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는 중국
중국의 다양한 사회, 문화, 경제 현상을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분석합니다. 고정관념을 넘어 진짜 중국의 모습을 깊이 있게 전달하는 뉴스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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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초 중국에서 '신싼양(新三樣·새로운 3가지 품목)'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2000년 대 초반 '메이드 인 차이나' 하면 싸구려 양말, 봉제 인형을 떠올렸지만, 이제 전기차·배터리·태양광 제품이 새로운 수출 품목으로 부상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인민일보 등 중국 관영언론이 '신싼양'을 언급하는 일이 부쩍 늘어난 지 얼마 안돼 전 세계에서 전기차·배터리·태양광 제품은 중국발 공급과잉의 대명사가 됐다. 그 뒤는 우리가 익히 아는 바다.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 관세를 25%에서 100%로, 태양전지는 25%에서 50%로, 리튬 배터리는 7.5%에서 25%로 인상했고 유럽연합(EU)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최대 37.6%의 잠정 상계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건 중국의 자급률이 높아지거나 수출이 급증하는 품목은 나머지 국가들에게는 공급과잉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 중국에서는 '공급과잉(oversupply)'이라는 표현보다 '과잉생산(overc
#약혼녀의 거듭된 재촉으로 왕커는 쇼핑몰에 있는 전기차 매장 근무를 그만뒀다. 왕커는 "쇼핑몰 내 매장의 방문 고객수는 일반 자동차 대리점의 10배가 넘는다. 게다가 회사의 요구도 많아 업무 강도가 높다. 동료들과 우리는 '소모품'이라고 농담하는데 저녁 10시 전에 퇴근한 적이 거의 없다"고 토로했다. #중국 상하이 인근 지역에서 자동차 영업을 관리하는 장허는 요즘 밤 11시까지 일하는 게 다반사다. 심할 때는 밤 11시 30분에 회의를 시작해서 새벽 1시 넘어 회의가 끝나는데 다음날 8시 30분에 다시 회의를 이어간다. 만약 아침 회의에 발표할 자료가 있으면 3~4시간밖에 눈 붙일 시간이 없다. 몇 년 전부터 중국에서 유행하기 시작된 '네이쥐안(內卷·무한경쟁을 일컫는 신조어)'이 중국 자동차 업계를 표현하는 대명사가 됐다. 전동화 전환과 맞물려 중국 자동차 산업이 무한 경쟁에 진입하면서 전체 자동차 회사가 피말리는 경쟁을 벌이는 것이다. 중국 자동차 업계의 변화도 크다. 판매 채널
중국 바이주(白酒) 마오타이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다. 2008년 중국 베이징대에서 MBA 과정을 밟을 때, 중국 최대 증권사 중신증권의 쉬강 전무이사가 강연을 한다길래 가본 적이 있다. 그는 향후 중국 경제가 계속 성장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마오타이를 마시겠냐며 마오타이가 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당시 중국 상하이증시가 6124포인트를 찍고 급락하던 시절이라 코웃음 치고 말았지만, 쉬강 이사의 말은 사실이 됐다. 마오타이 주가는 2012년 11월 시진핑이 중국 공산당 총서기로 취임한 후 반부패 사정 정책을 펼치자 다음 해 100위안대까지 하락했지만 곧 상승 전환했다. 이후 마오타이 주가는 2021년 초 2600위안까지 20배 넘게 상승하면서 한때 시가총액 3조위안(약 570조원)을 돌파했다. 쉬강 이사의 말처럼 중국 경제가 계속 성장할 뿐 아니라 부동산 가격이 줄곧 오르면서 중국인이 너 나 할 것 없이 마오타이를 즐겼기 때문이다. 심지어 중국인들은
중국 네티즌들이 가장 싫어하는 중국 인터넷 기업은 어딜까. 바로 중국 최대 검색업체 바이두다. 바이두에서 검색하면 검색결과 첫 페이지뿐 아니라 둘째 페이지까지 광고 아니면 바이두가 제공하는 콘텐츠로 도배된다. 찾고 싶은 정보는 눈을 부릅떠야 겨우 한두 개 보일까 말까다. 바이두 말고는 쓸 만한 검색 서비스도 없다. 중국에서 구글은 접속 자체가 불가능하다. 2010년 초만 해도 구글은 중국에서 검색 서비스를 제공했다. 당시 중국에 있던 필자도 바이두와 구글을 모두 이용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2010년 3월 구글이 중국에서 검색서비스를 중단했다. 중국 정부의 검열과 감시 활동으로 인터넷 언론자유가 크게 훼손됐다는 게 이유였다. 구글의 데이비드 드루먼드 수석 법률 자문은 "구글차이나의 검색 결과에 대한 검열을 더 이상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때는 구글의 결정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이해가 간다. 2012년말 시진핑 주석이 취임하고 2018년 장기집권을 본격화한 이후 중국
