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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기술, 사회 변화, 지역 현장, 문화와 예술, 경제 이슈 등 우리 일상 곳곳의 다양한 현장을 깊이 있게 취재해 생생한 목소리와 트렌드를 전하는 뉴스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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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골목은 쓸쓸하고 죽어 있던 골목이었지. 근데 카페가 생기고 공방, 작업실 같은 곳이 문을 열면서 동네에 활기가 돌고 있어.” 충북 충주시 ‘관아골’에서 80여 년 가까이 살아온 한 주민의 얘기다. 관아골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이 주민은 청년들이 빈집을 개조해 창업하면서 골목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했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지나치기 쉬운 골목 관아골. 두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이 길에는 소담하고 아름다운 구옥들이 자리해있다. 인형공방, 카페, 어린이미술교육센터 등이다. 살랑이는 바람에 딸랑이는 풍경소리, 예쁜 벽화가 있는 이 길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비행청소년들의 아지트였다. 관아골은 오랫동안 충주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조선시대 관아가 있던 마을이었고, 1970~80년대에 법원, 검찰청, 한일은행 등이 모여 있던 이른바 ‘시내’였다. 하지만 주요 관공서와 상권들이 떠나면서 동네에 활기는 사라졌다. 골목에 빈집이 늘고 밤에는 주민들도 다니기 어려운 길이 됐
"1번이 여당이야? 야당이야?" 2일 오전 11시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 홀로 사는 50대 시각장애인 조모씨는 머리를 긁적이며 혼잣말했다. 그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거소투표를 하고 있었다. 거소투표는 몸이 불편해 투표소에 갈 수 없는 선거인이 자신이 머무는 곳에서 투표를 하는 것을 말한다. 조씨 역시 사전에 거소투표를 신청해서 이날 등기우편으로 점자 투표 용지를 받았다. 조씨가 받은 국회의원 선거 투표용지에는 점자로 1, 2, 3번 숫자만 적혀있었다. 선거 후보 이름도, 정당도 점자로 찍히지 않았다. 그는 "이름이 없어서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며 "숫자만 보고 표시를 해야 하니까 헷갈린다"고 말했다. 오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장애인들이 정보가 부족해 '묻지마 투표'에 내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보 부족으로 주변인에 도움을 요청하다 보니 비밀투표를 보장받기도 어렵다. 이날 조씨는 투표 용지를 끼워 넣는 것부터 난항을 겪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 2일 서울 중랑구의 한 병원 상가 건물. 5층짜리 건물에 내과, 소아청소년과, 안과, 이비인후과, 정형외과, 피부과 병·의원이 들어서 있다. 이 상가에 입주한 병·의원 6곳 모두 단축 진료에 돌입하지 않았다. 대부분 병원이 평일 오전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진료를 이어갔다. 일요일과 공휴일에 진료 가능하다는 안내문도 병원 출입문에 그대로 붙어 있었다. 이 건물 바로 앞 건물에도 내과, 이비인후과, 피부과 병·의원이 입주해 있다. 의료 대란 이후 휴진일을 추가하거나 진료 시간을 단축한 곳은 없었다. '이번 달부터 진료를 단축하냐'는 물음에 한 의원 직원은 "단축 진료를 하는 병원이 있어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1일부터 개원의들도 '주 40시간 진료제'에 동참한다고 밝혔지만 이날 동네 일반 병원과 의원의 참여는 저조한 분위기였다. 의협 비대위는 지난달 31일 "그동안 움직이지 않았던 개원의도 주 40시간 근무를 지키는 '준법 진료'를 시작하기로 결론
