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하지 않은 유연근로]기본적 업무지시·업무외 직장질서 관련 지시는 가능, 예상치 못한 연장근로는 수당 지급해야
주 52시간제 본격 시행을 앞두고 유연근로시간제 중 하나인 재량근로제 도입을 앞둔 사업체들이 혼란에 빠졌다. 재량근로제는 업무시간의 배분과 성과 달성 방법을 근로자 재량에 위임하기에 사업주의 지시로부터 무한정 자유로울 수 있다는 오해, 소정근로시간에 따른 임금 외에 야간·연장 수당은 전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는 오해를 동시에 받고 있다.
재량근로제는 근로자 재량에 근로시간 배분과 업무수행방법을 위임할 필요가 있을 때 노사 서면합의를 통해 소정근로시간을 정하고 그만큼 일한 것으로 간주한다. 근로의 양보다는 질 내지 성과에 의해 보수가 결정되고, 단순히 시간의 길이에 따라 임금을 결정하는 게 적절치 않을 때 활용된다.
서면합의에는 △대상 업무 △사용자가 업무의 수행 수단 및 시간 배분 등에 관하여 근로자에게 구체적인 지시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 △ 근로시간의 산정은 그 서면 합의로 정하는 바에 따른다는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법적 의무가 아니지만 서면합의의 유효기간과 재량근로의 적용중지 조항을 노사가 합의해 서면에 포함시키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재량근로 대상업무는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31조와 고용노동부 고시에서 규정한 6개 업무로 제한된다. 주로 신상품·기술 R&D(연구개발), 기초학문 연구, 정보처리시스템 설계·분석(유지보수 포함), 신문·방송·출판사업의 기사 취재·편성·편집, 의복·실내장식·공업제품·광고의 디자인 또는 고안, 방송·영화 PD와 감독, 회계사·변호사·세무사·법무사·노무사·변리사 등 전문직이다.
재량근로제는 업무의 재량성을 위해 수행 수단과 시간 배분에 대한 구체적 지시를 받지 않아야 한다. 다만 사용자가 업무의 기본 지시를 하거나 일정 단계에서 진행 상황을 보고할 의무를 지우게 할 수 있다. 지각, 조퇴에 대한 주의나 불이익을 준다면 근로시간 배분의 재량을 침해한 것으로 간주돼 재량근로에 해당하지 않는다.
자발적 시간 배분을 방해할 정도로 업무보고, 지시, 감독을 위한 회의참석 의무를 정하는 경우에도 재량근로가 아니다. 하지만 근로자 동의를 얻는 경우 업무협조 등의 필요에 의해 회의시각을 정하는 것은 가능하다. 업무수행과 직접 관련이 없는 직장질서 또는 사업장 내 시설관리에 대한 사항은 지시나 감독이 가능하다.
재량근로에서도 연장·휴일·야간근로 및 휴일·휴가는 적용된다. 서면합의에서 정한 주당 근로가 52시간이라면 12시간분의 연장근로 가산수당을 지급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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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휴일·야간근로는 사용자의 허가를 받아 실제로 일을 하면 이에 대한 수당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고용부는 야간근로 남용으로 인한 노사분쟁과 근로자의 휴식·건강권 훼손을 막기 위해 휴일·야간근로에 대한 사전승인절차를 마련하라고 권고한다.
재량근로라 하더라도 근로기준법 제70조의 임신부와 연소자의 야간·휴일근로 제한규정, 제71조의 산후 1년 미만 여성근로자의 시간외근로 제한규정은 반드시 지켜야한다. 아울러 재량근로에서도 휴일, 휴가, 휴게시간은 별도로 줘야한다.
재량근로를 도입해도 서면합의를 통해 소정근로일에 의무적으로 출근하도록 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출퇴근 시각을 준수하도록 지시하는 건 금지된다. 또한 서면합의시 소정근로일 출근 여부도 재량에 맡기도록 규정한 경우는 출근하지 않은 근로자에 대해서도 결근 처리가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