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희의 思見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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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강남 한 클럽의 작은 폭행사건에서 시작됐던 '버닝썬' 사태. 단순 폭행은 성공한 아이돌과 경찰이 연루되고, 마약과 섹스, 몰래카메라로까지 이어지면서 한국사회를 뜨겁게 '불태운 게이트'로 번졌다. 또 일부 일탈한 재벌가 3세들은 남부럽지 않은 환경에서 해외유학을 떠나 '마약동창'이라는 비아냥 섞인 별칭을 얻었다. 한때 결혼을 약속했던 아이돌과 재벌가 3세의 만남은 마약으로 인연을 맺어 동반 구속으로 끝맺었다. 아쉬울 것 없어 보였던 이들이 왜 몰락했을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공한 인생으로 보였던 이들의 몰락은 자본주의의 근원적 문제라기보다는 스스로 제어하지 못한 과도한 욕망 탓이 컸다. 독일의 저명한 사회과학자이자 사상가인 막스 베버는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이라는 저서에서 칼 마르크스가 비판했던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문제인 '노동 착취'에 대한 반론으로 자본주의의 도덕성을 강조했었다. 막스 베버는 전세계적으로 자본주의가 발달한 국가의 뿌리를 보면 근면과 성실함에
지난 4일 밤부터 시작된 강원 고성과 속초, 동해, 강릉, 인제 등 5개 시·군에서 일어난 대형 화재는 민관군의 공조와 발 빠른 대응으로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평이다. 축구장 740개 크기의 임야 약 530㏊(헥타르)가 불탔고, 주택 401채를 비롯해 건물 100동, 축산시설 925개소 등이 소실된 데 비해 인명피해가 적었다. 대통령이나 총리, 임기 하루를 남긴 행안부 장관의 모습, 수천 명의 소방관과 1만6000여명의 젊은 군인 등의 희생과 활약상에 대한 얘기가 들린다. 화재 규모에 비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 시점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톰 행크스 주연의 2016년 상영작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이라는 영화가 떠오른다. 재난에 대한 대처와 사후처리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문제와 관련된 것이다. 이 영화는 2009년 1월15일 기장 체슬리 설리 설렌버거(톰 행크스 분)가 조종한 US에어웨이스 1549편이 뉴욕 라과디아공항에서 노스캐롤라이나의 샬럿으로 향하던
사립유치원의 이익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가 4일 결국 유치원 개학 연기를 단행했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개학을 연기한 회원사들은 1533곳이다. 이번 결정의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유총 집행부는 회원사나 정부 모두로부터 그 책임을 면하기 힘들 할 듯하다. 이유는 판세를 읽을 줄 아는 능력 부재 때문이다. 싸움은 이길 수 있을 때 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 '유치원 개학 연기'는 세 가지 관점에서 이길 수 없는 싸움이다. 우선 프레임 전쟁에서 한유총은 이미 졌다. 한유총에서도 말한 것처럼 이번 이슈는 '돈 문제'다. 사유재산권을 침해받았다고 누차 얘기한 것처럼 결국 돈 문제에서 투명성을 확보하자는 정부의 주장이 훨씬 설득력이 높다. 이번 갈등의 핵심키가 된 '에듀파인'이라는 프로그램의 목적은 유치원비의 회계 투명성을 제고하자는 것이다. 자녀들을 위해 사용되는 돈의 사용처를 투명하게 하자는데 이를 거부할 명분이 없다. 두번째는 '사립유치원=사유재산'이
요즘처럼 사법부에 대한 논란이 심했던 적도 없을 듯하다. '사법농단'이라는 말이 연일 지면을 장식하면서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중심을 지켜야 할 천칭이 좌우로 흔들리다 보니 그 어느 쪽도, 저울을 잡은 사람을 신뢰하지 않게 되는 사회가 된 듯하다. '법이 어때야 하는가'를 얘기할 때 흔히 인용되는 것이 법규(法規)라는 한자어에 대한 해석이다. 두 글자를 '법'과 '규'로 나눠도 둘 다 법을 얘기하는 말이다. 법(法)은 물 수(水)변에 갈 거(去)를 합친 것이다. 이는 법이란 물 흐르듯 해야 한다는 의미다. 물이 가진 상징성은 공평함이다. 물은 어느 쪽이 높고, 어느 쪽이 낮도록 두지 않는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 결국은 수평을 이루도록 한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면서, 흐름을 거스르지 않을뿐더러 어디로 가는지 그 방향이 예측 가능하다. 다양한 그릇에 담겨 그 모양이 달라 보이거나 다른 용액들과 섞여 그 색깔이 달리 보일 수 있어도 그
