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희의 思見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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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을 제정하는 도리는 반드시 신중히 하여야 하며 법을 시행하는 요점은 믿음을 보이는 것이 귀중합니다. (중략) 비록 눈앞에선 효과가 있을 듯하나, 반드시 끝에 가서는 폐단이 쉽게 생길 것입니다. 가령 새로 제정한 것이 옛날의 법보다 낫다고 하더라도 (중략) 부득이 처음 시행할 경우에는 반드시 여러 사람에게 하문하여 의견이 모두 같은 뒤에 시행하소서" 언뜻 보면 요즘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들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기업규제3법(상법 및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에 대해 성급하게 개정하지 말고, 기업들의 얘기를 들어달라고 간청하는 것과 하나 다를 게 없는 목소리다. 7년여 전 정치권을 중심으로 각종 경제민주화법이라면서 규제법안들이 쏟아져 나왔을 때도 칼럼에 한번 인용했던 문구이지만 그 이후에도 정치권의 행태는 변한 게 하나 없다. 이 내용은 지금으로부터 256년 전인 영조 40년(1764년) 7월 25일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금주령과 관련한 세간의 논란을 사간원(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 부회장이 오는 14일 그룹 회장 자리에 오른다. 부친인 정몽구 회장이 그룹 경영을 맡은 지 20년 만의 일이다. 정 신임 회장은 경청과 겸손이 몸에 밴 최고 경영자로 알려져 있다. 기자는 자동차 분야를 전문으로 다룬 적이 없어 그와의 인연이 깊지 않지만, 우연찮게 두 번 정도 현장에서 만난 적이 있다. 약 10년 전 업무차 제주 해비치호텔에 갔을 때 당시 정 부회장 내외와 우연히 같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인사를 나눴던 게 첫 번째 기억이다. 기자와 함께 있던 회사 선배가 알아보지 않았다면 현대차 그룹이 운영하는 제주해비치호텔에서 그룹의 2인자인 그를 알아보지 못했을 정도로 그는 전혀 티를 내지 않는 조용한 모습이었다. 어디처럼 미리 누가 엘리베이터를 잡아두지도 않고, 주변에서 의전을 한답시고 90도로 인사하거나 야단법석을 떨지도 않았고, 휴식시간에 제주에서 갑작스레 만난 기자에게 손사래를 치지도 않았다. 정중히 인사하고 자기 길을 갔던 게 짧은 첫 번째 만남이
지난달 하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경제계 인사들이 잇따라 국회를 방문해 ‘기업규제3법’(혹자는 공정경제3법이라 부름)에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기업이 제대로 했으면 이런 법이 나왔겠느냐"는 핀잔뿐이었다. 재계는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률 제정안이 전세계 어디에도 없는 강한 규제로 우리 기업 성장의 발목을 잡을 우려가 있다며 입법 전에 재계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찾아갔지만 훈계만 듣고 왔다. 어느 당의 최고위층은 경제인들에게 “불공정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커졌을 때 미국은 부호들이 직접 나서서 '부자들에게서 세금을 더 많이 걷으라'고 했는데, 한국 기업인들은 무엇을 했느냐”고 반문했다고 한다. 그는 또 한 인터뷰에선 "우리가 세계에 없는 걸(기업규제3법) 한다고 말하지만, 세계에 우리 같은 재벌구조를 가진 나라도 없다"며 "재계가 아무런 특이한 사항을 만들지 않았으면 그런 법이 나오지도 않을 것"이라고도 했단다. 그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2일 국회를 방문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났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소위 '공정경제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개정안)의 졸속처리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기 위해서다. 박 회장은 앞서 지난 21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 자리에서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이 매일 생사의 절벽에서 발버둥 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은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양당 지도부와 정부가 모두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을 하겠다고 의사표명부터 해놓은 상태라 의논이 얼마나 될지 걱정이 앞선다"며 이날 양당 대표를 방문해 재계와의 대화를 당부했다. 박 회장은 과거 전임 대한상의 회장이 정치적 발언으로 구설에 올라 곤욕을 치른 일 등을 반면교사로 삼아 가급적 정치권과 관련된 발언은 자제하고, 신중을 기해왔다. 또 박 회장이 상의 회장으로 취임한
