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첨단 기술, 사회 변화, 지역 현장, 문화와 예술, 경제 이슈 등 우리 일상 곳곳의 다양한 현장을 깊이 있게 취재해 생생한 목소리와 트렌드를 전하는 뉴스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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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찾아간 대원대학교 충북 제천 캠퍼스는 학기 중인데도 한적했다. 다른 지방대와 마찬가지로 신입생들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어서다. 제천시 관계자는 "10년전만 해도 활기찼던 캠퍼스가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대원대의 경우 학생수가 급감하면서 기숙사를 채우기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실제로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대원대의 기숙사 수용률(수용가능인원/재학생수)은 △2021년 45.1% △2022년 48.7% △지난해 51.3%로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대규모 고려인 유치계획을 갖고 있는 제천시는 대원대의 이런 상황을 눈여겨봤다. 일단 장기 체류 시설 확보가 시급했고, 낙후 시설을 매입해 리모델링하기보단 현재 갖춰진 시설을 그대로 이용하는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제천시는 대원대와 협약을 통해 기숙사 4개동 가운데 1개동을 유상으로 제공받기로 했다. 대원대 입장에선 적자가 쌓이는 기숙사 문제를 해결하고, 제천시는 고려인 이주민 숙소를 확보해 서로 '윈윈(win-
"가격표를 보면 진짜 이 가격이 맞나 싶어 놀라운데 딱히 사서 입고 싶다는 느낌은 없어요." '중국판 유니클로' 쉬인이 국내 시장 공략 본격화하며 지난 8일 '한국 패션 성지'로 불리는 서울 성수동서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9일 오후 방문한 쉬인의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는 방문객이 많지 않아 한산한 분위기였다. 매장을 둘러보는 사람들은 있었지만, 옷을 골라 직접 구매해서 나가는 고객은 드물었다. 쉬인 팝업스토어는 두 개 층으로 구성됐다. 1층은 데이지 글로벌 앰배서더 배우 김유정의 사진이 곳곳에 붙어 있고 포토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이벤트용 공간이 꾸며졌다. 2층엔 일반 옷 가게처럼 다양한 옷이 진열돼 있었고 옷을 직접 착용해볼 수 있게 4개의 피팅룸도 마련됐다. 쉬인은 모바일앱 설치 유도를 위해 매장 내부 곳곳에 안내문을 비치해뒀다. 각종 SNS, 사진 이벤트를 통해 앱 설치를 유도하기도 했지만, 오프라인에서 옷을 구매할 경우 10% 부가세가 붙는다는 안내문이 가장 눈에 띄
# 지난 5일 오후 4시30분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버스와 16인승 이상 승합차·긴급차량·자전거만 다닐 수 있는 시간이지만 일반 차량과 택시가 자유롭게 통행한다. 오토바이들도 자유롭다. 한 택시는 보도 전용 구간을 가로질러 건너편의 골목으로 들어선다. 서울시 최초 '대중교통 전용지구'인 연세로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중교통 전용지구라는 명칭이 무색하게 일반 차량과 이륜차 등이 뒤섞여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다는 것. ━보행자도 상인도 "불만" 한 목소리━ 연세로의 '대중교통 전용지구' 구간은 서울지하철 2호선 신촌역부터 연세대 정문까지 550m에 설정됐다. 2014년 서울시 첫 대중교통 전용지구로 지정됐다. 도로에는 '버스 전용'이라는 흰 글씨가 큼지막하게 있다. 이곳은 버스와 16인승 이상 승합차·긴급차량·자전거만 통행할 수 있다. 일반 차량과 이륜차는 제한되고 택시와 사전 허가 조합 차량은 새벽 시간대와 일부 시간 등에 한시적으로 통행 가능하다. 보행자들은 안전을 위해
"비싸졌어. 고기에 상추 싸서 먹겠어." 8일 오전 8시50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시장. 장을 보러 온 두 어르신이 쌈 채소 가게를 지나며 이같이 말했다. 상추를 들었다가 가격만 보고 내려놓는 시민들도 많았다. 일부는 "장마만 지나면 다시 싸진다"며 다시 길을 나섰다. 한 젊은 부부는 상추를 보고 "원래 가격이 이렇냐"고 재차 묻곤 옆 가게 상추 가격도 살폈다. 이날 고기를 사러 청량리시장을 방문했다는 60대 A씨는 "체감상 50% 정도는 오른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어 "그나마 청량리 시장은 싼 편"이라며 "상추가 200g에 1500원정도 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2000원, 2500원도 보인다. 비가 오기만 하면 쌈 채소는 바로 오른다"고 말했다. 양손 가득 비닐봉지를 들고 시장을 나가던 70대 B씨는 이날 쌈 채소를 구매하지 않았다. B씨는 "상추 가격이 올라서 깜짝 놀랐다"며 "고기를 먹을 때 상추나 배추를 평소 즐겨 먹는데 장마철에는 비싸져서 자제한다. 오늘도 사지
