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첨단 기술, 사회 변화, 지역 현장, 문화와 예술, 경제 이슈 등 우리 일상 곳곳의 다양한 현장을 깊이 있게 취재해 생생한 목소리와 트렌드를 전하는 뉴스 코너입니다.
첨단 기술, 사회 변화, 지역 현장, 문화와 예술, 경제 이슈 등 우리 일상 곳곳의 다양한 현장을 깊이 있게 취재해 생생한 목소리와 트렌드를 전하는 뉴스 코너입니다.
총 3,254 건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14일. 오전 7시40분쯤 서울 서초구 지하철 방배역 2번출구 앞에 창백한 얼굴의 최모양이 나타났다. 고3 수험생인 최양은 유독 집에서 먼 수험장으로 배정됐다. 수험생들은 수험장 정문을 오전 8시10분까지 통과해야 하는데 최양은 버스를 놓쳤다. 다음 버스까지는 10분을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 그 때 안유미 서초구 방배1동 주민센터 주무관이 최양에게 다가가 "저희 차량에 탑승하라"고 말을 건넸다. 최양은 "꼭 합격하고 싶다"며 수험생 수송차량 안에서도 문제집을 펼쳤다. 지자체와 자율방범대 등 봉사자들이 수능 당일 '수험생 수속 작전'을 펼쳤다. 모범운전자회 소속 택시와 주민센터 관용차량, 봉사자들의 자가용 차량이 동원됐다. 입실 마감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수험생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입실 마감 7분 전인 오전8시3분. 한 남학생이 서울 지하철 온수역 8번 출구 계단을 뛰어 내려오며 "우신고요. 우신고"라고 외쳤다. 대기 중이던 구로구청
13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 '남녀공학' 전환을 두고 학교 측과 학생들 간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캠퍼스 바닥에 학과 점퍼 수백개가 놓여 있었다. 이른바 '과잠(학과 점퍼) 연대 존'이다. 학생들이 남녀공학 전환 정책에 반대하는 취지로 만들었다. 동덕여대 외에 △서울여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한양여대 등의 학과 점퍼도 보였다. 옆에는 빵과 물, 컵라면, 담요 등이 쌓여 있었다. 학교 입구엔 근조화환 80여개가 줄지어 있었다. 교문에는 '소멸할지언정 개방하지 않는다', '세상을 바꿀 그대는 여대에서 태어난다' 등 붉은색 글귀가 붙었다. 창립자 조동식 선생 동상은 페인트와 계란 범벅으로 알아보기 어려웠다. ━학생들 "우리 학교 정체성은 '여대'" …타 여대 연대 움직임━ 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을 추진한다는 말이 학교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면서 이같은 학생들의 단체 행동은 시작됐다. 동덕여대 학생들은 여대로서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동덕여대 재학생 21학번 A
지난 8일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의 한 아파트. 준공된 지 3년 정도 된 이 아파트에는 120세대 중 37%가 미분양 상태다. 현재 해당 아파트는 공매로 나왔다. 해당 아파트는 제주 국제학교와 위치가 가깝고 주변에 산방산이 있어 투자 가치가 높다고 입소문이 나 과거 3억 중후반대에서 4억 후반대까지 올랐다. 하지만 현재 2억5000만원대에서 3억대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2년 전 서울에서 이곳 일대로 이사 온 김모씨는 "처음에 들어왔을 때 연세가 2000만원대였는데 올해 1000만원대로 깎았다"며 "제가 사는 아파트 1층도 다 비어있다. 일대 부동산 가격이 거의 다 떨어졌다"고 했다. 한 때 제주살이 열풍이 불 정도로 인기를 모았던 제주 부동산 시장이 움츠러들고 있다. 올해 발표한 '제주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1202호였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6월 1414호 △7월 1369호 △8월 1409호로 증가세를 보였다. 애월읍이 598호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영어교육도시가 있