“언론에 공소장 전문이 공개돼 온 것은 잘못된 관행이다.” 지난 2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한 공소장 공개를 거부하면서 한 말이다. 추 장관은 당시 “이런 잘못된 관행으로 ‘국민의 공개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되고, 형사 절차에 있어서 여러 가지 기본권이 침해되는 일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 지적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자본시장법 등 위반혐의와 관련한 검찰의 133쪽 짜리 공소장이 한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이 부회장과 삼성을 ‘거악’으로 부르는 이들은 ‘국민의 알권리’가 우선이라고 주장한다. 이미 2년 가량의 수사를 모두 마치고 재판을 앞둔 상황에서 공소장이 지금 공개되지 않으면 국민의 알권리가 침해될까. 이번 공소장의 공개는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를 막기 위한 조치도 아니다. 추 장관의 당시 지적처럼 어차피 내달 22일이면 ‘공개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시작돼 그 과정에서 모두 알 수 있는 내용들이다.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11명의 삼성전자 전현직 임직원들을 배임, 위증, 자본시장법, 외부감사법 등 위반혐의로 지난 1일 기소했다. 오랫동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을 취재해온 입장에서 이 사건을 다시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계기가 됐다. 여러 전문가와의 통화와 분식회계 의혹을 다룬 다양한 전문가 영상들을 보던 와중에 영향력이 큰 국회의원이나 언론 등의 공통적인 오류를 발견했다. 핵심쟁점이 되고 있는 삼성물산에 대한 정의(定義)가 잘못된 것들이다. 첫 단추를 잘못 꿰니 그 결과도 엉뚱하게 도출된다. 삼성물산을 삼성전자의 주요주주이면서, 삼성전자의 주요주주인 삼성생명의 주요주주이라는 설명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지배하는 양수겸장의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을 억지로 합병해 이 부회장의 지배력을 높이려는 목적이었다는 주장이다. '대표적인 재벌 저격수' A 국회의원의 동영상 내용이나, 그가 출연한 모 종합일간지 온라인 방송채널, 또 모 공중파 방송 앵커가 후배기
몇 년 전 산업부 데스크 때 한 대기업 노동조합이 후배의 기사를 문제 삼아 후배와 회사를 고소해, 회사를 대신해 언론중재위원회와 본안소송까지 간 적이 있다. 그 소송이 진행되는 약 1년 동안 회사의 자문 법무법인과 그 일에 적잖이 신경을 썼고, 재판이 있는 날이면 사내변호사와 함께 서초동 법원에 가서 30분 정도의 재판을 치르는 것에 하루를 날리기 일쑤였다. 요즘도 언론중재위 제소는 아주 흔한 일이다 보니 이런 것이 언론사 데스크의 숙명이려니 하며 그 이후에도 언론중재위나 서초동을 자주 들락거렸다. 그러다 보니 어떤 형태로든 소송이 걸리면 본업을 하지 못하고 그 일에만 매달리고, 아무리 강심장이라도 위축된다는 것을 안다. 각종 언론을 통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금명간 기소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 나오는 것을 보니 검찰이 기어코 기소의견으로 이 부회장을 재판에 넘길 모양이다. 대부분 이런 얘기가 나오면 검찰 내부에서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애드벌룬을 띄우는 경우다. 검찰개혁의 산
G2인 미국과 중국이 화웨이를 두고 벌이는 신경전이 심상치 않다. 미국은 화웨이의 5G(5세대) 통신장비가 “고객의 정보를 중국 정부에 유출한다”며 이 장비 사용금지와 이 회사에 반도체 등 부품을 공급하지 못하도록 했다. 미국은 네덜란드의 ASML이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중국 반도체 기업인 SMIC(중신궈지·中芯國際)에 납품하지 못하게도 했다. 반도체는 산업의 쌀이자 두뇌다. 정보화 사회에서 그 어느 나라도 반도체 없이는 살 수 없다. 미국에서 시작된 반도체산업을 미국이 새 전쟁도구로 쓰는 이유다. 미국이 정보유출을 이유로 중국 화웨이의 통신장비와 단말기에 시비를 거는 이유는 과거 자신들의 경험으로 볼 때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화웨이 문제를 산업적이거나 무역분쟁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안보적 문제로 보기 때문이다. 2차대전 이후 미국은 영국이나 독일 등 우방국과 함께 냉전의 적국은 물론 우호국들까지 감시해왔다. 