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종합) '내년 살림살이 375.4조' 확정

국회가 정부의 내년 살림살이 규모로 375조4000억원으로 최종 확정했다. 국회가 헌법에 규정된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12월2일)을 지킨 것은 지난 2002년 이후 12년만에 처음이다.
또 내년부터 담뱃값이 2000원 인상되며, 2016년부터 파생금융상품에 10%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창해온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도 관철됐다.
단, 가업상속공제를 확대하는 상속·증여세법은 수정동의안과 정부원안이 모두 부결되면서 한때 예산안 처리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부각됐다. 예산부수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국회는 2일 오후 본회의를 개최하고 총지출 375조4000억원 규모의 '2015년 예산안' 및 예산안 부수법안을 의결했다. 이날 국회를 통과한 예산안은 올해 예산안(355조8000억원)에 비해서는 19조6000억원이 늘었으며, 정부가 제출한 원안(376조원)에 비해서는 6000억원을 순감한 것이다.
여야는 이날 오후까지 예산안 합의처리를 위한 협상을 이어갔다. 여야가 예산안에는 의견을 접근했지만, 1일(전날)까지 예산부수법안(세법개정안)엔 합의하지 못하면서 '반쪽짜리' 예산 처리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데 따른 것이다.
이완구 새누리당·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이날 오후 최종협상을 통해 막판까지 쟁점으로 남아있던 예산부수법안에 최종 합의하면서 합의처리에 성공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선진화법 시행이후 예산안 법정시한내 처리 선례를 남겼다"고 입을 모았다.
여야는 이날 예산안부수법안과 관련, △담뱃값 2000원 인상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에 대한 소득공제의 일몰 연장 △체크카드와 현금영수증 사용금액에 대한 소득공제율 한시 인상 △월세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 및 공제대상 확대 등에 합의했다. 새정치연합은 최경환 3대 패키지를 원안대로 처리해주는 대신 야당의견을 상당부분 반영했다.
반면 가업상속 공제 적용 대상 기업 기준을 연매출액 3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상향조정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은 여야 의원들의 소신 투표가 잇따르며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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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누리과정 확대에 따른 예산으로 5064억원을 목적예비비로 편성해 지원키로 합의했다. 누리과정 예산은 올해 예산안 최대 쟁점으로 작용했다. 여야가 지난달 28일 누리과정예산 지원에 합의하면서 예산안 법정시한내 처리가 가능해졌다.
내년 예산안 375.4조 확정…정부안보다 0.6조 감액

내년도 예산안이 당초 정부안보다 6000억원 감액된 375조4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예산안 감액으로 재정수지와 국가채무는 당초 정부안보다 개선됐다. 국회는 2일 오후 개최된 본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예산안을 확정 의결한다.
국회에서 확정된 예산안은 총수입 382조4000억원, 총지출 375조4000억원이다. 총수입은 당초 정부안인 382조7000억원보다 약 4000억원 감소했고 총 지출은 당초 정부안 376조원 보다 6000억원 감소했다.
이에따라 재정수지와 국가채무는 소폭 개선됐다. 재정수지는 당초 정부안인 33조6000억원 적자에서 33조4000억원 적자로 소폭 개선됐다. 국가채무 역시 570조1000억원에서 569조9000억원로 2000억원 감소했다.
당초 정부안 증액된 분야는 △보건·복지·고용 분야 (1000억원) △문화·체육·관광 분야(1000억원) △환경 분야(1000억원) △R&D 분야(1000억원) △SOC(사회간접자본) 분야(4000억원) △농림·수산·식품 분야(100억원) △공공질서·안전 분야(400억원)이다.
정부안 보다 감액된 분야는 △교육(1000억원·교부금제외) △산업·중소·에너지 분야(300억원) △국방(1000억원) △외교·통일(100억원)다.
최근 어려운 경제여건과 재정소요를 감안해 민생경제 회복과 안전 관련 사업 등에 재정지원이 추가로 확충됐다.
교사근무환경 개선비 등의 보육 예산을 당초 1343억원에서 1522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아동학대 예방 예산은 169억원에서 252억원으로 증액했다.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노인·여성 등 계층별 맞춤형 지원을 확대하고 보육·의료비 지원 등을 확대해 생계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경제활성화를 위해 일자리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도 확대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지원금을 당초 정부안인 160억원보다 대폭 상향해 220억원으로 확정했다.
경력단절여성 취업지원 등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예산도 당초 431억4000억원에서 445억8000억원으로 상향조정했다.
