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CEO들이 직접 세상을 바라보는 생각이나 주요 현안들에 대한 의견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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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는 참으로 암담한 시기였다. 정치적으로 불안정했고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실업자가 길거리에 넘쳐 날 정도였다. 71년 ROTC로 군 복무를 마치고 사회에 나오니 취직자리가 없었다. 성적 증명서를 20통씩 준비해 취직시험이라는 말이 들리는 곳에는 모두 지원을 했다. 그래서 가까스로 취직된 곳이 스위스 산도스 제약회사 영업사원이었고 이곳에서 나의 사회 첫출발은 시작되었다. 월급은 100달러, 한화로 10만원정도를 받았는데 그때 은행에 취직한 친구들이 오만원을 받았으니 꽤 많은 편이었다. 그러나 많은 월급에도 불구하고 영업사원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때라 어디 떳떳하게 이야기하고 다니지는 못했다. 내가 주로 하는 일은 개인의원에 다니며 의약품을 판매하는 일이었다. 늘 뛰어다니며 영업을 한 탓에 구두 뒷굽을 한 달에 한번씩 갈았다. 열심히 일했다. 그래서 인생의 밑바닥 정서를 익힐 수 있었다. 가장 어려운 것은 그 당시 영업의 시작이 의사들에게 담배를 권하는 것으로 시작된 때였다. 담
우리나라의 IT 경기가 위기에 빠졌다는 말이 시작된 지도 벌써 몇 년째가 아닌가 싶다. 매년 가을이면 내년 하반기에는 지금보다 나은 회복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들 하고 희망을 걸어보았지만 결국 그 희망은 다시 내년에 대한 각오로 반복을 해 왔다.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정보통신 위기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해 해결방안들을 제시했지만, 나는 "기회는 위기의 탈을 쓰고 온다"를 바탕으로 `결국 IT는 혁신과 통합이라는 두 단어로 극복될 수 있다'고 제언하고 싶다. 우리나라의 IT 위기는 국내서 투자해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기회 자체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찾아왔다. 현재 수출이 잘 되고 있는 자동차, 철강 등 전통 제조업은 중국의 공격적인 투자로 국내설비 확장이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정보통신 산업에서도 반도체와 CDMA기술을 바탕으로 한 무선통신 장비와 핸드폰 등 일부 첨단제품 이후에 차세대 수종 사업이 가시화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그 결과 국가 전반적으로 자본의 한계
최근 우리 주식시장은 모처럼 강세 행진을 벌이며 우울한 경제관련 기사에 길들여져 있던 투자자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반등은 국내 투자자들보다는 외국인에 의해 주도된 것으로 나타나, 주가상승의 혜택 역시 외국인에게 집중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해 들어서만 외국인들은 거래소시장에서 12조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해, 8조 가까운 순매도를 보인 기관투자자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기업을 선호하는 것은 물론 좋은 일이다. 그러나 만일 우리의 기관투자자들이 주식을 적극적으로 처분하지 않았다면, 1997년 13%에 불과하던 외국인 지분율이 43%까지 높아질 수 없었을 것이다. 1997년 거래소 시장에서 26%를 차지했던 국내 기관투자자 비중은 지난 해 말 15%에 그쳤으며, 개인투자자 역시 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이 이를 입증한다. 이런 외국인 편중 현상은 배당금과 주가차익의 국부유출이라는 측면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올 2/4분기 수출 호황으로 지표상 5.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지만 내수침체로 국내경기의 회복은 지연되고 있다. 특히 민간주택건설의 급속한 냉각으로 내수의 버팀목인 건설산업도 깊은 침체국면에 들어섰다. 올해 하반기 건설경기의 경우 더욱 악화될 조짐마저 보이는 상황이다. 일부지방에서는 신규분양 계약률이 30~40%에 그치면서 급기야 6월에는 미분양아파트가 전국적으로 5만가구를 넘어섰다. 주택거래신고제 실시이후 높은 거래세 부담으로 인해 주택수요와 거래가 크게 위축됐다. 공공부문도 경부고속철도 건설이후 대형국책사업이 사실상 사라지고 신규사업보다는 계속사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물량 감소에 따른 수익성에서도 커다란 위협을 받고 있다. 이 뿐 아니다. 최근 금융권의 대출 축소, 입주율 감소,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건설업체들은 심각한 자금난까지 겪고 있다. 이같은 건설산업의 급격한 침체와 위기를 인식하고 정부는 지난 7월2일 SOC 및 건설투자확대, 주택공급확대, 주택수요 창출을 주로 한
