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희의 思見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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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주식 몇 주나 갖고 있어?" 꼭 20년전의 일이다. 2004년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당시 윤종용 CEO(부회장)에게 몇시간째 끈질기게 공격적인 질의를 해오던 당시 참여연대 관계자에게 화를 누르지 못한 그가 던진 말이다. 당시 윤 부회장에게 끈질기게 질문했던 이들은 이후 정치권에 진출해 국회의원이나 청와대 요직을 지냈다. 당시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표기업의 주주총회장은 시민단체들의 경연장이었다. IMF 직후인 1998년에는 13시간 30분이라는 삼성전자 주총이래 최장시간 진행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 이듬해에도 8시간 가량 주총을 진행하는 등 윤 부회장은 그 후 몇년 동안 참여연대 등과 거칠게 부딪혔다. '몇 주 갖고 있냐'는 발언 뿐만 아니라 "정회하고 계급장 떼고 나하고 한판 붙자"거나 "남의 회사 주총장에 와서 떠들지 마라"는 등의 발언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전쟁과도 같은 주주총회를 보낸 시기였다. 29일 상장(코넥스 포함) 기업 중 12월 결산법인 2675개사 대부분이 주총을 끝냈다.
인공지능(AI) 기술경쟁에서 우리나라가 뒤처지지 않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무분별한 AI 기술개발에서 어떻게 인류를 지킬 것인가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유럽의회가 세계 최초로 AI규제 법안을 통과시킨 이유다. 유럽연합은 AI라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미지(未知)의 기술에 대한 두려움을 드러냈다. 같은 날 오픈AI(챗GPT 개발사)와 피규어(휴머노이드로봇 스타트업)는 합작 휴머노이드 로봇 'FIGURE01'을 대중에 공개했다. 이 로봇은 스스로의 학습을 통해 먹을 것을 요구하는 사람에게 사과를 건넸다. 또 논리적 사고를 통해 쓰레기를 치우고 컵과 쟁반을 정리하는 모습은 AI를 적용한 휴머노이드 로봇의 진화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런 이유로 EU는 올 연말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될 AI법에서 '고위험등급에서 AI기술 사용시 반드시 사람이 감독'하게 하고 위험관리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했다. 또 생체정보 수집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인간과 유사한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두고 의사단체와 정부간의 갈등이 장기화되는 것은 정부와 의료계는 물론 국민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 갈등의 장기화는 국민건강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각자의 분업을 통해 하나의 시스템으로 움직인다. 어느 한 역할이 빠지면 때로는 불편하고 삶이 힘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태업이나 파업을 하는 사람들은 이런 불편함을 타인들이 인식토록 함으로써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런 '투쟁'이 타인의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할 때는 그들의 권리가 타인의 것에 우선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이번 사안은 국민의 건강권과 의사들의 행복추구권(이익) 사이의 다툼이다. 자신들의 권리가 다른 사람들의 기본권을 침해할 경우에는 공정한 정의가 아니다. 의대 신입생 2000명 증원 갈등은 부족한 필수의료진을 채울 인력이 필요하다는 정부의 의지와, 교육시스템 확충과 의료수가 현실화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사들의 주장이 맞부딪힌 결과다. 의사들의 표면적 반대 이
대한민국이 스스로의 바다를 지킬 수 있었던 출발점은 1975년 5월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독자적인 한국형 구축함 건조를 지시한 때부터다. 삼면이 바다인 대한민국은 중국·일본·러시아 등 열강과 바다를 맞댄 지정학적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선 자주국방을 통한 해군력 강화가 필수였고, 그 핵심키가 먼 바다에 나가서 싸울 수 있는 구축함(Destroyer)의 건조였다. 해양강국의 희망을 품고 '구축함 건조'라는 숙제가 던져졌지만, 그보다 작은 초계함이나 호위함조차도 쉽지 않았다. 갖은 제약과 고난의 길이 있었다. 우리 손으로 전투함을 처음 만든 건 그로부터 5년후다. 1980년 현대중공업이 최초의 한국형 전투함으로 1500톤 울산급 호위함(FF-951)을 건조했다. 뒤이어 1982년 배수량 890톤의 첫 동해급 초계함(PCC-751, 대한조선공사)이 취역했다. 한국형 구축함(Korean Destroyer) 시리즈의 첫번째인 KD-1(배수량 3200톤급) 광개토대왕함(DDH-971, 대우조선해
1884년 조선말의 한성상업회의소로 시작해 올해로 140년이 되는 대한상공회의소의 25대 회장에 오를 서울상공회의소 회장에 최태원 SK 그룹 회장이 재선임되면서 '2기 최태원호'에 대한 기대가 높다. 2021년 대한상의 회장에 오른 최 회장의 첫 임기 3년은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인류사적 재난기를 겪으면서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게다기 뒤늦게 뛰어든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과제를 맡으면서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시간을 보냈지만 그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경험도 했다. 최 회장은 지난 3년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확산시키는데 힘을 쏟았다. 이제는 기업이 단순히 이익만 내는 조직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키워 공동체와 함께 향유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신기업가정신(ERT)의 일환으로 진행한 '다함께 나눔프로젝트'로 울산 소방서와 군포 청소년자립지원관, 여수 육아지원시설에서 회복과 자립의 길을 열어주는 다양한 일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 3년간 그 성과가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지만 세상을 놀랍게 바꿨다고 할만한 변화를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은 있다.
