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통합과정서 폐지키로 했으나 LH로 일원화 검토…구조조정 최소화 포석?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자회사로 이관키로 했던 임대주택 운영 업무를 더 강화키로 하는 등 당초 계획과 달리 임대 주택 업무 영역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사업 조정을 추진해 논란이 예상된다. 정부의 재정 보전이 가능한 사업을 확대해 자체 구조조정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라는 지적이다.
27일 LH가 최근 국회예산정책처와 감사원 등에 제출한 ‘임대업무의 효율적 수행방안 검토안’에 따르면 LH는 임대운영업무를 자사로 일원화하고 주택관리업무는 주택관리공단을 주택관리기관으로 변경해 민간주택관리업체와 경쟁 입찰시키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주탁관리 업무와 관련해서는 세일앤리스백 방식(임차인이 보유한 물건을 리스사에 매각해 재임차하는 방식)으로 주택관리공단 주식 전량을 민간에 매각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임대운영업무는 LH로 집중하고 주탁관리업무는 민간과 경쟁하거나 완전 민영화해 효율화하겠다는 것이다. 주택관리공단을 매각할 경우에는 매각 결정 후 110일 째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총 6개월 이내 매각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임대 주택 관련 업무는 주택임대차계약·임대료 수납·입주자격 심사·입퇴거 관리·취약계층 보고 등 임대운영과 공용시설물 유지관리·경비 및 청소·관리비의 집행 수납·입주민 생활 민원 관리 등의 주택관리로 나뉜다. 임대운영은 전국 75만 임대주택 중 국민임대 등 50만 가구를 LH가 자체 인력으로 직접 수행하고 영구임대주택 등 나머지 25만가구를 주택관리공단에서 운영하고 있다. 주택관리는 50만 가구를 민간업체가 위탁관리하고 25만 가구는 공단이 관리한다.

LH가 추진하는 이 같은 방안은 LH가 주택공사와 토지공사의 통합 과정에서 제시했던 안과 배치되는 것이다. 국토해양부 차관 주재로 진행된 통합추진위원회가 지난 2008년 작성한 기능조정안에 따르면 주택관리 및 임대운영 권한은 2013년 말까지 단계적으로 주택관리공단에 이관키로 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것이 LH 통합 논의 당시 기능조정 규정을 문서화 한 ‘LH 설립위원회 통합공사 기능조정 심의자료’에서 이관 시기가 삭제되고 단계적 폐지만 명문화됐다. LH는 통합에 따른 폐지 사안으로 △임대주택운영 △중대형 분양주택 △PF사업(민간경합부문) △집단에너지사업 △비축임대 △국유잡종재산관리 등 6개를 명시했다.
LH 관계자는 현재 "통합추진위원회 결정은 비공식 사안으로 설립위원회에서 명시한 단계적 폐지가 구속력이 있는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LH가 구조조정 부담을 자회사에 떠넘기기 위해 기존 방침을 뒤집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 이슈를 계속 추적하고 있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신기남 의원(새정치민주연합)실에 따르면 LH는 당초 보금자리 주택공급 등 국책사업 규모가 늘어나면서 도시 개발과 주택 공급 등 규모가 큰 사업 중심으로 업무를 추진하되, 작은 규모의 사업들은 자회사 등에 맡기기로 밑그림이 그렸졌다. 특히 임대주택 운영 관리 업무 등은 토지공사와 주택공사의 직원 구성비를 맞춰야 한다는 논리가 더해지면서 자연스레 공단에 이관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그러나 세종시와 혁신도시 조성사업, 미군기지 이전, 보금자리 주택 공급 등 대규모 국책사업이 종료를 앞두게 되면서 LH의 입장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법에 따르면 정책사업추진에 따른 손실은 잉여금으로 우선 충당하고 초과 부분은 국가가 보전하도록 되어있다. LH가 시장경쟁이 치열한 주택관리업무를 민간으로 이양하고 비용보전이 가능한 임대운영업무를 환수해 구조조정 규모를 줄이고 정부 지원도 챙기겠다는 구상이 아니겠느냐는 게 신 의원측과 주택관리공단의 해석이다.
독자들의 PICK!
주택관리공단 관계자는 "출범 때 600여명의 구조조정을 약속했던 LH가 아직까지 200여명에 불과한 명퇴자수로 고심 중에 있다"며 "정책사업을 보전해 비용을 충당하면서 인력 감축의 부담도 낮추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임대운영업무를 환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LH는 이 같은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주요 국책사업 종료 시점이 최고 2030년까지로 넉넉하고 이 때까지 인력 자연감소가 발생해 추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할만큼 절박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 임대운영 업무를 LH로 일원화하는 방안이 확정된 것도 아니라는 해명이다.
LH 관계자는 "현재 공사는 정원 범위 내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인력 자연감소 추이를 보면 추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시급한 문제는 아니다"며 "임대주택 관리 물량이 늘어나다 보니 운용의 효율성 문제가 드러나 내부적으로 검토한 문건일 뿐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