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희의 思見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재계 전반에 일어나는 일에 대한 사견(私見)일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라는 누군가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세상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자는 취지의 사견(思見)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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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시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피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1일 11시 55분경 오전 재판이 끝난 후 점심을 위해 법정을 떠나면서 기자에게 한 말이다. 오랫 만에 만나 형식적 인사에 지나지 않는 이 회장의 인사에 기자는 '잘 지낸다'고 답했지만 그에게 같은 질문을 되묻기는 애매했다. "잘 지내느냐"는 질문에 대한 그의 답이 뻔해보였기 때문이다. 이 회장의 현재 형편이 그렇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약 2년의 수감생활에 이어 '피고인'석에만 3년째 앉아있는 그를 봐도 답은 뻔했다. 그 장소가 "잘 지낸다"고 답하기에도 어색한 장소이기도 했다. 이 회장은 이날도 외부로부터의 위해 가능성(과거 달걀 투척사건도 있었다) 때문에 법원에 신변보호신청을 해놓은 상태라 일반방청객이나 다른 피고인들보다는 늦게 법정을 나섰다. 일반방청객을 먼저 내보내고 마지막으로 이 회장이 나가는 순서였다. 법원 경위들에게 떠밀리는 과정에서 안부를 묻는 대화는 짧게 끝났지만, 재판
"상당히 많은 분량의 녹취록이 있다. 이 내용이 가족들간의 대화라서 전체 녹취록을 제출하기 어렵다." 지난 18일 오전 서울 서부지방법원 410호 법정. 고 구본무 LG 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가 두딸과 함께 아들인 구광모 LG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회복청구 소송에서 나온 원고 측 변호인의 말이다. 처음에는 귀를 의심했다. LG 가족들끼리 집안에서 한 대화가 몰래 녹음됐다는 것 때문이다. 더 놀라운 것은 이런 일이 1회성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원고 변호인 측이 그 분량이 많아서 전체를 제공하는 게 어렵다고 한데서 알 수 있다. 사건과 관련 없는 사적 대화도 다수 녹음돼 있다고 한다. 가족간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세간에선 돈 앞에 장사 없다는 말도 나온다. 기자는 생전에 구본무 LG 회장을 여러번 만났고, 그가 가족을 얼마나 소중히 생각하는지도 잘 안다. 그가 지금 하늘나라에서 이를 본다면 뭐라고 할지 뻔하다. "고마 됐다. 고마해라(그만 하라)!"는 불호
2분기에도 이어진 삼성전자 실적악화 속에서 지금 삼성 내부를 지배하는 키워드는 △자신감 상실 △소통실종 △미래전략 부재 등 세가지다. 삼성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과거 삼성 신입사원이 '자부심(pride)'으로 달고 다니던 '삼성 배지(badge)'는 일부 금융계열사를 빼면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시대의 변화도 있지만 로열티와 자부심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특히 사업보국이라는 사명감에 신바람 나게 일하던 그 기억도 사라진 지 오래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2분기 연속 수조원의 적자를 낸 때문이 아니다. 그룹 전체 분위기가 위축돼 있다. 삼성은 현재 그 어느 그룹도 달성하지 못한 국내 4대 프로스포츠 '꼴찌 그랜드슬램'(4관왕)을 하고 있다. 야구(10위), 축구(12위), 농구(10위), 배구(7위) 등 전 분야에서 꼴찌다. 회사 브랜드를 가슴에 달고 하는 스포츠는 단순한 경기가 아니다. 직원들의 아침출근길 비타민이고, 상사로부터 받은 스트레스를 푸는 저녁의 해우소(解憂所)다.
