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첨단 기술, 사회 변화, 지역 현장, 문화와 예술, 경제 이슈 등 우리 일상 곳곳의 다양한 현장을 깊이 있게 취재해 생생한 목소리와 트렌드를 전하는 뉴스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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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비(텔레비전)에서 봤잖아. 배추가 밭에서 다 썩어 버렸어. 강원도 고랭지에서 나는 걸로 제주도까지 다 먹어야 하는데 물량이 부족해." 17일 오전 서울 송파구 가락동농수산물시장 배추 경매장 근처에서 상인 김모씨가 이날 새벽 강원도에서 올라온 배추를 골라내고 있었다. 더운 날씨 탓에 시들어 버린 배춧잎을 골라내고 비슷한 크기의 배추를 묶어 한 망에 담았다. 가격은 예년보다 올랐지만 많이 팔리지 않는다고 한다. 올여름 폭염에 폭우 피해까지 겹쳐 배추 품질이 나빠진 탓이다. 김씨는 "품질에 따라 1망에 1만원에서 2만5000원까지 있지만 비싼 건 잘 안 나가는 편"이라고 했다. 추석을 앞두고 배추와 무를 사는 손님들이 몰리지만 배추 수급은 불안정하다. 매년 11월쯤 시작되는 김장철에는 전남에서 배추가 생산되지만 추석 전에는 강원도 고랭지 배추만 생산된다. 제사상에 올라가는 나물류 가격도 큰 폭으로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제공하는 농산물유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시금
16일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주차장. 세 구역으로 나눠진 이곳 주차장 중 두 구역에 차량 1130여대가 빼곡히 주차돼 있었다. 지난 8일부터 9일사이 수도권을 덮친 폭우로 침수돼 보험사에 맡겨진 차량이다. 보험사 직원들은 각각 천막과 컨테이너를 세우고 24시간 교대로 근무하며 이 구역을 지키고 있었다. 지난 9일부터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4개 보험사는 서울·경기권에서 접수된 침수차량을 이곳 주차장에 임시 적치하고 있다. 주차장에 모인 차량 대부분은 침수 정도가 심해 전손 차량으로 분류됐다. 보험사는 전손 차량을 폐차장으로 보내기 때문에 다시 중고시장에 나올 가능성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침수 차량의 경우 상태에 따라 해외 중고차 시장으로 매각되기도 한다. 10대 중 1대 꼴로 차량 덮개까지 흙탕물을 뒤집어 썼지만 대부분 외관은 비교적 멀쩡했다. 언뜻 봐서는 침수 차량임을 알기 어려웠다. 이들이 입은 피해는 차량 전면부 유리
"'전주가맥축제'에 오려고 울산에서 왔어요. 맥주는 '테라'만 먹는데 여기서 먹으니 더 신선하고 맛있는 것 같아요."(29세 여성 김모씨) 전라북도 전주시에서 3년 만에 지역 최대 여름 행사인 제6회 전주가맥축제가 열렸다. 코로나19(COVID-19)로 인원제한이 있고 집중호우로 첫날 행사가 취소되기도 했지만 지난 12~13일엔 일정대로 진행돼 행사장인 전주종합경기장이 인파로 북적였다. 전주가맥축제는 전주의 독특한 음주문화인 '가맥'(가게 맥주의 줄임말)을 즐기는 행사로 전라북도경제통상진흥원과 하이트진로가 절반씩 예산을 댄다. 하이트진로 전주공장에서 당일 생산된 맥주 테라를 가맥 점포의 안주와 함께 마실 수 있다. 축제 마지막 날인 지난 13일. 행사 시작 45분 전인 오후 5시15분 찾은 행사장에는 우천에도 방문객들이 입장을 위해 100m 이상 길게 줄 서 있었다. 비는 행사 시작 30여분 전에 그쳤지만 행사장 바닥에 깔린 잔디밭은 진흙탕이 돼 있었다. 그럼에도 방문객들이 끊이지
15일 오후 1시쯤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아래 태극기 든 고령 시민 30여명이 빼곡히 앉아 광장 밖 스크린을 보고 있었다. 스크린 속 진행자가 성가를 부르자 노래는 광장 주변 집회용 확성기를 타고 울려 퍼졌다. 한 시민이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들 손을 붙들고 광장 밖으로 나가고 걸음을 옮겼다. 그는 "저 확성기 때문에 바로 옆 아들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서울시는 '시민 공간'을 만들겠다며 광화문광장 내 사실상 '집회 금지'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광복절 당일인 이날 시민들은 광장에서 눈을 찌푸리고 귀를 막고 다녔다. 광화문광장을 에워싸고 벌어진 집회 소음에 광장 안은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광장 에워싼 집회 참가자들...광장 안에서 '예수 십자가형' 재현도━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전 국민혁명당)은 이날 오후 2시쯤 광장 일대에서 '일천만 국민대회'를 열었다. 일부 보수단체까지 합세해 이날 집회는 주최 측 추산 1만여명이 참가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오전 1
