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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기술, 사회 변화, 지역 현장, 문화와 예술, 경제 이슈 등 우리 일상 곳곳의 다양한 현장을 깊이 있게 취재해 생생한 목소리와 트렌드를 전하는 뉴스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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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이 아니었지만 청풍호(옛 충주호) 수면은 반짝였다. 배를 타고 10분여를 달려 호수 가운데 3MW(3인 가구 기준으로 1300여가구에서 쓸 수 있는 전기량) 규모 수상태양광설비에 도착했다. 최근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았다고 하지만 수심은 25m를 오르내렸다.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깊은 수심에 설치된 대규모 수상태양광 설비다. 청풍호 수상태양광발전소가 지난 22일 모처럼 북적였다. 한화큐셀과 한국수자원공사가 공동 주관하고 에너지공단과 국책연구기관인 KEI(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한국전자부품연구원까지 참석한 미디어설명회가 열렸다. 이례적인 민관연 총출동이다. 그 이면엔 수상태양광 안전성 우려에 대한 위기감이 있었다. 새만금에 청풍호의 100배 수준인 300MW 규모 수상태양광 발전설비가 들어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세계적으로 수백조원 규모 수상태양광 시장이 열릴 전망이다. 환경안전성, 수질오염 등에 대한 우려를 풀고 가야 한다. 등 뒤에 숙제를 남기고는 글로벌 시장에 집중하
지난 12일 찾은 경북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감포 앞바다를 지키는 문무대왕릉을 지나 해안도로를 따라 언덕을 오르자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운영 중인 국내 유일의 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경주 방폐장은 방사능을 활용하는 연구소나 병원, 산업체, 원자력발전소 등에서 배출되는 작업복, 실험도구, 보관용기, 기기교체 부품 등 중·저준위 방폐물을 처분하는 시설이다. 2014년 6월말 준공 이후 규제당국 허가를 받아 2015년 7월 처음으로 방폐물을 처분했다. 입구 쪽에 위치한 네모난 콘트리트 건물로 발걸음을 옮겼다. 경주 방폐장으로 옮겨온 방폐물이 처분에 적합한 상태인지 검사하는 인수저장시설이다. 2층 관람창에서 내려본 저장고에는 노란색 드럼에 담긴 방폐물이 빼곡히 쌓여있었다. 실시간 방사능탐지기로 확인한 저장고 내부 방사선량은 시간당 6.630마이크로시버트(μSv)였다. 엑스레이를 한 번 촬영하는 피폭량(100μSv)과 비교해도 극히 낮은 수치다. 저장고에 보관 중인 방
"해상풍력용 해저케이블은 유럽이 80% 넘게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동북아 슈퍼그리드 등 아시아의 자체 슈퍼그리드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고 해상풍력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LS전선의 해저케이블 생산력은 아시아에서 최고고 비교 대상도 없다." 16일 방문한 LS전선 동해사업장에서 김원배 에너지사업본부 생산부문장은 세계 해저케이블 시장 동향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해저케이블은 대간 혹은 육지와 섬 간 통신·전력 연결과 해상풍력단지 구축에 필수적 역할을 한다. LS전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고압전력을 송전하는 해저케이블 생산 업체다. 공장에선 브라질에 수출할 230kV급 초고압 해저케이블 생산이 한창이었다. LS전선은 지난 2월 브라질 남부 휴양지 산타카타리나섬과 육지를 잇는데 쓰일 해저케이블 총 100km 공급 계약을 수주했다. 내년 선적 예정인데 총 길이만 79km에 달한다. 이 케이블은 단심 제품으로 얇은 편인데도 무게가 1m당 32kg에 이른다. 턴테이블에 담겨진 케