지난 7일 정오 제주 서귀포시 성산일출봉 인근 식당가는 점심 식사가 한창일 시간인데 적막이 감돌았다. 30분간 골목을 지나간 국내 관광객은 어린 자녀 2명을 데리고 와플을 구매하러 온 젊은 부부뿐이었다. 상가 곳곳은 '임대 문의' 문구를 내건 채 텅 비어있었다. 불과 2년 전 내국인 관광객 최다 방문 기록을 경신하며 '역대급 호황'을 누린 제주의 경제가 급변했다. 올해 들어 내국인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기다시피 해서다. 국민들은 제주 여행을 떠나지 않는 이유로 △고물가 △낮은 가심비 △바가지 등 서비스 불만족 등을 언급했다. 13일 사단법인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제주를 방문한 내국인 관광객은 1000만4548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3%(67만4784명) 적은 기록이다. 월별로 △1월- 6.2% △2월 -13.2% △3월 -19.5% △4월 -5.3% △5월 -4.5%, △6월 -8.1% △7월 -2.0% △8
"저기 봐요, 11월인데 반소매 옷 입고 다니잖아. 원래 이맘때는 저런 옷 못 입어요." 지난 7일 제주 서귀포시의 한 부두 앞에서 만난 도민은 눈앞을 지나던 관광객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여성은 흰색 반소매 니트에 청바지를 입은 채 일행과 산책하고 있었다. 이날 서귀포시의 낮 최고온도는 섭씨 21.5도. 겨울이 시작된다는 '입동'이었지만 지난해 여름 평균 기온인 24.7도와 불과 3도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제주시는 올해 10월까지 낮 최고 기온이 31.3도에 달했다. 이같은 고온 현상은 제주 경제에 악몽이다. 농작물 생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제주 바다 역시 언제든 해산물을 넉넉하게 내어주던 풍요로움을 잃었다. ━열과로 열매 다 떨어진 귤나무…남은 귤은 초록빛 가득 ━ 제주 서귀포 성산읍의 한 시설농장에서 만난 강모씨(78)는 껍질이 터진 채 썩어 가지에 붙어있는 레드향을 손으로 따내며 "제주에서 태어나 50여년째 귤 농장을 운영하는데 올
"우리 가족이 맞는다는 사명감을 갖고 생산하고 있어요. 배달하는 직원은 '희망을 배송한다'고도 말하기도 해요." 지씨셀의 주력제품인 이뮨셀엘씨가 생산되는 경기도 용인시 소재 셀센터에서 지난 12일 생산 관계자는 기자에게 이같이 말했다. 자가 유래 항암면역세포치료제인 이뮨셀엘씨를 생산하는 지씨셀은 환자를 위해 엄격한 품질관리 등을 통해 채혈부터 생산, 배송까지 책임지고 있었다. 간세포암은 국내 전체 암 사망 순위 중 2위에 이르는 치명률이 높은 암이다. 가장 중요한 치료 방법은 간 절제를 하는 것이지만, 절제 후 재발률이 무려 70%에 육박한다. 재발 후에는 생존율이 크게 떨어져 재발을 막기 위한 노력이 필수다. 이뮨셀엘씨는 근치적 치료를 받은 간세포암 환자의 재발률을 낮추고 생존율을 높이는 목적으로 사용되는 수술 후 보조요법 치료제다. 지씨셀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뮨셀엘씨를 사용할 경우 재발 위험과 사망 위험은 각각 37%, 79% 낮아졌다. 3등급 이상의 부작용도 발생하지 않았다
# "준비한 수능 떡이 다 팔릴지 걱정이에요." 수능을 이틀 앞둔 12일 오전 9시 서울 종로구 떡집 거리. 3대째 같은 자리에서 떡집을 하는 50대 이모씨는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이씨가 준비한 수능 선물용 떡은 120박스 이상. 박스 안에는 찹쌀떡과 쑥떡, 인절미가 5~10개씩 들어있었다. 이씨는 가게 앞에 나와 손을 흔들었지만 호응하는 시민들은 없었다. '수능 합격 기원 떡 판매' 글귀가 무색했다. 떡집거리는 한산했고 시민들은 커피를 마시기 위해 카페에 줄을 길게 섰다. 이씨는 "응시 인구도 줄고 젊은 세대 입맛도 변했다"며 "'찰떡 같이 합격한다'는 말도 옛말이다. 수능 떡은 요즘 잘 안 팔린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단골이 있어 그나마 낫다"면서도 "한참 많이 팔릴 때에 비하면 60% 정도 줄어든 것 같다"고 했다. 술떡, 찹쌀떡, 두텁떡 등을 파는 A씨는 "수능 세트는 없다"며 "장사도 힘든데 수능 떡까지 신경 쓰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른 떡집 주
경상북도에서 해발고도가 가장 높은 지역. 백두대간에서 갈라진 낙동정맥 중간 협곡에 위치해 약 90%가 산지인 곳. 지난 5일 서울에서 차로 약 4시간 이동해 도착한 경북 영양군은 '숨겨진 곳(고은·古隱)'이란 옛 지명의 유래가 저절로 떠올려 질만큼 깊은 산세를 드러냈다. 남쪽으로 청송군, 동쪽으로 영덕군과 맞닿아 있는 영양은 산세로 이름 높은 곳인 동시에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263MW)의 육상풍력단지를 보유한 지역 중 하나다. 이 날도 다섯개 단지에 들어선 높이 100m 이상의 풍력 터빈 98개가 쉼 없이 돌아갔다. ━경북 육상풍력 발전단지 중심지 된 영양━육상풍력은 고도가 높을 수록 바람이 강해져 유리하다. 산지가 많은 경북 북부는 대부분 서풍인 한국에서 바람이 막힌 곳 없이 도달해 풍력하기에 좋다. 이 중 영양군에는 2008년 말 첫 풍력발전기가 가동된 걸 시작으로 경북 전체(465.2MW)의 약 60%에 달하는 풍력단지가 몰려 있다. 국내 육상풍력 평균 이용률 25%를 적
