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도 못막은 韓기술
일본의 무역보복 조치 이후 '극일(克日)'은 산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상대적으로 일본 의존도가 높았던 부품·소재·장비의 국산화에 속도가 붙고 있는 한편 일찌감치 일본 업체들을 제치고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 우리 기업들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압도적인 가전·IT 기술력을 앞세워 일본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삼성·LG 사례를 통해 일본 공략의 해법을 모색해봤다.
일본의 무역보복 조치 이후 '극일(克日)'은 산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상대적으로 일본 의존도가 높았던 부품·소재·장비의 국산화에 속도가 붙고 있는 한편 일찌감치 일본 업체들을 제치고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 우리 기업들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압도적인 가전·IT 기술력을 앞세워 일본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삼성·LG 사례를 통해 일본 공략의 해법을 모색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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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일본 도쿄 아키하바라역 동쪽 출구에 위치한 요도바시 카메라(일본 최대 전자제품 체인). 4층 TV 매장에 올라서자 '모든 유기EL(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일본식 표현) 테레비는 LG에서 시작한다'(全ての有機ELテレビは, LGからはじまる)라는 큼지막한 문구가 눈길을 끌었다. 전국 21개 요도바시 카메라 중 가장 큰 점포인 아키바점은 마치 'LG베스트샵'을 연상케 할 정도로 LG전자 '올레드(OLED) TV'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임대료가 가장 비싸다는 매장 한복판도 LG전자가 올 6월 일본에 출시한 초프리미엄 브랜드인 77형짜리 '시그니처 올레드 TV W'(97만480엔·약 1082만원)가 차지했다. 10여명의 TV 전담 매니저들은 LG전자를 필두로 소니와 파나소닉, 도시바 등의 OLED TV를 살펴보는 고객 곁에 바짝 붙어 상담하느라 쉴틈이 없어 보였다. 일본은 물론 전 세계에서 팔리는 OLED TV 패널은 전량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한다. LG전자와 소니의 55형짜리
"이제 가전분야에서 일본 브랜드들의 혁신을 찾아보긴 어려운 것 같다."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9'를 찾은 독일의 한 유통업체 임원은 한국과 일본의 IT(정보기술) 업체 부스를 돌아본 뒤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 업체들이 미래 트렌드를 끌어가는 상황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올해 IFA는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 직후 열린 만큼 한일 업체간 기술 경쟁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1·2위를 달리고 있지만 전통적 IT 강국인 일본이 숨겨둔 칼을 갈고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온 것. 실제로 일본은 IFA의 주요 부대 행사 중 하나인 'IFA 넥스트'에서 올해 처음으로 시도한 '글로벌 혁신 파트너'의 첫 후원 국가로 참가하며 재도약의 의지를 다졌다. 일본 경제산업성의 세키 요시히로 부대신(차관급)과 니시야마 게이타 상무정보정책국장 등 정부 고위인사들도
"삼성 LG냐, 아니냐." 최근 TV를 살 때 따라붙는 화두다. 전세계 최대 가전 격전지인 미국과 유럽에서 그렇다. 미국 TV 시장은 거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독차지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이 올 상반기 조사한 미국 TV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8.3%, LG전자가 17.7%다.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 점유율은 양사 합계 83.6%에 달한다. 시계를 15년 전으로 돌리면 미국 소비자들의 선택지는 "소니냐, 소니가 아니냐"였다. 일본 소니는 1970년대부터 30년 가까이 전 세계 TV 시장을 휩쓸었다. TV만이 아니었다. 요즘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서서 한국산 세탁기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표할 정도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잘 나가지만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가전시장에서 파나소닉, 샤프(2016년 대만 훙하이그룹에 인수) 같은 일본업체들의 입지는 공고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강자였던 도시바와 히타치까지 일본 자체가 전세계 전자업계에서
"우리는 저가형이 아닌 프리미엄 제품을 만듭니다. 일본 소비자들은 정치적 이슈보다는 제품 자체에 몰입하기 때문에 제품이 마음에 들면 변함없이 구매합니다." LG전자 생활가전 사업을 총괄하는 송대현 H&A사업본부장(사장)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로 한·일 갈등이 한창 고조되던 지난 7월 중순경 진행된 한 간담회에서 "(일본 내 판매에) 큰 변화가 없다"며 이같이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로 LG전자는 샤프·파나소닉·소니 등 자국 제품 선호도가 뚜렷해 외산 브랜드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에서도 가전명가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일본은 TV 부문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가 이미 2007년에 가전사업을 정리할 정도로 외산 브랜드에 있어선 배타적인 시장이다. LG전자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앞세운 프리미엄 제품 전략으로 일본 공략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인 게 최고의 화질과 얇은 두께로 2015년 첫 출시 이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