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는 중국
중국의 다양한 사회, 문화, 경제 현상을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분석합니다. 고정관념을 넘어 진짜 중국의 모습을 깊이 있게 전달하는 뉴스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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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억톤이 넘는 철강을 생산하며 전 세계 철강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나라가 있다. 어딜까. 당연히 중국이다. 최근 유럽연합(EU)·미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때리기 시작하면서 전기차·배터리·태양광 등 중국 신성장 산업의 공급과잉에 관심이 쏠렸지만, 중국발 공급과잉의 원조는 철강이다. 철강 산업은 중국 정부가 무분별한 확장을 막기 위해 주기적으로 구조조정을 시도했지만, 목표한 만큼 생산량을 줄이는 데 실패했다. 최근 부동산 침체로 국내 철강 수요가 줄자 중국이 생산 감축과 수출 확대에 나서면서 철광석 가격은 급락하고 국제 철강가격이 하락하면서 전 세계적인 파장이 커지고 있다. 값싼 중국산 철강재 수입이 증가하자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체의 영업이익도 반 토막 났다. ━ 10억톤이 넘는 중국 철강 생산량━세계 철강산업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압도적이다.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작년 세계 1위 철강 생산국은 10억1900만t을 생산한 중국이다. 중국 혼자서
미국이 최대 강도로 중국을 제재하고 있는 산업은 반도체다. 미국이 내놓은 대중 반도체 제재 조치는 정말 끝이 없다. 화웨이는 2019년 미국 상무부가 거래제한 리스트에 올리면서 대만 TSMC와의 거래가 중단됐고, 세계 1위 삼성전자를 위협하던 스마트폰 사업을 몇 년간 접다시피 했다. 미국 상무부는 2022년 10월에는 △18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6/14나노 이하 시스템 반도체 생산 장비의 중국 수출을 통제한다고 밝히면서 대중 반도체 제재를 본격화했다. 같은 해 미중 양국의 AI 개발 경쟁이 가속화되자 미국은 인민해방군이 사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H100 등 엔비디아 AI 칩의 중국 수출을 막았으며 엔비디아는 사양을 낮춘 중국 전용 AI칩을 만들어 중국에 수출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첨단반도체 개발이 어려워진 중국이 미국의 제재에서 제외된 구형(레거시) 반도체 생산에 집중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리자, 지난 5월 미국은 중국산 레거시
올해도 중국 기업은 미국 기업의 벽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미국 경제지 포춘(Fortune)이 발표한 글로벌 500대 기업에서 미국(139개)이 중국(128개)을 제치고 순위 내 기업 수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미국이 3년 만에 1위를 되찾은 데 이어 2년 연속 1위를 기록한 것이다. 미국 기업들은 매출액, 순이익 등 경영지표에서도 성장세가 둔화한 중국 기업들을 앞질렀다. 대신 중국은 자동차 관련 산업에서 10개사가 글로벌 500대 기업에 진입하는 등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활약이 돋보였다. 중국 첨단 기술을 대표하는 화웨이는 103위를 기록했으며, 해외 직구 붐을 불러일으킨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테무의 모회사 핀둬둬도 처음 500대 기업에 진입했다. ━상위 10위 기업 중 미국이 6곳, 중국은 3곳…중국은 국유기업이 독차지 ━올해 글로벌 500대 기업의 매출액 합계는 약 41조달러로 전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3분의 1을 차지할 만큼 영향력이 컸다. 작년과 비교하면
2010년대 초반 중국 상하이의 스마트폰 매장에서 한 중국인 모녀의 대화를 우연히 엿들은 적이 있다. 50대 모친이 갤럭시 노트2가 마음에 드는 듯 딸에게 가격을 물었다. 딸이 가격이 5000위안(약 90만원)이 넘는다고 답하자 "그래봤자 스마트폰인데 5000위안이나 주고 살 필요가 있냐"는 내용이었다. 삼성전자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2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던 때였다. 그 후 샤오미,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저렴한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스마트폰 보급률이 급상승하는 동안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하락세를 이어가다 1%대로 내려왔다.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에 관심이 많은 중국 소비자와 저렴한 가격에 쓸 만한 제품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의 경쟁력을 잘 나타내는 사례다. 그동안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 잘 버티고 있었는데,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아이폰도 위태로워졌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 스마트폰이 1억4000만대 팔릴 정도로 방대한 중국 시장의 규모