지난 4일 오후 4시쯤, 성수동에 축구선수 손흥민이 떴다. 뒤이어 걸그룹 아이브의 안유진도 등장했다. 이튿날(5일) 문을 여는 하나은행 팝업스토어 '달달팩토리'를 알리기 위해 홍보모델들이 지원사격에 나선 것이다. 이들의 등장 예고 소식이 앞서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커뮤니티에 알려지면서 팝업스토어 앞엔 구름 인파가 몰려들었다. 패션·유통계의 전유물이었던 팝업스토어가 은행권의 문화로도 확산하고 있다. 팝업스토어는 특정 상품을 일정 기간 동안만 판매·홍보하고 사라지는 매장이다. 연예인·캐릭터 포토카드 등 한정판 굿즈(상품)로 청년층을 사로잡기 제격이다. 미래 고객을 늘릴 방법을 고심하는 은행권이 여기에 '진심'인 이유다. 기자는 지난 5일 직접 성수동 '달달팩토리'를 다녀왔다. 월급 통장으로 사용하면 최고 연 3.0% 금리를 주는 파킹통장 '달달하나통장'을 알리기 위한 팝업스토어다. 5일부터 14일까지 열흘간 운영된다. 온라인 사전예약이 하루만에 마감됐지만 직접 방문해서 자유롭게 즐
"현미 상태로 입고된 쌀은 크게 10회 이상의 이물선별과 살균과정을 거쳐 소비자가 구입하는 햇반으로 만들어집니다." 이광해 CJ제일제당 햇반생산팀 과장은 3일 충북 진천의 CJ블로썸캠퍼스 햇반생산라인에 대해 국내 최고 수준의 클린 생산공정을 갖췄다며 이같이 말했다. 1996년 처음 출시된 햇반은 기존에 없던 즉석밥 시장을 개척한 대표 제품이다. CJ제일제당은 CJ블로썸캠퍼스 6개 라인과 부산공장 11개 라인에서 연간 7억개의 햇반을 생산 중이다. 수출물량은 대부분 부산공장에서, 내수는 CJ블로썸캠퍼스에서 생산한다. 1조원을 투자해 2018년 완공된 CJ블로썸캠퍼스는 진천 송수산업단지 내 약 15만평 규모(축구장 70개)의 아시아 최대 가공식품 생산 공장이다. 햇반뿐 아니라 냉동편의식품, 육가공, 가정간편식(HMR) 등을 여기서 만든다. 햇반의 위생공정은 계약재배에서부터 시작된다. 농협에서 운영하는 RPC(미곡종합처리장)에서 현미를 구입하는데 품질과 위생에 문제가 생기면 전량 반품하는
경북 청송군에 가는 길은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서울에서 열차로 경북 안동역까지 이동한 뒤 차량으로 다시 40분 정도를 더 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도로는 잘 닦여 있지만 오가는 길 주변이 온통 산과 강으로 이뤄져 있다. 이런 절경들 속에 파묻힌 청송군은 동시에 교도소가 들어서기에도 최적의 입지란 생각이 절로 들었다. 실제로 청송하면 떠오르는 무시무시한 교도소 이미지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이란 선입견이 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5월에 직접 찾아간 청송군은 오히려 다른 인구감소지역보다 상황이 나아 보였다. 특히 교도소가 있는 진보터미널 주변에 들어선 파리바게뜨와 맘스터치가 활기찬 지역의 분위기를 전해줬다. 맘스터치 경북청송점의 경우 교정시설 근무자들과 가족들의 의견을 반영해 지난해 11월 문을 열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원래 인근에서 다른 사업을 하시던 분이 교정공무원분들과 얘기를 나누다가 지점을 냈다고 들었다"며 "본사에서도 각종 시장 분석을 통해 충분히 사
"극한 기상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합니다." 중부지방 본격 장마를 앞둔 1일 오전 8시30분 서울 동작구 기상청 총괄예보관실. 이날 취임한 장동연 신임 기상청장의 일성이다. 장 청장은 이날 취임식에 앞서 화상 회의를 갖고 지방기상청장들로부터 지난밤 강수 피해와 방재 상황을 보고받았다. 김충기 강원지방기상청장 직무대리(예보과장)는 먼저 "토사유출 피해 4건 있었고 인명피해는 없다", "댐 수위 상단 우량 5㎜ 내외 변동 있다"고 보고했다. 이를 시작으로 대전청, 부산청과 제주청까지 지역 기상청의 상황 보고가 긴박하게 이어졌다. 국가기상위성센터와 인천공항, 제주공항에 기상정보를 전달하는 항공지방청 보고를 마지막으로 상황점검 회의가 끝났다. 장 청장은 회의를 마친 뒤 취임식을 위해 기상청 본청이 있는 대전으로 이동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 장마가 시작됐다. 1일 오후부터는 남해안을 중심으로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2일
