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는 중국
중국의 다양한 사회, 문화, 경제 현상을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분석합니다. 고정관념을 넘어 진짜 중국의 모습을 깊이 있게 전달하는 뉴스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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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품이 싸다는 걸 제대로 실감한 건 2003년 10월 중국 이우에 갔을 때다. 도시 전체가 도매시장인 이우에서 이틀간 온갖 물건을 구경하다가 호기심에 가격을 물어보면 대개 필자가 짐작한 가격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당시 중국에 6개월 넘게 머물었을 때라 물가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됐다고 생각했는데, 물어보는 물건마다 너무 싸길래 무안했던 기억이 난다. 필자가 이 이야기를 꺼내는 건 지난주 지인들과의 모임에서 알리익스프레스가 화제가 됐기 때문이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파는 제품의 가격에 놀랐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제 한국에서도 중국 상품의 가격 경쟁력을 느낄 수 있는 시대가 왔다는 생각이 스쳤다. ━마동석과 1000억을 내세운 알리익스프레스━지난 3월 9일 알리익스프레스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팝업스토어 개막 행사에 참석했다. 당시 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중국 친구와 점심식사를 했는데, 같이 나온 알리바바 직원이 다음날 행사가 있다며 시간이 되면 참석하라고 권했기
중국 반도체 산업을 생각하면 사람들은 "미국 제재로 막다른 길에 몰려 있으며 아직 기술력이 없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D램과 낸드플래시를 대량 구매한다"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 같다. 하지만 팹리스(반도체설계), 파운드리(반도체수탁생산), 후공정(팩키징·테스트)으로 연결되는 반도체 밸류체인에서 중국이 우리나라를 월등히 앞서가는 분야가 있다. 바로 팹리스다. 얼마 전 국내 최초의 팹리스 유니콘으로 각광받던 파두의 2분기 매출이 59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뻥튀기 상장' 논란이 불거졌다. 파두의 시가총액은 약 1조원으로 LX세미콘(시총 1조5100억원)에 이어 상장 팹리스 기업 중 2위다. 중국 팹리스 기업 규모는 파두와 비교도 되지 않는다. 매출은 나중에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중국 팹리스 기업 중 원화로 계산한 시가총액이 10조원 이상인 기업만 7곳에 달한다. 중국은 파운드리 분야는 미국의 제재로 반도체 제조장비 도입이 어려워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팹리스 기반
지난 15일(미국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1년 만에 이뤄진 양국 정상 회담이 미중 갈등 완화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미중 갈등이 빠르게 해빙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내년 1월에는 대만 대선이 예정돼 있다. 현재 지지율 1위를 지키고 있는 독립 성향인 집권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되면 양안(중국과 대만) 간의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11월 대선을 치르는 미국도 대선을 앞두고 한 해 내내 공화당과 민주당 후보의 중국 때리기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1일자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은 얼마나 무서운가?(How scary is China?)"라는 스페셜 리포트를 통해, 미국이 중국의 강점만 보고 지레 겁먹을 게 아니라 약점도 정확하게 봐야 한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약점 중 가장 덜 알려진 것은 역설적이게도 외부 세계가 두려워하는 인민해방군(PLA·People's Liberation
중국 경제가 가장 빠르게 성장한 건 2000년대 중반이다. 당시 원자바오 총리는 연 8% 성장 유지를 뜻하는 '바오빠(保八)'를 입에 달고 살았지만, 매년 성장률은 8%를 훌쩍 넘어섰다. 당시 중국에서 생활하던 필자는 TV에서 원 총리가 바오빠를 말하는 걸 볼 때마다 어차피 성장률은 10%를 넘을 텐데, 왜 8%를 계속 강조하는지 의아해했던 기억이 난다. 2007년에는 중국 경제가 14.2% 성장하는 등 과열양상을 보였다. 당시 중국은 막대한 무역흑자와 외국인직접투자(FDI)로 매년 외환보유고가 3000억달러 넘게 증가하는 등 눈부신 성장을 구가했다. 중국공산당과 중국인이 맺은 암묵적인 사회계약도 순조롭게 굴러갔다. 지난 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중국 사회계약의 붕괴'(The breakdown of China's social contract)라는 기획기사에서 "중국인들이 미래에 번영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면 정치에 끼어들지 않을 것이며 민감한 의견을 표명하지도 않을 것