그 수단이 통신을 가로채는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을 자본시장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할지를 빠르면 이번주에 결정한다. 이를 앞두고 소위 ‘삼성 저격수’들의 공세가 치열하다. 그들의 논리는 이렇다.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합병을 추진하다 잘 안 되니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해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하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것이다.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부실을 감추고 가치를 부풀리는 분식회계를 했는데도 검찰이 이 부회장 기소를 머뭇거리는 것은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일이라는 게 ‘삼성 저격수’들의 주장이다. 게다가 일부 저격수는 ‘삼성의 최고경영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이 부회장 기소를 막기 위해 ‘전문경영인의 부족함’을 자인하는 자기부정을 한다는 주장으로 시선을 끌었다. 삼성마케팅에 성공한 셈이다. 삼성을 소재로 한 삼성마케팅은 학자 뿐만 아니라, 정치권이나 법조계, 언론계에도 만연해 있다. 기자 스스로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
최근 서울 청계천 입구 청계한국빌딩 1층에 둥지를 튼 미국계 커피전문점 ‘블루보틀’ 앞은 장사진이다. 청계천 초입 반경 1km 이내에만도 커피계의 골목대장인 ‘스타벅스’ 매장이 수십개인데도 적진 한 가운데 진지를 구축한 것이다. 블루보틀이 들어선 이 곳은 원래 국내 중견기업인 대한제분의 토종 커피&베이커리 전문점인 ‘아티제’가 있던 자리다. 토종 아티제가 미국산 블루보틀에게 자리를 내 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국내 중견·중소기업을 육성하겠다며 만든 중기적합업종의 탁상행정 결과로 보인다. 청계광장 인근은 누구나 탐내는 매장의 위치였고 그래서 호텔신라는 2011년 이 자리에 매장을 냈지만 그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가 골목상권을 살리겠다며 국내 대기업의 커피와 베이커리 프랜차이즈를 막았다. 당시 논리는 동네 다방과 빵집을 살리고, 대기업 오너 자녀들의 일감몰아주기나 쉬운 부의 증식을 막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당시 호텔신라의 주주 중에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그 자녀인 이재용
세상의 변화는 생각지 못한 곳에서 왔다. 핵무기에 의한 전쟁이나 엄청난 신기술의 출현이 아닌 아주 작은 바이러스의 침공으로부터다. 그 작은 바이러스는 세상을 멈추게 했고, 세계 경제 변화의 시발점이 됐다. 변화의 폭은 크고, 시간은 길어질 듯하다. 전세계 부(富)의 지각변동은 이런 시기에 나타난다. 역사적으로 국가 통치자들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부를 쌓은 것으로 조사(2015년 시사주간지 타임 ‘세기의 부자’ 조사)된 미국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6위, 3720억달러)와 석유왕 존 D. 록펠러(7위, 3410억달러)도 시대변화의 산물이었다. (1~5위 만사 무사 말리왕, 아우구스투스 카이사르 로마 황제, 중국 북송 신종 황제, 악바르 1세 인도 무굴제국 황제, 이오시프 스탈린 소련 공산당 서기장) 1830년대에 태어난 미국의 두 경제 거목은 산업혁명의 큰 물결에서 ‘산업의 뼈대’인 철과 ‘산업의 혈액’인 석유를 독점하며 세기의 부자반열에 올랐다. 카네기는 미국 철강시장의 65%를 지배
"전 시민 가운데 그들(수호자)만이 금과 은을 다루거나 만져서는 안되네. 그래야 그들 자신도 안전하고, 국가도 안전할 것이네. 그들이 일단 토지와 집과 돈을 사유하기 시작하면, 수호자가 되는 대신 재산 관리인과 농부가 될 것이며, 다른 시민들의 협력자에서 적대적 주인으로 바뀔 것이네."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의 저서 '국가'에서 그의 스승 소크라테스가 밝힌 국가를 운영하는 수호자(정치인, 행정관료, 군인)가 갖춰야 할 덕목 중 일부다. 플라톤이 꿈꾸던 '이데아'(이상세계)에서 국가를 경영하는 수호자는 가족과 사유재산을 갖는 것을 금지하고, 모든 것을 공유하도록 자격을 엄격히 제한했다. 필요한 만큼 충분히 주되 연말에는 모자라거나 넘치지 않도록 해 '사유'를 금했다. 2500여년전 성현의 지적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인용되는 것을 보면, 인간의 본성이 얼마나 공고하며, 쉽게 바뀌지 않는지를 알 수 있다. 최근 논란이 된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공직자의 수도권 다주택 매각의 경우를 봐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