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그 후 1년
서지현 검사가 지난해 1월 29일 안태근 전 검사장을 지목하며 '미투(Me Too: 나도 고발한다)'에 나선지 약 1년만인 23일 이 재판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서 검사의 '미투'를 시작으로 지난 1년간 우리 사회는 잘못된 것을 바로 잡으려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다. 지난 1년 변한 것과 여전히 변하지 않은 것을 짚어봤다.
서지현 검사가 지난해 1월 29일 안태근 전 검사장을 지목하며 '미투(Me Too: 나도 고발한다)'에 나선지 약 1년만인 23일 이 재판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서 검사의 '미투'를 시작으로 지난 1년간 우리 사회는 잘못된 것을 바로 잡으려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다. 지난 1년 변한 것과 여전히 변하지 않은 것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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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터진다. 국회는 들썩인다. 각 당은 일제히 논평을 내고 "문제의 원인을 찾고 근본적 해결책을 찾겠다"고 '말한다'. 요란한 말만 남을 뿐 행동은 뒷전이 된다. 지난해 1월29일 서지현 검사의 미투 이후 정치권에서는 1년 내내 지위와 권력에 의한 성폭행을 규탄하는 말들이 쏟아졌다. 1년 후 같은 양상의 사건이 터졌다. 정치권의 말은 변한게 없었다. ◇"화나고 부끄럽다. 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판 만들어야" 지난 9일 심석희 쇼트트랙 선수의 성폭행 피해 폭로 이후 안민석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말했다. 안 위원장 소속의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5당 모두 "구조를 뜯어고쳐야 한다"고 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심 선수의 폭로 다음날인 10일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당 차원에서 한 선수의 성폭행 문제를 넘어서서 대한체육회에 대한 문제들까지 대책을 세워나가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남인순 최고위원 역시 "이런 범죄가 끔
지난해 1월29일 국내 미투(#MeToo·나는 고발한다) 운동이 촉발되고 1년 동안 국회가 쏟아낸 이른바 '미투법'이 150여건이 넘는다. 통과는 단 9건이었다. 올해 체육계 미투를 계기로도 체육계에 특화한 '미투법' 발의가 잇따랐다. 수많은 계류 법안 중에도 위계에 의한 구조적인 성범죄를 막으려면 '비동의 간음죄'와 보다 적극적인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사실적시 명예훼손 폐지법' 등이 보다 우선적으로 처리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투'의 근원 '위계에 의한 성범죄' 뿌리뽑을 법=22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회에 계류된 '비동의 간음죄' 처벌법은 지난해부터 10건 정도로 파악된다. 이른바 '노 민스 노 룰(No means no rule)', '예스 민스 예스 룰(Yes measns yes rule)'로 불리는 법이다. '노 민스 노 룰'은 상대방의 거절 의사에도 성관계를 할 경우 강간 또는 강제추행으로 보고 처벌하는 법이다. '예스 민스 예스 룰'은 한 발 더 나아
미투(Me, too. 나도 고발한다), 이번엔 체육계다. 지난해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법조계에서 출발한 미투 운동이 문화예술계를 거쳐 체육계에 도달했다. 법조계와 문화예술계, 체육계 모두 폐쇄성과 제식구 감싸기 등 비슷한 특징을 보여온 것을 생각하면 곯았던 상처가 드디어 터진 셈이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22)가 물꼬를 텄다. 그동안 속앓이만 하던 피해자도 하나둘 용기를 냈다. 유도선수 출신 신유용씨(24)가 상습적인 성폭력 피해를 고발했고 이름을 밝히지 못한 이들의 폭로도 이어지고 있다. 종목을 가리지 않고 터져 나오는 체육계 미투는 쉽사리 사그라들지않을 전망이다. 2018년 1월29일. 서지현 검사가 '미투'를 외친 지 1년이 지났다. 그동안 문화예술계와 대학가를 비롯해 사회 각 분야의 피해자가 그 뒤를 이었다. 시민들은 더이상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위드 유'로 응답했다. 당당하게 피해를 고발하는 분위기를 만들면서 경직된 조직 문화도 조금씩 바뀌어 갔다. 이현혜
지난해 줄을 이었던 미투(Me too) 운동 중 가장 파급력이 컸던 것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비서인 김지은씨의 언론 인터뷰였다. 김씨는 "수행비서였기 때문에 아무것도 거절할 수 없었다"며 안 전 지사의 성관계 요구에 억지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안 전 지사 측은 부적절한 관계였음은 인정하면서도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고 반박했다. 김씨 측은 변호인단을 꾸리고 안 전 지사를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혐의를 적용해 안 전 지사를 재판에 넘겼다. 안 전 지사가 상급자로서 권력을 악용해 강제로 성관계한 게 맞다고 본 것이다. 이는 1심 재판에서 핵심 쟁점이 됐다. 1심 재판부는 약 2달에 걸친 심리 끝에 안 전 지사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위력은 있었지만 위력의 존재감이나 지위를 남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 주장처럼 안 전 지사가 상급자로서 권력을 앞세워 억지로 성관계를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검찰은 이 판결에 불복
# "작년에 언어 성희롱으로 인사위원회까지 열렸다. 가해자 1명은 징계에 그치고 피해자 2명만 타 부서로 부서 이동 발령이 났다. 우리는 대기업이고 여자 비율이 60% 정도인데도 인식 수준이 아직 너무 낮다. 대표 출장은 여자가 수행해야 한다는 발언이 나오는 걸 보니 아직 멀었다."(대기업 대리 윤모씨·34) # "실제로 삶이 많이 바뀐 건 아니다. 오히려 '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를 농담 삼아 '야, 나 이런 말 하면 짤리냐?'라고 하는데 기분 나쁘다. 그리고 성폭행 뉴스를 보면서 '쟤는 못생겼는데 꽃뱀 아니냐'고 하는데 불쾌하다. 미투가 사회적으로 공론화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실제 사례에서 일반 직장인이 나서기는 아직 어렵다." (유통업체 과장 정모씨·35) # "1년 전보다는 조금 나아졌다. 회식은 두 달에 한 번으로 줄었는데, 남녀 택시를 같이 타지 말라고 한다. 임원들이 예전엔 성희롱 농담을 많이 했는데 이제 '원스트라이크 아웃'이다 보니 말 한마디도 조심한다.
