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는 중국
중국의 다양한 사회, 문화, 경제 현상을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분석합니다. 고정관념을 넘어 진짜 중국의 모습을 깊이 있게 전달하는 뉴스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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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볼보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전동화 속도를 늦추는 반면 중국만 나홀로 전동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7월 중국 승용차 시장의 전기차 비중이 처음 50%를 넘은 이후 8월에는 전기차 비중이 더 높아졌다. 중국에서 전기차 대중화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낡은 제품을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이구환신'(以舊換新) 정책이 대표적인데, 전기차를 구매하면 내연차보다 보조금을 30% 이상 많이 주면서 전동화 전환을 밀고 있다. 중국 로컬 브랜드는 이미 승용차 판매 4대 중 3대가 전기차다. 전기차에서 뒤처지면 바로 도태된다는 얘기다. 글로벌 주요 시장 중 가장 빠른 전동화에 한때 중국 시장을 호령하던 폭스바겐, 벤츠, 토요타 등 독일·일본 자동차 업체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미 점유율 축소를 겪은 현대·기아차는 더 나빠질 여지가 작다. 한편 미국·유럽연합(EU)의 관세 인상 움직임으로 중국 전기차 수출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LCD 산업에서 시작된 중국의 추격이 스마트폰, 자동차, 조선, 반도체 등으로 정말 지겨울 만큼 이어지고 있다. 1980년대부터 20년 넘게 한국의 끈질긴 추격을 받은 일본도 한국에 대해 비슷한 느낌을 받았을 것 같다. LCD 산업은 BOE·차이나스타(CSOT) 등 중국 기업이 추격에 성공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 등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는 OLED로 넘어갔다. 스마트폰은 화웨이·샤오미·비보 등이, 자동차는 BYD·지리·상하이자동차 등이 한국 기업을 간발의 차로 추격하고 있으며 반도체만 아직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중국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다. 조선은 HD현대중공업 등 한국 조선소가 기술적으로 아직 앞선다고 보는 의견이 있지만, 중국 조선산업은 양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이미 한국을 추월했다. 중국 조선산업을 살펴보자. ━ 중국선박과 중국중공의 합병으로 시총 51조 조선업체 탄생━지난 2월 저녁 중국 양 대 상장 조선사인 중국선박과 중국중공(重工)은 국가 주요전략과 강군육성의 책임을 다하
올들어 중국 언론에서 '저고도 경제'(Low-altitude economy)라는 단어가 부쩍 자주 띄기 시작했다. 저고도 경제는 1000미터 이하의 저고도(Low-altitude)에서 드론(무인기), 플라잉카 등 유무인 항공기를 이용해서 통근, 화물운송, 관광 등에 응용하는 경제 활동을 뜻한다. 중국은 세계 드론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DJI와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에서 세계 선두를 다투는 이항(EHang) 등 세계 최고수준의 제조기업을 보유해 저고도 경제를 위한 기반은 갖췄다. 저고도 경제는 전기차라는 신산업에서 세계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선두 국가로 부상한 중국이 또다른 첨단산업에서 앞서가기 위한 야심으로도 읽힌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중국 베이징은 도로 한 켠에서 마차가 다녔는데, 중국이 베이징 하늘에 플라잉카를 띄우겠다는 것이다. ━저고도 경제는 2026년 1조위안 규모로 성장
매년 10억톤이 넘는 철강을 생산하며 전 세계 철강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나라가 있다. 어딜까. 당연히 중국이다. 최근 유럽연합(EU)·미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때리기 시작하면서 전기차·배터리·태양광 등 중국 신성장 산업의 공급과잉에 관심이 쏠렸지만, 중국발 공급과잉의 원조는 철강이다. 철강 산업은 중국 정부가 무분별한 확장을 막기 위해 주기적으로 구조조정을 시도했지만, 목표한 만큼 생산량을 줄이는 데 실패했다. 최근 부동산 침체로 국내 철강 수요가 줄자 중국이 생산 감축과 수출 확대에 나서면서 철광석 가격은 급락하고 국제 철강가격이 하락하면서 전 세계적인 파장이 커지고 있다. 값싼 중국산 철강재 수입이 증가하자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체의 영업이익도 반 토막 났다. ━ 10억톤이 넘는 중국 철강 생산량━세계 철강산업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압도적이다.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작년 세계 1위 철강 생산국은 10억1900만t을 생산한 중국이다. 중국 혼자서