# "1번이 여당이야? 야당이야?" 2일 오전 11시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 홀로 사는 50대 시각장애인 조모씨는 머리를 긁적이며 혼잣말했다. 그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거소투표를 하고 있었다. 거소투표는 몸이 불편해 투표소에 갈 수 없는 선거인이 자신이 머무는 곳에서 투표를 하는 것을 말한다. 조씨 역시 사전에 거소투표를 신청해서 이날 등기우편으로 점자 투표 용지를 받았다. 조씨가 받은 국회의원 선거 투표용지에는 점자로 1, 2, 3번 숫자만 적혀있었다. 선거 후보 이름도, 정당도 점자로 찍히지 않았다. 그는 "이름이 없어서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며 "숫자만 보고 표시를 해야 하니까 헷갈린다"고 말했다. 오는 10일 제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장애인들이 정보가 부족해 '묻지마 투표'에 내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보 부족으로 주변인에 도움을 요청하다 보니 비밀투표를 보장받기도 어렵다. ━51cm 투표용지, 대한국민·대민당·새미래…"헷갈린다, 헷갈려"━ 이
'조용히 해주세요. 쉿.' 1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북촌로 11길. 한옥과 남산 전경을 볼 수 있어 포토 스팟으로 꼽히는 이곳에 표지판 하나가 붙어있었다. "소곤소곤 대화해달라" "금연 해달라" "전화기는 진동으로 해달라" "불법주차는 하지 말아달라"는 안내가 적힌 표지다. 평일 오전인데도 거리는 관광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중국, 베트남, 미국 등 해외 단체 관광객부터 어린아이를 데려온 가족 단위 여행객까지 거리를 누볐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좁은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문 앞에 앉아 사진을 찍거나 계단 위에 올라가 포즈를 취했다. 이곳에 사는 한 주민은 "겨울보다 사람이 2배 이상 늘어난 것 같다"며 "주말에는 발 디딜 틈도 없이 엄청 많이 온다"고 말했다. 노란색 옷을 입은 안내원이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몰려오는 관광객을 모두 통제할 순 없었다. 봄철을 맞아 관광객이 늘면서 이른바 '핫스팟'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소음 문제를 비롯해 주차난, 사생활 침해
지난달 3일 오후 5시. 중국 상하이 최대 번화가인 난징동루에선 상인들의 호객 행위가 한창이었다. 잘 닦인 보행로 옆으로 애플, 삼성전자, 로레알 등 세계 각국의 유명 브랜드 매장이 빼곡했다. 그 가운데 미국 패션 브랜드인 폴로 랄프로렌과 유사한 '짝퉁' 브랜드 매장도 있었다. '디브폴로'(DIV.POLO). 국내에도 익숙한 폴로 랄프로렌의 로고와 이름을 살짝 변형한 브랜드였다. 기존 브랜드명에 알파벳을 추가하고 말을 탄 사람이 스틱을 위로 든 로고에서 스틱 그림만 쏙 뺐다. 노란 조명을 켠 매장 곳곳에는 '최대 90% 세일'이라고 적힌 안내판이 붙었다. 매장 직원은 휴대용 마이크를 들고 손님을 불러 모았다. 고개를 갸웃거리던 사람들은 하나둘 매장에 들어가 옷을 들춰봤다. 매대에 무더기로 쌓인 색색의 티셔츠 가격은 79위안(약 1만4698원). 정품과 비교해 무척 저렴했다. 니트, 청바지, 후드티 등 다른 의류도 마찬가지였다. 중국 현지에서는 아직도 유명 브랜드의 가품이 빈번하게 유
땅이 시멘트 가루처럼 회백색이었다. 손으로 쥐니 과자처럼 바스라졌고, 시커먼 솔방울과 까맣게 탄 소나무의 밑동이 조각난 숯이 돼 여기저기 나뒹굴었다. 풀벌레나 개미 한마리 보이지 않았다. 2022년 이곳 강원도 동해시의 산을 대형 산불이 모조리 태웠다. 산에 다시 청록빛 나무가 우거지려면 나무를 심고 적어도 100년은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그 기다림의 첫해가 지난달 31일에 시작됐다. 식목일을 일주일쯤 앞둔 이날 흡사 산벚, 철쭉이 군락을 이룬 듯 흰색, 노란색, 불그스름한 등산복을 입은 남녀들이 쌍을 이뤄 한 손에 소나무 묘목, 또 다른 손에 괭이를 들고 연거푸 땅을 팠다. 묘목은 전부 인조 환경에서 1년 배양한 소나무였다. 남녀들은 구덩이를 얕게 파고 속에 묘목을 넣은 뒤 흙으로 덮고 두 손으로 부드럽게 두들기며 "잘 자라", "또 보러 올게"라 했다. 이들은 모두 예비부부 또는 신혼부부였다. 대학교 1학년 때 미팅에서 만나 8년의 연애 끝에 4월 중순 결혼한다는 신모씨, 이모
"남편에게 5㎝ 크기 뇌종양이 발견됐는데, 수술 못 받을까 봐 애가 타들어 갑니다." 1일 서울대병원(서울 종로구) 본원 1층 응급 CT·MRI 검사실 앞에서 만난 80대 여성 A씨의 호소다. 이 여성의 남편인 80대 남성은 전공의 단체 사직(2월 19일) 직전, 이 병원에서 뇌종양 말기로 진단받았다. 3월 말까지 항암화학요법으로 암 크기를 줄인 후, 1일 MRI 검사 결과에 따라 오는 3일 신경외과에서 수술 여부를 듣기로 했지만, 불안감이 크다. A씨는 "남편이 연로한데, 하필 전공의들이 단체로 떠난 때 진단받으면서 억울하다"며 "다행히 검사는 미뤄지지 않았지만 수술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전공의가 없어 못 한다고 들을까 봐 벌써 억장이 무너진다"고 눈물을 흘렸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이 1일부터 외래 진료를 자발적으로 축소하기로 하면서 상급종합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대체로 표정이 어둡다. 외래 진료와 검사는 대체로 미뤄지지 않은 모습이지만, 외래 진료와 검사에서 "수술해야 한다"는
