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사람들
경찰청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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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7일 밤 9시5분쯤, 경북 경주시 양남면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지붕이 붕괴됐다는 112 신고가 경북지방경찰청에 접수됐다. 경주경찰서에서 즉각 현장으로 출동했고 경북청을 거쳐 경찰청 치안상황실로 긴급보고가 올라왔다. 속속 파악되는 피해상황은 처참했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한 부산외국어대 학생과 이벤트사 직원 등 10명이 사망하고 204명이 부상을 당했다. 치안상황실은 최초 보고가 접수되자 지휘관에게 알리고 가장 가까운 울산청 경찰기동대 등을 투입해 119 구급차 이동시 교통로를 확보하고 혼잡을 통제하도록 했다. 폭설로 현장 접근이 쉽지 않은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수오 경찰청 경비국 치안상황실장(경정·사진)은 14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경주 리조트 천장 붕괴뿐 아니라 세월호 침몰, 서울 지하철 추돌, 고양 버스터미널 화재까지 대형 사고들을 경험하면서 제때, 제대로 대응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뼈저리게 깨달았다"고 했다. 치안상황실은 정책과 기획
"군자역을 폭파시키겠다." 지난 14일 오후 5시35분 경찰에 이같은 협박전화가 걸려오자 한 강력계 형사의 머릿속엔 교황이 떠올랐다. 군자역은 교황이 방문 중이던 천주교중앙협의회와 200m도 떨어지지 않은 곳. 서 경위는 빠른 시간 내에 범인을 검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폭파 장치가 설치된 곳을 찾으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 테러를 막기 위해선 범인을 잡는 수밖에 없었다. 서 경위는 위치 추적을 통해 밝혀진 공중전화 인근 주변 가게 CC(폐쇄회로)TV를 모조리 뒤지기 시작했다. 진입·도주 동선을 파악해 지하철에서 카드를 사용한 사실을 밝혀내고 주거지를 특정해 범인을 검거하기까지. 2시간10분이면 충분했다. 취중에 50만원 내기로 폭파 협박 전화를 한 철없는 20대를 단 2시간여만에 검거한 서울 광진경찰서 강력5팀의 서주완 경위(43). 이 사건은 서 경위에겐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니었다. 서 경위는 화양동 방화살인사건과 아차산 부녀자 살인사건, 평창 암매장 살인사건 등 미제 살
지난 6월 24일 중국 선양 타오셴 국제공항. 수천억대 재력가를 살해하고 중국으로 도주한 팽모씨(44)에 대한 범죄인 인도식이 열렸다. 신원확인이 끝나고 서울 강서경찰서 윤경희 강력팀장이 팽씨에게 "그간 도망다니느라 고생했다. 한국으로 가자"고 말했다. 팽씨는 그 말을 듣자마자 "죄송합니다"라며 눈물을 쏟았다. 경찰청 외사수사과 인터폴계 정병호 경위는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본 뒤 범죄인 신병 인도 서류에 서명했다. 팽씨의 송환은 강서서 강력팀 30여명의 형사 외에도 중국 광저우, 선양, 칭다오 공안의 수개월에 걸친 공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언어와 국적이 서로 다른 양국 수십명 경찰의 공조는 경찰청 외사수사과 인터폴계의 숨은 조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8일 오전 서울 미근동 경찰청에서 인터폴계 장윤호 경감과 정병호 경위, 노병헌 경위를 만났다. ◇우리나라에도 인터폴이 있다=2014년은 인터폴(INTERPOL, 국제형사경찰기구) 창립 100주년이자 우리나라의 인터폴 가입 50년째 되는
# 지난 3월 서울 송파구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수개월 추적 끝에 장모씨(35)의 대포차를 발견한 순간 강력2팀엔 정적이 흘렀다. 강남 일대 고급 주택가에서 일명 '빠루'(노루발못뽑이)를 이용, 총 26차례에 수억대의 금품을 훔친 장씨의 은닉처를 발견한 것. 섣불리 접근할 순 없었다. 장씨가 발코니에서 뛰어내리거나 자해할 우려 때문. 이때 강력계 여형사가 기지를 발휘했다. "경비아저씨, 저 학습지 강사인데요. 차를 긁어서요. 차 주인 좀 내려오라고 하면 안될까요." 주차장으로 내려온 장씨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도주하려는 순간. 이미 양손에는 수갑이 채워진 후였다. 드라마 속 이야기가 아니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사건 현장만을 고집하는 경남 남해 출신 강력계 여형사이자, 최근 종영한 '너는 포위됐다'의 고아라의 실제 인물. 