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희의 思見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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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무역의 날' 60주년 행사가 열렸다. 지난 60년 대한민국 수출 역사는 기적의 역사다. 1964년 수출 1억달러를 처음 돌파한 후 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출액은 6835억 8476만달러(약 920조원)로 6800배 이상 늘었다. 전세계적으로 우리보다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는 중국·미국·독일·네덜란드·일본 등 5개국 뿐이다. 60년전 한국 전쟁의 폐허 속에서 가발과 오징어를 수출해 1억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였던 우리나라는 자원빈국의 약점을 창의와 열정으로 극복하고 오늘날 반도체와 자동차·조선·석유제품·평판디스플레이·무선통신기기·합성수지·자동차부품·철강판·컴퓨터 등으로 세계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1953년 휴전 후 70년만에 전세계에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드라마틱한 성공스토리를 썼다. 특히 1992년은 대한민국 수출역사에 기록적인 한해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 64M(메가) D램을 개발하고, 철옹성이었던 일본 NEC를 제치고 D램 1위를 차지한 해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1. 29년만에 한국시리즈에서 통합우승한 LG트윈스의 승리소식과 함께 5차전까지 이어진 시리즈 내내 주목을 끌었던 것 중 하나는 구광모 LG 그룹 회장의 손에 쥔 스마트폰이었다. 구 회장은 29년만의 역사적인 장면을 찍기 위해 자주 자신의 휴대폰을 들었고 그 때마다 방송사나 사진기자들에게 찍힌 스마트폰은 '사과(애플)' 로고가 선명한 최신 아이폰이었다. 2021년 4월 LG전자가 휴대폰 사업에서 철수하기 전에는 있을 수 없었던 모습이다. 구 회장이 사과폰(아이폰의 별칭)을 사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애플이 LG 그룹의 주요 고객사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 한해에만 LG이노텍으로부터 15조원 규모(사업보고서 기준: 단일고객으로만 표기)의 카메라 모듈 등을 구매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으로 9조 8400여억원을 구매한 핵심고객이다. LG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핵심 수요처이기도 하다. 아이폰15에 약 5000만대의 소형 OLED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져
우리 국민의 세금이 중국산 전기차 및 배터리 업체들의 배를 불리는데 사용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지난 2월 환경부가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관계부처합동으로 '2023년 전기차 구매보조금 개편방안'을 내놨지만 3분기가 지난 지금 그 효과는 기대에 못미친다. 전기차 보조금(약 2조원) 개편안을 만들 때 정책 목표는 두가지 정도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는 탄소중립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전기차 수요를 늘리는 것이고, 두번째는 그 과정에서 국산 배터리 및 전기차 구매가 늘고 국내 전기차 기술력이 제고되는 것을 기대했을 것이다. 바람대로 국내 전기차 사용은 늘었지만, 국산 비중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XX이 벌어간다'는 속담이 연상되는 현실이다. 정부는 삼원계 배터리인 우리 기업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에너지밀도가 높은 배터리(삼원계)에 더 많은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또 주행거리가 짧은 LFP의 단점을 감안해 1회 충전 후 주행거리가 긴 차량에 더
25일이면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이 타계한 지 만3년째다. 옛날로 치면 3년간 입은 상복을 벗는 '3년 탈상'의 시기이자 새출발의 시기다. 고 이건희 선대 회장은 경영자로서 100년에 한명 나올까말까한 인물이다. 미래를 보는 눈이나 용인술 등에서는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아시아의 싸구려 3류 전자제품 회사를 30년만에 전세계 메모리 반도체·스마트폰·TV 등에서 1등하는 전자업체로 탈바꿈시킨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 18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이건희 회장 3주기 추모-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는 그의 미래지향적·도전적·창조적 혁신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많은 학자들은 그를 상상력과 통찰력을 가진 전략 이론가이자 통합적 사상가라고 불렀다. 지난 3년의 시간을 보내며 그는 떠났지만 그의 정신은 여전히 남았다. 이제 숙제는 살아남은 자들의 몫이다. 지난 몇년처럼 선대 회장의 추억에만 얽매여 있을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그 뒤를 잇는 후계자가
