 '오프라인판 넷플릭스'라고 불렀다. 대신 무비패스는 데이터 판매를 수익모델로 삼았다. 이용자들이 어떤 영화를 얼마나 자주 보는지 행동패턴 데이터를 판매하는 것이다. 영화사는 이를 제작여부, 마케팅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영광은 오래가지 않았다. 9.95달러라는 가격정책을 시행한지 1년도 되지 않은 지난달 27일 무비패스가 일부 고객들의 티켓 비용을 지불하지 못해 500만 달러를 급히 빌렸다는 사실이 보도됐
#직장인 김모(여 ,33세)씨는 사무실인 서울 강남 인근의 한 커피전문점을 자주 이용한다. 주변에 커피전문점들이 즐비하지만 이 커피전문점은 한달에 2만9900원만 내면 무제한으로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실 수 있어서다. 김씨는 "예전에는 한달에 커피값만 10만원 이상 썼는데 맛도 뒤지지않고 월정액이라 가격도 저렴해 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넷플릭스와 같은 무제한 월정액 서비스 모델이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소셜커머스 업체인 위메프가 운영하는 'W카페'다. 한 달에 2만 9900원 짜리 '무제한패스'를 사면 한 잔당 1990원인 아메리카노를 무제한으로 마실수 있다. 또 5만 9900원을 내면 모든 커피와 차를 이용할 수 있다. 단 첫 주문뒤 재주문은 3시간 마다 할 수 있다. 산술적으로 한 달에 16잔 이상을 마시면 돈을 버는 셈이다. 회사측은 이용자수나 매출은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꾸준히 증가세라고 밝혔다. W카페는 서울 강남 일대에 6개 매장을 운영중이다. 회사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