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경제가 뜬다]③ 디지털콘텐트 넘어 실물로 확산…퍼줄수록 돈이 된다?

월정액 내고 영화, 드라마 등 디지털콘텐트를 무제한으로 보는 ‘넷플릭스 모델’이 디지털콘텐트를 넘어 음식료와 의료, 헬스케어로 확산되고 있다.
2011년 창업한 미국의 ‘무비패스’는 원래 월 50달러(약 5만7000원) 내면 매일 영화관 가서 한편씩 관람할 수 있는 서비스였다. 한 달 6편 봐야 본전을 뽑는 구조였기 때문에 큰 인기는 없었다. 그러다 지난해 말 월정액을 9.95달러로 낮췄다. 1편 보는 값으로 30편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것도 미국 전체 영화관의 91%에 해당하는 4천여개 극장에서 말이다. 대신 이 회사는 이용자들의 영화 관람 데이터를 팔고 있다. 데이터 기업들이 앞다퉈 무비패스 지분을 사들였고 회원이 급증하면서 올해 6월 기준 300만 명에 달한다.
넷플릭스처럼 무제한 사용하면 업체가 거덜 날 것 같은 분야에까지 이 모델이 적용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월 회비를 내면 언제든 공짜로 마시거나 먹을 수 있는 카페나 레스토랑이 인기다. 도쿄의 술집체인인 ‘유유'는 월 3000엔(3만원)만 내면 술을 무제한 마실 수 있다. '유유'를 운영하는 외식체인 안도모와는 최근 도쿄 내 33개 점포에 이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 회사는 “고객이 더 비싼 음식을 주문하는 경향이 있어 월정액 제도 도입 후 고객과 매출이 더 늘었다"고 설명했다. 도쿄의 커피체인 '커피 마피아'도 월 3000엔에 무제한으로 커피를 마시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덕분에 월평균 고객 방문율이 20배나 높아졌다.

의료분야에서도 넷플릭스 모델이 도입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창업한 병원 '포워드'는 월 149달러(약 17만원)에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마트에 가는 것처럼 수시로 병원 가서 건강을 체크할 수 있고 넷플릭스 영화를 보듯 앱을 통해 의사와 24시간 상담을 할 수 있다. 물론 큰 질병을 치료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디스캐너를 통해 사전에 병을 진단하고 유전자 분석도 진행한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과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닷컴 최고경영자(CEO) 등 IT 거물들도 이 회사에 1억1000만달러(1300억원)를 투자했다.
넷플릭스 모델을 접목한 헬스클럽도 있다. 2012년 창업한 ‘펠로톤’(Peloton)이라는 회사는 실내자전거와 무제한 운동수업 동영상 콘텐트를 결합했다. 실내자전거를 구매한 뒤 월정액 내고 실내자전거에 부착된 태블릿PC로 4000여개 수업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최근에는 자전거를 사지 않더라도 월 12.99달러를 내면 영상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창업 4년 만에 연매출 1억7000만 달러(1903억원)를 기록했다.
‘넷플릭스 모델’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무제한 콘텐트 이용모델의 경우 신규가입자 증가는 언젠가 한계를 보이겠지만 콘텐트 투자는 계속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실적이 둔화할 수 있다는 것. 무제한 상품 이용도 무료이용에 이은 추가적인 수익을 올리지 못하면 손해 보는 장사만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