# 60대 최모씨는 서울 성동구 성수역 3번 출구 앞에서 4년간 구두수선대를 운영했다. 그러던 지난 8월 최씨의 구둣방은 길 건너편으로 강제 이전됐다. 구청이 퇴근 시간대 유동인구 밀집을 해결하기 위해 노점들을 옮기기로 결정하면서다. 최씨는 그 유동인구가 손님이라고 했다. 길 하나 건넜을 뿐인데 이전 후 손님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최씨는 "원래 하루 10켤레씩 구두를 수선했다"며 "지금은 5~6켤레 정도 한다"고 말했다. #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36년째 구둣방을 운영한 구두수선공 이모씨(58)는 지난해 6월 기존 자리에서 약 2.5㎞ 떨어진 현 위치로 구둣방을 옮겼다. 구둣방이 있던 자리에는 조만간 상업 건물이 들어선다. 이씨 수입은 하루 최대 30만원에서 10만~15만원 수준으로 반토막 났다. 이씨는 "처음 이전했을 때는 공치는 날도 부지기수였는데 지금은 벌이가 그나마 나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2.5㎞ 옮기고 수입 반토막…서울시 "보상금 X, 동의 받아 이전"━서울 시내
"혼인 건수가 늘었다는데 웨딩드레스를 찾는 손님은 코로나19(COVID-19) 때보다 더 없어요."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이대 웨딩 거리'에서 만난 A 웨딩드레스 업체 사장 김모씨(75)는 웨딩드레스에 비즈를 수놓으며 이같이 말했다. 1990년대만 해도 이대 웨딩 거리는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들의 필수 방문 코스였지만 이날 이대 웨딩 거리 일대는 거리를 걷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한산했다. 김씨는 "1990년대는 너무 호황이라 IMF 외환 위기도 체험하지 못했다"며 "그땐 공장도 2~3개 있어서 미싱하는 직원들도 뒀는데 지금은 1개로 줄였다. 지금이 가장 힘든 때 같다"고 밝혔다. 올해 4월 이후 혼인 건수가 5개월 연속 증가세지만 한 때 '웨딩 1번지'라는 불렸던 이대 웨딩 거리는 명성을 잃은 지 오래였다. 기자가 이대 웨딩 거리 상권 일대를 돌아보니 웨딩 관련 점포는 총 28곳이었다. 이 가운데 웨딩드레스를 취급하는 상점은 9곳에 불과했다. 취급 상품이 웨딩드레스더라도
"무비자 소식을 보고 바로 티켓 끊었죠." 8일 오전 9시30분 김포국제공항. 20대 여성 A씨는 중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주위 친구들도 많이 간다"며 이같이 말했다. A씨의 남자친구 B씨는 "2박3일 동안 놀다 올 예정"이라며 미소 지었다. A씨 커플 외에도 많은 여행객들이 낮 12시에 출발하는 상하이행 비행기에 수화물을 실었다. 같은날 오후 1시 인천국제공항. 사업차 난징으로 떠나는 40대 김모씨는 "1년에 20번 정도 중국을 간다"며 "내 입장에선 너무 편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한번 비자 발급할 때 26만원 정도 들었다"며 "이젠 비자 없이도 갈 수 있으니 부담이 훨씬 덜하다"고 했다. 중국 정부가 한국 여권 소지자에 대한 비자 면제 정책을 실시한 첫날, 공항에 중국행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중국은 이날부터 다음해말까지 한국 등 9개국 여행객을 대상으로 무비자 정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한국인에게 비자 면제 정책을 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비용
# 7일 경기 과천에 위치한 자동차 안전기술기업 스카이오토넷 인근 공터. 승합차 스타리아에 올라 기어를 'D'로 바꿨다. 계기판 속도는 시속 8㎞를 가리켰고 차량은 천천히 앞으로 나갔다. "차 앞으로 고양이 한 마리가 휙 지나갑니다." 가상의 상황을 안내한 매니저의 말과 함께 가속페달을 밟았다. 가속페달은 차량 바닥까지 강하게 눌렸다. 눈 앞 나무로 돌진해야 하는데 차량은 '고요했다'. 차량은 '삐' 하는 경고음을 내고 시속 5~10㎞로 천천히 나아갔다. 차에 설치한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비정상적인 급가속을 막아내면서다. 이날 직접 체험한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는 손바닥 절반도 안 되는 작은 장치였지만 효과는 컸다. 시속 15㎞ 이내로 서행 중 가속페달을 브레이크 밟듯 세게 눌러도 차량은 서행을 유지한다.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오인하는 사고가 대체로 주차와 출차 등에서 발생한다는 분석에 따라 기준 속도를 시속 15㎞로 설정했다. 시내 주행 중 시속 30㎞, 50㎞ 등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