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첨단 기술, 사회 변화, 지역 현장, 문화와 예술, 경제 이슈 등 우리 일상 곳곳의 다양한 현장을 깊이 있게 취재해 생생한 목소리와 트렌드를 전하는 뉴스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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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준비생들의 보금자리로 꼽히는 곳답게 서울 신촌의 사람인 카페 2층은 보통의 카페라면 크게 틀었어야 할 노래가 들릴 듯 말듯 작게 들렸다. 3층은 아예 노래를 틀지 않았다. 좌석은 도서관처럼 앞과 양옆에 칸막이가 쳐졌고, 칸마다 노트북을 충전할 수 있게 콘센트가 있었다. 취준생과 대학생으로 보이는 이용객들이 책 속에 들어갈 듯 상체를 잔뜩 숙이고 정신없이 공부하고 있었다. 1일 사람인 카페의 2~4층 좌석은 거의 다 차 있었다. 이날은 방학이고 계절학기도 끝나 이용객이 적은 편이다. 대학의 시험기간이자 기업들의 상하반기 채용시즌인 4~5월과 9~10월이면 카페의 전체 좌석은 120여석이지만 하루에 250명 넘게 방문한다고 한다. 주말과 공휴일은 운영을 안하는데도 카페가 운영된 400여일 동안 누적 이용객은 4만5000명을 넘었다. 채용플랫폼 사람인은 지난해 초 연세대와 이화여대, 서강대가 가깝고 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 인접한 연세로의 한가운데 사람인 카페를 열었다. 유플렉스와 신촌
지난달 26일에 방문한 SK매직의 환경분석센터는 상상력을 보태면 스릴러 영화의 첫장면 속 실험실 같은 곳이다. 유리창에 '생물학적 위험물', '바이오하자드', '출입 시 보호구 착용'이라 써있고 , 유리 너머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기계가 웅웅대며 돌아갔다. 2006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에서 미국인 의사가 독극물을 싱크대에 부어버린 곳 같다는 괴랄한 생각이 들 때쯤 흰 가운을 입은 이수진, 김새미 매니저를 만났다. SK매직 환경분석센터는 물에 미생물이나 중금속이 기준치보다 조금이라도 많아지면 귀신같이 잡아내는 '물 건강'의 최전선 마지노선 같은 곳이다. 환경부 산하 한강유역환경청이 '먹는물 수질검사 공인기관'으로 지정한 30여곳 중 한곳으로 미국의 환경자원협회는 전세계 200여 분석기관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SK매직 환경분석센터를 '먹는물 최우수 분석기관'이라고까지 선정했다. 환경분석센터는 중금속류 5종과 음이온류 4종, 유기화합물 5종, 일반 항목 3종의 평가 모두 최고
국내에선 생소한 '디지털 캔 프린팅' 기업이 한국에서 첫 걸음을 뗀다. 맥주·음료용으로 주로 쓰이는 알루미늄 캔에 원하는 이미지를 인쇄해주는 '유일캔' 얘기다. 유일캔은 이론상 100% 재활용이 가능한 알루미늄 캔의 확산을 위한 해법을 인쇄에서 찾았다. 기존 알루미늄 제관 인쇄는 6가지 색상에, 최소 수량 30만개 라는 문턱이 있었다. 유일캔은 1만6000가지 색을 표현하고, 최소수량은 단 2개 뿐이다. '유일캔'의 등장이 대기업 3사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 알루미늄 캔 시장에도 균열을 낼 수 있을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찾은 경기도 포천시 장자 일반산업단지 내 유일캔 디지털 센터는 이달 본 가동을 앞두고 분주했다. 김현숙 유일캔 대표는 다품종 소량작업이 가능한 알루미늄 캔 인쇄 공장을 짓고 이름을 디지털 센터로 지었다. 디지털 센터 부지와 설비, 독일에서 직수입한 알루미늄 캔 프린팅 기계까지 110억원 넘는 투자금이 들었다. 김 대표는 "2년 전에 주문해서 받은 장비
일제강점기 때부터 선조들의 역사가 녹아든 방직공장이 지역소멸을 막을 대안의 하나로 떠올랐다. 인천 강화읍 신문리에 위치한 조양방직이 그 주인공이다. 갈라지고 떨어져나간 시멘트 벽과 천장 목재 트러스 구조 등 과거 폐공장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조양방직은 1933년 민족 자본으로 설립한 최초의 인견공장으로 약 60여년 만인 2017년 카페로 탈바꿈했다. 현재는 과거 방직공장 당시의 시설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소품들로 내부를 가득 채웠다. 공장 작업테이블 등을 카페 탁자로 활용하거나 염색조를 어항으로 사용하는 식이다. 특히 십수년은 지난 것처럼 보이는 라디오와 오르간, 실제로 프랑스 미용실에서 쓰던 의자 등 오래된 골동품들은 고급스런 인테리어 장식이자 전시품 역할을 하고 있다. 이용철 조양방직 대표도 "조양방직의 모든 공간과 소품이 하나의 미술품"이라고 소개했다. 단순히 폐건물을 리모델링한 것이 아닌 하나의 미술 작품으로 보고 손을 봤다는 설명이다. 폐허나 다름없던 '조양방직'이 강화
