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는 중국
중국의 다양한 사회, 문화, 경제 현상을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분석합니다. 고정관념을 넘어 진짜 중국의 모습을 깊이 있게 전달하는 뉴스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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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2010년대 초 필자가 상하이에서 알게 된 중국 변호사도 그 중 한 명이다. 당시 그는 중국에서 이슈가 되는 인권 문제가 터질 때마다 변호에 나서면서 중국 지식인 사이에서 꽤 유명해진 인물이었다. 한 번은 그와의 인연으로 중국 변호사들의 저녁 자리에 갔다가 '중국의 민주화' 가능성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당황했던 적이 있다. 아마 1980년 광주항쟁과 1987년 6월 항쟁 등 한국의 민주화 과정을 잘 알고 있기에 던진 질문이었던 것 같다. 중국도 한국처럼 변할 것이라는 대답을 듣고 싶어하는 것 같았지만, 필자는 말을 돌리다가 결국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그런데 10여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후진타오 전 주석 시절(2003~2013년)은 지금보다 개방적이고 자유롭던, 정말 좋은 시절이었다. 필자가 중국에서 지낸 기간(2003~2014년)도 거의 후진타오와 겹친다. 2013년 3월 시진핑 주석이 취
14억 인구를 가진 중국이 가장 골머리를 썩히고 있는 문제는 뭘까. 미중 경쟁? 우주 개척? 그런 거창한 문제보다 중국이 더 걱정하는 건 저출산·고령화다. 옛날에는 인구가 늘어서 걱정이었는데, 지금은 인구가 줄기 시작해서 걱정이다. 한국과 중국은 정치 체제도 다르고 경제 시스템도 차이가 있지만, 두 나라 모두 저출산 문제는 어느 나라보다 심각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은 세계에서 합계 출산율이 가장 낮고(0.78명), 중국도 저출산 추세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출산율이 1.3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특히 중국은 61년 만에 처음으로 인구가 줄면서 인구 감소 문제가 현실화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인구가 14억1175만명으로 전년보다 85만명이 줄었다고 밝혔다. 지난 4월에는 유엔이 올해 중반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세계 인구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세계 1위 인구대국 자리도 인도에게 빼앗겼다. 여전히 14억명이 넘는 인구 대국이지만, 중국이 인구 문제 때문에
세계 1위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 엔비디아(NVIDIA)의 시가총액이 1조달러에 이르며 젠슨 황(60) 엔비디아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지난 27일 젠슨 황이 국립 대만대 졸업 축사를 하고 대만 최대 IT전시회에서 키노트 발표를 하면서 대만에 젠슨 황 바람이 불었다. ━글로벌 시총 6위로 부상한 엔비디아━엔비디아 주가가 급등한 건 지난해 11월 챗GPT 등장 이후 AI 열풍이 불면서 GPU 수요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엔비디아가 1분기 매출액이 월가 전망치(65억2000만달러)를 웃도는 71억9000만달러라고 밝히자 주가가 급등했는데, 2분기 매출은 11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회사는 전망했다. 지난달 30일 기준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9920억달러로 글로벌 시가총액 6위다. 장중에는 1조달러를 돌파했다. 엔비디아보다 시총이 큰 종목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사우디아람코, 알파벳, 아마존밖에 없다. 엔비디아가 급등하자 엔비디아의 G
마오쩌둥,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 시진핑 등 중국 1~5세대 최고 지도자를 모두 만난 유일한 외국인이 있다. 바로 헨리 키신저(100) 전 미국 국무장관이다. 키신저는 어떤 인물일까. 그는 1923년 독일에서 태어났으나 히틀러의 유대인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이주했으며 하버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딴 후 같은 대학 정치학교수로 재직했다. 키신저는 1971년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닉슨과 마오쩌둥의 미중 정상회담을 막후 조율하는 등 중국과도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 ━키신저의 중국이야기 ━20세기 최고의 외교관으로 불리는 키신저는 19세기 유럽사를 전공한 학자로도 유명하다. 1994년 키신저가 쓴 '디플로머시(Diplomacy)'는 국제정치학계에서 지금도 바이블로 통한다. 912페이지 분량의 책에서 키신저는 17세기 유럽사에서 시작해서 냉전종식까지 다루면서 '세력 균형(balance of power)'과 '현실정치(Realpolitik)'를 설명하고 있다. 자국 이익
