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경제가 뜬다]➁ 인공지능 개인맞춤, 선택장애 고객위한 큐레이션 정기배송도 등장

115년 동안 세계 면도기 시장을 장악해온 질레트는 최근 5년간 미국시장 점유율이 20% 포인트나 줄었다. 2011년 면도날 정기배송 스타트업 ‘달러 쉐이브 클럽(Dollar Shave Club)’이 등장하면서다. 이 회사는 월정액을 내면 매달 4~6개씩 면도날을 집으로 배송해준다. 매번 면도날을 사러 가야 했던 남성들이 열광했다.
달러 쉐이브 클럽이 성공하면서 수많은 제품에 정기배송모델을 적용한 시도가 잇달았다. 미국 전동칫솔 스타트업 ‘큅’(Quip)은 매달 5달러를 내면 석 달에 한 번 칫솔모를 보내주는 모델로 6000만 달러(670억원) 투자를 받았다. ‘허블(Hubble)’은 월 30달러 내면 일회용 콘택트렌즈 60개씩 매달 보내주고, ‘롤라(Lola)’는 탐폰, 생리대 등 여성용품을 한 달에 한 번씩 배송한다. 초기 정기배송모델은 소비자들이 주기적으로 사야 하는 상품들이 많았다.
그러다 정기배송모델은 개인맞춤 서비스와 결합 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 등으로 고객의 취향을 분석해 맞춤형 상품을 배송하는 것이다. 영양제를 정기 배송하는 스타트업 ‘케어오브(Care/of)'는 고객이 설문에 답하면 전문의가 최적의 영양제 조합을 만들어 매달 배송한다.
란제리 회사 ‘아도르 미(Adore me)’는 인공지능이 취향을 분석해 고객에게 가장 맞는 브래지어 등 속옷을 배송해준다. 2017년 매출이 1억 달러(1060억원)에 달했다. 또 스타트업 ‘큐롤로지(Curology)’는 고객의 피부 상태를 화상통화로 진단한 뒤 매달 ‘나만의 화장품’을 보내준다. 미 경제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정기배송모델이 매월 고객의 현관문을 두드리면서 바쁜 현대인들의 소비를 관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선택 장애’를 겪는 소비자를 위해 큐레이션과 정기배송을 결합한 회사들도 생기고 있다. ‘스낵네이션(Snack nation)’이라는 스타트업은 오후 출출한 직장인들을 위해 사무실 규모만 선택하면 알아서 과자를 조합해 보내준다. 건강한 과자들만 엄선한 선물상자 정기배송인 셈이다.

강아지들을 위해 정기 배송하는 업체도 등장했다. ‘바크박스(Bark box)’는 매달 강아지 장난감과 간식을 넣은 상자를 배송하는데 강아지에게 어떤 사료와 장난감을 사줘야 할지 몰라 고민하는 애견인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2017년 매출이 1억5천만 달러(1600억원)에 달한다.
미 경제지 포브스는 "정기배송모델이 소비자들의 구매습관을 바꿔놓고 있다"며 “스타트업들이 귀찮았던 쇼핑을 편하게 만들면서 대형 브랜드를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정기배송모델 형태의 구독경제 시장규모는 2011년 5700만 달러(635억원)에서 2018년 3월 기준 29억 달러(3조2330억원)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