애플이 오는 6일 국내에서 사전주문을 받고 13일부터 출시할 아이폰15 신제품을 두고 말들이 많다. 애플 애호가들은 이번에도 애플의 혁신을 찬양하지만, 업계에선 '애플의 혁신은 죽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애플의 한국 판매 사이트에서는 "아이폰 프로15와 프로맥스는 견고한 티타늄 소재와 초고화질 카메라, '어마무시한 성능'으로 판도를 바꾸는 A17 프로칩에 USB3 속도를 지원하는 USB-C 커넥터까지 강력하고 혁신적인 기능을 갖췄다"고 소개하고 있다. 애플의 '어마무시한 성능'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업계에서 신제품에 대한 평가는 싸늘하다. 이미 삼성전자를 비롯한 업계가 모두 도입한 USB-C 커넥터를 채택한 것을 두고 강력한 혁신이라고 말하는 것이나, '어마무시한 성능'이 '어마무시한 발열이냐'는 A17프로칩 발열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혁신이라고 부를 만한 내용이 없다보니 '전작과 가격이 동일한 것이 아이폰15의 유일한 혁신'이라는 비아냥도 들린다. 애플의 혁신 논란은 어제
포스코가 이달부터 코일철근 시장의 상업생산에 나서면서 철강업계에 말들이 많다. 철강업계의 맏형인 포스코가 고로를 기반으로 고급철강 시장이 아닌 전기로 기반 생산업체들의 시장인 철근 시장에 진출한데 대한 논란이다. 철강업계의 골목상권에 철강공룡인 포스코가 진출했다는 비난이 주를 이룬다. 포스코는 이번 코일철근 시장 진출을 두고 ▷포스코의 생산물량이 국내 전체 철근시장의 1% 미만으로 규모가 작은 점 ▷포스코이앤씨 등 자회사 경쟁입찰에 납품할 목적인 점 ▷로스율 감소 등 건설사들이 선호한다는 이유를 들어 신규 시장 진입 정당성을 설명하고 있다. 다른 기업이었다면 이런 시장논리를 내세울 때 달리 이론을 달 게 없다. 자유로운 시장경쟁을 통해 시장의 순기능을 강화하겠다는데 누가 막겠나. 또한 동국제강과 대한제강 두 회사의 과점 시장인 코일철근 시장에 수요자인 건설업계가 제3의 사업자를 필요로 한다는데 마다할 일이 아니다. 그런데 그 참여자가 포스코라고 할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산업의 쌀
민족대명절인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추석은 모든 가족들이 모여 서로 화합하고 격려하는 자리다. 그런데 이번 추석 명절에 그러지 못하는 가족들도 있다. 내달 5일 상속회복청구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앞두고 있는 LG가(家)가 그렇다. 자손이 많은 LG가는 오래 전부터 설은 신정을 쇠고, 추석인 음력 8월 15일에는 고 구자경 명예회장을 비롯한 가족들이 고 구본무 회장의 자택이 있는 한남동에 모여 함께 차례를 지내고 화합을 다지곤 했다. 매년 8차례 내외의 집안 제사 외에 설과 추석은 상남(上南) 구자경 명예회장이나 화담(和談) 구본무 회장이 LG가의 장자로서 가족의 화합과 LG의 인화를 다지는 자리이기도 했다. LG 창립 75년째인 올해도 구광모 LG 회장이 장자로서 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예년과는 다른 모습이 연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 구본무 회장의 부인인 김영식 여사가 두딸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구연수씨와 함께 장남인 구광모 LG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첫 변
EU집행위원회가 지난 13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反)보조금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전기차의 급성장에 대한 EU의 두려움의 표시다. 또 EU 자동차 시장을 더 이상 저가의 중국 전기차에 내주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미국에 이어 EU와 중국의 충돌은 우리 전기차 및 배터리 업계에는 기회다. 그동안 폐쇄적인 중국의 보조금 정책으로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고, 유럽 시장에서는 저가의 중국 전기차와 경쟁했던 우리에겐 돌파구가 생긴 셈이다. 우리 정부와 기업은 이번 기회를 통해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에서도 메모리 반도체와 같은 영광의 길을 찾아야 한다. 그 길을 가기 위해선 중국이 배터리 산업 육성을 위해 걸어온 길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유럽은 전통적인 자동차 강국이었다. 산업혁명의 시발점인 영국에서 출발해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등에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자동차 회사들이 즐비하다. 이들의 내연기관 엔진기술은 타의추종을 불허했다. 1·2차 세계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들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른다. 