SOC 투자는 당초 24조4000억원에서 4000억원 증액된 24조8000억원으로 확정했다. 지역별 맞춤형 지원으로 지역경제 활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경제자유구역 인프라 조성을 위한 예산도 137억원에서 191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회에서 확정된 2015년 예산의 공고안 및 배정계획을 빠른시일내에 국무회의에 상정·의결할 계획"이라며 "예년에 비해 20일이상 빨리 국회 의결됨에 따라 민생경제 회복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375,400,000,000,000원' 어디에 쓰이나 보니...
'2015년도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375조4000억원이 나라 살림에 쓰인다. 당초 정부안(376조원)보다 6000억원 줄었다. 국회는 심의 과정에서 △서민생활 안정 △경제활성화 △안전사회 구현 등 3대 핵심 방향에 맞춰 증액했다.
◇보육료·경로당 예산 늘렸다 = 서민생활 안정= 증액 내역 중 우선 취약계층 맞춤형 지원 확대가 눈에 띈다. 교사 처우개선 등을 통해 양질의 보육환경 조성이 목표다. 보육료를 450억원 올렸고 교사 근무환경 개선비도 월 15만원에서 17만원으로 인상했다.
노인 일자리 확대엔 233억원을 편성했는데 정부안보다 106억원 늘었다. 경로당 냉난비도 298억원으로 정했다. FTA(자유무역협정) 확대와 쌀관세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 농가사료 직거래 자금(4000억원), 축산 정책자금 금리인하, 농업 체질개선(542억원) 등을 지원한다.
중증장애인 자립생활센터와 장애인 거주시설 확대를 위해 4317억원을 편성했다. 당초보다 207억원 증가했다. 생계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다가구 매입임대주택 출자와 전세임대 경상보조 추가 공급 등 서비주거 지원을 확대했다.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해 기초생활보장 급여를 8조8000억원으로 정했다. 정부안보다 100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SOC 예산 4000억 증액…경제 부양한다 = 정규직 전환금 60억·경제활성화= 고용안정성을 높이고 일자리를 늘리는데도 예산을 많이 투입한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촉진을 위해 정규직 전환 지원금을 정부안보다 60억원 늘린 220억원으로 정했다. 경력단절 여성의 취업지원을 위해 445억8000만원을 책정했는데 정부안보다 14억4000만원 늘었다. 고령자 고용연장 지원금도 당초 정부안 3억원에서 54억원으로 대폭 올렸다.
고속도로 등 국가기간망 확충을 위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24조8000만원을 책정했는데 정부안보다 4000억원 늘린 것이다. 지방교육재정 확충을 위해 지방채 이자지원(333억원)과 대체사업지원(4731억원)을 결정했다.
이밖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 317억원을 편성했다. 당초 정부안보다 35억원 늘어난 규모다. 지역산업 활성화와 지역 특화발전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엔 1조5245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정부안보다 700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안전 예산도 대폭 늘려 = 세월호 참사 여파로 안전예산이 대폭 늘었다. 담뱃값의 개별소비세의 20%를 재원으로 소방안전교부세 3141억원이 신설됐다. 재해예방을 위해 재해위험지역정비(3897억원), 수리시설개보수(5487억원)도 지원한다.
정부안보다 각각 81억원, 190억원 늘었다.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 구제역 백신접종 시술비 105억원을 지원하고, 모든 전총시장에 대한 안전점검을 위해 30억원을 투입한다. 재외국인 보호를 위해서도 103억원을 책정했다. 정부안보다 4억원 늘어난 것으로, 해외체류 국민의 안전과 권익보호에 쓰인다.
이외에도 병영문화 개선에 230억원이 책정됐다. 노후 병영생활관 시설 지원이 골자다. 부대 시설관리와 환경관리엔 70억원이 투입된다. 전술정보통신체계와 신형 기관총 확보 등에 400억원이 들어간다.
정부 관계자는 "내년도 예산이 어려운 경제여건 등으로 힘들어하는 서민들에게 힘이 될 수 있게 하고, 성장잠재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안전재원을 토대로 안전 위해요인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위기대응 능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넘은 '초이노믹스 3종세트'…가속 페달

‘초이노믹스’의 ‘기둥’으로 평가받는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 등 세법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어섰다. 2일 국회에서 2015년 예산안이 통과되면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마련한 가계소득증대 ‘3종세트’에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끄는 새 경제팀의 정책방향의 초점은 '가계소득 확충'에 맞춰졌다. 국민들의 소비가 활성화되면 침체된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새 경제팀은 경기 침체의 원인이 내수부진 때문인 것으로 진단했다.