지난 29일 오후 8시(현지시간) 중국 충칭시 위중구에 위치한 홍야동. 인근 도로 맞은편 절벽에 빽빽하게 들어선 중국 전통가옥들이 뿜어내는 불빛 앞에서 '인생샷'(인생 최고 사진)을 남기기 위한 인파들로 늦은 밤까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중국 소수민족 중 하나인 묘족의 전통가옥 조각루 형태의 청나라식 건물로 구성된 홍야동은 충칭시의 가장 인기 있는 관광 명소로 꼽힌다. 실제로 눈앞에 펼쳐진 홍야동은 동화 속의 한 장면처럼 황금빛 조명과 홍등이 조화를 이루며 화려한 경치를 만들어냈다. ━수변 이용한 야경명소..전통·현대 조화 ━홍야동을 포함해 위중구를 감싸고 있는 자링강과 장강(양쯔강)을 중심으로 이 지역 일대는 충칭시의 '야경명소'다. 특히 이곳을 운행하는 유람선 코스는 충칭시민들뿐만 아니라 여행을 온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직접 탑승해본 유람선 코스는 홍야동에서 출발해 치안시먼대교~충칭대극장~조천문광장~동수이먼대교~장강케이블카를 차례로 볼 수 있게 짜여
"여긴 완전 다른 세상이에요." 지난 25일 오전 10시쯤 서울 지하철 4호선 길음역 10번 출구 앞. '미성년자 출입금지'라는 안내문을 보고 한 주민이 이렇게 말했다. 골목길 내부로 들어가니 큼큼한 냄새가 났다. 집집마다 유리창은 깨져있고 현관문에는 빨간색 스프레이로 '공가'(空家)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이곳은 한때 성매매 집장촌으로 유명했던 '미아리 텍사스'다. 1990년대 초반에만 해도 호황을 누렸지만 2000년대 재개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람들이 떠났다. 지금은 바닥에 생활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고 천장에는 거미가 매달려 있다. 폐허가 된 집들 사이로 간간이 여성들이 보였다. 성매매 업소 종사자들이다. 40대로 보이는 여성 4~5명이 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붉은색 간이 천막에 앉아 담배를 피우는 여성도 눈에 띄었다. ━신월곡 제1구역 재개발, 내년 공사 목표… 여전히 남은 '성매매 업소 종사자'━ 신월곡 제1구역 재개발사업은 2009년 4월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
"계곡은 2~3시간 차 타고 가야 하는데 서울 한가운데 이런 곳이 있다니 너무 좋아요." 26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옥인동 수성동 계곡에서 만난 김유정씨(38)는 계곡에서 놀고 있는 9살 딸을 바라보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김씨는 아이 방학을 맞아 수성동 계곡을 찾았다. 김씨는 "날이 너무 더워 아이도, 어른도 힘들었는데 아이가 방학을 해 인근에서 열리는 체험 학습에 참여할 겸 나왔다"며 "계곡이 있다고 해 뜰채도 챙겨왔다"고 밝혔다. 이틀 연속 서울에 폭염 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도심 속 피서지'를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폭염 경보는 하루 최고 체감 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되거나 더위로 인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발령된다. 수성동 계곡 안에는 어린이 대여섯 명이 모여 물장구를 치고 있었다. 바위 위에 앉아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있는 어른들도 종종 보였다. 경기 의정부시에서 7살 딸과 함께 계곡을 찾았다는 김모씨(50)는 더위로
"암 완치 판정 받은 지 두 달. 귀하게 얻은 두 번째 인생, 즐겁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시니어모델에 도전하기로 했습니다."(63세 강모 씨) 리드미컬할 재즈 음악에 맞춰 반짝이는 드레스와 칼주름 잡힌 턱시도를 입고 무대 위를 걸어나가는 이들은 다름 아닌 '시니어들'이다. 평균 나이 65세 이상으로 의학적으로는 '노인'에 해당하지만, 30~40대 부럽지 않은 늘씬한 몸매를 자랑한다. 건강하고 당당한 시니어모델에 도전장을 내민 이들은 오는 26일 서울 대치동 SETEC에서 진행하는 '시니어코리아 선발대회'의 결선 무대에 오른다. 본행사를 하루 앞둔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피스앤파크에선 본선 진출자 50명이 런웨이 연습에 한창이었다. 이번 선발대회 참가자엔 가지각색의 신청 사연이 눈길을 끈다. 63세 남성 강모 씨는 2015년 암 판정을 받은 후 9년간 투병한 끝에 지난 5월, 만 9년 만에 서울대병원에서 완치 판정을 받았다. 강 씨는 과거 체중이 107㎏까지 늘었다가, 건강을 위해