"컴퓨터 앞에 앉아, 휴대전화를 들고 저를 너무나도 괴롭게 했던 그 사람들을 용서할 생각이 하나도 없습니다" '비공개 촬영회' 사건의 피해자 양예원씨는 1심 선고 이후 자신이 겪은 2차 피해를 호소했다. 1심에서 승소한 양씨는 자신을 향한 모든 가해 행위에 대해 법적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인터넷상에서의 일방적 비난은 계속되고 있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우리 사회에 미투(#ME TOO) 운동이 촉발된 지 1년이 지났다. 그러나 성폭력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는 오히려 심화된 게 현실이다. 서 검사의 법률 대리를 맡은 서기호 변호사는 "서 검사도 최근 2차 가해에 대한 스트레스와 재판 과정 중 압박감으로 건강이 많이 안 좋아진 상태"라며 "실체 없는 소문들이 퍼지다 보니 언론이나 주변 조직 등에 대한 신뢰가 상당히 추락했다"고 전했다. 2차 가해는 성폭력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막아 궁극적으로는 문제 해결을 막는다. 최근 폭로를 이어가고 있는 빙상계에서도 2차 가해의 두려움에 대
'미투' 운동(Me Too·나도 고발한다)의 1년은 변화무쌍했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출발한 미투 운동은 사회 전반에서 다양한 형태로 전개됐다. 긴 무명생활을 끝낸 방송인부터 유력 대권주자까지 사회 전반에서 '미투' 피해사례 폭로가 나왔다. 언론보도뿐만 아니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한 전파도 이번 미투 운동 1년의 특징이다. 22일 머니투데이가 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 빅데이터·분석 시스템 '빅카인즈'로 지난해 1월29일부터 1년간 미투 운동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미투 연관어 중 가장 비중이 높은 것은 '문화예술계'(언급량 가중치 62.42)였다. 연극연출가 이윤택씨를 비롯해 배우 고(故) 조민기씨, 배우 조재현씨 등 많은 성폭력 폭로가 이뤄진 분야였다. 실제 서 검사의 최초 고백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던 미투 운동은 문화예술계로 옮겨 폭발력을 얻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검색어 트렌드에서 '미투' 키워드 검색량은 '이윤택 성추행 폭로'가 나온 뒤부터 급격
'WITH YOU'(위드유), 'WE CAN DO ANYTHING'(위 캔 두 애니띵), 'ME, TOO'(미투) 지난해 4월 서울 용화여고 창문에는 "당신과 함께한다"는 내용의 커다란 문구가 붙었다. 교사 성폭력을 폭로한 졸업생의 미투를 지지한다는 재학생의 외침이었다. 재학생 '위드유'는 지역사회로 번졌다. 노원구 주민모임 마들주민회의 당시 사무국장이던 이혜숙씨는 8개 시민단체와 연대해 '노원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시민모임'을 만들었다. 지역사회 위드유는 학생들에게 큰 힘이 됐다. 이씨는 "시민단체가 모여 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지 목소리를 냈을 때 학생들이 많은 힘을 얻었다고 하더라"며 "학생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생각지도 못했는데 고맙다'고 할 때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국내 미투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 검사의 폭로도 위드유 운동으로 번졌다. 서 검사의 사법연수원 동기 225명은 '서 검사를 응원한다'는 성명을 냈다. 이들은 "그동안 함께하지 못한 미안함
세계를 뒤흔든 성폭력 피해 고발운동 '미투(Me too)'의 진원지는 미국 할리우드였다. 1년여가 지난 지금 미국에서는 미투로 모인 힘이 문제 해결을 위한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등 진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반면 '펜스룰'과 같은 부작용도 생겨났다. ◇"트윗에 적어달라"로 확산… 유력인사 201명 자리 물러나= 2017년 10월 영화배우 애슐리 주드는 뉴욕타임스(NYT)를 통해 영화제작업계 거물 하비 와인스타인으로부터의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며칠 후 배우 알리사 밀라노는 "만일 당신도 성적 괴롭힘을 당했다면 이 트윗에 미투(me too)라고 적어달라"고 남겼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글을 올린 지 24시간 만에 50만 건의 '#미투' 트윗이 잇따랐다. 이후 1년 동안 SNS에는 1900만건의 미투 해시태그 글이 올라왔다. 미투의 영향력은 온라인에만 머물지 않았다. NYT에 따르면 이 기간 미국에서 유력 남성 인사 201명이 성추문으로 해고되거나 사임했다. 직전 1년 동안 비슷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