26일 오전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등 반도체 업계 최고경영자들을 만나 반도체 초격차를 위한 경청의 자리를 마련한 것은 글로벌 반도체 대전이 시작된 시점에서 고무적인 일이다. 최근 일본의 TSMC 합작사나 미국 정부의 인텔 지원 등 미·일이 반도체 헤게모니 쟁탈전을 벌이는 와중에 적자에 빠진 삼성전자 반도체나 SK하이닉스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들이 많은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동안 반도체 업계에선 산업정책을 총괄하고 기업을 지원하는 과거 산업부의 역할에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다.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으로 이어져 개선되는 속도가 더디거나, 현장의 애로를 듣고도 아무 변화 없이 시간만 흘려보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1970년대초 국내 반도체 산업 태동기에 '반도체'가 뭔지도 모르고 TV나 가전 등 전자산업육성정책의 일환으로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가 반도체 산업 육성을 논했었다. 반도체가 생소
지난해말 기준 삼성전자의 통장 잔고(순현금)는 약 80조원(79조 6900여억원)이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등 약 92조원에서 차입금 약 12조를 뺀 금액이다. 이는 직전해(2022년말)의 순현금 104조 8900억원보다 24%(25조 2000억원) 줄어든 규모다. 혹자는 80조원이라는 이 어마어마한 금액으로 주주들에게 배당도 듬뿍하고, 자사주도 대규모로 사들여서 소각을 해 기업의 가치를 높이라고 말한다. 배당을 늘리면 주식을 사려는 수요가 늘어나니 주가가 오를테고,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면 유통주식수가 줄어드니 1주당 가치가 올라가 '레벨업'된다고 주장한다. 2015년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반대하고 그 이듬해 타깃을 삼성전자로 바꿔 기업분할과 30조원에 달하는 특별배당을 요구한 그 때와 비슷한 양상이다. 당시 엘리엇에 몸담았던 인물들이 최근에는 새 이름의 펀드(화이트박스, 팰리서캐피털 등)를 통해 삼성물산에 고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우리는 돈을 챙겨 튀기로 결정했습니다. 그간 멍청이들이 우글거리는 회사에서 지낸 일은 최고로 훌륭한 경험이었고, 여러분이 없었다면 아마 우리는 부자가 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 1988년 말 미국 RJR 나비스코의 LBO(차입매수) 거래 과정을 파헤친 책 '문 앞의 야만인들(Barbarians at the Gate: 브라이언 버로, 존 헬리어 저)'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무자본으로 기업을 인수한 뒤 기업 내 알짜배기 자산을 팔고, 껍데기만 남기고 막대한 이익을 챙긴 채 떠나는 일부 약탈적 사모펀드 경영자들에 속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한 말이다. 이 책에선 약탈적 사모펀드 운영자들을 우리들의 집 문 앞에 서 있는 바바리안(야만인)들로 표현했다. 그 바바리안들이 진화해 행동주의 펀드라는 이름을 달고, 전세계에서 '기업가치 제고'라는 그럴 듯한 명분을 내걸고 활동하고 있다. 특히 국가경제 규모가 어느 정도는 받혀주는 한국과 일본, 미국과 캐나다 등으로 몰려다니며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2년 전 약 1년이라는 길지 않은 호주 생활 중 많은 문화 차이를 느꼈지만 그 중 특히 눈길을 끈 것은 호주의 상속제와 벌금, 그리고 선거제도였다. 남반구에 속해 있는 호주는 북반구와 여러가지 점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우선 달의 모양부터가 뒤집혀져 있다. 배수구에 물 회오리가 생기는 방향(코리올리 효과)이 북반구와 반대인 시계방향이라는 차이 등은 익히 학습으로 알고 있었지만 정치·경제·문화에서도 '틀린 것'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도록 하는 요소들이 많았다. 