"지금부터 오후 3시까지 기다리면 살 수 있어요?" 15일 오전 11시10분.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홈플러스 중계점에 긴 줄이 늘어섰다. 고객들은 연신 홈플러스 직원을 향해 외쳤다. 이미 오후 12시 순번은 놓쳤지만 지금부터 줄을 서면 그 다음 상품이 준비되는 시간인 오후 3시에는 구매할 수 있냐는 것이었다. 이들이 기다리는 건 '당당치킨'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6월30일부터 당당치킨(국내산 8호 냉장계육 1마리)을 6990원에 판매하고 있는데 이날 말복을 맞아 추가로 1000원 더 할인한 5990원에 팔면서 인파가 몰렸다.이날 중계점은 △오전 10시 12마리 △오전 11시 12마리 △오후 12시 12마리 △오후 3시 30마리 △오후 5시 24마리 등 총 90마리의 치킨을 팔았다. 치킨 수량은 한정돼있는 데 고객 대기 줄은 끝이 없었다. 일부 고객들은 "대량으로 준비하지 왜 고생을 시키냐"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홈플러스 직원은 "당당치킨은 '100% 당일 제조 당일 판매'라는 뜻
네살 도사견 로스코는 사람을 좋아한다. 손을 뻗으면 쓰다듬어 달라고 몸을 비빈다. 그렇다고 로스코가 사람을 향해 뛰어갈 수는 없다. 2년 전 인천 계양산 개 농장에서 구조될 때 로스코 허리는 뒤틀려 있었다. 탈구가 잦아 걷지를 못했다. X-ray(엑스레이)를 찍어보니 뼈 구조가 기형에 가까웠다.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오랜 철창생활. 다른 하나는 근친교배였다. 개 농장 근친교배는 흔한 일이다. 자연스럽게 벌어질 때도 있다. 식용견들은 대부분 가로·세로·높이 1m 남짓 철장에 형제들 대여섯마리와 맞붙어 산다. 하지만 상당수 근친교배는 품종개량을 목적으로 이뤄진다. 개 농장주들은 식용견마다 등급을 매긴다. 높은 등급을 받은 형제·자매 식용견을 교배하는 식이다. 그래서 적잖은 식용견이 로스코처럼 기형을 앓는다. 가장 흔한 건 어긋난 턱이다. 위턱이나 아래턱이 튀어나와 사료를 제대로 받아먹지 못하는 개들이 많다. 앞 뒷다리가 안쪽으로 휜 개도 적지 않다. 로스코는 지난해 말 대학 동물
"3일 동안 배달을 못 했어요. 추석 대목이라 물건을 가득 들여놨는데 거래처가 끊길 판입니다." 장주영씨(59)는 남편과 서울 동작구 사당동 남성사계시장 내 한 건물에서 식자재 유통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지상 1층은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식자재를 판매하는 마트이고, 지하 1층은 냉장·냉동시설과 물품을 쌓아놓는 창고로 쓴다. 장씨는 인근 식당, 공장, 마트 등에 공급하는 도매업도 함께 하고 있다. 장씨는 추석 대목을 맞아 창고를 식자재로 가득 채웠다. 추석 물품과 별개로 국산 새우와 김, 멸치는 한 번에 1년 치를 미리 구입해 놓는다. 5월에 나오 햇뱅어포도 5000개 들여놨다. 장씨가 새우와 김, 멸치 구입에 쓴 돈만 10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지난 8일 내린 폭우로 가게가 잠기면서 대부분 상품 가치를 잃게 됐다. 지난 8일부터 이틀 밤낮을 양수기 12개를 동원해 물을 퍼내고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과 보좌진의 도움으로 식자재를 가게 뒷편 공터로 옮겼지만 여전히 식자재 3분의 1 가량
"집 안에 파도치듯 물이 막 들어오는데 문도 안 열리고 창문 통해 겨우 빠져나왔어요. 누전차단기가 내려갔으니 망정이지 안 내려갔으면 나는 여기에 없었죠." 서울 동작구 사당동 다세대 주택 반지하에 거주하는 한모씨(72)가 폭우가 쏟아진 지난 8일을 회상하며 이같이 말했다. 한씨는 당시 저녁 8시 40분쯤 TV 드라마를 보고 있다가 무언가 깨지는 소리를 듣고 화들짝 놀라 일어났다. 굉음이 발생한 후 물이 한씨 목 끝까지 차오르는 데는 채 5분이 걸리지 않았다. 한씨는 문을 열고 밖으로 대피하려고 시도했지만, 수압으로 인해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한씨는 "다급히 창문을 찾아 열려고 시도했는데 쉽게 열리지 않아 죽기 살기로 창문을 두드렸다"며 "다행히 밖에 와있던 구조대의 도움으로 창문을 통해 집을 탈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틀간 서울과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쏟아진 폭우로 주택 침수 등 피해가 속출했다. 10일 동작구청 등에 따르면 8일 오후부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집 안에 파도치듯 물이 막 들어오는데 문도 안 열리고 창문 통해 겨우 빠져나왔어요. 