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앞만 보고 가자."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2010년 3월 경영복귀를 선언하며 던진 말이다. 그는 2013년 1월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도 "10년내 삼성의 일등 제품이 사라질 것에 대비해야 한다"는 말을 반복했다. 당시 메모리 반도체는 20년간 세계 1위를 달렸고 삼성전자의 실적도 양호했지만 이 선대회장은 끊임없이 위기론을 설파했다. 위기론을 입에 달고 살았던 이유는 위기가 왔을 때는 이미 대처하기 늦기 때문이다. 이런 위기 의식은 변화로 이어졌다. 디스플레이 업체 삼성SDI는 세계 1위까지 올랐던 PDP(플랫패널디스플레이) 사업을 접었고, 2차전지로 주력 업종을 전환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 1위 종목이었던 LCD(박막액정디스플레이)를 접고 OLED(유기
18일 오전 9시 38분경 서울 강남구 삼성생명 서초사옥 1층 로비에서 기자들과 마주한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장(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의 표정은 단호해 보였다. 삼성의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재가입 여부에 대해 어떤 방향으로든 결정이 난 듯했다. 그런데 "(삼성의 전경련) 재가입 또는 미가입 여부가 결정됐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위원장은 "저희가 확정적으로 가입·미가입을 권고하지 않았다"고 했다. 재가입 가부에 대한 답을 기다렸던 기자들 입장에서 당혹했다. 그동안 준감위의 스탠스나 수차례의 검토를 감안하면 이번 회의를 통해 '재가입하는 것이 좋겠다'거나 '재가입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정도의 권고라도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이 위원장이 지난 16일 임시회의를 위해 출근하는 길에나, 이날 회의에 들어가기 전에도 '결정'이나 '결론'이라는 단어를 여러번 사용했고, 이는 곧 전경련 가입여부에 대한 결정과 결론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이날 준감위 회의 결과를 발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재계와 국민의 요구'를 제대로 파악해 그 역할에 충실함으로써 존재이유를 입증해야 한다. 그러면 4대 그룹의 재가입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일이다. 전경련은 오는 22일 임시총회를 열어 단체명을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로 바꾸고 새출발하기 위해 지난 7일 류진 풍산 그룹 회장을 한경협 회장으로 추대했다. 재계는 한경협 신임 회장 추대로 전경련의 새출발에 기대가 높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도 산재해 있다. 최근 만난 4대 그룹 고위 관계자들은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재가입을 재촉하는데 어찌해야할 지 고민"이라고 한결 같은 목소리를 냈다. 대외적으로는 전경련에 변화가 있으면 다시 가입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이지만 그 속내를 보면 재가입에 머뭇거림이 많다. 4대 그룹의 눈치게임도 만만찮다. 삼성이 결정하면 따르겠다는 나머지 기업들의 분위기에 삼성의 압박감도 적지 않다. 외부인사로 구성된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도 이런 요구를 반영해 조만간 이 사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디바이스경험(DX: 스마트폰, TV, 가전, 네트워크 등) 부문 내에 미래기술사무국을 최근 신설했다. 늦은 감은 있지만 반가운 소식이다. 사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6400억원)와 2분기(6700억원) 연결기준 영업이익을 보면 형식은 흑자였지만, 내용은 적자다.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하만의 연결 영업이익(1분기 합계 9100억원, 2분기 합계 1조 900억원)을 제외하면 지난 1분기 -2700억원, 2분기는 -4200억원 적자다. 적자신호는 삼성전자 본체(특히 DS부문)에 위기가 왔음을 보여준다. 수조원대의 분기 이익을 내던 과거의 성공방정식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런 위기가 올 때 경영자들은 원가절감과 구조조정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협력업체 단가 인하와 회사 내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절감의 효과는 단기간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미래 경쟁력을 갉아먹는 미봉책이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하기 위해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혁신에 나서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