이렇게 나온 것이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다. 근로소득증대세제와 배당소득증대세제, 기업소득환류세제 등을 말한다.
◇임금 올리는 기업에 인센티브
근로소득 증대세제는 임금을 올려주는 기업에 세제상 혜택을 주는 제도다. 당해연도 평균 임금이 최근 3년 평균 임금상승률 이상 증가한 기업을 대상으로, 3년 평균 상승률을 넘어서는 부분에 대해 10%(대기업은 5%)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 평균임금 산정시 임원과 고액연봉자 등의 임금은 제외된다.
오는 2017년 12월31일까지 3년 한시로 적용된다. 기업들이 근로자의 근로소득을 확충토록 유도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기획재정부는 이를 통해 연 1000억원의 세액공제가 이뤄질 것으로 추산했다.
이 세제는 임금 근로자와 고령층 등의 가처분 소득을 높이기 위해 새롭게 나온 제도다. 근로소득은 서민과 중산층의 핵심 소득이기 때문이다.
◇주주 지갑, 두둑하게 채워준다
배당소득증대세제는 배당 유도를 위해 주주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다. 배당을 활성화시켜 주주들의 지갑을 채우고, 이들의 소비가 늘어나길 기대하는 것이다.
‘기업 소득 → 배당 → 가계소득 → 내수 활성화’의 구조다. 정부가 마련한 배당 유도 정책은 △세제 △연기금 △시장 제도 등 세 축으로 구성된다. 세제는 기업 배당을 촉진하는 배당소득 증대세제를 마련한다. 기업이 아닌 배당을 결정하는 주주에게 인센티브를 줘 배당을 늘리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기업소득을 가계소득으로 돌리기 위한 해법 중 하나가 배당 확대라고 보고 있다. 금융소득 2000만원 이하 소액주주들에게 적용되는 원천징수 세율을 14%에서 9%로 낮추고 2000만원 이상 주주들에겐 세율 25%의 선택적 분리과세를 허용하는 게 골자다. 배당소득증대세제의 세제 지원 규모는 270억원으로 파악됐다.
◇기업소득, 가계로 흐르도록..
기업소득환류세제는 최경환 경제팀이 ‘비장의 카드’다. 기업의 돈을 가계로 흐르게 한다는 의미로 최 부총리가 직접 주문한 정책이다. 기업이 사내유보금을 투자, 임금, 배당 형태로 사용하도록 유도해 당기순이익에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이 골자다.
과세 대상이나 방식을 보면 전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독특한 제도다. 미국·일본 등은 사내 과다유보소득에 대해 법인세 추가 과세제도를 운영하지만 기업소득환류세제와 성격이 다르다. “지도에 없는 길을 가겠다”고 한 최 부총리의 발언도 이 제도를 염두에 뒀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예산안 법정시한 1시간 남겨두고 국회, 예산안 처리

국회가 2일 예산안 법정처리 기한 1시간을 앞두고 2015년 새해 예산안을 처리하고 산회했다. 본회의가 법정시한내 처리된 것은 2002년 이후 12년 만이다. 국회 선진화법상 예산안 자동부의 첫해에 좋은 선례를 남긴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9월 정부 예산안이 국회에 제안됐지만 이후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여야가 공방을 벌여 국정감사 일정도 미뤄졌고 겨우 11월에 들어서야 예산안은 본격적으로 심사대에 올랐다.
심사과정은 험난했다.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공방, 담배가격 인상 여부를 놓고 벌어진 세법 개정안 갈등뿐만 아니라 사상 첫 시행된 예산안과 세입부수법안 자동부의제로 여야는 큰 혼란을 겪었다.
여야는 쉽지 않았지만 매듭을 하나씩 풀어냈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법정 기한 준수를 위한 세입부수법안을 결정하면서 협상은 속도를 냈다.
여야는 지난달 28일 누리과정 예산에 대해 정부가 우회지원을 약속했고 담배세 인상을 위한 개별소비세 신설은 소방안전교부세를 정함으로 해법을 찾아내는 등 2일 에산안 처리에 합의했다.