누전차단기가 내려갔으니 망정이지 안 내려갔으면 나는 여기에 없었죠." 서울 동작구 사당동 다세대 주택 반지하에 거주하는 한모씨(72)가 폭우가 쏟아진 지난 8일을 회상하며 이같이 말했다. 한씨는 당시 저녁 8시 40분쯤 TV 드라마를 보고 있다가 무언가 깨지는 소리를 듣고 화들짝 놀라 일어났다. 굉음이 발생한 후 물이 한씨 목 끝까지 차오르는 데는 채 5분이 걸리지 않았다. 한씨는 문을 열고 밖으로 대피하려고 시도했지만, 수압으로 인해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한씨가 있는 힘껏 문을 열기 위해 노력했지만, 미동도 하지 않는 문에 포기하고 이내 바깥으로 연결된 창문 쪽으로 향했다. 한씨는 "다급히 창문을 찾아 열려고 시도했는데 쉽게 열리지 않아 죽기 살기로 창문을 두드렸다"며 "다행히 밖에 와있던 구조대의 도움으로 창문을 통해 집을 탈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탈출할 때 챙긴 거라곤 입고 있던 옷
"더워도 어쩌겠어요. 주변에 확진자가 나왔는데..." 연신 손부채질하며 기다리고 있던 시민 이모씨(53)가 말끝을 흐렸다. 26일 낮 12시 50분쯤 서울 중구 서울역사 앞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가 문을 열기도 전에 시민 40여 명이 진단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섰다. 33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시민들은 손으로 부채질하거나 휴대용 선풍기로 더위를 식히며 PCR (유전자증폭) 검사를 기다렸다. 코로나19(COVID-19) 신규 확진자 수가 이날 기준 10만명에 달하는 등 재확산세를 보이자 서울 동자동 서울역사 앞 임시 선별진료소 운영이 지난 25일 재개됐다. 지난달 30일 운영을 중단한 뒤 한 달도 채 안돼 다시 문을 연 것이다. 무더위 속에서 선별검사소 현장에서 만난 의료진들은 지친 표정이 역력했다. 의료진들과 안내 직원은 푸른빛의 방호복을 입고 KF 마스크를 쓴 얼굴 위에 페이스 실드까지 쓰는 등 중무장한 채 시민들을 맞이했다. 구슬땀을 흘리며 PCR 검사를 받으러 온 시민들에게
"더워도 어쩌겠어요. 주변에 확진자가 나왔는데..." 연신 손부채질하며 기다리고 있던 시민 이모씨(53)가 말끝을 흐렸다. 26일 낮 12시 50분쯤 서울 중구 서울역사 앞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가 문을 열기도 전에 시민 40여 명이 진단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섰다. 33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시민들은 손으로 부채질하거나 휴대용 선풍기로 더위를 식히며 PCR (유전자증폭) 검사를 기다렸다. 코로나19(COVID-19) 신규 확진자 수가 이날 기준 10만명에 달하는 등 재확산세를 보이자 서울 동자동 서울역사 앞 임시 선별진료소 운영이 지난 25일 재개됐다. 지난달 30일 운영을 중단한 뒤 한 달도 채 안돼 다시 문을 연 것이다. 무더위 속에서 선별검사소 현장에서 만난 의료진들은 지친 표정이 역력했다. 의료진들과 안내 직원은 푸른빛의 방호복을 입고 KF 마스크를 쓴 얼굴 위에 페이스 실드까지 쓰는 등 중무장한 채 시민들을 맞이했다.구슬땀을 흘리며 PCR 검사를 받으러 온 시민들에게
"세운상가 위로 올라가서 종로, 청계천, 을지로를 보면서 분노의 눈물을 흘렸다." 지난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장기 표류한 도심 재개발의 신속한 재추진을 다짐하며 한 말이다. 이 말대로 시청에서 차로 10분 거리,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중구 세운상가 일대는 대표적인 낙후지역으로 꼽힌다. 1968년 지어져 올해로 55년이 된 세운상가 주변으로 키 낮은 낡은 상가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주민들은 "서울 중심지인데 제대로 된 화장실도 없어 판자촌과 다름 없다"며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는데 창피할 정도"라고 토로한다. 전임 시장의 '보존' 위주 도시재생 철학에 발이 묶였던 세운상가 일대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22일 찾은 세운상가 일대 재개발 현장에는 낡은 건물들 사이로 곳곳에서 신축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내년 입주를 앞둔 주거복합단지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이 최고 27층 건물 골조 공사를 한창 진행 중이다. 현재 분양 중인 생활숙박시설 '세운 푸르지오 G-팰리스'(옛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