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변화 못따라가는 주총
잘못된 주주총회 제도로 현행법을 어기게 된 상장사들이 갈수록 늘어간다. 시장은 2019년인데 1962년 제정된 낡은 상법이 기업들을 옥죄고 있다. 기업도 주주도 모두 불편한 주총제도의 폐해를 하루 빨리 시정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잘못된 주주총회 제도로 현행법을 어기게 된 상장사들이 갈수록 늘어간다. 시장은 2019년인데 1962년 제정된 낡은 상법이 기업들을 옥죄고 있다. 기업도 주주도 모두 불편한 주총제도의 폐해를 하루 빨리 시정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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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들이 주주총회를 앞두고 치르는 홍역은 만만치 않다. 주총에서 승인받을 안건에 대한 주주들의 반대 때문이 아니다. 주총장에 오는 주주들이 부족해 법에서 정한 의결권 '기근'이 벌어지는 탓이다. ◇올해 154곳 상장기업, 감사선임 불발될 듯…'종신감사' 등장하나 10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주총에서 감사를 선임하지 못한 기업은 56곳(코스닥 51, 코스피 5)인데 올해는 154곳이, 2020년에는 238곳이 이런 사태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감사를 선임하려면 의결권 있는 주식 25%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소액주주들은 참석하지 않고 대주주는 의결권이 3%로 제한되니 이런 현상이 발생했다. 섀도보팅 제도폐지 영향도 컸다. 이 경우 기업들에는 500만원(감사위원은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이사진에게는 손해배상 책임이 더해진다. 면제방법은 있지만, 법 위반은 명백하다. 상장사들은 기존 감사가 업무를 대행하도록 하고 있다. 제도가 개선되지 않으면 '종신감
주주총회가 힘겨운 근본적인 원인은 국내 결의요건 규정에 있다. 한국은 주총 결의요건이 해외에 비해 상당히 까다롭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됐던 섀도보팅(Shadow Voting·정족수 미달로 주주총회가 무산되지 않도록 주총에 참석하지 않은 주주들도 투표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마저 폐지된 탓에 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소한 해외 수준으로 결의요건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10일 코스닥협회 등에 따르면 국내 상법 상 주총 보통결의의 경우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과반수와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정관변경 등 특별결의는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의 수와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사실상 주총 개최를 위한 의사정족수(회의를 여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출석의원수)를 둔 것과 마찬가지다. 1962년 상법 제정 당시 주총 성립요건은 발행주식총수의 과반으로 더 까다로웠다. 그러나 주총 성립 자체가 어려운 회사가
#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감사선임을 앞두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A사는 최근 마케팅, 홍보 관련 직원들을 전부 소액주주들에게 위임장을 받는데 투입했다. '3%룰' 때문에 감사선임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A사의 주식담당 직원은 "직원 여럿을 동원했지만 목표 주식을 시간 내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이러다가 현행 감사가 계속 연임하는 사태가 발생할 것 같다"고 말했다. 3월 주총 시즌을 앞두고 신규 감사 선임을 계획 중인 상장사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대주주 지분율을 최대 3%까지만 인정하는 '3%룰'이 기존처럼 시행되는 상황에서 '섀도보팅'(의결권 대리행사) 제도가 지난해 말로 폐지되면서 감사 선임에 진통이 예상돼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행 상법은 대주주가 감사를 다시 선임하는 것을 방지하고 감사 선임에 소액주주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감사선임 시 대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고 있다. 이는 1962년 대주주의 전횡을 막겠다며 도입됐는데,
# 코스닥 상장사 A 업체의 주주총회에서는 매년 같은 장면이 반복된다. 실제 주총장에 모습을 드러내는 주주는 백발이 성성한 노인 십 여명 뿐이고 대부분은 회사 임직원들이 자리를 채운다. A 업체뿐 아니라 대개 코스닥 상장사들의 주주총회는 이처럼 주주들의 무관심 속에 진행된다. 권리를 행사할 주주 명단을 주주총회일보다 3개월 일찍 작성하다 보니 그 사이 기존 주주들은 주식을 대부분 팔아버린다. 주주명부에 기재된 소액주주는 수 만명에 달하는데, 이중 실제 주식을 갖고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주주총회 활성화를 위해선 실제 주주와의 괴리가 심한 주주명부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주총회를 열기 위해서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주주를 확정하기 위해 주주명부를 폐쇄하고 명단을 작성한다. 현 상법상 주주명부 폐쇄는 기준일(주주총회 등 권리행사 일) 전 3개월 이내에 해야 한다. 보통 대부분 기업이 12월에 결산을 하고 명부 폐쇄를 하다 보니 주주총
한국의 상법은 1962년 제정된 이후 수차례 개정됐지만, 재계에서는 여전히 변화하는 경제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들은 3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이른바 '3%룰 폐지'를 비롯한 관련법 개정을 끊임없이 요구해왔다. 하지만 국회와 정부는 취지에 공감을 하면서도 논의에 적극적이지 않아 개정안에 먼지만 쌓이고 있다. ◇국회, 상법개정안 '방치' 하거나 '뒷북' 상정 상법개정안을 둘러싼 최대의 쟁점사항은 과연 최대주주의 위상을 어떤 시각에서 보고 어떻게 정립할 것이냐 하는 문제다. 그 정점에는 '3%룰 폐지'가 있다. 이 룰에 따르면 최대 주주가 절반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어도 감사·감사위원 선임 시에는 의결권이 3%로 묶인다. 증권업계가 정기 주총을 앞두고 연례행사처럼 '숨은 주주 찾기'에 나서는 이유다. 이처럼 3%룰의 폐해가 잇따르자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주총 결의요건 중 발행주식총수를 기준으로 한 요건을 삭제하고, 감사선임 시 대주주 의결권을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