미국이 최대 강도로 중국을 제재하고 있는 산업은 반도체다. 미국이 내놓은 대중 반도체 제재 조치는 정말 끝이 없다. 화웨이는 2019년 미국 상무부가 거래제한 리스트에 올리면서 대만 TSMC와의 거래가 중단됐고, 세계 1위 삼성전자를 위협하던 스마트폰 사업을 몇 년간 접다시피 했다. 미국 상무부는 2022년 10월에는 △18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6/14나노 이하 시스템 반도체 생산 장비의 중국 수출을 통제한다고 밝히면서 대중 반도체 제재를 본격화했다. 같은 해 미중 양국의 AI 개발 경쟁이 가속화되자 미국은 인민해방군이 사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H100 등 엔비디아 AI 칩의 중국 수출을 막았으며 엔비디아는 사양을 낮춘 중국 전용 AI칩을 만들어 중국에 수출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첨단반도체 개발이 어려워진 중국이 미국의 제재에서 제외된 구형(레거시) 반도체 생산에 집중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리자, 지난 5월 미국은 중국산 레거시
올해도 중국 기업은 미국 기업의 벽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미국 경제지 포춘(Fortune)이 발표한 글로벌 500대 기업에서 미국(139개)이 중국(128개)을 제치고 순위 내 기업 수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미국이 3년 만에 1위를 되찾은 데 이어 2년 연속 1위를 기록한 것이다. 미국 기업들은 매출액, 순이익 등 경영지표에서도 성장세가 둔화한 중국 기업들을 앞질렀다. 대신 중국은 자동차 관련 산업에서 10개사가 글로벌 500대 기업에 진입하는 등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활약이 돋보였다. 중국 첨단 기술을 대표하는 화웨이는 103위를 기록했으며, 해외 직구 붐을 불러일으킨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테무의 모회사 핀둬둬도 처음 500대 기업에 진입했다. ━상위 10위 기업 중 미국이 6곳, 중국은 3곳…중국은 국유기업이 독차지 ━올해 글로벌 500대 기업의 매출액 합계는 약 41조달러로 전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3분의 1을 차지할 만큼 영향력이 컸다. 작년과 비교하면
2010년대 초반 중국 상하이의 스마트폰 매장에서 한 중국인 모녀의 대화를 우연히 엿들은 적이 있다. 50대 모친이 갤럭시 노트2가 마음에 드는 듯 딸에게 가격을 물었다. 딸이 가격이 5000위안(약 90만원)이 넘는다고 답하자 "그래봤자 스마트폰인데 5000위안이나 주고 살 필요가 있냐"는 내용이었다. 삼성전자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2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던 때였다. 그 후 샤오미,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저렴한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스마트폰 보급률이 급상승하는 동안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하락세를 이어가다 1%대로 내려왔다.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에 관심이 많은 중국 소비자와 저렴한 가격에 쓸 만한 제품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의 경쟁력을 잘 나타내는 사례다. 그동안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 잘 버티고 있었는데,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아이폰도 위태로워졌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 스마트폰이 1억4000만대 팔릴 정도로 방대한 중국 시장의 규모
중국은 우리나라와 전혀 다르게 느껴지지만, 사실 비슷한 면도 많다. 낮아지는 출산율, 사교육 부담, 노후 걱정 등이 그렇다. 최근 중국도 이차전지, 전기차, 반도체, 로봇산업 등 첨단 제조업이 발전하면서 공대 출신은 취업률과 연봉이 상승한 반면 문과 출신은 갈수록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워지는 등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 현상이 나타났다. 중국의 '문송합니다' 현상은 우리보다 심하면 심하지 덜하지 않다. 막대한 대학 졸업자 수와 첨단 기술에 대한 정책 드라이브의 영향이다. 우리나라에서처럼 청년 실업률은 중국에도 골칫거리인데, 급증한 대졸자에게 쓸 만한 일자리를 제공해주는 일이 중국 정부의 최대 과제 중 하나가 됐다 지금 대학을 졸업하는 중국 청년층은 2000년대 초반 열악한 근로 환경에서 저임금을 감내하던 농민공(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한 노동자)과는 전혀 다르다. 