법정기한 하루전인 어제(1일) 밤에는 예산안의 여야 수정동의안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쉽게 마무리 되는 상황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본회의는 세입부수법안에 대한 이견으로 여야의 협상이 길어져 계속 연기됐다. 결국 여야가 오후 3시40분경 세입부수법안 등에 대해 협상을 타결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복병은 상속 및 증여세법 개정안 표결 과정에서 나타났다. 해당 법안에 대한 수정안과 원안이 모두 부결되면서 다급해진 새누리당은 정회를 요청했고 본회의는 1시간 가량 중단됐다.
세입부수법안 처리를 장담했던 새누리당은 큰 혼란에 빠졌고, 곧바로 표단속을 위한 의원총회에 들어갔다. 저녁 9시경 새누리당 의총은 끝났고 본회의는 다시 속개됐다.
13건의 예산 부수법안을 처리한후 예산안 표결에 앞서 야당 의원 4명의 반대토론과 여당의 예산안 협상을 진두지휘했던 이학재 새누리당 예결위 간사의 찬성토론 이후 예산안은 표결에 붙여졌고 찬성 225명, 반대 28인, 기권 20인으로 국회를 통과됐다.
정의화 의장은 표결 직후 "국회가 헌법을 지켰고 ‘비정상의 정치’가 ‘정상의 정치’로 전환되는 역사적 이정표"라며 예산안 처리 의미를 밝혔다.
예산안 표결 이후 본회의에서는 한호주 FTA와 한캐나다 FTA 비준동의안과 4건의 파병연장건등을 처리한후 밤 11시경 예산안 처리 1시간을 앞두고 산회했다.
예산안 첫 자동부의…'선진화법 숙제' 남았다

내년 예산안이 법정 시한(12월2일) 내 처리된 데는 지난 2002년 개정된 국회선진화법(국회법)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예산안 자동부의 조항이 올해 처음 시행되면서 여야 협상을 가속화시키는 촉매가 됐다.
하지만 국회의장이 지정하는 예산부수법안 포함 여부에 따라 여야 협상력이 좌우되고, 상임위 법안 논의가 무력화되는 등 문제점도 많았다. 여야 협상이 성숙되지 않은 가운데 표결에 들어가다 보니 이례적으로 예산부수법안이 본회의에서 부결되는 일도 벌어졌다. 규정을 정확히 몰라 우왕좌왕 하는 일도 벌어지는 등 국회법 조항을 보다 정교하게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전망이다.
◇예산안 조속 처리 일등 공신 =2일 국회법 85조에 따르면 새해 예산안 및 국회의장이 지정한 예산부수법안을 여야가 11월 30일까지 심사를 마치지 못할 경우 본회의에 자동부의된다. 본회의에 일단 상정되면 다수당이 과반 찬성으로 원안이나 수정동의안을 통과시킬 수 있어 여야간 협상이 급물살을 탈 수 밖에 없었다. 여당도 한계가 있었다. 예산부수법안의 경우 수정동안의안 제출 조건이 동일한 이름의 법률안이어야 하고 여야 합의가 없을 경우에는 부의도 법안의 취지 및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어야 한다. 실제로 신용카드 소득공제 연장, 월세 세액공제 법안 등은 여당도 처리를 원하는 법안들이었지만 여야 합의가 없이는 상정을 할 수가 없었다. 서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타협 외에 대안이 없었고, 여론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빠른 합의를 끌어냈다.
◇상임위 논의 무력화..기재부 입김 강화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된 것은 상임위 무력화다. 11월30일까지 여야가 합의하지 않더라도 정부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이 자동부의 되고 그 후에 수정동의안 형태로 상임위를 거치지 않고 얼마든지 내용을 조정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일단 원안을 상정시켜 놓고 여야 원내지도부들의 협상을 통해 모든 이견을 해소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실제로 예산부수법안 소관 상임위인 기획재정위원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안전행정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가운데 산업위를 제외하곤 법안소위가 제대로 가동이 된 곳이 없었다. 상임위에서 법안 논의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 상임위 통과 법안에 대해 자구 심사 등을 맡는 법제사법위원회는 유령과 같은 존재가 됐다. 예산안의 경우 정부의 협상력이 극대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여야가 합의하지 못할 경우 정부의 예산 원안이 통과되기 때문에 국회가 버틸 재간이 없었다.