지난 7일 중국 선전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배터리업체 CATL과 고션 하이테크 주가가 느닷없이 급락했다. 미국 공화당 일부 의원들이 바이든 행정부에 서한을 보내 양 사의 협력업체가 중국 신장지역의 강제노동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수입금지를 촉구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2022년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을 제정해, 중국 신장 지역의 무슬림 소수민족인 위구르 자치구에서 일부라도 생산된 상품은 강제 노동의 산물로 간주해 미국 내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앞다퉈 단독 또는 합작 방식으로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는 반면 중국 배터리업체가 미국 진출에 소극적인 것도 제재에 따른 우려 때문이었다. CATL은 지난해 2월 미국 포드사와 미시간주에 합작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지만, 포드가 35억달러 전액을 투자해 100% 지분을 갖고 CATL은 기술 라이선스 방식으로 출자하는 방식이었다. 북미산 부품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한
지난 주말 해외직구 정보를 나누는 한 네이버 카페에서 난리가 났다. 중국 상반기 최대 쇼핑 축제인 '618 쇼핑 페스티벌'을 앞두고 1일부터 중국 알리바바의 해외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가 할인 코드를 대규모로 뿌렸기 때문이다. 마침 필자도 샤오미가 출시한 중저가폰 포코(Poco) F6 Pro를 사려던 참이라 카페 게시판을 지켜봤다. 그런데 한 네티즌이 알리바바 산하의 중국 오픈마켓 타오바오에 올라온 제품 가격을 올렸는데, 알리익스프레스 가격보다 10만원 넘게 싸길래 타오바오에 접속했다. 타오바오는 2010년대 필자가 중국에서 생활할 때 자주 사용하던 중국 온라인 쇼핑몰이다. 한국으로 돌아오고 나서는 접속할 일이 없었는데, 알고 보니 한국 주소로도 해외 배송이 가능했다. 게다가 배송비는 21.5위안(약 4050원)다. 통상적인 국내 배송비 3000원보다 겨우 1000원 비싼 가격이다. ━알리보다 10만원 싼 타오바오의 스마트폰━필자가 가장 먼저 구매한 제품은 샤오미의 포코 F6 Pr
중국이 국가반도체산업 투자펀드(일명 대기금, '빅펀드') 3기를 공식 출범했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들이 지난해부터 중국의 3000억위안(약 56조원) 빅펀드 출범 관련 소식을 전해왔는데 마침내 그 실체를 드러낸 것이다. 규모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3440억위안(약 64조5900억원)에 달했다. 이는 빅펀드 1·2기를 더한 것보다 큰 규모다. 미국이 인텔·삼성전자·TSMC 등에 390억달러(약 53조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쏟아부으며 반도체 산업 육성에 나서자 중국 역시 규모를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2014년부터 가동된 빅펀드는 지난 10년간 중국 반도체 산업을 육성한 일등 공신이다. 빅펀드가 밀고 있는 SMIC는 글로벌 파운드리 3위에 올랐으며 D램업체 창신메모리(CXMT)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에 나섰다. 아직 한국과 중국의 격차가 크지만,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빅펀드가 중국 반도체 산업에 미친 영향을 살펴본다. ━중국 반도체 산업 육성이라는 중책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 4월 저축 잔액이 약 4조위안 급감했다고 공개하면서 중국에서 큰 화제가 됐다. 불과 한 달 동안 우리 돈으로 748조원에 달하는 저축이 줄어든 것이다. 계절적 변동 영향이 크기 때문에 6월까지는 저축이 다시 늘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중국에서는 "돈이 어디로 가고 있고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가 중요한 화두로 부상했다. 중국 저축은 중국뿐 아니라 미국도 관심을 기울이는 문제다. 지난 4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허리펑 부총리 등 중국 고위인사들과 과잉생산 문제를 토론했다. 이때 옐런 장관이 중국 저축률을 언급한 것은 중국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먼저 중국 저축을 보고 옐런의 발언도 살펴보자. ━2경7200조원에 달하는 중국 가계 저축…1인당 1940만원 저축━중국 경제의 최대 문제는 가계 소비 둔화로 인한 총수요 부족이다. 총수요는 가계의 소비, 기업의 투자, 정부지출, 순수출의 합이다(총수요=가계소비+기업투자+정부지출+순