저금리 고착화와 내수경기 침체로 수익창출에 어려움을 겪는 상호저축은행들이 상당하다. 영업여건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통합금융법과 바젤2 협약의 적용, 예금보험료 차등화 등 대응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자생력을 키우고 강점을 특화시키지 않으면 더 이상 생존마저 어렵다. 저축은행들이 이같은 악조건을 헤쳐 가려면 무엇보다 대형화를 이뤄야 하고 유기적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유럽의 선진 저축은행들도 우리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대형화와 유기적 협력관계 구축을 통해 생존했다. 프랑스 저축은행업계의 경우 10년전 만해도 빈약하고 영세한 군소 저축은행들이 전국에 산재해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지난 99년부터 시중은행 등 경쟁 금융기관과을 따라잡기 위해 개별 저축은행의 운영행태에서 탈피하는 노력을 했다. 중앙은행(FNCE,CNCE)를 중심으로 제휴를 시작했고, 저축은행들이 뭉쳐 규모를 키우고 경영의 효율성을 높였다. 특히 전국 저축은행간 유기적인 네트워
한국 자동차산업은 지난 1955년 수공업형태로 생산된 지프형 승용차 '시발'을 시작으로 50년만에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왔다. 국내 자동차 보유대수 1500만대 시대를 넘어섰고 세계 시장에서는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자동차 선진국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양산기술 발전, 제작공정 효율화, 제품개발 등 주로 제품 생산과 관련한 투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면 제품 생산 이후 과정에 속하는 콘텐츠에 대한 투자와 관심은 다소 소외돼 있다고 본다. 자동차가 공장에서 출고된 뒤 라이프사이클을 살펴보자. 우선 판매 네트워크를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마케팅과 영업 활동을 펼쳐야 한다. 판매와 동시에 자동차보험, 할부금융 등 금융 서비스가 뒤따른다. 또 차를 운행하면서 소비자는 필수적으로 애프터서비스를 받거나 정비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며, 취향에 따라 각종 차량용품을 장착하거나 튜닝작업을 거치기도 한다. 나아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중고차로 처분하거나 폐
얼마 전 이헌재 부총리가 우리나라 금융의 문제점 중 하나로 ‘쏠림’현상을 지적한 바 있다. 이 쏠림(Herding) 현상은 금융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 전반에 나타나는 문제이다. 쏠림은 양 떼에서 발견된 현상인데 무리 중 어느 한 마리가 한 방향으로 나아가면 다른 양들도 별다른 생각 없이 따라 가는 것을 개념화한 것이다. 쏠림 현상은 금융위기를 설명하는 이론 중에서 그 위기를 증폭시키고, 자기실현(self-fulfilling)시키는 것을 설명한다. 쏠림 현상은 금융발전이 낮은 단계에서 다른 나라 또는 다른 선진형의 모델을 도입하는 과정에서는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한다. 앞선 한 마리의 양이 이미 다른 모델을 참조하고 리스크에 대한 대처 방안을 강구할 경우 제한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배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 산업이 어느 정도 발전하고 복잡화될 경우에는 이런 기능을 할 수 없고 오히려 변동성을 증폭시키고, 금융 불안을 가져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재 우리나라 금융의 발전
나는 개인적으로 스포츠를 매우 좋아한다. 보는 운동으로는 야구를 좋아해서 주말에 특별한 약속이 없을 때는 잠실야구장에 자주 가고 있다. 직접 하는 것으로는 한 때 골프를 즐겼다. 그러나 현재는 보다 도전적인 운동인 마라톤과 산악등반 및 극지탐험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맛보고 있다. 나는 50이라는 늦은 나이에 마라톤에 입문했다. 그 당시 럭키생명의 대표이사로서 내가 속해있던 조직의 침체된 분위기를 쇄신하고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기 위해서 전 직원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마라톤을 시작했고, 이를 통해 조직구성원과 함께 뛰면서 '하면 된다'는 분위기를 얻을 수 있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마라톤을 시작했지만 마라톤을 할수록 기업경영과 많은 공통점을 발견하고는 마라톤을 경영에 직접 접목하게 됐다. 일반 기업경영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보험회사의 경영은 단기간 내에 승부를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마라톤과 같은 장기 레이스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마라톤의 기본 원리라고 할 수 있는 철저한 준비와 기