땅이 시멘트 가루처럼 회백색이었다. 손으로 쥐니 과자처럼 바스라졌고, 시커먼 솔방울과 까맣게 탄 소나무의 밑동이 조각난 숯이 돼 여기저기 나뒹굴었다. 풀벌레나 개미 한마리 보이지 않았다. 2022년 이곳 강원도 동해시의 산을 대형 산불이 모조리 태웠다. 40~50 가구가 집을 잃었고, 지금도 산의 대부분이 복구되지 않아 멀리서 보면 마치 화상을 입은 사람의 피부처럼 검붉은 민둥산으로 남아있다. 산에 다시 청록빛 나무가 우거지려면 나무를 심고 적어도 100년은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그 기다림의 첫해가 지난달 31일에 시작됐다. 식목일을 일주일쯤 앞둔 이날 흡사 산벚, 철쭉이 군락을 이룬 듯 흰색, 노란색, 불그스름한 등산복을 입은 남녀들이 쌍을 이뤄 한손에 소나무 묘목, 또다른 손에 괭이를 들고 연거푸 땅을 팠다. 남성이 "군대에서 괭이질 하던 짬밥을 보여주지" 하니 여성이 잠자코 보다가 "됐어, 내가 할게"하고 괭이를 잡았다. 묘목은 전부 인조 환경에서 1년 배양한 소나무였다. 뿌
"탐라해상풍력단지 운영을 맡게 된 이후로 비바람이 치면 오히려 기분이 신납니다. 이런 날 오히려 발전이 잘 되고 수익이 많이 나거든요."(이성호 탐라해상풍력단지 본부장) 지난 28일 찾은 제주시 한경면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 거센 비바람 속 발전기 10기 중 6기가 힘차게 돌고 있었다. 이날 낙뢰를 맞은 4기는 잠시 운영을 중단했지만 보통 비바람이 부는 날이 풍력 발전의 '대목'이다. 낙뢰에 맞아 중단하는 경우는 1년에 1~3회에 불과하다. 특히 30MW(메가와트) 규모의 탐라해상풍력은 2017년 9월 준공 후 현재까지 약 98%의 가동률로 운영중이다. 가동률은 풍력발전을 운영할 수 있는 3m/s 이상 조건일 때 실제 가동하는 비율을 뜻한다. 사업 추진 당시 목표 가동률 95%를 상회한다. 모든 조건·상황에서 발전량을 산정하는 평균 이용률도 약 29%로 높은 축에 속한다. 지금까지 생산한 전력량은 약 50만 MWh(메가와트시)에 이른다. 가구당 평균 전기 사용량을 기준으로 제주 전체
"어머나, 벌써 줄을 섰네." 31일 아침 9시50분 서울 용산구 이마트 매장 앞. 개장 10분 전부터 30여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이달 4일까지 진행되는 농수산물 초특가 할인 제품을 구매하려는 인파다. 이들은 매장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내내 제품 전단지에서 할인가를 비교하고 휴대폰에 구매 목록을 정리하면서 '경쟁자들'과 눈치싸움을 벌였다. 이날 남편과 함께 마트를 찾은 60대 주부 이모씨는 "나름 일찍 왔는데 사람들이 많아 놀랐다"며 "대파, 오렌지, 애호박을 사려고 왔는데 요새 물가가 너무 올라서 가격이 저렴할 때 미리 사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개장을 기다리던 또다른 주부 김모씨도 "쌀 때 사둬야 한다"며 "그래도 이 시간에 사람들이 이만큼 있을 줄은 몰랐다"고 발했다. 정부의 농산물 물가안정 방침에 화답한 대형마트들이 초특가 한정 판매 행사에 나서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농산물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개장 전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물건을 구매하고자 영업시간 전부터 줄 서서
"어머나, 벌써 줄을 섰네." 31일 아침 9시50분 서울 용산구 이마트 매장 앞. 개장 10분 전부터 30여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다음달 4일까지 진행되는 농수산물 초특가 할인 제품을 구매하려는 인파다. 이들은 매장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내내 제품 전단지에서 할인가를 비교하고 휴대폰에 구매 목록을 정리하면서 '경쟁자들'과 눈치싸움을 벌였다. 이날 남편과 함께 마트를 찾은 60대 주부 이모씨는 "나름 일찍 왔는데 사람들이 많아 놀랐다"며 "대파, 오렌지, 애호박을 사려고 왔는데 요새 물가가 너무 올라서 가격이 저렴할 때 미리 사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개장을 기다리던 또다른 주부 김모씨도 "쌀 때 사둬야 한다"며 "그래도 이 시간에 사람들이 이만큼 있을 줄은 몰랐다"고 발했다. 정부의 농산물 물가안정 방침에 화답한 대형마트들이 초특가 한정 판매 행사에 나서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농산물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개장 전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물건을 구매하고자 영업시간 전부터 줄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