전 세계 중앙은행이 금 매입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중국 인민은행이 올해 금 매입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분기 전 세계 중앙은행은 분기 기준 역대 세 번째로 많은 337t(톤)의 금을 사들이며 금 보유량을 계속 늘렸다. 올 들어 9월까지 전 세계 중앙은행이 매입한 금은 800t에 달한다. 작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대 규모다. 터키, 인도, 폴란드, 우즈베키스탄 중앙은행이 적극적으로 금을 매입했지만,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왕성한 식욕을 뛰어넘지는 못했다. 올해 1~9월 인민은행은 181t의 금을 사들였다. 그런데 인민은행은 금 보유량을 늘린 반면, 미국 국채는 줄이고 있다. 2018년 이후 감소한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규모만 약 4000억달러에 달한다. 거꾸로 가는 중국의 금과 미국 국채 보유를 살펴보자. ━2192t의 금을 보유한 중국━중국이 본격적으로 금 매입에 나선 건 작년 말이다. 지난해 11월 인민은행이 38개월 만에 금을 다시 매입하
대만하면 생각나는 건, 지난 90년대 말 필자와 언어교환을 하던 대만 유학생이다. 성균관대에서 한국어를 배우던 그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주고 대신 중국어를 배우면서 대만에 호기심을 가졌던 기억이 난다. 당시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한국과 대만이 단교하면서 대만은 우리에게서 점점 멀어져가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대만 침공설을 둘러싼 미중 갈등에서 볼 수 있듯이 대만은 글로벌 지정학에서 빠뜨릴 수 없는 키워드가 됐다. 또한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에서 삼성전자가 TSMC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우리가 대만을 알아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 또한 시진핑 중국 주석은 2027년까지 대만 침공을 위한 준비를 마치라고 인민해방군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침공 준비를 완료했다고 해서 반드시 침공하는 건 아니지만, 만일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충돌이 예상되는 등 엄청난 파장이 예상되며 한국 역시 이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이처럼 지정학적으로 주목받는 대만에서 내년 1
올해 글로벌 주요 증시 중 수익률 꼴등은 홍콩증시다. 올들어 미국 나스닥 시장이 29% 상승하고 일본 닛케이지수가 25% 오르는 동안, 홍콩 항셍지수는 오히려 12% 하락했다. 반면 비구이위안, 헝다 등 부동산개발업체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중국 증시는 의외로 잘 버티고 있다. 올해 상하이지수의 하락폭은 2%가 채 되지 않는다. 경기 둔화와 부동산 침체로 올해 성장률 목표(약 5%) 달성이 위태로운 중국 증시는 3000선대 중반에서 지지되고 있는데, 왜 홍콩증시만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는 걸까. 특히 알리바바·텐센트 등 중국 인터넷 기업이 주로 포함된 항셍테크지수는 2021년 기록한 최고치 대비 3분의 1토막으로 떨어지는 등 초토화됐다. 국내에서도 홍콩 항셍테크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한 투자자가 적잖게 있지만, 지금은 끝없는 하락에 자포자기한 상태다. 왜 홍콩증시는 수익률 꼴등을 기록할 수밖에 없었는지 살펴보자. ━ 中경기둔화와 美금
중국 배터리와 전기차 산업이 전 세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그동안 중국 경제 성장을 견인해왔던 부동산 시장이 급강하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CATL, BYD로 대표되는 신성장 산업이 빈 자리를 빠르게 채우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일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 가격이 유럽차에 비해 너무 낮다며 보조금 조사를 시작한 것도 중국 전기차 산업의 가격 경쟁력을 간접적으로 증명했다고 볼 수 있다. 중국 1위 전기차 BYD는 불과 10만위안(1800만원)에 소형 SUV 전기차 '위안(元) 프로'를 팔 정도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BYD는 고무(타이어)와 유리를 빼고는 배터리에서 완성차 생산까지 수직계열화를 완성한 업체다. 중국 배터리와 전기차는 우리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지난달 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테슬라의 모델 Y는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4206대 팔리며 국내 수입 전기차 판매 1위에 올랐다. 같은 달 KG모빌리티는
