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리 인상기인데...국민연금 '실버론' 연체 늘었다

단독 금리 인상기인데...국민연금 '실버론' 연체 늘었다

정인지 기자, 황예림 기자
2026.10.0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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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종식 의원 "고령층 주거비·의료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 필요"

국민연금 실버론 연체 현황/그래픽=윤선정
국민연금 실버론 연체 현황/그래픽=윤선정

국민연금이 수급자들의 노후생활을 위해 낮은 금리로 긴급 자금을 빌려주는 '실버론'의 연체건수가 매년 증가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가 낮긴 하지만 연체 이자는 대출 금리의 2배인데다,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장기 연체자 증가를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파서 돈빌리는 노인 늘었는데 실버론 연체이자 6% 돌파

1일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실버론 연체 누적 건수는 지난 8월말 기준 1005건으로 2022년 763건 대비 31.7%이 증가했다. 연체 금액도 35억3800만원으로 같은 기간 37.1% 증가했다. 연금수급자의 무연고 사망 등으로 회수 불가능한 금액은 상각돼 연체 금액에 포함되지 않는다. 평균 연체율은 0.63%로 낮은 수준이긴 하지만 고령자들이라 시간이 흐를수록 상환 능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버론은 국민연금 수급자에게 △전월세 보증금 △의료비 △배우자 장제비 △재해복구비 등을 이유로 최고 1000만원 한도로 대출해주는 제도다. 연간 연금수령액의 2배 이내에서 실제 소요금액만큼 지원받을 수 있다.

이자율은 현재 연 3.21%로 시중은행들의 대출상품보다 낮긴 하지만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상승 중이다. 실버론 금리는 분기별 변동금리가 적용돼 이자율이 올해 1분기 2.57%, 2분기 2.78%, 3분기 2.92%에 이어 3%를 넘게 됐다. 연체이자율은 대부이자율의 2배인 연 6.42%다.

실버론은 최대 7년까지 상환기간을 연장할 수 있지만 연체될 경우 연금 수령액의 1/2이 강제상환돼 노인들의 생활은 더 어려워진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고령화로 국민연금 수급자가 매년 증가하면서 실버론 이용자와 연체 누적 건수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대부 사유 중 의료비 비중이 늘고 있다는 점도 연체 우려가 커지는 대목이다. 사유별 대부금액 비중은 의료비 비중은 2022년 29.5%에서 올해 8월 37.4%로 급증했다. 대부사유 1위인 전월세 보증금은 같은 기간 67.5%에서 61%로 낮아졌다.

매년 예산 조기소진에 올해 실버론 대출 기준 강화

그럼에도 목돈이 필요한 노인은 늘어나는 추세다. 실버론은 2024년 9월에, 지난해 7월에 예산이 조기소진됐다가 증액 후 대출이 재개됐다. 2024년부터 기초생활수급자도 실버론 대상에 포함되면서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지난해 8월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는 본예산 380억원에 250억원을 증액해 총 사업규모를 630억원으로 키웠다.

올해 실버론 본예산은 540억원으로 잡았으나 지난 8월까지 411억원이 승인돼 76%가 소진됐다. 실버론은 올해부터 전월세 보증금을 지원받은 뒤 같은 주택에서 갱신을 이유로 다시 대출을 받는 경우는 제한하기로 했다. 한정된 예산에 신규 신청자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다만 실버론은 국고 지원 없이 국민연금 운용기금으로 운영하고 있어 마냥 규모를 늘리기는 어렵다. 실버론을 확대할수록 수익률이 높은 자산에 투자할 기회를 잃게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4대 연금을 담보로 하는 시중은행 대출 이용까지 늘고 있다. A은행에 따르면 4대연금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9월 말 132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8.1%가 증가했다. 실버론은 이용하더라도 은행권 신용대출 상품 이용에는 영향이 없어 중복 이용자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허 의원은 "실버론 이용 증가를 단순히 대출 수요 확대로만 볼 것이 아니라, 고령층의 주거비·의료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며 "대부 한도의 적정성을 재검토하고, 상환기간·거치기간·분할상환 방식 등 상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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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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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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