"내놓고 (일본과) 친한 척 할 수가 없어서 숨어서 친하게 지낸 적이 있다." 진옥동 신한은행 회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일 산업협력포럼' 연사로 나와 한 말이다. 그는 과거 한일관계의 경색으로 숨죽여 지낼 때도 있었지만 그 때조차도 할 일을 하는 게 기업가의 운명이라는 듯 이같이 말했다. 진 회장은 "그동안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내용이다. 2020년 한일관계가 좋지 않았을 때 일본 미즈호 은행과 1차적으로 500억엔의 통화스왑을 하기로 하고 7월에 비밀리에 사인을 한 후 언론에 비공개로 하자고 합의했었다"며 숨어서 친하게 지낸 사례를 얘기했다. 중앙은행이 아닌 민간은행간 통화스왑은 그동안 없던 일이다. 지난해에는 이를 더 발전시켜 한일 각각 몇개씩의 은행이 통화 스왑 규모를 정부간 스왑수준까지 함께 넓히는 협력을 추진했다. 그동안 한일 관계는 '정경분리 원칙'을 지키자는 목소리가 컸으나 반일감정에 밀려 기업활동을 드러내지 못하고
"직원을 구하기 힘든데, 직원 관리는 더 어렵지 않으세요? 최저임금은 계속 오르는데 4대 보험, 주휴수당까지...인건비가 너무 부담돼요?" 어느 인력 관리 사무소의 광고가 아니다. 식당에서 음식을 나르는 AI(인공지능) 서빙로봇 광고의 카피 중 일부다. KT는 식당에서 음식을 나르는 서빙로봇을 광고하면서 최저임금 인상의 대안으로 이 서비스를 홍보하고 있다. 이 서빙로봇 1대를 임대할 경우 월 65만원(36개월 약정)이면 된다. 1대를 일시불로 구매시 2000만원에 월 서비스이용료 5만원을 낸다.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9620원) 기준으로 월 201만 580원(209시간 기준, 주당 유급주휴 8시간 포함)을 받는 근로자의 10개월치 임금이면 이 로봇 한대를 살 수 있다. 서빙로봇(209시간, 월 65만원 기준)의 시급은 사람의 1/3도 안되는 3110원이다. 요즘 웬만한 규모의 식당에 가면 이 서빙로봇이 사람을 대신해 음식을 나른다. 음식이 무겁다고 불평하거나 4대 보험을 요구하지도
오는 30일 국회 부의를 앞둔 일명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와 3조 개정안)'이 논란이다. 노란봉투법은 쌍용자동차 파업 후 회사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한 노동자를 위해 2013년 한 시민이 노란봉투에 손해배상금을 십시일반으로 넣어서 도왔던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선한 프레임의 이름이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에는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을 제한하는 의미의 '노란봉투'만 있는 게 아니다. 재계에선 논란을 가득 담은 '논란봉투'도 있다고 항변한다. 사용자(교섭대상) 범위확대와 노동쟁의 행위 대상(경영행위 포함) 범위 확대 등이 개정안 봉투에 담긴 '논란'의 대상이다. 직접 고용계약을 맺지 않아도 근로조건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의 사용자라면 단체교섭과 쟁의행위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 사용자 범위 확대 문제다.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처럼 협력업체가 수백~수천개인 기업은 이들 모두와 단체교섭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앞선다. 또 법이 개정되면 생산라인의 조정이
지난 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대법정에서 10시간 가까이 진행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부정 의혹 재판은 마치 양자역학에서 '슈뢰딩거 고양이'의 생사를 확인하는 것을 연상케했다. 그만큼 복잡난해하다는 뜻이다. 그러면서도 그 내막을 잘 알면 또 그만큼 명징한 것이 없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가 양자물리학을 이해하는데 활용한 대표적인 사고(思考: 머리 속으로만 하는)실험이다. 밀폐된 상자 속 방사성 물질에서 방사선이 방출돼 센서에 감지되면 센서와 연결된 망치가 독이 든 유리병을 깨게 되고, 그로 인해 상자 속 고양이는 죽게 된다. 방사선 붕괴가 일어나는 양자 세계의 일이 현실의 고양이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실험이다. 1시간 안에 방사선이 방출될 확률이 50%일 때 1시간 후 고양이는 살아있을까 죽어있을까? 양자물리학의 결론은 이 상자를 열어보기 전까지 고양이는 '살아있으면서 죽어 있는' 중첩상태로, 상자의 뚜껑을 열었을 때 비로소 어느 하나의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임직원들과 함께 삼성을 글로벌 회사로 성장시킨 시발점인 '신경영'을 선언한지 오늘(7일)로 30주년이다. 당시 삼성은 보잘 것 없는 아시아의 3류 전자제품 회사였다. 1993년 6월 7일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프랑크푸르트(신경영) 선언 이후 30년간 삼성은 글로벌 톱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삼성그룹은 그 사이 매출은 10배(1993년 대비 2022년 418조 8000억원, 공정위 기준), 총자산은 22배(894조원), 이익은 139배(37조 3053억원)가 됐다.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애플, MS, 아마존, 구글에 이어 세계 5위까지 올랐다. 이같은 성장에는 선대부터 이어져온 인재제일 경영철학이 있었다. 이건희 선대 회장이 쓰러진 2014년 5월로부터는 9년, 그를 영원히 떠나 보낸 뒤로는 2년 8개월이 지났다. 뒤를 이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17년 2월 정치적 사건에 휘말려 구속된 후 2021년 8월 가석방될 때까지 5년간 수감과 석방