◇예산부수법안 지정 논란=올해 예산안 협상이 여당에 유리하게 기울기 시작한 것은 정의화 국회의장이 예산부수법안으로 여당이 필요한 담뱃세 관련 법안을 모두 포함시킨 반면, 야당이 주장한 법인세 인상 법안을 제외하면서다. 야당의 주요 협상 카드가 사라지면서 여당과 불리한 싸움을 해야 했다. 게다가 국회의장이 예산정책처의 의견을 들어 정하도록 한 예산부수법안 지정 여부에 대한 논란도 불거졌다. 실제로 담배값 인상 관련 법안 중 지방세인 담배소비세에 대해서는 야당측에서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력히 항의하기도 했다. 예산부수법안에 다른 정책 끼워넣기도 문제가 됐다. 예산부수법안 내에 세입과 관계없는 법안을 함께 끼워넣는 것이다. 별도로 심의가 필요한 사안이 예산부수법안에 포함됐다는 이유로 본회의로 직행하게 되는 셈이다. 실제로 담뱃값 관련 법안인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에 포함된 흡연경고 그림 부착 조항은 논란이 돼 이를 뺀 수정안이 다시 본회의에 제출됐다. 정 의장도 이 문제를 지적하고 대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여야 합의 미성숙…예산부수법안 이례적 부결=자동부의제와 관련한 조항이 처음 시행되다 보니 규정을 잘 몰라 헤매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일단 원안 상정 후 합의를 통해 수정안을 제출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수정안 제출 조건을 모르는 국회의원들도 있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의원은 "여야 간사 합의만으로 수정동의안이 제출되는줄 알았는데 국회법에 따라 30명의 서명을 받아야 해서 부랴부랴 설득에 나섰다"고 전했다.
여야가 예산안 원안과 지정 예산부수법안이 부의된 상태에서 시한부 협상을 하다보니 예산부수법안이 부결되는 일도 벌어졌다. 가업상속 공제를 확대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여야 지도부가 합의해 수정안을 본회의에 제출했지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예산 부수법안이 본회의에서 부결된 사례는 지난 2006년 12월 22일 세법 개정안 부결 이후 처음이다.
예산 넘은 국회, 사자방-공무원연금 '빅딜?'…'정윤회' 가세

`예산 정국'이 끝나고 `빅딜 정국'이 다가오고 있다.
여당은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사자방'(4대강, 해외자원개발, 방위산업 비리) 가운데 일부에 대한 국정조사를 수용할 수 있다며 야당과의 '빅딜'을 위한 군불을 떼고 있다.
그러나 야당은 사자방 국조와 공무원연금 개혁을 맞바꿀 수는 없다는 입장이어서 실제 '빅딜'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정윤회씨 관련 문건 유출 파동까지 터지면서 야당의 손에 '대여 압박 카드'가 하나 쥐어진 점도 변수다.
◇ 여당, 공무원연금 개혁 처리시기 합의만 해도 성과
2일 국회에 따르면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의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우윤근 원내대표는 9일 정기국회 종료 직후 연석회의를 갖고 4자방 국정조사, 공무원연금 개혁 등에 대한 협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달 28일 양당 원내대표의 합의사항이다.
그러나 각 사안에 대한 여야의 셈법은 다르다. 여당은 내심 공무원연금 개혁과 사자방 국정조사를 맞교환 대상으로 보고 있다. 여당 입장에서는 박근혜정부의 최대 과제 가운데 하나인 공무원연금 개혁을 최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하지만, 공무원 사회와 야당의 반발로 관철이 쉽지 않다.
때문에 사자방 가운데 방산 비리 뿐 아니라 4대강 또는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국정조사까지 받아들이는 '고육지책'이라도 쓰겠다는 게 여당의 입장이다. 김무성 대표는 지난 1일 공무원연금 개혁과 사자방 국정조사 '빅딜설'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원래 정치가 딜 아니냐"며 두가지를 연계 처리할 의사를 내비쳤다.
문제는 처리 시기다. 연말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연내 처리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한 여당 관계자는 "연내가 아닌 내년 2월이라도 여야가 처리 시한을 못 박을 수만 있다면 성과가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내년 2월' 또는 '내년 4월' 정도로 여야가 처리 시한을 정하는 방안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다. 다만 새정치연합의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내년 2월로 예정돼 있다는 게 변수다.
◇ 야당 "사회적 합의기구 약속 못 뒤집어"
야당은 공무원연금 개혁을 '빅딜'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무원 사회에서 여당에게 집중되고 있는 비난의 화살을 굳이 나눠서 맞을 필요는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야당의 한 관계자는 "사자방 국정조사가 무산되는 한이 있어도 공무원연금을 여당과의 협상 카드로 쓸 필요는 없다"며 "'빅딜설'은 마음 급한 여당이 만든 시나리오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새정치연합이 이미 공무원노조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기구 구성 전에는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처리할 수 없다고 선언한 상태라는 점도 '빅딜'이 쉽지 않은 이유 가운데 하나다.