이들은 관리직, 사무직 등 '화이트칼라'가 되길 원하며 맘에 드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 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지난 5월초 방문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길을 걷다 윙윙거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구글의 로보택시 웨이모(Waymo)가 보였다. 차 측면의 센서가 빠르게 돌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역시 미국이 첨단기술의 본산이라는 생각을 한 기억이 난다. 그런데 7월 들어 중국 우한의 로보택시 뤄보콰이파오(아폴로 고)가 화제가 되기 시작하더니 중국 전역이 로보택시 때문에 난리다. 중국 증시는 로보택시 테마주가 부상하며 진장온라인이 7월 17일까지 7일 연속 상한가(+10%)를 기록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 줄줄이 올라오는 로보택시 체험 영상을 보면서 이전의 중국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율주행은 미국과 중국이 가장 앞서 나간다. 테슬라는 오는 8월 8일 자체 자율주행 기술인 FSD(Full Self-driving)가 적용된 로보택시를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이를 10월로 연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의 자율주행 행보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선전시는 이달 중 자율주행 버스 운행을 시작하며 연내 20
작년 초 중국에서 '신싼양(新三樣·새로운 3가지 품목)'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2000년 대 초반 '메이드 인 차이나' 하면 싸구려 양말, 봉제 인형을 떠올렸지만, 이제 전기차·배터리·태양광 제품이 새로운 수출 품목으로 부상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인민일보 등 중국 관영언론이 '신싼양'을 언급하는 일이 부쩍 늘어난 지 얼마 안돼 전 세계에서 전기차·배터리·태양광 제품은 중국발 공급과잉의 대명사가 됐다. 그 뒤는 우리가 익히 아는 바다.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 관세를 25%에서 100%로, 태양전지는 25%에서 50%로, 리튬 배터리는 7.5%에서 25%로 인상했고 유럽연합(EU)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최대 37.6%의 잠정 상계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건 중국의 자급률이 높아지거나 수출이 급증하는 품목은 나머지 국가들에게는 공급과잉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 중국에서는 '공급과잉(oversupply)'이라는 표현보다 '과잉생산(overc
#약혼녀의 거듭된 재촉으로 왕커는 쇼핑몰에 있는 전기차 매장 근무를 그만뒀다. 왕커는 "쇼핑몰 내 매장의 방문 고객수는 일반 자동차 대리점의 10배가 넘는다. 게다가 회사의 요구도 많아 업무 강도가 높다. 동료들과 우리는 '소모품'이라고 농담하는데 저녁 10시 전에 퇴근한 적이 거의 없다"고 토로했다. #중국 상하이 인근 지역에서 자동차 영업을 관리하는 장허는 요즘 밤 11시까지 일하는 게 다반사다. 심할 때는 밤 11시 30분에 회의를 시작해서 새벽 1시 넘어 회의가 끝나는데 다음날 8시 30분에 다시 회의를 이어간다. 만약 아침 회의에 발표할 자료가 있으면 3~4시간밖에 눈 붙일 시간이 없다. 몇 년 전부터 중국에서 유행하기 시작된 '네이쥐안(內卷·무한경쟁을 일컫는 신조어)'이 중국 자동차 업계를 표현하는 대명사가 됐다. 전동화 전환과 맞물려 중국 자동차 산업이 무한 경쟁에 진입하면서 전체 자동차 회사가 피말리는 경쟁을 벌이는 것이다. 중국 자동차 업계의 변화도 크다. 판매 채널
중국 바이주(白酒) 마오타이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다. 2008년 중국 베이징대에서 MBA 과정을 밟을 때, 중국 최대 증권사 중신증권의 쉬강 전무이사가 강연을 한다길래 가본 적이 있다. 그는 향후 중국 경제가 계속 성장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마오타이를 마시겠냐며 마오타이가 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당시 중국 상하이증시가 6124포인트를 찍고 급락하던 시절이라 코웃음 치고 말았지만, 쉬강 이사의 말은 사실이 됐다. 마오타이 주가는 2012년 11월 시진핑이 중국 공산당 총서기로 취임한 후 반부패 사정 정책을 펼치자 다음 해 100위안대까지 하락했지만 곧 상승 전환했다. 이후 마오타이 주가는 2021년 초 2600위안까지 20배 넘게 상승하면서 한때 시가총액 3조위안(약 570조원)을 돌파했다. 쉬강 이사의 말처럼 중국 경제가 계속 성장할 뿐 아니라 부동산 가격이 줄곧 오르면서 중국인이 너 나 할 것 없이 마오타이를 즐겼기 때문이다. 심지어 중국인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