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이 뭐길래
지난 3월 가락시영 재건축조합의 조합장 선거는 구청장 선거를 방불케 했다. 9000여 가구가 넘는 재건축 사업장에서 15년간 장기 집권한 조합장이 실형을 선고받으면서다. 비리가 드러나 조합장이 목숨을 끊는 비극이 잊을만하면 반복된다. 칭찬 받는 조합장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부 조합장들의 구악은 정비사업 전반을 적폐로 모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조합장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지난 3월 가락시영 재건축조합의 조합장 선거는 구청장 선거를 방불케 했다. 9000여 가구가 넘는 재건축 사업장에서 15년간 장기 집권한 조합장이 실형을 선고받으면서다. 비리가 드러나 조합장이 목숨을 끊는 비극이 잊을만하면 반복된다. 칭찬 받는 조합장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부 조합장들의 구악은 정비사업 전반을 적폐로 모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조합장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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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아현3구역 재개발조합장 유모씨는 100억원대 횡령 및 사기·배임 혐의로 구속되자 자신이 고용한 OS요원(주민 동의서 확보와 시공업체 수주홍보 대행사 직원)을 통해 탄원서를 내고 조합 임원들에게 74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해 논란이 됐다. 아현3구역 조합원들이 유씨를 끌어내리기까지 5년여간의 스토리는 뉴타운 재개발 역사에서도 손꼽힌다. 10여 년 전 얘기지만 여전히 '진행형'이다. 9500여가구를 신축하는 국내 재건축 최대어 가락시영(헬리오시티)조합장 김모씨는 2016년 뇌물수수로 징역 5년과 벌금 1억2000만원, 추징금 1억1600만원이 확정됐다. 은평구 역촌1구역 재건축 조합에선 같은해 조합장 양모씨가 건설사 등에서 수억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양씨에게 돈을 건넨 혐의로 조사를 받던 건설사 직원도 뒤이어 목숨을 끊는 참극이 벌어졌다. 역촌1구역은 지난달 말 이주를 시작해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정
재건축·재개발 진행을 위한 각종 계약부터 시공사 선정까지 정비사업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조합장은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조합의 업무와 권리를 대표하는 사람인 만큼 조합장은 대부분 조합원 중에서 선출된다. 하지만 법적으로 반드시 조합원만 조합장이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정비사업에 전문성이 있는 외부전문가도 조합장이 될 수 있다. 일명 'CEO 조합장'이다.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은 조합장의 결격사유에 관해서만 명시할 뿐 자격이나 선출 방법에 대해서는 규정하지 않고 있다. 조합장(임원)의 결격사유는 △미성년자나 피성년후견인 △파산선고를 받고 복권되지 않은 자 △금고이상의 실형을 받고 그 집행이 종료된 뒤 2년이 지나지 않은 자 △집행유예 중인 자 △도정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 선고받고 5년이 지나지 않은 자 등이다. 조합임원의 구체적인 자격이나 선출방법 등은 각 조합이 정관으로 정한다. 자율 사항이지만 대부분 재건
전 구청장, 구의원, 대형건설사 임원…. 지방선거가 아닌 서울 시내 정비사업 조합장 및 추진위원장 선거에 나선 후보들의 이력이다. 재건축 사업요건이 강화되고 정비사업 비리로 사업이 지체되는 사례가 많아지자 주민들도 전문성을 갖춘 조합장에게 한 표를 던지고 있다. 지난해 4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특별계획구역5구역에 속한 '한양 1·2차'는 강남구청장 출신의 권문용씨를 예비 추진위원장으로 선임했다. 동의서 징구도 빨리 이뤄져 지난해 8월 추진위 승인이 완료됐다. 권 위원장은 1995년부터 2006년까지 강남구청장을 지낸 3선 지방자치단체장 출신이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과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역임했다. 오랜 공직 생활로 다져온 신뢰감과 재건축 정책을 입안·실시했던 전문성이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권 위원장은 투명경영을 강조하는 한편 '초과이익환수제', '한강변 최고층 규제' 등에 대해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추진위원회 설립을 마친 압구정특
"제가 재건축조합 설립을 추진할 때는 반대하는 주민들로부터 화장실을 갈 때도 감시를 받았습니다. 조합장이 된 후엔 고발당했고 경찰, 검찰에 불려다닙니다." 서울 강남권의 한 재건축 추진단지 조합장 A는 "순수한 마음으로 일하려는 조합장들도 고발과 조사를 계속 당하면 유혹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각종 송사에 휘말리는 경우가 많다 보니 변호사 선임비용 등에 골치를 앓기 때문이다. 정비사업조합 대표인 조합장은 거대 이권이 걸린 정비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쏠쏠한 고정 수익도 생긴다. 하지만 '이웃사촌'들이 구성한 '비대위'(비상대책위원회)로부터 생사가 걸린 위협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조합장이 갖는 가장 큰 권한은 정비사업 최고 의결 기구인 총회 소집권이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총회는 조합원 5분의 1 이상의 동의 또는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요구하는 경우나 조합장 직권으로 소집된다. 생업에 쫓기는 조합원들이 특정 안건을 발의하고 총회를 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