중국은 우리나라와 전혀 다르게 느껴지지만, 사실 비슷한 면도 많다. 낮아지는 출산율, 사교육 부담, 노후 걱정 등이 그렇다. 최근 중국도 이차전지, 전기차, 반도체, 로봇산업 등 첨단 제조업이 발전하면서 공대 출신은 취업률과 연봉이 상승한 반면 문과 출신은 갈수록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워지는 등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 현상이 나타났다. 중국의 '문송합니다' 현상은 우리보다 심하면 심하지 덜하지 않다. 막대한 대학 졸업자 수와 첨단 기술에 대한 정책 드라이브의 영향이다. 우리나라에서처럼 청년 실업률은 중국에도 골칫거리인데, 급증한 대졸자에게 쓸 만한 일자리를 제공해주는 일이 중국 정부의 최대 과제 중 하나가 됐다 지금 대학을 졸업하는 중국 청년층은 2000년대 초반 열악한 근로 환경에서 저임금을 감내하던 농민공(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한 노동자)과는 전혀 다르다. 이들은 관리직, 사무직 등 '화이트칼라'가 되길 원하며 맘에 드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 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지난 5월초 방문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길을 걷다 윙윙거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구글의 로보택시 웨이모(Waymo)가 보였다. 차 측면의 센서가 빠르게 돌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역시 미국이 첨단기술의 본산이라는 생각을 한 기억이 난다. 그런데 7월 들어 중국 우한의 로보택시 뤄보콰이파오(아폴로 고)가 화제가 되기 시작하더니 중국 전역이 로보택시 때문에 난리다. 중국 증시는 로보택시 테마주가 부상하며 진장온라인이 7월 17일까지 7일 연속 상한가(+10%)를 기록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 줄줄이 올라오는 로보택시 체험 영상을 보면서 이전의 중국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율주행은 미국과 중국이 가장 앞서 나간다. 테슬라는 오는 8월 8일 자체 자율주행 기술인 FSD(Full Self-driving)가 적용된 로보택시를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이를 10월로 연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의 자율주행 행보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선전시는 이달 중 자율주행 버스 운행을 시작하며 연내 20
작년 초 중국에서 '신싼양(新三樣·새로운 3가지 품목)'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2000년 대 초반 '메이드 인 차이나' 하면 싸구려 양말, 봉제 인형을 떠올렸지만, 이제 전기차·배터리·태양광 제품이 새로운 수출 품목으로 부상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인민일보 등 중국 관영언론이 '신싼양'을 언급하는 일이 부쩍 늘어난 지 얼마 안돼 전 세계에서 전기차·배터리·태양광 제품은 중국발 공급과잉의 대명사가 됐다. 그 뒤는 우리가 익히 아는 바다.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 관세를 25%에서 100%로, 태양전지는 25%에서 50%로, 리튬 배터리는 7.5%에서 25%로 인상했고 유럽연합(EU)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최대 37.6%의 잠정 상계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건 중국의 자급률이 높아지거나 수출이 급증하는 품목은 나머지 국가들에게는 공급과잉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 중국에서는 '공급과잉(oversupply)'이라는 표현보다 '과잉생산(overc
