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루즈(Lose)·루즈'에서 '윈(Win)·윈'으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간의 '세기의 소송'이 2조원의 보상금에 합의하면서 마무리됐다. 불확실성 해소로 시장은 환호했지만 소송 과정에서 잃은 것도 많다. 소송의 짐을 털고 다시 뛰는 한국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과 풀어야 할 과제를 짚어본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간의 '세기의 소송'이 2조원의 보상금에 합의하면서 마무리됐다. 불확실성 해소로 시장은 환호했지만 소송 과정에서 잃은 것도 많다. 소송의 짐을 털고 다시 뛰는 한국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과 풀어야 할 과제를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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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알고있었다. SK그룹과 LG그룹 간 '배터리 대타협' 바로 다음날인 12일 LG에너지솔루션(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주가가 치솟았다. 합의금 2조원(현금 1조원+로열티 1조원)을 받기로 한 LG에너지솔루션은 차치하더라도 눌러왔던 시장의 기대감을 터트리듯 SK이노베이션까지 주가가 12% 가까이 올랐다. 움직인건 시장만이 아니었다. 한미 양국에서 대통령들도 움직였다.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양사 간 합의에 대해 "미국 노동자와 자동차산업의 승리"라고 한껏 추켜세운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오전 예정에 없던 입장을 내고 "참으로 다행"이라고 밝혔다. "국익과 개별 회사의 장기적 이익에 모두 부합한다"고도 했다. 산업 전체로 보면 순이익이나 영업이익 면에서는 아직 적자다. 동전 몇 푼도 벌지 못하는 배터리 산업이다. 이 와중에 수조원의 합의금을 부담해야 하는 기업의 주가가 뛴다. 불확실성 해소라는 표현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소송과 합의, 배상금 이면에 가려진 배터리산
#지난해 하반기, 배터리 업계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지산업협회 등이 '전지산업의 날(약칭 배터리의 날)' 제정을 검토중이라는 소식이 회자됐었다. 마침 협회 창립 10주년을 맞은 해인데다 글로벌 무대에서 큰 폭으로 성장 중인 K-배터리를 지원하자는 뜻에서였다. 코로나19(COVID-19)가 확산중인 이유 등으로 이는 실현되지 않았지만 당시 업계 한켠에서는 냉랭한 반응도 있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간 감정 대립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이를 봉합치도 않고 배터리의 날 제정은 '어불성설'이란 지적이었다. 올 해는 양사가 대승적 합의에 나선 만큼 분위기가 달라질지 주목된다. LG와 SK간 소송이 합의를 통해 마무리되면서 중국, 유럽, 일본 등 해외 기업들에 맞서 K배터리가 다시 선의의 경쟁을 펼칠 토양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전기차 시장의 급팽창과 함께 전세계 배터리 산업의 경쟁 구도는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나서 자국 배터리·전기차 산업을 집중 육성했던
전기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배터리 기술도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현재는 '각형', '파우치형', '원형' 등 리튬이온배터리의 형태를 두고 배터리사들이 수주전을 벌이고 있지만 곧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확보했는지 여부가 중요해지는 시대가 온다. 앞으로 배터리 업계의 패권을 주도할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는 것이 바로 '전고체 배터리'다. 세계 1위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이 지난달 배터리 내재화를 선언하며 궁극적 목표는 '전고체 배터리'라고 밝히면서 더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업계에선 폭스바겐이 리튬이온배터리 단계에선 한중일 3국에 주도권을 내줬더라도 차세대 배터리 선도 지위는 유럽이 가져가겠단 장기적 계획을 발표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내부의 액체 전해질을 황화물, 산화물 등 고체로 대체해 안전성, 수명 등의 측면에서 기존 배터리보다 뛰어나다. 현재 상용화된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이 외부 충격이나 고온 등으로 인해 흘러내릴 수 있어 발열, 화재 등에 취약하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합의를 계기로 정부가 'K-배터리' 산업 육성을 위한 종합 대책을 내놓는다. 아직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지만 R&D(연구·개발)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 연계, 배터리 산업 생태계 확립, 인재양성 등이 포함된 광범위한 지원책이 나올 전망이다. 특히 두 기업간 다툼의 단초가 됐던 인재 확보 문제를 놓고도 정부가 새로운 지원 프로그램을 강구하고 있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차전지 등 K-배터리 산업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한국 배터리 산업을 대표하는 두 기업이 대승적 결단을 내린 만큼 정부도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겠다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전일 713일을 끌어온 배터리 관련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한 모든 분쟁을 종식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에 2조원을 지급하고, 양사는 향후 10년간 추가쟁송을 하지 않기로 했다. 산업부는 이에 대해 공식 입장문을 내고 "배터리 전쟁 종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