"티몬에서 10년 동안 믿고 팔았어요. 전날까지도 믿고 물건을 팔다가 무작정 본사로 찾아왔습니다. 1억4500만원 정도 못 받았는데 딸린 직원만 10명입니다. 돈을 못 받으면 회사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티몬에서 명품 가방, 주얼리 등을 판매하는 박지만 지산글로벌 대표(53)는 24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티몬 본사 앞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산 지연상태가 벌어지고 있는 티몬 본사에 셀러와 소비자 등 피해자들이 항의 방문하고 있지만, 티몬 측은 건물을 폐쇄한 상태다.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 발표가 없어 셀러(판매자)들의 불안감만 가중되고 있다. 박 대표는 "전날까지 담당자와 통화했지만 이런 상황인지까지 이야기도 안 해줬다"면서 "25년 넘게 운영해온 회사가 이번 티몬 문제로 문을 닫을 수 있는 상황까지 치닫고 있다. 많은 셀러 업체들이 줄줄이 파산할 수 있는 상황까지 번지고 있는 것 같아 두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티몬에서 행사를 6월, 7월에 크게 했는데 대금을 지급받
경기도 시흥시에서 매일 나오는 음식물 폐기물, 하수찌꺼기, 분뇨 등 유기성 폐자원들은 시흥 클린에너지센터로 향한다. 지난 6월말 준공된 센터는 하루 평균 745톤의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다. 단순히 쓰레기만 치우는 게 아니다. 바이오가스를 매일 약 3만㎥ 생산한다. 악취가 진동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하수종말처리장이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해 수익을 내는 '효자건물'로 탈바꿈한 것이다. 지난 23일 시흥 클린에너지센터를 방문했다. 장맛비가 내리는 날이었지만 기대(?)만큼 악취가 심하지는 않았다. 악취를 줄이기 위해 전처리시설과 혐기성소화설비, 바이오가스 정제설비 등 시설 대부분을 지하화했기 때문이다. 클린에너지센터 전시관 입구에는 전날(22일) 시흥시 클린에너지센터에서 만든 가스량 2만9000N㎥(노멀큐빅미터), 시흥시 전역으로 공급될 도시가스 생산량 1만5500N㎥가 표시돼 있었다. 시흥시 8283가구가 하루 사용할 수 있는 도시가스 양이다. 권오덕 현대건설 시흥 클린에너지센터
"추가로 무너지지 않으면 다행인데…폭우가 또 내리면 토사까지 흘러내릴까 걱정이네요." 지난 23일 서울 성북구 삼선동의 한 주택가에서 만난 방모씨(63)는 방수포로 덮인 옹벽 잔해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전날 오전 11시7분쯤 방씨 집 바로 옆에 있던 옹벽이 무너져내렸다. 2주 넘게 호우가 이어지며 곳곳에서 노후 건축물의 옹벽이나 석축이 무너지는 사고가 잇따른다. 옹벽과 석축은 토사가 흘러내리는 것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배수 시설이 없으면 붕괴 위험이 크다. 빗물이 돌 사이로 스며들어 내부가 팽창하면서 이를 버티지 못한 벽이 무너져 내린다. 사고 이후 소방 당국과 경찰, 구청 관계자들이 현장에 나와 잔해를 수습했다. 포클레인 등을 동원해 통행로를 확보하고 잠시 숨을 돌리는 사이 2차 붕괴가 시작됐다. 옹벽이 순식간에 무너져내리며 2층으로 올라가는 철제 계단이 엿가락처럼 휘었다. 잔해는 방씨네 집 1층 대문 앞과 골목까지 뒤엎었다.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무너진 돌에 사람이
# 23일 서울 강남구 강남역 11번 출구 앞. 폭우로 침수와 하수 역류가 발생하는 상황에 대비해 설치한 '수방용 모래마대 보관함' 보관함을 열어보니 모래주머니 대신 플라스틱 음료수병, 테이크아웃 잔 등 쓰레기가 가득했다. 직접 열어보지 않으면 이같은 관리 실태를 알 수 없었다. 모래주머니는 쓰레기 아래 파묻혀 있는지조차 파악하기 어려웠다. 모래주머니는 폭우 시 차수판을 설치할 때 바닥과 틈새를 막는 비닐류를 고정하는 데 사용하거나 하수 역류를 막기 위해 쓴다. 해당 보관함 옆에 놓인 또 다른 보관함에도 쓰레기가 들어있었다. 보관함을 열어젖히니 지나가는 시민들이 고개를 돌려 놀란 얼굴로 쳐다봤다. 11번 출구에서 10m쯤 떨어진 보관함 2개는 쓰레기가 없었지만 모래주머니 양이 적었다. 용량의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 일대 다른 주체가 관리하는 보관함과 달리 자물쇠로 잠기지 않아서 누구나 열어볼 수 있었다. 4년전 침수 피해가 극심했던 강남역 일대의 수방용 시설이 관리·감독 사각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