지난 14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수입관세를 현행 25%에서 100%로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수입하는 모든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매기고 있으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해왔는데, 이 관세를 100%로 인상한 것이다. 지금도 중국산 전기차는 25%의 관세뿐 아니라 IRA(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른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지지 않아 미국에 거의 수출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 관세를 100%로 올리겠다는 건 중국산 전기차를 미국에 파는 건 꿈도 꾸지 말라는 경고다. 이번 중국 전기차 관세 인상은 바이든 대통령이 11월 대선 승리를 위해 '7개 스윙 스테이트(경합주)' 가운데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는 미시간주 유권자를 위해서 던진 선물이라고 볼 수 있다. 미시간 주는 자동차 산업 중심지인 디트로이트가 있는 곳이다. 전미자동차노조(UAW)는 지난 2020년 대선에 이어 이번에도 바이든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게다가
최근 국내 대기업에서 열린 로봇 전시회에서 한 직원이 중국 로봇업체가 출품한 로봇팔 가격을 물어본 후 깜짝 놀랐다. 국내 로봇기업 제품과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로봇팔의 가격이 400만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참고로 국내 로봇기업이 만든 비슷한 성능의 로봇팔 가격은 2000만원이 넘는다. 중국 로봇산업의 발전 정도와 가격 경쟁력을 추측할 수 있게 하는 일화다. 제조업 대국인 중국의 공장을 농민공(농촌출신 노동자)이 아니라 산업용 로봇이 채우기 시작했다. 3억명에 달하는 농민공을 일부 대체하기 시작한 정도지만, 전기차·배터리 등 첨단 산업의 생산라인에서는 산업용 로봇이 작업하는 모습이 일상화되고 있는 중이다. ━ 중국이 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의 절반을 차지━지난해 9월 국제로봇연맹(IFR)이 발표한 '세계 로봇시장 2023'(World Robotics 2023)에 따르면 2022년 세계 산업용 로봇 설치대수는 55만3000대에 달했다. 중국은 2013년 3만6600대로
2005년 1월 1일 미국 프리랜서 기자 사라 본지오르니의 가족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1년간의 불매운동에 돌입했다. 급성장하는 중국 경제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서 살 수 있을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지오르니는 1년 실험을 통해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 제품 없이 살아갈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선글라스를 잃어버린 남편 케빈은 새 선글라스를 사려했지만, 중국산이 아닌 제품은 너무 비싸 지갑을 열지 못했다. 나중에 케빈은 어린이 놀이방에서 장난감 선글라스를 슬쩍 했다가 들켜서 곤욕(?)을 치른다. 4살짜리 아들 웨스의 스니커즈를 찾는 데는 2주가 넘게 걸렸는데, 15달러짜리 중국산을 피하려다 보니 70달러짜리 스니커즈를 살 수밖에 없었다. 본지오르니가 중국산 제품의 보이콧 과정을 정리한 '메이드인 차이나 없이 살아보기(A year without "Made in China")'는 2007년 출판돼 전 세계적인 공감을 얻었다. 왜냐면 당시에도 '메이드 인 차이나'
월 임대료가 1만7000파운드(약 2910만원)에 달하는 호화주택에 거주하면서 영국 런던의 유명 백화점 해로드에서 명품백과 구두를 사들였으며 런던의 대형 저택을 잇달아 매수하려 한 사람이 있다. 그는 현지인도 아니고, 사업가도 아니다. 바로 런던의 한 중식 레스토랑에서 일했던 43세의 중국 여성 원지엔이다. 2017년 가을부터 원지엔은 이런 행각을 벌였으며 2018년 여름 3600만파운드(약 617억원)를 들여 영국의 장원(莊園·Manor House) 저택 두 채를 매수하려다 자금 출처를 의심한 런던경찰청(MPS)의 조사를 받게 됐다. 결국 런던경찰청은 비트코인 6만1000개를 압류했으며 현재 7만1000달러를 상회하는 비트코인 가격으로 계산하면 전체 금액은 약 310억위안(약 5조7400억원)에 달한다. 이 사건은 영국이 지금까지 적발한 최대규모의 '암호화폐를 이용한 돈세탁' 사건이다. 5년 동안의 조사를 거쳐 런던경찰청은 자금 출처를 밝혀냈고 원지엔은 돈세탁 혐의로 유죄 구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