우선 대물림(상속)의 인식 차이다. 호주는 38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상속세가 없는 14개국 중 가장 앞서 1977년 상속세를 폐지하고, 자본이득세(Capital gain tax)를 도입한 나라다. 당시 도입 이유는 경제활성화의 목적이었다. 상속·증여세 부담으로 막힌 돈의 흐름을 뚫을 목적으로 경제의 선순환을 위해 도입한 것이 자본이득세다. 예를 들어 농부가 사망한 선조로부터 경작할 토지와 소, 쟁기 등을 물려받아 농사를 계속 지을 때는 이 상속재산에 대한 세금납부를 미뤄주는 제도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삼성 전현직 임원 등 14인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해 5일 법원이 모두 무죄 선고를 내렸다. 검찰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이재용 회장을 첫 소환조사(2020년 5월 26일)한 지 1351일(3년 8개월 16일)만이다. 이번 삼성물산 합병 재판만 4년 걸렸지만 앞서 2016년 11월 13일 국정농단 사건으로 검찰이 이 회장을 처음 소환조사한 날로부터 2641일(7년 2개월 26일)째 되는 날이다. 그동안 이 회장은 두 재판을 통해 565일의 수감생활과 178회의 재판(국정농단 83회, 합병 95회)에 피고인으로 출석했다. 지난 7년 2개월여 동안 2주(14. 8일)마다 한번씩 법정에 출두했다. 7년여 동안 한번도 빠지지 않고 2주에 한번씩 재판을 받는다는 것은 보통 견디기 힘든 일이 아니다.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2014년 5월 이후 10년간 이재용 회장은 이같은 사법리스크에 발목이 잡혀 삼성이라는 거함의 선장으로서 제대로 뜻을 펼쳐볼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일명 '투명 고릴라 실험'이라는 게 있다. 인간이 직접 자기 눈으로 봤다고 확신하는 것이 실제와 다를 수도 있다는 인지 실험이다. 이 실험은 인간의 대표적인 선택적 지각(Selective Perception) 경향을 보여준다. 미국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인 대니얼 사이먼스와 크리스토퍼 차브리스가 1999년 진행한 '선택적 주목 실험(Selective Attention Test, 일명: 투명 고릴라 실험)'은 이렇다. 영상 속에서 6명의 학생들이 3명씩 나뉘어 흰 셔츠와 검은 셔츠를 각각 입고 같은 색의 옷을 입은 사람끼리 농구공을 패스한다. 이 영상을 보는 피실험자에게 흰옷을 입은 사람끼리 몇번 패스를 했는지 세도록 했다. 그리고 흰옷 끼리 패스한 수를 센 피실험자에게 몇번 패스했는지를 물은 다음, "당신은 고릴라(gorilla)를 봤나?"라고 묻는 게 실험의 전부다. 이 실험에선 패스 중간에 검은 색의 고릴라 의상을 입은 학생이 패스하는 사람들 사이로 천천히 걸어들어와 가슴을 두드리며 킹콩 흉내를 내고 퇴장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들이 기소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한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 1심 선고가 오는 26일에서 내달 5일로 미뤄졌다. 1010일(2024년 1월26일 기준)간 진행된 재판이니 열흘 정도 더 미뤄진다고 대수냐고 하겠지만 당사자들은 하루가 여삼추(一日如三秋)다. 하루를 3년 같이 또 열흘을 기다려야 1심 선고가 나고, 2심(항소심)과 3심(상고심)까지는 또 몇년이 걸릴지 모른다. 구광모 LG 회장과 모친인 김영식 여사 등 LG 모자간 상속소송도 마찬가지다. 내달 28일이면 벌써 1년이다. 하지만 지난 1년간 실제 변론기일은 이틀에 불과했다. 첫 변론 전에 진행한 변론준비기일과 이달 23일 진행한 비공개 변론준비기일까지 치면 1년에 원고와 피고측이 네번 만났지만, 옳고 그름을 다투는 시간은 짧았다. 결론 없이 지나온 1년 동안 기업은 '소송'이라는 변수로 인해 유무형의 손실에 노출됐다. 재판이 열리지 않는 시간동안 법원 밖에서는 해외언론 등을 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