연일 해킹이 이슈다. 지난 6월 국방연구소, 한국원자력발전소 등 6개 국가 주요 기관의 보안시스템이 공격을 당한 데 이어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국회, 국정홍보처 홈페이지 등이 줄줄이 공격 당하는 해킹 사건이 발생했다. 이와 같은 일련의 사건들이 파생시킨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또 누가 이와 같은 사이버 범죄를 저질렀는지를 따지기 이전에 먼저 돌아보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현재 정부를 비롯한 대한민국의 정보보호 노력이 우리의 인프라를 만족시킬만한 수준에 있는지 여부다. 지난해 1-25 인터넷 대란 이후 정부의 정보보호 노력을 감안해 볼 때 국가기관이 한 달 사이 세 번이나 해킹의 타깃이 된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현대의 해킹은 단순히 자신의 실력을 자랑하기 위한 장난 수준이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정보통신 인프라가 확립되고 국가의 주요 데이터나 기밀문서의 보관까지 사이버 망을 통해 이루어지게 됨으로써 이와 같은 정보를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사이버 테러와 정
1998년 8월 필자는 소위 여신전문가로 조흥은행 여신담당 상무로 스카우트됐다. 온 나라가 외환위기로 휘청거리던 시절 조흥은행도 대규모의 기업대출 부실로 은행의 존립이 위태로웠다. 한 가지 사례를 들면, 조흥은행은 당시 한보철강 부실채권 약 5000억원을 자산관리공사에 매각하면서 수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적이 있다. 외국은행에 근무하면서 여신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몸에 배어 있었던 필자로서는 일종의 큰 충격이었다. 수 천억원의 손실을 발생시키면서 여신의 결정과 사후관리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그 원인을 철저하게 파악해 다시는 같은 실패를 반복치 않으려는 처절한 자기반성이나 실패를 교훈으로 삼는 제도의 수립 등은 필자의 경험으로서는 당연한 것이었다. 담당부서에 동 실패사례를 사례연구로 만들어 직원들에게 전파할 것을 지시했지만 열흘 정도가 지나도 감감무소식이었다. 이를 보고 필자는 자신이 너무 순진해 한국의 실정도 모르고 무리한 지시를 했음을 깨달았다. 당시의 정치 상황이나 현
흔히 외국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는 한국 여행객들에 대한 연상 이미지라고 하면 '빨리, 빨리'라고 하며, 외국인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한국 말 역시 '빨리, 빨리'라는 단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네의 생활문화를 엿보면 빠름 보다는 오히려 느림의 문화인 은근함과 인내가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서서히 가열되어지는 온돌의 주거문화, 밥을 지을 때도 나무의 종류와 불의 세기를 따지며 거의 대부분이 발효음식이었던 음식문화, 삶의 여유로움과 숙성된 깊은 맛을 즐겨왔던 정신문화 등 느림의 미학에 견착하였던 것이 우리의 생활문화였다. 이동성 문화를 갖고 있어 패스트푸드가 발달하였던 구미권과는 달리 농토에 정착하여 씨를 뿌리고 거두기를 1년 내지는 길게는 5년을 수고하여 수확하였던 정착 문화권인 우리민족이 슬로우푸드 문화와 느림의 미학을 즐겨왔던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그런데 현재에 들어와 왜 우리는 '빨리, 빨리'라는 조급증의 문화를 가지게 되었는가? 자본주
수출은 잘 되는데 체감경기는 꽁꽁 얼어붙었다. 개인·정부·기업 할 것 없이 안 먹고 안 써서 생긴 병(病)이다.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개인소비는 당분간 기대할 것이 없다. 자산가치가 불어나든지 소득이 늘어나야 하는데 전자는 집값, 주가(株價)가 정체돼 있고 후자는 임금이 오르든지 고용이 늘어나야 한다. 하투(夏鬪)로 어수선한데 고용이 늘어날 조짐이 없다. 게다가 집 사느라, 차 사느라 빚더미 위에 앉은 꼴이니 더 이상 빚으로 소비를 늘리기는 틀렸다. 개인이 경기를 이끌기에 역부족이라면 기업의 형편은 어떤가. 투자가 기업으로 치면 소비다. 사실 기업은 전례 없이 엄청난 돈을 쌓아두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삼성그룹이 지난해말 보유한 현금은 9조원으로 한 해 동안 58% 늘어났다. 이런 사정은 LG, 동원, 한진, 코오롱 등 매한가지다. 늘 자금 부족으로 허덕이던 우리 기업에 현금이 넘치는 이유는 한마디로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다. 얼마 전 대기업 총수들이 대통령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