말 안장(鞍) 모양을 한 산이어서 이름 붙여진 안산(鞍山). 높이 295.9m 서울 서대문구의 안산은 그 높이에 비해 상처가 많은 산이다. 조선왕조실록(인조실록) 인조 2년 2월 11일 기록을 보면, '관군이 적(평안병사 겸 부원수 이괄의 반란군)과 안현(鞍峴: 현 안산)에서 싸워 크게 이겼다'고 돼 있다. 파죽지세로 한양까지 돌진했던 반란군 이괄의 부대가 도성을 점령한 후 충주로 피신한 인조를 붙잡지 못하고, 성을 나왔다가 패퇴한 곳이 서대문구 현저동에서 홍제동으로 넘어가는 안산이었다. 기록에는 적병 400여급(級)을 베고 300여명을 사로잡았으며, 남은 무리는 수구문(水口門, 현 광희문)을 거쳐 달아났다고 돼 있다. 이괄의 혁명의 꿈이 사라진 곳이다. 평안도에서 위급한 신호를 알리던 봉수대의 연결 봉수대가 위치했던 곳도 이곳이다. 한국전쟁 때 서울을 수복하기 위한 최후의 격전지가 또한 무악산으로 불린 이곳 안산이다. 서울의 주산인 북한산보다 낮지만 지정학적 요충지로 전쟁의 상흔이
반도체 시장 전망과 관련해 ‘모간스탠리가 맞을까? 내가 맞을까?’라는 칼럼을 쓴지도 근 1년이 지났다. 지난해 11월 말경 모간스탠리는 드물게 삼성전자에 대해 “메모리 시장의 정점이 지났다”며 투자의견을 ‘비중확대’(Over weight)에서 ‘중립’(Equal weight)으로 낮췄고, 목표주가도 10만원 하향(280만원, 이후 1/50 액면분할 5만 6000원)조정했다. 이 보고서가 나온 다음날 하루에만 삼성전자의 주가는 5% 이상 빠져 시가총액이 18조원 증발했다. 코스피 전체적으로는 해당일 25조원의 시총이 날아갔다. 시장의 충격은 거셌다. 그렇다면 1년이 지난 지금 그 당시 세계적 권위의 금융사 예견대로 반도체 시장이 흘러갔을까. 모간스탠리가 흔들어놓은 주가는 망가졌지만,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실적은 지난 1년간 지속적으로 좋아졌다. 전망과는 거꾸로인 셈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은 작년 3분기 19조 9100억원에서 올 3분기 24조 7700억원으로 24.4
99세의 경영인과 85세의 엔지니어가 44년 전에 하지 못했던 투자계약서에 3일 서명했다. 지난 3일 오후 인터콘티넨탈 서울코엑스에서 열린 '강기동과 한국반도체'(아모르문디 펴냄) 자서전 출판기념회에서의 일이다. 1974년 1월 설립된 한국 최초의 전공정 반도체 공장인 '한국반도체'는 당시 미국 모토롤라 생산부장 출신인 41세인 젊은 엔지니어(강기동)와 콜린스(Collins) 무전기 한국대리점으로 돈을 번 55세의 사업가(김규한 KEMCO 사장)의 합작품이었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한국아마추어무선연맹(KARL) 설립이 계기였다. 1955년 설립된 KARL에서 서울대 전기공학과 학생 강기동이 당시 KBS 기술부에 있던 이덕빈(KARL 이사)씨의 소개로 김규환씨를 만난다. 그로부터 8년후인 1973년 미국의 한 모텔방에서 한국반도체의 밑그림 그려졌다. 원래 한국반도체는 이보다 3년전인 1971년에 쌍용그룹에서 1000만달러로 투자 받아 시작할 예정이었다. 강 박사의 경기고 49회 동기
때만 되면 나오는 엉터리 뉴스가 있다. 기업의 매출과 한 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을 비교하는 뉴스다. 몇 년 간 이런 통계 방식의 문제를 지적해도 전혀 개선이 없다. 이 통계를 주로 사용하는 경우는 프로파간다(정치적 선전선동)가 필요할 때다. '1% vs 99%'의 대결 프레임으로 정치적 여론몰이를 할 때 제격이다. 1%가 나머지 99%보다 더 많은 몫을 가져간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줄 때 주로 사용하는 재료다. 문제는 이런 잘못된 통계로 기업의 양극화를 드러내려는 것은 국민을 바보로 보는 행위이나 마찬가지다. 5일 여러 언론에서 거론한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매출이 국내총생산(GDP)대비 20%를 차지한다는 주장의 3가지 오류를 지적하고자 한다. 첫 번째가 비교 불가한 두 숫자를 비교하고는 '사실 비교 가능한 숫자는 아니다'라는 기사 마지막 한 줄 멘트로 면피하는 문제다. 두 번째 문제는 통계의 오류를 양해하더라도 방향성이 틀렸다는 점이며, 세 번째는 기업 양극화의 개선은 위를 끌어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놓고 말들이 많다. 한쪽에선 기조가 틀렸으니 바꾸라고 한다. 다른 한쪽에선 옳은 방향이니 밀고 나가겠다고 한다. 