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드는 조세저항
사업소득과 투자소득, 근로소득은 물론 미실현 부동산 소득에까지 광범위한 증세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엔 대주주 기준 하향 시도 사례처럼 증세로 인한 갈등이 격화됐다. 무엇이 조세저항을 부르는가.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세수를 확보하는 방법에 대해 보다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사업소득과 투자소득, 근로소득은 물론 미실현 부동산 소득에까지 광범위한 증세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엔 대주주 기준 하향 시도 사례처럼 증세로 인한 갈등이 격화됐다. 무엇이 조세저항을 부르는가.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세수를 확보하는 방법에 대해 보다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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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양도소득세 확대를 추진하던 정부는 이달 초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해임청원과 사표 파동이라는 잡음만 남긴 채 현행 유지로 방향을 틀었다. 이를 두고 현 정부 출범 이후 '공평과세'라는 포장으로 진행해 온 증세정책이 벽에 부딪혔다는 평가가 나왔다. 조세저항이 점차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여전히 부동산과 금융 투자, 고소득자 등 전방위적이고 지속적인 증세 계획을 갖고 있다. 과거 참여정부 때 부동산 증세를 추진하다 '세금폭탄'이라는 프레임으로 좌절했던 경험이 있는 여권의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2년 전 합의마저 원점으로…정책 동력 무력화 시도하는 조세 저항━ 국회와 정부는 2018년 2월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 2021년 4월 이후 대주주 양도세 과세 기준을 현행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논란은 새 기준이 적용되기 직전인 올해 하반기 들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기재부는 정책 일관성으로 맞섰다. 2년 전 과세 형평을 위해
“종합부동산세는 내는 비중은 전체 인구 대비 1%, 가구 대비로는 2%밖에 되지 않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7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7.10 부동산대책’과 관련해 밝힌 내용이다. 정부가 발표한 7.10 부동산 대책은 다주택자 종부세율 0.6~2.8%포인트 상향 등을 골자로 한 것인데, 시장은 ‘세금 폭탄’이라고 반발했다. 홍 부총리 발언에서 보유세(종부세·재산세)에 대한 정부 인식이 그대로 드러난다. 보유세를 올려도 부담이 느는 것은 극소수일 뿐, 대다수 국민은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종부세 과세 대상이 ‘9억원 이상 주택 보유자’고, 공시가격 시세반영률 상향 시 재산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커지는 것은 ‘고가 주택 보유자’이니 얼핏 맞는 얘기로 들린다. 그러나 경제학에서 다루는 조세의 귀착(tax incidence, 최종적으로 누가 세금을 부담하는가) 이론에 따르면 정부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서 ‘맨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7번 증세를 시도했다. 이 가운데 네 번을 성공했다. 세 번은 아직 결과를 알 수 없다. 성공한 네 번은 모두 부자증세였고, 결과가 갸우뚱한 세 번은 대부분 보편적 성격을 지닌다. ━집권 첫해부터 부자증세 시작━ 문재인 정부는 집권 1년차인 2017년 첫 세법개정안에서 소득세 명목 최고세율을 42%로 2%포인트, 법인세 최고세율을 25%로 3%포인트 높였다. 약 1억원 이상 버는 고소득자 소득세 세율을 높이고, 이명박 정부에서 낮춘 법인세를 복원한다는 명분으로 증세를 단행했다. 여기에 대주주 주식 양도차익 과세를 강화하고, 상속·증여세 신고세액공제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면서 각종 대기업 세액공제도 줄여 '부자증세'라는 지적을 얻었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같은 시기 근로장려금 지급액과 대상을 대폭으로 늘려 저소득 가구 지원을 본격적으로 확대했다. 월세 세액공제율을 12%로 올려 월세서민 지원에도 나섰다. 사실상 지지층(?)에 대한 세정지원을 시작한 것이다. ━종
전문가들은 과도한 '부자증세', '핀셋증세'식 접근으로는 오히려 저항만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지출이 갈수록 늘어가는 만큼 보편증세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국민에게 설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원윤희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는 "부자증세만 가지고서는 세수를 채울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세수가 크게 부족한 상황에서 무조건 부자증세 프레임으로만 접근하는 것은 오히려 불협화음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금은 국민이 국가의 예산지출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국가를 감시하도록 하는 역할도 한다"며 "많은 국민들이 납세를 통해 디지털·그린 뉴딜 등 새로운 정책들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감시하는 것은 또다른 순기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도 "누구는 세금을 내지만 누구는 세금을 내지 않을 때 조세저항이 가장 커지게 된다. '왜 나만 세금을 내고있지?'하는 심리"라며 "과도한 누진구조는 특정계층의 불만을 높이고 사회갈등을 키우는 문제를 발생시킨다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총지출 규모는 555조8000억원이다. 코로나19로 재정지출 소요가 급증하면서, 총지출 규모가 역대 최대로 불어났다. 한국판 뉴딜 같은 대형 국책사업에 저출산·고령화 대응,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안전망 확충 관련 예산이 크게 늘어났다. 반면 수입은 정체상황이다. 내년 총수입은 483조원 중 국세수입은 올해 본예산 대비 9조2000억원(3.1%) 감소한 282조8000억원 규모다. 내년 경기가 회복되면서 소득세, 부가가치세 수입이 증가하겠지만, 올해 실적에 좌우되는 법인세 수입이 기업실적 부진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수호조에 2018년 293조6000억원까지 늘어났던 국세수입은 2019년 2019년 293조5000억원, 2020년 292조원으로 점차 줄었다. 올해 추경(3차) 기준 국세수입은 279조7000억원까지 내려왔다. 정부 전망에 따르면 국세수입은 2022년에야 296조5000억원으로 2018년 수준을 회복할 전망이다. 또 2023년(31
"휴대전화 요금을 40% 인하해야 한다" 지난 9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취임 직후 이같이 밝혔다. 얼핏 보기엔 화끈한 정책 같지만 조삼모사격이라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커진 소비세 증세 반발 여론을 덮으면서, 증세 효과는 그대로 누리기 위한 방법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코로나19 3차 유행에 커지는 소비세 감세 목소리━ 지난해 10월 일본은 소비세를 기존 8%에서 10%로 인상했다. 당연히 조세 저항이 일어났다. 이 때문에 당시 아베 신조 총리는 주류 및 외식을 제외한 부분은 8%로 동결시키고, 포인트 환원 등의 보완책을 실시했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이 덕분에 2014년 소비세 증세보다 반발이 적었다고 분석했다. 초기만 해도 테이크아웃을 하겠다고 8% 세율을 적용받아 음식을 구매하고, 밖에 앉아 먹는 사람들 때문에 야외 테이블을 철거하는 등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름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10월 소비세 인상 단행 직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