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이동걸 스타일
금호타이어, 대우조선해양, 동부제철 등에 이어 아시아나항공의 주인이 바뀐다. 이 기업들의 구조조정과 M&A는 모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작품이다. 이 회장은 칼잡이가 아니라 딜메이커 역할을 하면서 채권단 관리 기업의 구조조정을 빠른 속도로 처리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대우조선해양, 동부제철 등에 이어 아시아나항공의 주인이 바뀐다. 이 기업들의 구조조정과 M&A는 모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작품이다. 이 회장은 칼잡이가 아니라 딜메이커 역할을 하면서 채권단 관리 기업의 구조조정을 빠른 속도로 처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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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자의 부담을 줄여 마음을 움직인다” “자금 회수보다는 기업회생이 먼저다” 정부와 금융권 인사들은 이동걸 KDB산업은행(산은) 회장이 구조조정 스타일을 이렇게 설명한다. 이 회장 취임 1년 7개월 만에 금호타이어·대우조선해양·동부제철 등이 새 주인을 찾았다. 이는 ‘산은이 끌어안고 있는 건 해당 기업은 물론 우리 경제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이 회장의 지론이 관철된 결과다. 이 과정에서 산은은 ‘뉴 머니(신규 자금)’을 투입할 새 주인을 찾고 매수자가 우려할 수 있는 리스크를 일정 부분 부담하는 방법을 택했다. 시장이 ‘이동걸식 구조조정’을 주목하는 이유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올해 추진한 대우조선해양·동부제철·아시아나항공의 매각에서 대주주 지분을 파는 전통적 M&A(인수·합병) 방식보다 제 3자 배정 유상증자, 공동 지주사 설립 등 이색적인 방식을 썼다. 1월 공개된 대우조선 매각은 지난해부터 현대중공업을 인수 후보자로 낙점한 채 거래 구조를 설계했다. 현대중공업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금호타이어 매각 과정에서 상표권, 우선매수권을 고리로 중국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발목 잡았다. 이 때문에 한 차례 매각은 좌초됐고, 산은은 '10년째 금호에 끌려다닌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취임 후 2주 만인 2017년 9월 25일 박 회장을 면담하고, 직후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경영에서 손을 떼고 우선매수권도 포기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이 회장은 사석에서 "읍소 반, 협박 반이었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선친과 함께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주를 만났던 경험을 얘기하며 협조를 구했다. "은행원이셨던 선친께서 불러 호남지역에 갔는데, 박인천 회장께 인사를 시키셨다. 유서 깊은 호남의 기업가문이 이런 일로 어려움을 겪으면 되겠나. 금호타이어의 경영권을 포기하면 좋겠다" 당시 이 회장이 박 회장에게 건넨 말이다. 1년 7개월 후 다시 마주한 자리에서 두 사람은 금호그룹의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했다. 이
‘이동걸식 구조조정’의 성과는 정부와의 공조가 뒷받침됐다. 이동걸 산업은행(산은) 회장이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의 ‘칼자루’를 쥐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 과정에서 양측은 찰떡궁합이었다. 지난달 22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감사의견 ‘한정’이 나온 뒤 이달 15일 금호아시나그룹(금호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을 내리기까지는 채 한 달이 걸리지 않았다. 금호그룹은 아시아나항공 감사의견을 ‘적정’으로 돌리고, 박삼구 전 회장이 자진 사퇴하며 위기를 봉합하려 했지만, 금융당국과 산은의 기대에는 못 미쳤다. 이 회장은 박 전 회장이 사퇴한 당일 면담에서 “대주주의 시장신뢰 회복 노력”과 함께 “시장의 우려를 해소할 수준의 방안”을 주문했다.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의 희생을 요구한 셈이지만 시장이 기대하는 대규모 사재 출연과 증자 등의 여력이 부족했던 박 전 회장으로선 감당하기 어려운 카드였다. 산은이 이달 5일 만기였던 재무구
대우조선해양, 아시아나항공 등 굵직한 구조조정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고, 이제 산업은행에 남겨진 과제 중 최대 관심사는 대우건설과 현대상선 등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동걸 산은 회장이 취임 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실패를 맛본 사례 중 하나가 대우건설이다. 그는 취임 직후부터 “손해를 봐도 팔겠다”며 매각 의지를 드러냈지만, 여전히 산은은 대우건설 지분 50.75%를 갖고 있다. 산은은 지난해 초 대우건설 매각 초읽기 단계까지 갔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호반건설이 우선대상협상자로 선정된 상태였지만 실적 발표를 앞두고 대우건설 모로코 사피발전소의 3000억원 규모 손실이 뒤늦게 드러나 거래가 무산됐다. 당시 이 회장은 산은은 물론 대우건설 실무자들에게 불같이 화를 냈다는 후문이다. 이는 지난해 5월 포스코건설 글로벌인프라본부장(부사장) 출신인 김형 대표이사를 대우건설 사장에 선임하는 것과 같은 인적 교체로 이어졌다. 이 회장은 지속해서 대우건설의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