최근 미중 기술 경쟁에서 가장 큰 이슈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3년 만에 출시한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다. 미국의 반도체 제재에도 중국 파운드리업체 SMIC가 7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에서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기린9000S'를 생산한 사실이 화제가 됐다. 올들어 일본, 네덜란드가 미국 주도의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에 동참하면서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암초에 부딪힌 상황이었기 때문에 '기린9000S'는 더 큰 충격을 던졌다. 그런데, 올해 상반기 중국 상장 반도체기업 실적을 살펴보면 실적이 가장 크게 호전된 기업은 대체로 반도체 장비업체들이다. 미국 제재로 중국이 어쩔 수 없이 반도체 장비 자급화를 서두르게 된 영향이 커 보인다. 중국 최대 메모리반도체 회사 양쯔메모리(YMTC)는 무협지를 연상시키는 '무당산(武當山)' 프로젝트를 통해, 반도체장비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3000억위안(54조원) 규모에 달하는 '국가반도체산업 투자펀드(
중국 신문을 보면 국유기업, 민영기업이라는 표현이 한국 신문의 대기업, 중소기업이라는 말만큼 자주 눈에 띈다. 우리 말로는 공기업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국유기업의 비중이 중국에서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중국은 포항제철(포스코), 한국통신(KT), 한국담배인삼공사(KT&G) 등이 민영화하기 이전 단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중국에는 정유, 통신, 철강, 은행업 등 정부 독점산업의 국유기업 영향력이 막대하다. 하지만 민영기업 중에도 제법 영향력이 큰 기업들이 있다. 지난 9월 12일 중국 전국공상업연합회가 '2023년 중국 500대 민영기업 리스트'를 발표했다. 이 협회는 매년 세계 500대 기업을 발표하는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과 같이 매출액 기준으로 중국 500대 민영기업을 선정했다. 지난해 중국 500대 민영기업의 매출액 합계는 39조8300억위안(7169조원), 총자산 합계는 46조3100억위안(8336조원)을 기록했으며 이들의 전체 당기순이익도 1조64
14억 인구를 가진 세계 1위 인구대국이자 평균 연령이 28세에 불과한 인도가 주목받고 있다. 인도 경제는 2022/23 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에 7.2% 성장했으며 올해 2분기(4~6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하는 등 역동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기 둔화와 부동산 시장 침체로 5% 안팎의 성장률 목표도 달성 여부가 불확실한 중국과는 딴판이다. 이런 인도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에 이은 2위다. 지난해에만 1억5160만대에 달하는 스마트폰이 팔렸다. 인도에서 삼성 갤럭시가 지난 2018년 샤오미에게 빼앗긴 1위 자리를 되찾고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 갤럭시의 점유율이 0%대인 사실과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을 살펴보자. ━'메이크인 인디아' 추진 이후 인도산 스마트폰 비중 98%로 상승━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인도 진출을 본격화한 건 2014년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14년 취임 후 제
중국 지방정부 융자플랫폼(LGFV·local government financing vehicles) 부채가 중국 부채 문제의 뇌관으로 부상했다. LGFV 부채가 급증하기 시작한 계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다. 당시 후진타오 정부는 경기가 침체되자 성장률 8%를 달성하기 위해, 4조위안(720조원)의 초대형 경기 부양책을 내놓았다. 그런데 4조위안 중 1조1800억위안(212조원, 30%)은 중앙정부가 내놓았지만, 나머지 2조8200억위안(508조원, 70%)은 민간과 지방정부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이때 지방정부가 인프라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적극 활용한 창구가 바로 LGFV다. 지방정부가 채권을 직접 발행할 수 없기 때문에 LGFV라는 특수법인을 만들어 채권을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한 것이다. 그런데, 2009년부터 늘어나기 시작한 LGFV 부채가 계속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중국 부채 문제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UBS의 왕타오 중국 수석 이코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