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2026 국정감사]
2023년 치료조건부 기소유예 처분받은 중국인, 잠적·불법체류 후 필로폰 투약
법무부-복지부-식약처로 삼원화된 관리 체계
박용갑 의원 "마약 사범 치료조건부 기소유예제도 개선해야"

윤석열 정부가 마약 사범 재범 방지를 위해 '치료조건부 기소유예' 제도를 확대했지만 참여자의 재범과 중도 이탈을 관리하는 사후 관리 체계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관리 사각이 확대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중국인 A씨는 2020년 2월 재외동포 비자(F-4)로 입국한 후 2023년 마약 범죄를 저질러 검찰로부터 치료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지만 이후 불법체류를 하다가 지난 3월 필로폰을 투약해 체포됐다.
한국인 B씨는 인천에서 사법-치료-재활 연계 참여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지만 2024년 9월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한국인 C씨 역시 2024년 6월 사법-치료-재활 연계 참여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지만, 다시 재범해 지난해 4~5월 케타민을 투약한 혐의로 처벌받았다.
'치료조건부 기소유예'는 마약류 투약 사범의 기소를 유예하는 대신 중독 정도에 따라 치료와 사회 재활 프로그램을 받도록 하는 제도다. 윤석열 정부는 2023년 시범사업에서 보호관찰 기간 중 단약 유지 등 효과가 확인됐다며 제도를 확대했다.
검찰이 대상자를 의뢰하면 △식약처가 중독 수준을 평가하고 △법무부는 보호관찰 △보건복지부는 치료보호 △식약처는 사회 재활을 맡는다. 문제는 참여자의 재범이나 중도 이탈을 추적하고 대응하는 체계가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법무부와 대검찰청은 2024년 제도 운용 방침을 발표하면서 대상자가 연계 프로그램에 성실히 참여하지 않거나 재범하면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하고 다시 사법절차에 따라 기소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관리에서는 기소유예 처분 인원 등을 집계하는 데 그쳤고, 중도 탈락자와 재범자에 대한 별도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부처별 통계도 일치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는 검찰이 의뢰한 치료보호 기소유예자가 2022년 14명, 2023년 14명, 2024년 23명, 2025년 47명이라고 밝혔다. 반면 법무부 자료에는 2022년 14명, 2023년 36명, 2024년 154명, 2025년 215명으로 적혀있어 통계상 차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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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인프라 활용도도 저조했다. 마약류 중독자 치료 보호기관 32곳 가운데 14곳은 지난해 치료보호 실적이 한 건도 없었다. 치료를 중도에 그만둔 대상자에 대한 관리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 역시 구심점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 식약처는 2022년 11월 사법·치료·재활 연계 모델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부처 간 협업체계 구축, 마약류 중독자 통합정보 관리, 범부처 협력·소통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관련 자료 요청에는 "마약류 중독자 치료 조건부 기소유예 관련 사항은 우리 처 소관이 아니며, 자료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다만 식약처는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에 위탁한 사법·치료·재활 참여 조건부 기소유예 사업의 참여 인원은 별도로 제출했다. 참여자는 2024년 160명, 2025년 192명으로 집계됐으며 지난해 참여자에는 외국인 5명이 포함됐다.
박용갑 의원은 "치료 조건부 기소유예 제도는 법무부 보호관찰제도, 보건복지부 치료보호제도, 식품의약품안전처 사회 재활제도 등으로 삼원화돼 있어 마약류 중독자에 대한 관리가 오히려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마약 사범은 불법 체류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무관용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며 "내국인의 경우 법무부 보호관찰관, 보건복지부 마약류 중독자 치료 보호기관이 치료 여부를 감독할 수 있는 규모로 한정해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