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희의 思見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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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점철된 2021년이 저문다. 올해는 인류사적으로도 잊지 못할 한해다. 2019년말 코로나19의 첫 발생 후 2020년의 혼란스러움을 뒤로 하고, 올해는 과거의 일상으로 돌아갈 줄 알았다. 하지만 기대는 무참히 깨졌다. 델타변이에 이어 오미크론변이 등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그 모습을 바꿔가며 우리의 일상을 갈라놓았다. 국가간 이동도 멈췄다. 하반기 들어 안정되나 싶더니 오미크론 변이 발생 후 또 다시 봉쇄 움직임이다. 세계 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지난해 급제동이 걸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세계적인 양적완화의 영향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경제도 우려와 달리 세계 10위의 경제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 전망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올해 명목 국내총생산은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 1조8239억 달러(한화 약 2166조8000억원)로 2년 연속 세계 10위로 추정된다. 올해와 내년 우리의 성장률 전망치도 각각
연말 인사철이면 재계의 화두는 늘 세대교체다. 특히 올해는 30대 임원, 40대 CEO 등 더 큰 변화를 체감한다. 정치권이 4년(국회의원)이나 5년(대통령)에 한번 변화를 모색하는 것과 달리 기업이 매년 사장단 인사를 하는 이유는 생존을 위해서다. 변해야 사는 기업의 숙명이다. 최근 기업인사와 재계 총수들의 변화도 이런 이유다. 4대 그룹 중 최태원 SK 그룹 회장을 빼면 이건희 삼성 회장 타계 후 1년을 보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나 지난해 10월 회장에 정몽구 회장의 뒤를 이어 취임한 정의선 현대기아차 그룹 회장, 고 구본무 회장 3년상을 치른 구광모 LG 그룹 회장 등이 세대교체의 당사자가 됐다.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낸다'(長江後浪推前浪: 장강후랑추전랑)는 격언처럼 시간의 흐름은 자연이나 인간에게나 동일하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시간의 신'이기도 한 크로노스가 아버지 우라노스(하늘의 신)를 몰아내고 권력을 잡았지만 그 또한 아들 제우스에게 쫓겨난 것은 시간의
'증 18208호 주가별 시나리오 분석 이메일, 증 18210호 M+m 합병일정안 이메일.' 지난 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17호 법정에서 열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자본시장법 위반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간 공방에서 언급된 증거번호들이다. 이 사건의 증거와 기록은 19만여쪽에 책 368권에 이른다. 하루 한권을 읽어도 1년이 넘는 방대한 양이다. 지난 6일에는 전직 삼성증권 A 대리가 증언하는 등 증인도 200여명에 달할 것으로 보여 1심만 2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관측이다. 1만 8000번대 증거번호가 말해주듯 7년이 지난 시점에 수많은 증거물들이 증인 자신의 기억에 있을까 싶다. 불법행위에 대한 단순 명확한 증거나 증언 없이 예를 들면 "증거번호 18218번 한쪽짜리 보고서 빨간 네모 인쇄설정은 상급자 보고용으로 설정된 것 아니냐"는 식의 질문에 '그렇게 이해됩니다' 같은 추정이나 의견이 상당수다. 이 사건을 수년간
"메모리-겨울이 오고 있다."(2021년 8월11일) "4Q 메모리 가격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보다 덜 나쁘다."(2021년 11월 18일) 한국 주식시장을 뒤흔들었던 모간스탠리(모건스탠리)의 두 투자보고서다. 글로벌 투자은행이 만든 보고서라고 하기엔 민망할 정도로 예측력이 떨어진다. 3개월 앞도 제대로 전망하지 못한 이 투자은행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지난 8월 주당 9만 8000원에서 8만 9000원으로 낮췄다가 최근 슬그머니 다시 9만 5000원으로 상향했다. 그 사이 한국 증시는 힘없이 휘청거렸다. 지난 8월 메모리 전망 보고서 이후 두달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수십조원이 날아갔다. 외국인들의 매물폭탄에 개미투자자들은 눈물을 흘렸다. 반도체 경기에 혹한이 올 것이라는 모간스탠리의 확신에 찬 전망 때문이었다. 반도체 겨울 보고서 직후인 8월 15일 모간스탠리는 아시아 증시에서 주목할 종목으로 삼성전자를 강력추천해 시장 참여자들은 당혹케하기도 했다. 1주일도 안돼 다른