올해 중국이 세계 자동차 수출국 1위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난주 중국 언론들은 올해 1분기 중국 자동차 수출대수가 107만대로 일본(95만4000대)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다고 앞다퉈 보도했다. 1998년 겨울 중국에서 처음 자동차를 타면서 경악했던 필자 입장에서는 지난 25년간 중국의 변화가 놀라울 따름이다. 그때 베이징에서 빵차라고 불리는 소형 승합차를 타고 퀘퀘한 매연 냄새를 맡으면서 필자는 중국에 온 걸 실감했다. 그런데, 그때 빵차를 만들던 중국 자동차 회사가 생산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현대차의 투싼을 중국시장에서 밀어냈고 이제 전 세계로 자동차를 쏟아내기 시작한 것이다. 제조업 대국으로 부상하는 데 성공한 중국이 어느새 제조업 강국으로 변모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는 전동화 추세와 맞물려 로컬 브랜드의 점유율이 급증하며 토요타·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의 점유율이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특히 한때 10%
원래 우리가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하면 떠올리는 건 값싸고 품질 나쁜, 그야말로 싼 맛에 사는 제품이었다. 나중에 '대륙의 실수'로 불리는 샤오미가 나오고 나서 중국산 제품이 가성비는 괜찮다는 인식이 커졌다. 그런데 최근 '메이드 인 차이나'가 한 단계 더 도약하고 있다. 인민일보, 중국중앙(CC)TV 등 중국 관영언론이 중국의 주력 수출품목이 '의류·가구·가전'에서 '전기차·리튬배터리·태양전지'로 바뀌었다고 보도하는 일이 부쩍 잦아졌다. 이른바 '신싼양(新三樣·새로운 3가지 품목)'이다. 특히 3가지 품목이 모두 친환경·저탄소 분야의 제품이라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중국의 수출 효자품목으로 부상한 '전기차, 리튬배터리, 태양전지'━지난해 중국의 전기차 수출금액은 133.2%, 리튬이온 배터리는 86.7%, 태양전지는 67.8% 급증하면서 이들이 수출 효자품목으로 부상했다. 올해 1분기에도 세 품목의 합계 수출 증가율은 66.9%를 기록하며 전체 수출 증가
"중국의 WTO(세계무역기구) 가입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하나요?" 2000년 초 필자가 면접을 볼 때, 국내 자동차 대기업의 임원이 던진 질문이다. 당시 중국은 1999년 11월 미국과의 WTO 가입 협상을 타결한 후 WTO 정식 가입을 준비하고 있던 차였다. 그때 필자가 뭐라고 대답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중국의 WTO 가입이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는 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다. 중국은 2001년 WTO에 정식 가입한 후 국제 분업구조에 본격적으로 편입했으며 지난 20여년간 한국이 중간재를 중국에 수출하고 중국이 완제품을 전 세계에 수출하는 구조에서 한국도 막대한 수혜를 누렸다. 그동안 순탄치 않은 환경에서도 양국관계를 지탱해올 수 있었던 건 한국이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대외정책 기조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미경미(안보도 미국, 경제도 미국)' 행보가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을 계기로 완전히 굳어지는 분위
2018년 미중 무역전쟁 발발 이후 중국이 보유한 미국채는 항상 관심의 대상이다. 만약 중국이 미국채를 한꺼번에 던져버리면 미국채 가격이 급락해서 미국 금융시장을 혼돈에 빠뜨릴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최근 중국이 보유한 미국채 규모가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중국의 의도는 뭘까?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도 중요하다.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러시아를 국제결제시스템인 '스위프트(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에서 축출했다.이후 중국과 러시아간 무역규모가 급증하고 양국간 위안화 무역결제가 증가했다. 중국은 러시아로부터 원유 등 에너지를 수입해야 하고 러시아는 다국적기업 철수로 내구재 등 공산품 공급처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차, 폭스바겐 등 외국 자동차업체가 러시아 공장 가동을 중단한 후 생긴 빈 자리도 중국 자동차 업체가 메웠다. 중국과 러시아의 무역결제에서 주로 사용되는 건 위안화다. 아무래도 루블화보다는 위안화의 안정성이 높