"극한 기상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합니다." 중부지방 본격 장마를 앞둔 1일 오전 8시30분 서울 동작구 기상청 국가기상센터. 이날 취임한 장동언 신임 기상청장의 일성이다. 장 청장은 이날 취임식에 앞서 화상 회의를 갖고 지방기상청장들로부터 지난밤 강수 피해와 방재 상황을 보고받았다. 기상청은 여름철 장마·폭우나 겨울철 폭설 등 위험 기상 상황이 있을 때마다 수시로 상황 점검회의를 갖는다. 김충기 강원지방기상청장 직무대리가 먼저 "토사유출 피해 4건 있었고 인명피해는 없다", "댐 수위 상단 우량 5㎜ 내외 변동 있다"고 보고했다. 이를 시작으로 대전청, 부산청과 제주청까지 지역 기상청의 상황 보고가 긴박하게 이어졌다. 국가기상위성센터와 인천공항, 제주공항에 기상정보를 전달하는 항공지방청 보고를 마지막으로 상황점검 회의가 끝났다. 장 청장은 회의를 마친 뒤 취임식을 위해 기상청 본청이 있는 대전으로 이동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수도권 등
해가 중천인데 레미콘 트럭들은 움직일 줄을 몰랐다. 1일에 찾아간 경기도 모처의 한 레미콘 공장은 줄지은 레미콘 트럭 60여대가 전부 멈춰 있었다. 5000여평 공장 그 어느 곳에서도 운전자들을 찾을 수 없었다. 공교롭게 트럭 운전자 60여명은 불과 일주일 전에 전부 이날 '휴업한다'고 통보했다. 돌아올 날은 특정하지 않았다. 이들이 근로자 신분이 아니라 휴업이라 표현한 것이지, 실질적으론 무기한 파업이었다. 이날 수도권의 일부 레미콘 트럭 차주들은 '운송단가 단체협상'을 요구하며 집단 휴업에 돌입했다. 아무도 근무시간에 출근하지 않았다. 대신 수도권 곳곳에 예정됐던 동시다발적인 집회에 참가했다. 오전 9시에 인천과 경기도 안양, 남양주 등의 시청 앞에 약 2000여 차주들이 빨간 띠를 두르고 운집해 운송단가 협상을 요구했다. 경기도 부천과 김포, 화성, 수원은 800여명이 아예 공장 앞에서 시위를 했다. 무기한 휴업이라 집회도 한달치가 경찰에 미리 신고된 상황이다. 이들은 전부 한
오므려진 비닐봉투의 입구를 여니 불꽃놀이처럼 '확' 시커먼 파리떼가 솟아올랐다. 경기도 하남시에서 폐우유팩 집하장을 운영하는 이만재 대원리사이클링 대표는 "국내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가져온 우유팩"이라 했다. 우유팩들은 제멋대로 꾸겨져 있었고 치즈에 가까운 시큼한 냄새가 났다. 이 대표는 우유팩 더미에서 쥐들이 새끼를 낳기도 한다고 했다. 30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우유팩의 재활용률은 24.7%다. 우유팩 3만8719톤을 소비했고 이중 9561톤만 재활용됐다. 우유팩은 북미와 북유럽의 고급 침엽수 펄프로 만든다. 우유팩으로 한번 사용한 후에도 질긴 강도가 유지돼 용처가 많은 재활용 소재다. 하지만 국내 우유팩은 분리수거율이 떨어지고 세척이 부실해 상당수가 택배박스의 원료인 골판지 원료로 쓰인다. 골판지는 온갖 종이를 섞어 만드는 대표적인 하급지다. 환경부 규정상 2022년부터 우유팩과 멸균팩은 종이와 별개로 분리배출하도록 됐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 특히
"K팝도 유명하지만 K팜도 유명합니다" 전라북도 남원에서 복숭아 농장을 운영하는 방극완씨(46)가 자신이 키운 그린 황도 복숭아를 자랑스럽게 선보이면서 이같이 말했다. 농대 졸업 후 본격적으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 2대째 복숭아를 생산하고 있는 방씨는 전북 농업 마이스터 복숭아 과정을 수료하면서, 신품종 복숭아 생산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방씨는 "샤인머스켓과 그린 황도 복숭아 시작은 모두 일본에서 되었지만, 한국 농가의 생산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그들이 찾아올 정도로 시장을 꽉 잡고 있다"며 "이러한 명성을 오랜 기간 이어가고 뛰어난 국내 농가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꾸준한 연구와 노력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27일 방문한 전라북도 남원 방극완 복숭아 농장. 승용차 한 대가 겨우 들어가는 좁은 산길로 굽이굽이 올라가야 그 모습을 드러냈다. 농장에 들어서자마자 달큰한 복숭아 향기가 은은하게 퍼졌다.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V라인 모양의 나무들이 빼곡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