한밤 중 종로 인근에서 연신 보도블럭 깨는 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연말이 다가왔나 싶다. 예년 같으면 예산 낭비의 대명사로 불리던 '연말 보도블럭 교체'는 그간 많은 비난 속에 지자체들이 조례 제정 등을 통해 개선했다. 10년 미만 보도블럭 교체는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불가피할 경우 보도공사 실명제를 도입하되 12~2월 사이에는 공사를 금지하는 등의 노력으로 예산낭비를 줄이는 듯했다. 하지만 여전히 연말 남은 예산소진용으로 추정되는 보도블럭 교체는 그 시기만 당겨 10월과 11월에 진행되고 있다. 어디 보도블럭 뿐이랴. 일례로 최근 교육부가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 확보를 통해 6조원이 넘는 지방 교육 재정교부금을 전국 시도교육청에 한꺼번에 내려보내자 일선 학교에선 불만이 크다. 내년 2월 회계연도까지 사용하라는 촉박한 단서를 달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등교하지 못한 학생들이 아직 사용하지도 않은 기자재를 또 다시 바꿔야 하는 '학교식 보도블럭 공사'를 해야 한다는 볼멘소리가
최근 벌어진 자동차용 반도체나 요소수 공급 부족 사태는 우리 산업 생태계(ecosystem)에서 어느 요인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는 점을 잘 보여줬다. 아무리 작은 부품이나 기업이라도 생태계를 구성하는 그 한 요소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전체 생태계가 작동을 멈출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꿀벌이 사라지는 비극의 결과가 꿀벌에만 그치지 않고, 나무의 생장에 영향을 미치고 숲의 소멸은 인류의 종말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영국의 식물생태학자 아서 탠슬리는 1935년 학술지에 '생태계'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면서 이를 단순한 하나의 묶음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조직화된 하나의 단위로 인식하고 그 내부의 여러 구성요소간의 상호작용이 시스템의 안정을 유지하게 만든다고 했다. 이같은 생태계는 아서 탠슬리가 이름짓기 전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가 살았던 18세기 이전부터 존재해왔다. 산업계에선 분업이라는 것을 통해 생태계가 만들어졌고,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변했지만 그 본
근 30년의 경제 기자생활 중 행운이라면 당대 경제계 거물들과의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는 점이다. 정몽구 현대차 그룹 명예회장이나 구본무 LG 회장과도 더러 행사장이나 취재현장에서 만나는 경우가 있었지만 특히 이건희 삼성 회장과의 만남의 기회는 더 많았다. 그래서 그가 가진 생각이나 세상을 보는 눈을 가까이서 듣고 볼 수 있었고, 이를 독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 자체가 기자로서는 행운이었다. 그를 밀접취재하는 과정에서 2014년 5월 그가 쓰러졌을 때나 꼭 1년 전 그의 마지막을 먼저 접하는 안타까움도 있었다. 은둔의 경영자로 불렸던 이 회장을 자주 만났던 시점은 2010년 경영에 복귀한 후부터 2014년 5월 쓰러질 때까지 약 5년으로 기억된다. 이 회장을 만나면 그는 항상 '멀리, 깊이' 세상을 보는 눈을 강조했다. 2010년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으로 출근하는 길에 만난 기자들이 "요즘 회의에서 어떤 점을 강조하느냐"고 물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항상
2020년 10월 25일 일요일 오전 8시경 한 취재원으로부터 걸려온 전화에 손이 떨렸다.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가보셔야 할 것 같다." 그 취재원의 이 한마디는 그와 나만이 알 수 있는 수신호와도 같았다. 그 곳은 2014년 5월 10일 저녁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려졌던 이건희 삼성 그룹 회장이 6년여 동안 치료를 받던 곳이다. 일요일 아침 그 병원에 가봐야 할 일은 달리 없었다. 생명의 끈을 끝까지 놓지 않고 부활을 꿈꿨던 재계의 영웅이 영면했다는 이유 외에는. 이 회장이 갑자기 쓰러진 2014년 그날 밤 그 병원 응급실에 혼자 급히 찾아갔던 기억이 6년여 전의 기억으로 가물가물할 이날 아침에 날아든 비보를 확인하기 위해 아직 아무도 없는 텅빈 빈소를 찾았던 것이 벌써 1년 전이다. 거인 이건희가 이끈 삼성의 33년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이제 그의 영광만 흔적으로 남았다. 그 영광의 흔적이 앞으로의 성공을 보장해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 모두는 안다. 이건희 시대의 성공