'중국산(Made in China)' 제품하면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건 싸구려, 짝퉁 등 부정적인 이미지다. 그런데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메이드인 차이나가 바뀌고 있다. 얼마 전 중국 정부에서 수출입을 총괄하는 리싱치엔 상무부 대외무역국장이 지난해 '전(電), 광(光), 리(리튬·Li)' 3가지 품목이 중국의 첨단기술과 고부가가치를 대표하는 수출 효자 품목으로 부상했다고 말한 바 있다. '전광리'는 전기차, 태양광 제품, 리튬 배터리를 뜻한다. 마늘, 고춧가루를 수출하던 중국의 수출 품목이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512억달러를 수출한 중국 태양광 산업━중국태양광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태양광 제품(웨이퍼, 셀, 모듈) 수출금액은 사상 최고치인 512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80.3% 급증한 수치다. 이중 웨이퍼 수출금액이 50억7400만달러, 셀(태양전지) 수출금액이 38억15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모듈 수출금액은 전체 수출금액의 80
지난해 애플은 중국 YMTC(양쯔메모리)의 낸드플래시를 구매하려 했으나 미국 정부의 YMTC 제재로 결국 구매를 포기했다. 세계 파운드리 점유율 5위 SMIC는 중국에서 유일하게 14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에서 반도체를 양산하지만, 7나노 등 첨단 미세공정에는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모두 미국의 제재 영향이다. 지난해 10월 미국 상무부는 △18나노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6/14나노 이하 시스템 반도체 생산 장비의 중국 수출을 통제한다고 밝히며 중국 반도체 산업 고사작전에 나섰다. 중국의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산업과 파운드리를 모조리 틀어막기 위한 조치다. 그런데, 메모리와 파운드리에서 맥을 못 추는 중국이 한국보다도 강한 분야가 있다. 바로 팹리스(반도체 설계)다. 2021년 세계 팹리스 시장을 살펴보면 미국이 점유율 68%로 1위를 차지했으며 대만이 점유율 21%로 그 뒤를 쫓았다. 3위는 놀랍게도 중국(9%)이다. 한국은 불과 1%를
정말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까? 대만 사람들이 가장 걱정하겠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문제다. 만약 중국이 대만을 침공한다면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 전체가 극심한 혼란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1950년에도 한국과 대만의 운명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다. 그해 1월 애치슨 미국 국무장관이 태평양 지역 미국 방위선(애치슨 라인)에서 한국과 대만을 제외하자 마오쩌둥은 대만 해협을 건너가 내전을 종식시킬 준비를 시작했다. 풍전등화 같은 대만의 운명을 바꾼 건 한국전쟁이다.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 공산군이 38선을 넘어오자, 미국은 한국에 미군을 파병하는 동시에 제7함대를 대만해협에 배치했고 마오쩌둥은 대만 통일의 꿈을 접어야 했다. 지금도 대만의 운명에는 미국이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에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자 중국은 대만 상공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미국도 차단할 수 있다니,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세상이 정말 변한 것 같다!" 얼마 전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wechat)에 중국 지인이 미국의 '틱톡' 금지 움직임에 대해 쓴 문장이다. 옛날 기억을 떠올려보니 정말 세상이 변했다는 게 느껴졌다. 2000년대 후반 무렵 중국 정부가 페이스북·유튜브의 영향력이 무서워 접속을 차단했는데, 10여년이 지난 2023년 상황이 정반대로 바뀐 것이다. 지난 23일에는 미국 의회가 중국 숏폼 콘텐츠 플랫폼 '틱톡(TikTok)' 퇴출을 위해, 추 쇼우즈 틱톡 최고경영자(CEO)를 불러들여 5시간 동안 몰아붙였다. 필요한 절차를 밟는 미국 방식이 일언반구도 없이 접속을 차단하는 중국보다 세련되긴 했지만, 상대에 대한 두려움은 비슷한 것 같다. 2008년부터 시작된 중국의 미국 인터넷 서비스 차단은 정치적인 영향력을 우려한 탓으로 보이지만, 경제적으로도 중국 인터넷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당시 페이스북은 2008년과 2009년 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