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풀린 갭투자
12·16 부동산 대책이 나온지 반년이다. 무섭게 오르던 서울 아파트값을 잡는가 싶더니 반년도 안돼 다시 상승세다. 다주택자, 고가 아파트에 융단폭격식으로 초강력 대출규제와 보유세 강화를 내놨는데 결국 안 먹혔다. 시장에 풀린 많은 돈과 함께 '묻지마' 갭투자를 못 잡아서다. 서민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전세제도가 부동산 투기 지렛대로 변질된 '웃픈' 현실이다. 고삐풀린 갭투자의 실상을 들여다봤다.
12·16 부동산 대책이 나온지 반년이다. 무섭게 오르던 서울 아파트값을 잡는가 싶더니 반년도 안돼 다시 상승세다. 다주택자, 고가 아파트에 융단폭격식으로 초강력 대출규제와 보유세 강화를 내놨는데 결국 안 먹혔다. 시장에 풀린 많은 돈과 함께 '묻지마' 갭투자를 못 잡아서다. 서민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전세제도가 부동산 투기 지렛대로 변질된 '웃픈' 현실이다. 고삐풀린 갭투자의 실상을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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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1번째 부동산 대책으로 '갭투자'(전세보증금을 낀 부동산 투자)를 막을 대책을 내놓는다. 지난 2018년 9·13 대책과 2019년 12·16 대책이 각각 다주택자와 고가주택에 대한 '초강력' 규제였다면 이번엔 전세보증금을 낀 '아파트 쇼핑족(族)'을 겨냥한다. 지방 아파트에까지 손 뻗은 갭투자를 막지 못하면 아무리 강력한 대출규제를 내놔도 결국 '무용지물'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14일 정부 관련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는 이르면 이번주 21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값이 지난 8일 기준 10주 만에 상승전환(+0.02%)한 가운데 12·16 대책의 주타깃이었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마저 오름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12·16 대책이 서울 집값 급등세는 잡았을지 몰라도 직전해 9·13 대책 후 서울 집값이 32주 연속 하락한 것에 비하면 '약발'이 오래가지 못했다. 더구나 서울 강북과 비규제 지역 9억원 이하 중저가
#지난달 8일 오전 8시 충북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정부의 방사광 가속기 유치지역 공식 발표를 2시간30분 앞두고 투자자 수십명이 오창 일대 부동산마다 진을 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방사광 가속기 유치를 놓고 청주시와 전남 나주시가 맞붙었는데 청주시에 베팅하고 미리 내려온 것이다. 부동산 투자 동호회, 인터넷카페 등에서 무리지어 내려온 사람들은 부동산을 돌며 "가계약금을 바로 보낼 수 있다"며 "매도자 계좌번호만 알려달라"고 재촉했다. 부동산 관계자는 "살면서 이렇게 많은 손님(투자자)이 몰려온 건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미분양의 무덤'이었던 청주를 휩쓸고 있는 갭투자 원정대의 얘기다. 최근 국내에서 가장 뜨거운 청주 시장은 갭투자 원정대가 어떻게 전국 집값을 띄우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규제보다 빠른 진짜 '꾼'…"급등 전 이미 들어와 있다"━ 갭투자 원정대는 규제보다 한발 빠르다. 집값이 급등하기 전 시장에 먼저 들어간다. 부동산업자는 갭투자 원정대 중에서도 시장에 가장
#아직 결혼하지 않은 직장인 이모씨(33·남)는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7억원짜리 아파트 '갭투자'를 알아보고 있다. 전세보증금이 4억8000만원이라 2억2000만원만 있으면 매입할 수 있는 셈이다. 손에 쥔 현금 1억2000만원에 1억원은 대출 받아 매입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집값이 계속 오르면서 투자용으로 미리 사두는 동시에 결혼했을 때 신혼집으로 쓸 생각에서다. #무주택자에 어린 아이가 있는 서울 거주 외벌이 이모씨(37·남)는 6개월 전 현금 없이 수원시 영통구 광교 내 4억5000만원짜리 아파트를 샀다. 전세보증금이 3억1000만원이었고 나머지 1억4000만원은 전세대출로 마련했다. 주변에서 갭투자 성공 사례를 본 뒤 투자용으로 매수했다. 향후 둘째 아이가 태어날 경우 실거주도 고려하고 있다. 최근 이 아파트 실거래가는 약 6억원으로 올랐다. 20·30대 젊은이들이 갭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동학개미운동'의 주역인 이들이 부동산도 쇼핑하듯 사들이며 투자에 열을 올
"갭투자(전세금을 낀 주택매매)는 금융으로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다. " "잘못 건드리면 전세 실수요자가 피해 볼 수 있다."(정부 관계자들) '갭투자가'가 아파트 매매 혹은 투기의 주요 수단으로 정착했지만 정부 부처 내에서도 갭투자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꼭 잡아야 하는지 그간 의견이 분분했다. 갭투자를 건드리는 순간 서민의 주거 안전판으로 여겨지는 '전세제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5년 전 집값이 급등했던 부산·대구에서 갭투자가 시작돼 서울까지 올라 오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6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방까지 확산했다. 갭투자가 '대세'가 된 건 우리나라 특유의 '전세제도'에 기인한다. 정부의 의도치 않은 조력(?)도 한몫했다. 정부는 주거안정을 위해 정책적으로 전세대출 시장을 키웠다. 주택금융공사, HUG(주택도시보증공사), SGI서울보증보험 등 3곳의 보증기관이 세입자가 전세대출을 안 갚을
슬금슬금 오르는 전셋값에 세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아파트값이 주춤하면서 높은 전세보증금을 활용해 집을 사려는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는 늘어나고 있다. 아파트 값이 오르면 전세가격도 높아지니 임차인 입장에서는 악순환이다. 정부와 여당이 부랴부랴 전세계약 기간을 늘리고, 보증금을 올릴 수 있는 한도를 제한하는 등의 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추진하는 이유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임대차보호법의 부작용을 우려한다. ◇오르는 전셋값, 내리는 매매값=서울 아파트 전세값은 지난해 7월 1주차(7월1일)부터 오르기 시작해 50주 연속 상승했다. 누적 상승률은 3.09%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1.73% 오르는 데 그쳤다. 전세값의 변동률이 매매값 대비 2배 가까이 높아지다보니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높아졌다.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을 기준으로 한 전세가율은 지난 1월 57.2%에서 지난달 57.6%로 0.04%p 올랐다. 서초구의 경우 지난 1월 50.3%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