#약혼녀의 거듭된 재촉으로 왕커는 쇼핑몰에 있는 전기차 매장 근무를 그만뒀다. 왕커는 "쇼핑몰 내 매장의 방문 고객수는 일반 자동차 대리점의 10배가 넘는다. 게다가 회사의 요구도 많아 업무 강도가 높다. 동료들과 우리는 '소모품'이라고 농담하는데 저녁 10시 전에 퇴근한 적이 거의 없다"고 토로했다. #중국 상하이 인근 지역에서 자동차 영업을 관리하는 장허는 요즘 밤 11시까지 일하는 게 다반사다. 심할 때는 밤 11시 30분에 회의를 시작해서 새벽 1시 넘어 회의가 끝나는데 다음날 8시 30분에 다시 회의를 이어간다. 만약 아침 회의에 발표할 자료가 있으면 3~4시간밖에 눈 붙일 시간이 없다. 몇 년 전부터 중국에서 유행하기 시작된 '네이쥐안(內卷·무한경쟁을 일컫는 신조어)'이 중국 자동차 업계를 표현하는 대명사가 됐다. 전동화 전환과 맞물려 중국 자동차 산업이 무한 경쟁에 진입하면서 전체 자동차 회사가 피말리는 경쟁을 벌이는 것이다. 중국 자동차 업계의 변화도 크다. 판매 채널
중국 바이주(白酒) 마오타이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다. 2008년 중국 베이징대에서 MBA 과정을 밟을 때, 중국 최대 증권사 중신증권의 쉬강 전무이사가 강연을 한다길래 가본 적이 있다. 그는 향후 중국 경제가 계속 성장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마오타이를 마시겠냐며 마오타이가 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당시 중국 상하이증시가 6124포인트를 찍고 급락하던 시절이라 코웃음 치고 말았지만, 쉬강 이사의 말은 사실이 됐다. 마오타이 주가는 2012년 11월 시진핑이 중국 공산당 총서기로 취임한 후 반부패 사정 정책을 펼치자 다음 해 100위안대까지 하락했지만 곧 상승 전환했다. 이후 마오타이 주가는 2021년 초 2600위안까지 20배 넘게 상승하면서 한때 시가총액 3조위안(약 570조원)을 돌파했다. 쉬강 이사의 말처럼 중국 경제가 계속 성장할 뿐 아니라 부동산 가격이 줄곧 오르면서 중국인이 너 나 할 것 없이 마오타이를 즐겼기 때문이다. 심지어 중국인들은
중국 네티즌들이 가장 싫어하는 중국 인터넷 기업은 어딜까. 바로 중국 최대 검색업체 바이두다. 바이두에서 검색하면 검색결과 첫 페이지뿐 아니라 둘째 페이지까지 광고 아니면 바이두가 제공하는 콘텐츠로 도배된다. 찾고 싶은 정보는 눈을 부릅떠야 겨우 한두 개 보일까 말까다. 바이두 말고는 쓸 만한 검색 서비스도 없다. 중국에서 구글은 접속 자체가 불가능하다. 2010년 초만 해도 구글은 중국에서 검색 서비스를 제공했다. 당시 중국에 있던 필자도 바이두와 구글을 모두 이용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2010년 3월 구글이 중국에서 검색서비스를 중단했다. 중국 정부의 검열과 감시 활동으로 인터넷 언론자유가 크게 훼손됐다는 게 이유였다. 구글의 데이비드 드루먼드 수석 법률 자문은 "구글차이나의 검색 결과에 대한 검열을 더 이상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때는 구글의 결정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이해가 간다. 2012년말 시진핑 주석이 취임하고 2018년 장기집권을 본격화한 이후 중국
지난 7일 중국 선전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배터리업체 CATL과 고션 하이테크 주가가 느닷없이 급락했다. 미국 공화당 일부 의원들이 바이든 행정부에 서한을 보내 양 사의 협력업체가 중국 신장지역의 강제노동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수입금지를 촉구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2022년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을 제정해, 중국 신장 지역의 무슬림 소수민족인 위구르 자치구에서 일부라도 생산된 상품은 강제 노동의 산물로 간주해 미국 내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앞다퉈 단독 또는 합작 방식으로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는 반면 중국 배터리업체가 미국 진출에 소극적인 것도 제재에 따른 우려 때문이었다. CATL은 지난해 2월 미국 포드사와 미시간주에 합작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지만, 포드가 35억달러 전액을 투자해 100% 지분을 갖고 CATL은 기술 라이선스 방식으로 출자하는 방식이었다. 북미산 부품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한
지난 주말 해외직구 정보를 나누는 한 네이버 카페에서 난리가 났다. 중국 상반기 최대 쇼핑 축제인 '618 쇼핑 페스티벌'을 앞두고 1일부터 중국 알리바바의 해외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가 할인 코드를 대규모로 뿌렸기 때문이다. 마침 필자도 샤오미가 출시한 중저가폰 포코(Poco) F6 Pro를 사려던 참이라 카페 게시판을 지켜봤다. 그런데 한 네티즌이 알리바바 산하의 중국 오픈마켓 타오바오에 올라온 제품 가격을 올렸는데, 알리익스프레스 가격보다 10만원 넘게 싸길래 타오바오에 접속했다. 타오바오는 2010년대 필자가 중국에서 생활할 때 자주 사용하던 중국 온라인 쇼핑몰이다. 한국으로 돌아오고 나서는 접속할 일이 없었는데, 알고 보니 한국 주소로도 해외 배송이 가능했다. 게다가 배송비는 21.5위안(약 4050원)다. 통상적인 국내 배송비 3000원보다 겨우 1000원 비싼 가격이다. ━알리보다 10만원 싼 타오바오의 스마트폰━필자가 가장 먼저 구매한 제품은 샤오미의 포코 F6 P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