유사 이래로 우주로의 여행은 인류의 오랜 꿈이다. 천문으로 국가의 길흉화복을 점치기도 했고, 하늘을 아는 것이 곧 힘이었다. 지구가 세상의 중심이었던 중세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태양계의 일원에 불과하다는 실존적 인식 이후 인류는 우주를 향한 탐험을 멈추지 않았다. 달까지 사다리를 놓는 소설 같은 꿈보다는 화약이나 액체연료에 의한 추력(물체를 운동 방향으로 밀어붙이는 힘)으로 지구를 벗어나는 꿈을 꿨다. 그 시작은 전쟁 무기 개발에서부터였다. 추력에 의한 세계 최초의 실용화된 장거리 탄도 미사일은 독일의 V2로켓으로 1944년 제2차 세계 대전 중에 처음 등장해 연합군을 공포에 떨게 했다. 2차 대전이 끝난 후 미국과 구 소련(현 러시아)은 패전국인 독일의 V2 기술을 이용해 군사무기와 우주발사체 개발경쟁에 나섰다. 세계 최초의 대륙간 탄소미사일(ICBM)은 최초의 인공위성인 소련의 스푸트니크1호 발사에 사용된 R-7로켓이다. 미국도 ICBM인 아틀라스 발사체를 실용화해 1959년 실
"민노총도 건너는데 우리도 건넙시다." 20일 오후 1시 20분경 점심이 끝난 시간 광화문 사거리에서 남대문 쪽 중간인 시청 앞 횡단보도는 한마디로 아수라장이었다. 총파업 결의대회 집회 장소를 광화문으로 정하려던 민주노총이 갑자기 방향을 서대문 사거리로 틀면서 벌어진 일이다. 광화문으로 집결하던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프레스센터 앞에서 폴리스라인을 친 경찰들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일제히 방향으로 틀었다. 기자 주변에 있던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카카오톡이 동시에 '까똑까똑' 울렸고, 한 조합원이 "서대문역 4번 출구"를 얘기했다. 그 일단의 무리의 집행부인 듯한 이 조합원은 "서로 좀 떨어져서 걷고, 4번 출구로..."라며 주변에 조용히 공지했다. 집회 장소를 비밀에 붙였던 민주노총 집행부의 지시가 떨어지자 대열은 한 순간 광화문에서 서대문 쪽으로 몰렸고 시청앞 횡단보도에 선 조합원들은 '적색 신호'에도 횡단을 시작했다. 식사 후 사무실로 복귀하던 일반 직장인들은 경찰에 막혀 오래 신호 대기
이준익 감독의 2003년작 영화 황산벌은 '거시기'와 '머시기'의 한판 승부다. 계백 장군으로 분한 배우 박중훈의 "머시기할 때까지 거시기 해불자"라는 말의 뉘앙스를 백제군은 알지만, 신라군은 몰라 이를 해독하는 데 골머리를 앓는 장면은 큰 웃음을 자아낸다. 이런 부정확한 대명사는 영화의 소재로서는 좋은데 중요한 의사 결정의 판단 기준이 되는 법률이나 규약에 포함될 때는 문제가 발생한다. 법은 그 무엇보다 명확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제20대 대통령 후보 선정과정에서 특별당규의 문구를 두고 벌어지는 논란만 봐도 알 수 있다. 쟁점은 민주당의 특별 당규 59조 '경선 과정에서 후보자가 사퇴하는 때에는 해당 후보자에 대한 투표는 무효로 처리한다'는 내용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모아진다. 중도 사퇴 이전의 투표까지 무효로 하느냐? 사퇴 이후의 표만 무효로 하느냐를 두고 해석이 엇갈린다. 당규가 '명확성의 원칙'(明確性의 原則) 을 지키지 못한 탓이다. 여기서 특정
"지구가 죽으면 인간들도 죽지만, 인간이 죽으면 지구는 살 수 있어!" 1951년 만들어진 '지구 최후의 날'을 2008년 리메이커한 헐리우드 영화 '지구가 멈추는 날(The Day the Earth Stood Still, 2008)'에서 남자 주인공인 외계인 클라투(키아누 리브스 분)가 여자 주인공인 우주 생물학 교수 '헬렌(제니퍼 코넬리 분)'에게 자신이 지구에 온 목적을 설명하는 부분이다. 인류에 의해 파괴되는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는 지구를 파괴하는 인간들을 모두 멸종시키는 것이 낫다는 외계 생명체들이 지구를 찾아와 인류를 '청소'하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대에 따라 바다생물이 지구의 다수를 차지하다가 공룡이 우세종이 됐다가, 인류가 우세종으로 지구에 잠시 머물뿐 '지구의 주인은 지구'라는 생명체로서의 지구인 '가이아 이론'을 담은 영화다. 과거 지구를 지배하던 공룡의 종말도 지구를 지키기 위해 지구 스스로가 선택한 결과라는 것과 함께 인류의 미래도 같을 것이라는 점을 암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