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미투 1년…재판 넘겨진 '그들은' 어떻게 됐나

[MT리포트]미투 1년…재판 넘겨진 '그들은' 어떻게 됐나

김종훈 기자
2019.01.22 18:10

[미투 그후 1년]'김지은 미투' 안희정 전 지사 1심 무죄 판결…'서지현 미투' 안태근 전 검사장은 1심 판결 앞둬

[편집자주] 서지현 검사가 지난해 1월 29일 안태근 전 검사장을 지목하며 '미투(Me Too: 나도 고발한다)'에 나선지 약 1년만인 23일 이 재판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서 검사의 '미투'를 시작으로 지난 1년간 우리 사회는 잘못된 것을 바로 잡으려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다. 지난 1년 변한 것과 여전히 변하지 않은 것을 짚어봤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사진=뉴스1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사진=뉴스1

지난해 줄을 이었던 미투(Me too) 운동 중 가장 파급력이 컸던 것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비서인 김지은씨의 언론 인터뷰였다. 김씨는 "수행비서였기 때문에 아무것도 거절할 수 없었다"며 안 전 지사의 성관계 요구에 억지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안 전 지사 측은 부적절한 관계였음은 인정하면서도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고 반박했다.

김씨 측은 변호인단을 꾸리고 안 전 지사를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혐의를 적용해 안 전 지사를 재판에 넘겼다. 안 전 지사가 상급자로서 권력을 악용해 강제로 성관계한 게 맞다고 본 것이다. 이는 1심 재판에서 핵심 쟁점이 됐다.

1심 재판부는 약 2달에 걸친 심리 끝에 안 전 지사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위력은 있었지만 위력의 존재감이나 지위를 남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 주장처럼 안 전 지사가 상급자로서 권력을 앞세워 억지로 성관계를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검찰은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다음달 1일 항소심 판결이 예정돼 있다. 마지막 변론기일에서 안 전 지사는 "힘으로 상대의 인권과 권리를 빼앗은 적이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 사진=뉴스1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 사진=뉴스1

지난해 미투 운동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53·사법연수원 20기) 사건은 민·형사소송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 이 사건은 서지현 검사(45·33기)의 입에서 시작됐다. 서 검사는 2010년 10월 한 장례식장에서 안 전 국장에게 성추행을 당했고, 이를 문제 삼으려 하자 인사 불이익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을 조사한 검찰은 인사 불이익 부분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해 안 전 검사장을 재판에 넘겼다. 성추행 혐의는 공소시효 문제로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법정에서 안 전 검사장 측은 서 검사를 성추행한 기억도, 그런 내용의 소문을 들은 적도 없기 때문에 인사 불이익을 줄 이유도 없고 관여한 적도 없다고 항변했다.

안 전 검사장 사건 선고는 23일로 예정돼 있다. 서 검사 측이 법정에서 동료 검사들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거짓 증언을 했다며 변론재개를 요청한 상태지만 아직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서 검사는 이와 함께 안 전 검사장에게 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미투운동과함께하는시민행동 회원들이 지난해 8월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열린 '고은 손해배상 청구소송 공동대응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미투운동과함께하는시민행동 회원들이 지난해 8월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열린 '고은 손해배상 청구소송 공동대응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문단 미투'라는 이름으로 주목받았던 시인 고은씨의 재판은 민사 사건으로 진행 중이다. 이 사건은 시인 최영미씨와 박진성씨로부터 시작됐다. 최씨는 1992~1994년 종로 탑골공원 근처 주점에서 고씨가 성추행을 한 적이 있다고 언론을 통해 밝혔다. 박씨도 고씨가 2008년 4월 초청 강연회 뒤풀이 자리에서 성추행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최씨의 주장에 동조했다.

논란이 커지자 고씨는 자신의 전시공간을 철거하고 모든 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고씨는 최씨, 박씨와 두 사람 주장을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10억7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최씨는 고씨가 증언대에 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고씨 측은 정신적 충격이 커 법정에 나오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투 운동으로 실형 선고를 받은 첫 사례가 됐던 이윤택 전 연희거리단패 예술감독은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전 감독은 극단에서 절대적 지위를 가진 점을 이용해 극단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년에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10년 동안의 취업제한을 선고받았다. 이 전 감독은 안마를 받고 연기지도를 해준 것일 뿐 성범죄 의도는 없었다며 범행을 계속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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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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