양측의 충돌로 국가 전체의 에너지 소모가 적지 않다. 서로를 향해 날을 끊임없이 세우다보니 그 주변에 선 시민들의 상처도 크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시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시민들은 좌(左)든 우(右)든 누가 더 점수를 따고, 누가 이기든 관심이 없다. 그들은 다만 자신들의 삶이 조금 더 나아지기를 바랄 뿐이다.' 복잡계 경제학자인 에릭 바인하커가 '부의 기원(The Origin of Wealth)' 말미에 좌파나 우파할 것 없이 지나치게 화석화된 정책에 집착하는 것을 경계하며 한 말이다. 보수냐 진보냐, 우파냐 좌파냐, 아담 스미스냐 칼 막스냐는 그 정책을 통해 집권하려는 사람들의 선전 도구다. 정치의 목적이 '시민 행복'에 있어야 하는데, 집권에 있다 보니 '선전 도구'에 몰입하고, 집착해 충돌이 끊이질 않는다. 핵심은 도구가 아니라 실
'경제검찰' 공정거래위원회가 1980년 이후 38년 만에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약칭: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에 나섰다. 약 40년간 스물일곱 차례 갈고, 담금질해서 쓰던 '규제의 칼'을 전면적으로 개보수해 아예 새 칼처럼 '날을 더 세우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재계에선 이를 두고 글로벌경쟁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의 목소리가 높다. 독점을 규제하고, 공정한 거래를 반대할 사람이나 기업은 없다. 문제는 규제가 합목적성을 갖고 있느냐는 점이다. 또 규제 대상자들이 '룰'에 공감할 수 있느냐다. 그래야 규제를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법의 개정이 행정편의주의적이거나 이념적 지향점으로 달려갈 때 그 대척점의 사람들은 규제를 '도구가 아닌 무기'로 받아들일 수 있다. 여전히 공정경쟁의 규제 프레임에는 30여년 전부터 이어져 온 '타도해야 할 재벌'과 '억압받는 대중'의 구조가 자리 잡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시간은 30년을 넘게 흘렀다. 재계에서는 월급을 줘 본 적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논란’에 휩싸였다. 분식회계란 회사에 실제로는 없는 가치를 있는 것처럼 회계장부를 부풀리는 것을 말한다. 이번 분식회계 논란의 핵심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로직스)가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를 2015년 말에 무리하게 자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한 회계방식이 옳으냐이다. 이를 통해 에피스의 가치를 취득원가인 3300억원이 아닌 시장가격인 5조 2726억원으로 계산한 게 적절한 회계절차였냐는 것이다. 이 회계의 적정성 여부는 회계의 기본 원칙을 지켰느냐만 보면 된다. 회계 기본원칙은 발생주의와 수익·비용 대응원칙,보수주의, 역사적 원가주의 등이다. 특히 기업 재무제표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생겼을 때 즉시 이를 반영하는 발생주의가 기본 원칙이다. 로직스와 바이오젠이 합작법인을 설립할 당시(2012년 2월)에 제시된 옵션 계약 만기는 2018년 6월말이었다. 이때까지 바이오젠은 에피스의 지분 50%-1주 만큼을 살 수 있는 권리를 가졌다. 바이오
꼭 10년 전의 일이다. 경남 진주시 대곡면 단목리 하씨 집성촌에서 이제는 고인이 된 구본무 회장을 우연히 만난 적이 있다. 진주에서도 시골인 이 마을에는 구 회장의 모친인 고(故) 하정임 여사가 시집가기 전에 살던 어릴 적 집이 있다. 오랜 고택에 고서적들이 있던 이 집은 경상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될 정도로 그 지역에서는 이름난 곳이기도 했다. 당시에는 관리인 가족만이 살고 간혹 구 회장이 내려오곤 했던 곳이다. 2008년 2월 4일, 설 명절을 기해 고향에 내려갔다가 구 회장이 외가 집으로 내려왔다는 얘기를 듣고 구 회장의 외가 문 앞에서 소위 '뻗치기'를 했었다. 설명절 아침에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지 않고, 모친의 생가를 찾았던 이유가 궁금하기도 했다. 구 회장은 그보다 한 달 전인 1월에 모친인 하정임 여사를 여의었다. 그런 어머니를 기리기 위해 명절에 혼자서 '단목'을 찾았던 것이라는 것은 그날 아침 그를 만난 후에서야 알았다. 문 앞에 기다리고 있다가 만난 구 회장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