야당 관계자는 "사회적 합의기구를 만들겠다는 국민과의 약속까지 뒤집으면서 ‘빅딜’을 할 필요는 없다"며 "굳이 '빅딜'을 하지 않아도 여론상 사자방 국정조사는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정윤회씨와 관련한 문건 유출로 '비선실세' 논란이 불거지면서 연말 정국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당 차원에서 '비선실세 국정농단 진상조사단'를 구성하고, 상설 특검 및 국정조사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우선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며 논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한편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 대한 논의 여야 과정에서 야당이 '개헌' 문제를 '와일드카드'로 꺼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제는 법안 전쟁…내주 곧바로 임시국회

국회가 2일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의결 처리한 가운데 김영란법을 비롯한 쟁점 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본격적인 입법전쟁에 돌입한다. 여야는 1주일 앞으로 다가온 정기국회 종료일까지 법안 처리에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지만 처리심사기한의 물리적 한계를 감안해 12월 임시국회 가능성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2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는 9일 정기국회가 종료되는 대로 임시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연내 처리가 필요한 법안이 산적해 있어 여야 모두 임시국회 소집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야는 임시국회를 통해 세법개정안과 주요 쟁점 법안 심사를 연내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새누리당은 민생안정과 경제활성화 130개 법안을 우선 처리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 가운데는 최우선 처리법안인 공무원연금 개혁안 등 공공부문 3대 개혁법안과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부동산 3법이 포함돼 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가계소득은 늘리고 생활비는 줄이는 법안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위산업) 국정조사와 최대 이슈로 급부상한 ‘정윤회 사건’을 법안심사와 연계처리할지 관심이다.
이날 여야는 예산안과 연계된 예산부수법안 협상과 동시에 상임위별로 상정 법안 처리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농협경제지주 사업에 대해 공정거래법 일부 조항 적용을 배제하는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을 정부 수정안으로 통과시켰고,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원전을 건설할 때 이뤄지는 구매계약과 원자력발전시설 관리업무 등에서 비리가 발생하면 최고 10년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원전비리 방지법을 처리했다.
일부 비쟁점법안은 상임위 문턱을 넘어섰지만 여전히 많은 법안이 국회 상임위서 대기 중이다.
정무위원회는 이날 공직자의 부정청탁을 금지하는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을 두고 논의를 거듭했으나 ‘부정청탁과 예외규정을 모두 법에 명시하자’는 의견에 따라 임시국회서 논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후반기 국회의 ‘뜨거운 감자’인 공무원연금 개혁법안은 안전행정위원회에서 상정조차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당론으로 개정안을 발의하며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새정치연합은 사회적 합의체 구성을 선행조건으로 맞서고 있다.
이날 여야가 배당소득 증대세제 등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이른바 ‘가계소득증대 3대 패키지’에 합의함에 따라 기획재정위원회는 큰 짐을 덜어냈다. 하지만 종교인의 납세 근거를 마련하는 소득세법 개정안과 의료서비스산업 규제 완화 등을 담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쟁점 법안이 여전히 남아있다.
복지위에서는 여전히 ‘담배 불씨’가 남아있다. 담뱃세 인상이 핵심인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은 가격 인상분이 자동부의됨에 따라 논란은 잦아들었지만 비가격정책인 ‘흡연경고 그림 조항 도입’이 제외되면서 의료법 개정안과 함께 쟁점법안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국토위와 법사위는 부동산법이 쟁점이다. 분양가 상한제 탄력적용(주택법),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유예(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법), 재건축 조합원 다주택 공급 허용(도정법) 등을 담은 정부·여당안과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이하 주택임대차보호법) 등의 야당안이 맞서고 있다. 정부·여당안은 국토부 소관 법안이고 야당안은 법사위 안이어서 상임위간 논의가 불가피하다.
누리과정 예산 우회지원 합의로 고비를 넘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교육복지 관련 법안을 놓고 또 한번 격돌한다. 야당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교부율을 상향하는 개정안과 무상급식 의무화 법안을 추진 중인데 정부는 학생수 감소와 법적 근거를 이유로 거부하고 있어 통과 가능성이 낮게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