서울 강남경찰서 강력2팀 김은지 경장(33·여)의 일상이다. "전과가 많은 범죄자들은 촉이 있어요. 덩치 좋은 강력계 남자 형사가 접근하면 금방 눈치 채고 달
#이달 초 1박2일 일정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했다. 도로를 이동 중인 시 주석의 차량 앞으로 돌연 반중국 단체인 '파룬궁' 시위대 1명이 빨간색 중국어가 적힌 피켓을 들고 뛰어들었다. 하지만 시 주석은 시위대를 보지 못했다. '싸이카 교통순찰대'가 그보다 앞서 달리며 미리 시위대를 가리고 차단했기 때문. 이들의 지상목표는 '앞길을 뚫는' 것이다. 갑자기 도로에 강아지가 튀어나오든, 폭주족이 공격을 하든, 사고로 길이 막히든 무조건 '뚫어서' 일정을 소화하게 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싸이카 순찰대'라고 불리는 교통순찰대는 1964년 출범했다. 현재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대원은 113명으로, 300kg이 넘는 BMW나 할리데이비슨 기종을 타고 도로 위를 달리며 임무를 수행한다. 팀장 최보민 경위(47)는 이 일을 15년째 천직으로 삼고 있다. 88올림픽 때 의무경찰로 근무하며 싸이카 경찰에 매료된 게 계기였다. 1990년 경찰에 입문, 9년 뒤 2종소형 면허를 취득해 199
#. 슈퍼마켓에서 5000원짜리 껌을 고른 A남은 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을 건넸다. 그런데 주인은 거스름돈으로 5000원이 아닌 5만원권을 건넸다. 5000원짜리 지폐로 착각을 한 것. A남은 잠시 고민하다가 '인 마이 포켓' 하기로 결정했다. A남이 한 행동은 과연 범죄일까? KBS 개그콘서트에 '애정남(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이 있었다면 서울지방경찰청에는 'A남'이 있다. 그는 시민들이 헷갈려 할 만한 상황들을 보여주고 이 상황이 과연 범죄일지 아닐지 등을 소개해준다.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이 궁금하다면 서울시경찰청에서 운영하는 '서울경찰 페이스북'에 접속해 A남 포토드라마를 보면 알 수 있다. 이렇게 생활에 유용한 범죄정보를 제공하는 'A남'은 바로 서울지방경찰청 홍보담당관실에서 뉴미디어를 담당하는 박대웅 경사(35)다. "SNS에서는 진지한 모습보다는 웃기고 괴상한 모습이 인기가 많더라구요." 최근 태풍 '너구리' 피해를 대비해 손전등을 구비해 놓으라는 홍보물을 제작하며
지난해 7월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가 한강에 투신한 사건이 발생했다. 여론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성 대표의 시신은 좀처럼 발견되지 않았다. 투신한 지 나흘이 지나서야 시신이 떠올랐다. 그사이 한강경찰대 대원들은 쉴 새도 없이 새까만 한강 물속을 손으로 뒤척이며 뒤지고 다녔다. 한강경찰대 수색2팀 소속 강동구 경사(36)는 1년에 수십 차례 이런 일을 겪는다. 지난해 한강경찰대가 한강에서 건져 올린 변사체만 208구. 지난달인 상반기까지 벌써 122구. 대부분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한강에 몸을 던진 사람들이다. 강 경사를 비롯한 한강경찰대원들은 주로 이 같은 업무를 하고 있다. 한 때 한강경찰대가 경찰들 사이에서 '꿀보직'으로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해마다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대원들은 몸이 2개라도 모자랄 지경. 한강경찰대를 찾아간 지난 4일에도 김광재 전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58)이 한강에 투신해 숨져 한강경찰대원들이 인양했다. 그만큼 한강
#1 세라믹코팅재 기술을 보유한 A업체에서 일하던 개발, 생산, 영업직원 3명이 차례로 회사를 그만뒀다. 이들은 중국에서 회사를 새로 차렸다. A사의 거래처였던 중국기업과 합작으로 공장도 설립해 똑같은 제품을 만들어 판매까지 했다. A사는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경찰을 찾았고 수사 결과 철저한 공모를 통한 기술유출로 밝혀졌다. #2 중소기업인 B사는 핵심기술 개발자와 영업직원이 나가 새로 만든 회사 때문에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이들은 B사로부터 빼낸 기술로 동일 제품을 만들어 거래처 일부를 빼앗았다. B업체가 경찰에 고발하자 이들은 "기존 회사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창업했고 제품도 완전히 똑같지 않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산업기술유출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이 첨단장비와 전문인력을 동원해 기업 간 영업비밀 유출사고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산업기술유출은 특히 중소기업들의 생존과 직결돼 있어 신속한 검거와 수사가 필수적이다. 정점영 서울지방경찰청 산업기술유출수사팀장(사진)은 지난 27일
