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어쩌다 동네북]②혜화동 시위 옹호·비동의간음죄 찬성·방송제작 가이드라인

여성가족부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홍대 남성 누드모델 몰카 사건을 계기로 시작된 혜화동 시위와 '미투(ME TOO, 나도 겪었다) 열풍'에 이목이 집중되면서 여성정책을 담당하는 여가부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쏠렸다.
◇대통령 비난 시위에 현직장관 참석, 남성혐오 발언 옹호?=지난해 7월 열린 3차 혜화동 시위(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에 정현백 당시 여가부 장관이 참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정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많은 여성들이 노상에 모여 함께 분노하고 함께 절규하는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장관으로서 직접 듣고 싶었다"며 "여러분들이 혜화역에서 외친 목소리를 절대 잊지 않고 불법촬영의 두려움 없이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여성정책을 담당하는 주무부처 장관이 불법촬영을 반대하는 시위에 참석했다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문제는 해당 시위에서 "재기해(자살해라)", "경찰도 한남(한국남자를 비하하는 말)이다", "자이루(남성의 성기+하이루)"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혐오발언이 쏟아져 나왔다는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정 전 장관의 시위참석이 해당 발언들을 옹호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여가부를 비판했다.
혜화동 시위에서 문 대통령 비난 구호를 외쳤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문재인 재기해" 같은 발언이 나오는 시위에 현직 장관이 참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정 전 장관을 경질하라는 청와대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동의하지 않은 성관계, 강간인가? "그렇다"는 여가부 장관=미투 열풍에 촉발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 사건을 두고 비동의간음죄 논란이 일었다. 정 전 장관이 이에 동의하면서 논란이 확대됐다.
정 전 장관은 지난해 3월 국회 여성가족위에 출석해 "강간죄 성립기준을 국제 기준대로 피해자가 동의했는지 여부를 폭넓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폭행이나 협박을 조건으로 하고 있는 강간죄 성립요건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이 안 전 지사 사건을 언급하며 "동의하지 않은 성관계는 강간이냐"고 질문하자 "그렇다"고 답하기도 했다. 진선미 여가부 장관도 청문회에서 "강간죄 요건을 완화하거나 범위를 넓이는 방안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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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성관계 동의 여부를 명확히 확인하기 어렵고 처벌 여부가 피해자 의사에 따라 정해질 수 있다는 부작용을 우려했다. 죄형법정주의와 증거재판주의 등 법체계 근간을 이루는 원칙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비동의간음죄를 채택하고 있는 영국과 미국 일부주에서 강간누명에 따른 부작용이 많다는 점도 논란이 됐다.

◇21세기 보도지침?…방송제작 가이드라인 논란=여가부가 지난달 13일 발표한 '성평등 방송 프로그램 제작 안내서'도 '뜨거운 감자'가 됐다.
여가부는 가이드라인에서 "음악방송 출연자들의 외모획일성이 심각하다"며 "대부분 아이돌 그룹의 외모는 마른 몸매, 하얀 피부, 비슷한 헤어스타일, 몸매가 드러나는 복장과 비슷한 메이크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이 고정된 성역할을 강화해선 안된다는 주문이지만 이내 외모규제 논란으로 번졌다. 방송을 통제하려 한다는 방송규제 논란도 확산됐다. "실효성 없는 탁상행정", "과도한 성평등정책"이란 비판도 일었다.
논란은 정치권으로도 번졌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음악방송에 마른 몸매, 하얀 피부, 예쁜 아이돌 동시 출연은 안 된다고 한다. 군사독재 시대 때 두발, 스커트 단속과 뭐가 다르냐"고 비판했다.
여가부가 가이드라인을 수정하기로 결정하면서 논란은 일단락 됐지만 여가부에 대한 인식에는 악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