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뀐 유통판, 안 바뀐 규제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대형마트가 주2회 휴무, 10~24시 영업시간 규제를 받는 동안 e커머스와 식자재마트, 편의점 등이 파이를 챙겼다. 규제에 따른 반사이익은 전통시장의 몫이 아니었다. 규제가 바꾼 유통산업의 지형도는 규제완화가 이뤄지면 다시 한번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대형마트가 주2회 휴무, 10~24시 영업시간 규제를 받는 동안 e커머스와 식자재마트, 편의점 등이 파이를 챙겼다. 규제에 따른 반사이익은 전통시장의 몫이 아니었다. 규제가 바꾼 유통산업의 지형도는 규제완화가 이뤄지면 다시 한번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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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규제심판회의 첫 안건으로 '대형마트 영업제한'을 선정하면서 대형마트 영업규제 완화 논의가 시작됐다. 이는 전통시장을 성장시키고 지역 상인을 보호한다는 당초 입법 취지와 달리 소비자 편익을 저해하고 오히려 시장 왜곡을 초래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국민제안 온라인 투표'에서 57만명의 선택을 받아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대형마트 영업제한은 2012년 골목상권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유통산업발전법에 반영됐다. 매월 2회 의무휴업, 오전 10시부터 자정까지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게 골자다. 대부분의 지역의 대형마트와 대기업 계열 SSM(기업형슈퍼마켓)은 매월 두번째, 네번째 일요일은 문을 닫았고 밤 12시 이후에는 어떤 영업활동도 할 수 없어 온라인 주문을 받아 배송을 하지도 못했다. 전통상업보존구역에는 출점이 어렵고 출점 과정에서도 상권영향평가 등을 받아야 하는 등 제한을 받았다. 이런 규제에 발이 묶인 대형마트는 지난 10년간 매장 수가 급감했
대형마트 규제가 10여년 간 지속된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유통산업의 지형이 빠르게 변했다. e커머스, 편의점, 식자재 마트 등 대형마트를 제외한 모든 유통 업태는 여러 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성장세를 구가한 것이다. 이는 수치로 확인된다. 규제가 도입된 2012년 383개였던 대형마트 점포 수는 2017년 423개까지 늘었다가 지난해 408개로 감소했다. 매출액은 2017년 33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34조6000억원으로 제자리 걸음했다. 올 상반기도 추세는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 4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의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9.3% 늘었는데 대형마트는 물론 그와 유사한 수준의 규제를 받는 SSM(기업형슈퍼마켓) 업태의 매출만 각각 1.5%, 1.9% 감소했다. 반면 명품과 고가품 수요 확대로 백화점의 매출 증가율이 18.4%로 가장 컸고 편의점은 10.1% 늘었다. 온라인 유통업체의 경우 10
#지난해 여의도에 문을 연 백화점 '더현대서울'. 핫플레이스 맛집과 다양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인증샷 공간으로 채워져 고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핫하다고 소문난 식당을 이용하려면 1시간 이상 대기가 기본이다. 주말이면 인근 도로 정체가 나타나기 일쑤다. 더현대서울은 개점 1년만에 매출 8000억원을 돌파하며 국내 백화점 최단기간 1조원 기록을 노린다.. 당초 목표(63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성과다. 롯데백화점,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국내 주요 백화점 3사는 지난해 모두 신규 점포를 냈다. 새 점포가 문을 연 것은 2015년 이후 6년 만이다. 전통상업보존구역 등 대형 유통점포 출점 제한이 만들어지고 강화되는 동안 백화점, 대형마트 등의 출점은 급감했다. 전통상업보존구역은 전통시장 경계로부터 1km 이내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정한 구역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서울 절반이 전통상업보존구역이다. 대형 유통시설 설립이 불가능하다. 반면 소비자 수요는 여전히 높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가 폐지되면 유통업계 내 새벽배송 판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상 대형마트는 매달 두 차례 문을 닫는 둘째, 넷째 주 일요일과 영업제한 시간인 자정부터 오전 10시 사이에 온라인 배송이 제한된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영업제한 시간엔 온라인을 포함해 모든 영업을 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업계가 새벽배송 시장에 직접 진출하지 못했던 이유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과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0년과 지난해 대형마트가 의무휴업일, 영업시간 외에도 온라인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의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지만 통과되지는 못했다. 의무휴업 규제는 유지하되 온라인 영업만이라도 허용하자는 절충안조차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최근 윤석열 정부에서 유통산업법 관련 규제를 완화할 뜻을 내비치면서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시장 진출을 향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이 국민제안 TOP10에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 폐지' 안건을 포함한 데 이어
정부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제 폐지를 위한 군불때기에 나서면서 유통업계가 반색하는 가운데 전통시장 상인 등은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제도를 폐지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한데, 국회 과반의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의 반발도 커 현실화될지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4일 정부에 따르면 국무총리 직속 국무조정실은 이날 첫 규제심판회의를 열고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에 대해 논의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 존폐와 관련, 오는 5~18일간 규제정보포털에서 온라인 토론도 실시한다. 규제심판회의는 민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규제심판부 주도로 개선해야 할 규제인지 여부를 숙의하는 제도로 윤석열정부에서 신설됐다. 회의 첫 안건으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제도가 올라간 것은 최근 해당 제도 존폐를 놓고 이해당사자간 갈등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특히 대통령실이 만든 '국민제안' 제도가 불씨가 됐다. 대통령실은 지난 6월 홈페이지에 국민제안 코너를 신설하고 접수된 약 1만3000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