# 지난달 26일 저녁 8시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 약속이 있어 집을 나선 김모씨(32)는 평소 타고 다니던 자전거를 보고 깜짝 놀랐다. 아파트 계단에 묶어둔 자전거가 안장만 쏙 사라졌기 때문. 약속 시간이 다가오고 있어 더 당황스러웠다. 김씨는 '너무 사소한 사건을 신고하는 것 아닌가' 잠시 고민하다가 경찰에 도난 신고했다. 불과 며칠 후 김씨는 "안장 도둑을 붙잡았다"는 경찰의 연락을 받고 씁쓸한 마음을 털어냈다. "사소할 수 있지만 시민의 가려움을 긁어주는 수사. 신속즉응팀이 강조하는 민생 치안입니다." 지난 10일 서울 영등포경찰서 사무실에서 만난 정지홍 신속즉응팀장겸 강력계장(53·경감·사진)은 지난 2월 꾸려진 신속즉응팀의 수사를 이같이 평가했다. 팀명의 '즉응'(卽應)은 '즉시 대응'을 강조, 팀의 색깔을 분명히 했다. 정 팀장은 "시민들은 형사 사건을 언론에서 보도되는 강력 사건으로만 보는 경우가 많다"면서 "누가 때리거나 차를 긁는 등 자신이 겪는 '사소한' 일
"아저씨~ 경찰선생님~ 제 얼굴 아시죠?" "저는요, 저는요?" 경찰 제복을 입은 문승민 경사(사진)가 운동장에 나타나자 중학생 한 무리가 멀리서부터 한달음에 달려왔다. 순식간에 문 경사를 에워싸고 반가워하며 재잘댄다. 문 경사의 핸드폰에 등록된 학생, 학부모, 교사만 900여명. 아이돌 부럽지 않은 인기다. "처음 학교폭력전담경찰관으로 배치됐을 땐 '경찰이 왜 학교에 오냐', '교사들 감시하는 거냐', '무섭다' 등 부정적인 시선이 많았지만 이젠 친근한 존재가 됐습니다. 학교폭력에 대해 터놓고 얘기할 수 있게 된 게 가장 뿌듯해요." 문 경사는 강력반 경력 13년의 베테랑이다. 서울 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에서 학교폭력 등 청소년 범죄수사를 담당하다 2012년부터 학교폭력 전담경찰관을 병행하기 시작했다. 비행청소년을 수사·처벌하던 데서 교육·선도하는 역할이 더 부여된 것. 현재 응암·연은초등학교와 충암초중고등학교 등 7개 학교를 맡고 있다. 3년간 학교 현장을 오가며 문 경사는 학교
지난해 3월20일 KBS와 MBC, YTN 등 주요 방송사와 신한은행, 농협 등 금융기관의 인터넷 웹사이트가 마비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이른바 3·20 사이버테러로 불리는 이 사건은 정보통신망 없이는 사실상 거의 모든 업무가 불가능해진 대한민국 사회에 충격을 안겨줬다. 당연히 경찰에 비상이 걸렸다. 사건이 터진 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수사관들은 일주일간 합숙하다시피 지냈고 한 달간은 새벽까지 근무했다. 경찰이 포함된 민관군 합동대응팀은 20여 일간의 추적 끝에 3·20 사이버테러가 북한 정찰총국의 소행으로 보인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이 발표에 시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무슨 일만 터지면 전부 북한 탓으로 돌린다는 비아냥거리는 소리도 많았다. 피해가 확실하고, 증거도 있지만 범인의 명확한 실체는 없었기 때문이다. 3·20 사이버테러가 발생한지 1년 만인 지난 28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실제 이 수사에 참여한 이승운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수사1
폭력은 무엇이든 나쁘지만 가정에서는 더욱 그렇다. 가정폭력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데다 파생력도 크다. 가정폭력 피해자는 또 다른 장소에서 가해자가 되기 쉽다는 게 정설이다. 그래서 가정폭력은 더욱 세심하게 다각도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 전지역 경찰서에는 '가정폭력 솔루션팀'이 마련됐다. 112로 접수된 가정폭력 신고들을 모니터링 하면서 의료 및 복지, 법률지원까지 연결해 꾸준히 보살피려는 시도다. 현재 서울 지역에서 경찰 212명이 솔루션팀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 관악경찰서 김명성 경위(48)는 엄마이자 아내라는 가장 강력한 '스펙'으로 가정폭력 솔루션팀 담당자가 됐다. 5년 전 딴 심리상담사 1급 자격증도 큰 도움이 됐다. "경찰 처벌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벌금형으로 끝나면 신고에 대한 보복으로 또다시 폭력이 발생하기도 하고요. 사람마다 상담이 필요한 경우도 있고 직업 소개가 우선일 때도 있고 다 달라서 여러 기관이 힘을 합쳐 돕는 게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