━ '고객이 왕'이라는 말은 기업에서는 금과옥조(金科玉條)다. 모든 서비스 및 제품 판매기업들은 '고객'을 사업가치의 중심에 둔다. 하지만 항공업계에서만큼은 고객은 왕이 아니어야 할 때가 많다. 안전을 위해 고객에게 엄격하게 대해야 할 때가 있다. 최근 아시아나 항공의 비상문 열림 사고에서도 알 수 있다. 어떤 고객이 승객들의 안전에 위해를 가할 '우려가 있을 때'에 고객은 왕이 아니어야 한다. 이 사건과 관련해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은 '왜 항공기 탑승 과정에서 피의자가 비상구 좌석에서 앉지 못하도록 걸러지지 않았느냐'다. 항공사 직원들이 신이 아닌 이상 탑승객의 행동이나 말투로 위험 인물을 가려내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왕으로 대접받으려는 고객의 항의에 몸사리며 안전을 희생해서는 안된다. 그 좌석에 앉는 고객은 탑승 전 간단한 질의응답을 통해 불안해보이거나 위기상황에 대응할 능력이 없어 보이면 발빠르게 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겉모습만 보는 형식적 인터뷰
"현재 아버지보다 나은 아들들을 꼽으라면 현대차 그룹의 정의선 회장과 한화 그룹의 김동관 부회장이라는 얘기가 투자업계에선 많다." 최근 싱가포르에 있는 외국계 투자회사의 한 임원과 대화 중 나온 얘기다. 그는 '청출어람(靑出於藍: 제자가 스승보다 더 나음을 비유하는 고사성어)'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기업인으로 이 둘을 꼽는다고 했다. 경영의 스승인 아버지로부터 제대로 배워 그를 넘어설 수 있는 재목이라는 얘기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 이유는 최근 성과 때문이다. 정의선 회장은 코로나19의 팬데믹의 어려움 속에서도 글로벌 넘버 5였던 현대기아차 그룹을 톱 3로 끌어 올렸고, 김동관 부회장은 한국 재계 서열 10위권이었던 한화그룹을 7위까지 올려놨다는 평을 받고 있다. 두 사람이 13년의 나이 차가 있긴 하지만 몸담고 있는 기업이 모두 '열역학적' 원리를 기반으로 한 내연기관과 화약에서 출발했다는 유사성과 함께 아직 부친이 생존해 있는 상황에서 경영권을 물려받았다는 공통점도 있다. 또 본
2030부산세계박람회 민간유치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18일 글로벌서포터즈와 함께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을 찾았다. 기대에 못미치는 엑스포 유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최 회장은 상인들에게 사인까지 해주면서 "엑스포 유치에 관심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엑스포 유치의 가장 큰 원동력은 국민적 관심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정부와 기업이 힘을 모아 엑스포 유치에 나서는 이유는 엑스포가 국격 함양과 경제도약의 발판이 되기 때문이다. 사실 안타깝게도 한 때 우리 선조인 '조선인'들은 박람회의 구경거리로 전락한 슬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제국주의의 전유물이었던 만국박람회(엑스포)는 1851년 영국의 런던 하이드 파크(Hyde Park) 내에 건설된 수정궁에서 시작됐다. 우리나라는 파리 에펠탑이 건설된 때인 1889년 프랑스 파리 박람회에 조선의 이름으로 처음 참가했다. 1893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만국박람회에는 '대한국'의 이름으로 참가한 역사가 있다.
━기업에게 적자는 사활의 문제다. '국가대표' 기업 삼성전자가 2분기에 '적자' 딱지를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적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 이후 15년만이다. 이 회사의 적자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일본 도요타와 더불어 전세계 제조업 영업이익 1~2위를 다투던 기업이다. 일본 전자업체 10개사의 이익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이익을 냈다. 경쟁 전자 업체들이 적자를 내도 삼성전자는 안정된 포트폴리오로 흑자를 유지했었다. '삼성은 클래스가 다르다'고 평가받았던 이유다. 그런 삼성전자가 왜 적자의 나락으로 떨어질까.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반도체 시황 악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일시적으로 '폼(실적)은 무너졌지만 클래스(1등 DNA)는 달라진 것이 없다'는 주장이다. 외부의 시각은 다르다. 최근 만난 삼성 전직 최고경영진들은 '폼이 무너진 것이 아니라 클래스가 떨어진 것'이라며 시스템 변화를 주문했다. 이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부재를 대비해 만들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