"왜 조합원 땅으로 일반분양자에게 로또를 만들어줘야 하죠? 추가 분담금으로 1억원을 더 내게 됐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재건축을 추진하지 않았을 겁니다." 정부가 민간택지에 분양가 상한제를 확대 시행하기로 하자 재건축·재개발조합마다 패닉이다. 이미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이주를 앞둔 상황에 일반 분양가를 낮춰 분담금을 더 내라니 재산권 침해나 다름없다고 핏대를 세운다. 그간의 매몰 비용이나 앞으로 늘어날 금융비용을 고려하면 사업을 더 지체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반포주공1단지 "예정대로 이주 강행"= 14일 오전 방문한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곳곳에는 이주상담센터 운영 관련 플래카드가 걸려있었다. 지난해 12월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오는 10월 이주를 앞두고 있다. 반포주공1단지 조합 관계자는 "당초 계획대로 이주는 오는 10월 1일부터, 착공은 내년 10월경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단지는 기존 2120가구를 헐고 5388가구로 다시 짓는 재건축 사업을 진행해왔다. 시공사를
끝이 보이지 않는 초원에 수백 개의 바람개비가 꽂혀있는 듯했다. 가까이 가보니 지면에서 70여m 높이에 지름 50m가 넘는 세개의 날개(블레이드)가 돌고 있었고, 지면에서는 양떼가 한가로이 풀을 뜯었다. 한여름이었지만 쉴 새 없이 불어오는 바람을 접하니 평지로만 보이는 곳이 설악산 대청봉보다 높은 곳이라는 게 실감 났다. 지난 8일(현지시간) 찾은 중국 새한패 발전소는 한국전력이 2006년 최초로 시작한 해외 신재생에너지 사업이다. 베이징에서 비행기로 1시간10분을 날아간 네이멍구(내몽고) 자치구 츠펑(적봉), 그 곳에서 또 서북쪽으로 180㎞의 거리를 세 시간 가량 달려 도착했다. 2000년대 초중반 풍력단지로 개발되기 전에는 목축업과 광업 외에 별다른 산업이 없던 지역이다. 칭기즈칸이 중원으로 진출할 때도 그저 말에 탄 채 지나쳤던 초원은 신재생에너지의 메카로 탈바꿈했다. ◇중국 내 최고 풍질, 스마트 시스템으로 원격관리 기자가 찾은 날의 기온은 약 30℃였지만 시원한 바람 덕
지난달 4일 찾은 스위스 베른주 구타넨. ‘유럽의 지붕’으로 불리는 알프스산맥 중에서도 경관이 가장 뛰어나기로 손꼽히는 베른 알프스 자락 푸른 초원에 자리한 마을이다. 이 구타넨에서도 20여분을 달려 해발 1100m에 만들어진 인공호수 레터리흐스보덴시에 도착했다. 댐 한편에 검게 칠해진 두꺼운 철문이 나타났다. 스위스 방사성폐기물관리공동조합(NAGRA·나그라)이 운영 중인 그림젤연구소(GTS)로 들어가는 입구였다. ‘택시(TAXI)’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전용승합차를 타고 높이 6m, 너비 5.5m로 뚫린 수평동굴을 따라 1㎞를 이동하자 연구소가 나타났다. 현장 안내를 맡은 펠릭스 글라우저 나그라 PR담당자는 “동굴 안에는 일반 차량 출입이 엄격히 금지돼 연구원들도 모두 ‘택시’를 타고 출퇴근 한다”고 말했다. 연구소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연구소 복도에는 스위스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흐름이 이해하기 쉽게 정리돼 있었다. 스위스 정부는 1969년 첫 상용원전 베츠나우 1호기 가동을
"매장에서는 확실히 플라스틱 컵을 쓰지 않지만 머그잔이나 유리잔으로 마시다가 남은 음료를 플라스틱 컵으로 테이크아웃 하는 고객들은 여전히 많다. 일회용 용기를 규제하는 실효적 의미가 뭔지 모르겠다." (A카페 고객 직장인 고모씨)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규제가 2일로 시행 2년째를 맞았다. 처음 시행될 때의 어수선함은 사라졌지만 규제로 인해 발생한 다른 문제들이 '환경 보호'라는 제도 시행 취지를 퇴색하게 한다. 플라스틱 사용규제 실태는 어떨까. '머테족'은= 컵 규제가 생긴 후 새로운 고객유형이 생겼다. 매장에서 재사용 가능한 머그를 이용하다가 남은 음료는 플라스틱 컵에 다시 테이크아웃하는 고객들이다. 설거지와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같이 늘려주는 '머테족'이다. 지난달 19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서울대입구역 대로변에 위치한 대형 프랜차이즈 B카페를 찾았다. 커피 마시는 사람들을 지켜보던 중 한 손님이 직원에게 "남은 음료 테이크아웃 해주세요"라고 부탁했다. 직원은 익숙한 듯 "얼음
지난 5월 27일 찾은 독일 북서부 니더작센주 고어레벤. 사계절 푸른빛을 뽐내는 울창한 침엽수림에 둘러싸인 인구 600명 소도시는 조용하고 평화로웠다. 한 집 건너 한 집 꼴로 현관에 걸어 놓은 노란색 나무판자를 덧댄 X자 모양 반핵 상징물이 아니었다면 이곳을 방사성폐기물(방폐물) 저장시설과 연관 짓기 어려웠다. ◇숲 한가운데 만들어진 방폐장 시내를 빠져나와 10분여 더 달리자 숲 한가운데 높은 담벼락으로 둘러싸인 콘크리트 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독일 연방임시저장관리공단(BGZ)이 운영 중인 고어레벤 중간저장시설이었다. 이곳은 독일 각 원전 등에서 발생한 사용후핵연료와 중·저준위방폐물을 모아 보관하는 중앙집중식 저장시설이다. 안내소에서 20분 간 안전교육을 받고 안으로 들어갔다. 공항을 연상케 할 정도로 보안검색이 철저했다. 테러 가능성을 원천차단하기 위해 카메라 메모리카드까지 포맷했다. 현장을 안내한 샤를 리비쉬 BGZ 대변인은 “만에 하나 위험 가능성을 막기 위해 출입절차뿐만
지난 25일 오사카 에비스바시스지(戎橋筋) 상점가 한복판에 있는 M 드럭스토어(drug store·잡화점). 1층과 지하 2층 매장은 중국인 여행객 80여명으로 붐볐다. 한국어를 쓰는 이들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중국인들은 바구니에 화장품을 한 가득 쓸어담았다. 옆에서는 주(周)·장(張) 등의 성씨가 적힌 이름표를 단 중국인 점원들이 중국어로 화장품 효능을 설명하고 있었다. 한국인이 사라진 일본에는 중국인들이 남았다.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던 오사카 도톤보리 중심부 에비스바시(戎橋)에서 마주친 국내 한 여행업체 가이드는 "한국인 패키지 여행객은 10분의 1로 줄어든 상태"라고 말했다. 설사 일본 여행을 왔다 하더라도 씀씀이를 크게 줄이는 모습이었다. 이날 도톤보리 내 유명 잡화점 돈키호테에서 만난 한국인 여행객들은 바구니에 제품을 집어 담으면서도 신중했다. 경기 화성에서 오사카로 여행 온 주부 이모 씨(48)는 "기왕 여행 왔으니 와서 먹고 즐기는 것은 하더라도 기념품은 사가고
배터리(2차전지)의 피와 살이 음극재·양극재라면 분리막(LiBS)은 혈관 격이다. 음극재와 양극재 사이를 나눠주면서도 미세한 구멍을 수없이 품고 있다. 분리막 구멍으로 리튬이온이 전해액을 타고 넘나든다. 얼마나 얇고, 얼마나 두께가 균일하며, 얼마나 많은 구멍이 나있느냐가 분리막 품질을 결정짓는다. SK이노베이션이 자체 생산에 성공하기 전까지 일본은 제곱미터(㎡)당 4000원을 받고 한국에 분리막을 팔았다. SK는 이제 더 좋은 품질의 분리막을 절반 이하 가격으로 국내 업체에 공급하고, 해외로도 수출하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여론을 뒤흔들던 25일,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충청북도 증평 분리막 공장을 찾았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수요에 맞추기 위한 증설 작업이 막바지였다. SK 증평공장은 공장이라기보다는 깨끗한 국제공항을 연상시켰다. 특히 오는 10월 생산을 앞둔 12, 13호기 라인에는 국내는 물론 세계 최초로 개발된 분리막 포장물류자동화설비가 설치됐다. 생산된 분리
"얼마 안 있으면 영감 기일인데, 여기서 제사를 지낼 수가 없어서 제사 지낼 다른 장소를 빌렸어…" 장맛비가 세차게 내리던 지난 26일 강원 속초시 장사동 장천마을에서 만난 박일여씨(71)는 대화를 나누다 이내 눈시울이 붉어졌다. 박씨는 지난 4월 발생한 대형 산불로 생전 목수였던 남편이 직접 만든 주택을 포함한 삶의 터전을 모두 잃었다. 지금은 정부에서 마련해 준 넓이 24㎡(7.26평)짜리 조립식 임시주택에 살고 있지만 장성한 40대 아들과 살기엔 불편하기만 하다. 불과 얼마 전까지 빗물이 새어들어 수리를 받았다. 한낮에는 불볕더위로 실내가 찜통이 돼 잠시도 앉아있기 어려울 정도다. 박씨는 "직접 지은 집이 눈앞에서 시뻘겋게 타들어 가는데 지금도 눈물이 나서 말을 못 하겠다"며 "바라는 것은 하나도 없고 전에 살던 대로 원상복구를 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속초·고성·강릉·동해 산불이 발생한 지 석 달이 훌쩍 넘었지만 이재민의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않고 있다. 갑작스러운 재난
지난 3일 찾은 경북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 본부 내로 진입해 국내 유일 중수로 원전 월성 1·2·3·4호기를 차례로 지나쳐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자 사용후핵연료를 임시로 보관하고 있는 건식저장시설이 모습을 드러냈다. 까다로운 출입 확인 절차를 거친 후 주머니에 방사선 측정기기인 법적선량계(TLD)와 보조선량계(ADR)를 넣고 나서야 부지 내로 들어설 수 있었다. 전신을 감싸는 두꺼운 방호복은 착용하지 않았다. 가운 형태의 방호복과 장갑, 안전모만 착용했다. 사용후핵연료가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어 임시저장시설 밖으로 방사능이 누출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통제구역 안으로 들어왔음에도 가슴에 찬 선량계 숫자는 계속 ‘0’을 표시하고 있었다. 출입문 밖으로 발을 딛자마자 높이 6.5m의 새하얀 원통형 콘크리트 건물이 두 눈에 들어찼다. 사용후핵연료 저장용기인 캐니스터 300기가 빽빽하게 줄지어 있었다. 발전소 내부 습식저장시설에서 6년 정도 보관해 연소도가 7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