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첨단 기술, 사회 변화, 지역 현장, 문화와 예술, 경제 이슈 등 우리 일상 곳곳의 다양한 현장을 깊이 있게 취재해 생생한 목소리와 트렌드를 전하는 뉴스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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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 42m의 거대한 턴테이블(회전 장치)에 해저케이블 3000t(톤)이 휘감겨져 있었다. 지난 19일 찾은 강원도 동해시 LS전선 동해공장 한 켠에서 미국 수출을 기다리고 있는 물량이다. 270kV(킬로볼트) 규모 초고압으로 일반 케이블보다 값이 2~3배는 비싼 '귀한 몸'이다. 밀려드는 해저케이블 주문 탓에 공장 곳곳에선 대화하기 조차 어려울 정도의 굉음이 끊이지 않고 들려왔다. 이날도 공장 인근 동해항에선 제작을 완료한 또 다른 7.2㎞짜리 해저케이블이 LS마린솔루션의 전용 선박에 탑재되고 있었다. 길이에 따라 선박에 완제품을 싣는데만 2~3일에서 길게는 보름까지 걸린다. 케이블을 천천히 운반하는 이유는 미세한 제품 손상을 막기 위해서다. LS전선 동해공장은 해저케이블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해저케이블은 이 공장 전체 매출액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제품이다. 해저케이블 전용으로 만들어진 4공장은 연면적이 3만4816㎡(약 1만500평) 규모다
수출을 앞둔 수천대의 차량이 부둣가를 가득 채웠다. 차들이 하나씩 공장에서 나와 부두로 줄지어 이동했다. 산성이 강한 새 배설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차체 외관에 하얀 부직포가 붙어있었다. 형광색 조끼를 입은 협력사 직원들이 직접 차를 운전해 부두로 차량을 옮겼다. 직원들은 부두 근처에 모여있다가 다 함께 미니버스를 타고 다시 공장으로 간 뒤 차량을 옮기는 작업을 반복했다. 지난 18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차량을 제조하는 공장과 수출을 위해 차량을 선적할 수 있는 공간이 인접해 있다. 울산공장은 5만톤급 선박 3척을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자동차 수출 전용부두를 끼고 있다. 부두 길이는 약 830m로 4600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다. 가장 큰 수출 선적선(7만6000톤급)을 기준으로 소형 세단 엑센트를 최대 6900대 실을 수 있다. 연간 최대 110만대를 수출할 수 있는 규모다. 현대차 관계자는 "공장에서 차량을 만들고 바로 운전해 배에 실을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이 모두 절약
"아직 첫해라 잘 모르는 친구들이 많은데 살아보니 기숙사 시설이 정말 좋아서 주변 후배들한테 추천해주고 있어요." 국내 최초의 민간 위탁형 무료 기숙사가 대학생들로부터 '꿈의 기숙사'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일명 '한강뷰' 아파트 못지않게 한강을 그대로 즐길 수 있는 데다가 공용주방·독서실·헬스장 등 편의 시설도 마음껏 누릴 수 있어서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위치한 '롯데장학재단 기숙사' 얘기다. 롯데장학재단이 주거비 부담으로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대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대학가 인근 한 건물을 매입한 뒤 기숙사로 탈바꿈시킨 곳이다. 이를 위해 2021년 8월 한국장학재단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총괄 운영을 맡기고 있다. 롯데장학재단 기숙사는 인근에 연세대, 이화여대, 홍익대 등 서울 주요 대학이 있을 뿐만 아니라 망원역과 도보로 10분 거리밖에 되지 않아 타 지역 대학으로 통학하기도 용이한 곳이다. 이렇다 보니 서울 주요 대학 학생들이 기숙사에 골고루 분포돼 있었다. 지난
베이징(北京) 내 12개 교습소에서 수천명의 중국 어린이가 발레리나·발레리노의 꿈을 키웠던 교습 프랜차이즈 '백조의 호수'(天鵝湖畔, Swan Lakeside). 백조의 호수 베이징 왕징(望京)점은 평소라면 레슨이 한창이어야 할 금요일(20일) 늦은 오후, 불이 꺼지고 셔터가 엉성하게 닫혀 있었다. 먼지 앉은 발레복 마네킹은 돌아서 있었고 백조 인형만 덩그러니 입구를 지켰다. 셔터 위에는 "경영난으로 문을 닫는다. 일체 환불은 안 된다"는 내용의 백조의 호수 측 사죄문과 "백조의 호수가 일방적으로 폐업을 선언했으며 관련 손해에 대해 공안에 모든 신고를 마친 상태"라는 내용의 오피스 관리업체 측 경고장이 나란히 붙어있었다. 신도시 왕징의 예체능 교육 메카 격인 이 쇼핑몰엔 스케이트와 농구, 탁구, 쿵푸부터 드럼에 이르는 다양한 어린이 대상 학원들이 들어서 있다. 하지만 이날 수강생으로 북적이는 곳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간혹 지나는 어린이 동반 가족에게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강사들만
"PDF로 공유받은 교재에서 필요한 부분만 출력했어요. 요즘 누가 책을 다 들고 다녀요." 19일 오전 9시20분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의 한 24시 무인 프린트 카페에서 만난 대학생 강모씨(25)에게 "어떤 걸 인쇄했냐"고 묻자 돌아온 답이다. 강씨 손에는 인쇄된 용지 10여장이 든 파일이 들려 있었다. 그는 "해외 사이트에서 학술지나 교재 PDF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며 "불법인 건 알지만 다들 공공연하게 쓰지 않냐"고 말했다. 대학가 주변에 자리하던 인쇄소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겨우 명맥을 유지해 온 가게도 있지만 이마저도 무인 프린트 카페 등에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 정문 앞 인쇄소는 3곳뿐이다. 한 인쇄소 사장에 따르면 10년 전만 해도 이곳에 10곳이 넘는 인쇄소가 있었다고 한다. 경희대 정문 앞에서 16년간 인쇄소를 운영했다는 D문화사 사장은 "내일 당장 그만둬도 이상할 게 없다"며 "학기 초에 그나마 학생들이 오는데 찾는 학생들이 갈수
"양산 센터는 중고차 사업의 심장과 같은 곳입니다."(현대차 아시아대권역장 유원하 부사장) 현대차가 19일 공개한 경남 양산 인증중고차 전용 상품화센터. 줄지어 주차된 수백대의 차량은 모두 정밀한 검증 과정을 거쳤다. 국내 완성차 최초로 제조사가 직접 인증한 중고차다. 현대차는 중고차 사업을 공식 출범하고 오는 24일부터 차량 판매를 시작하는데, 부지면적 3만1574㎡(9551평)로 국내 최대 규모인 이곳에서 품질개선, 검사, 인증 등 상품화 과정을 거친다. 양산 센터는 현대차·제네시스의 중고차 사업을 위한 양대 거점 중 하나다. 경기 용인 센터와 더불어 고품질 인증중고차 공급을 위한 모든 과정이 이뤄지는 메인 허브로 기능하게 된다. 센터는 중고차 '상품화 프로세스'가 수행되는 핵심 시설인 상품화 A·B동과 치장장, 출고작업장, 차량 보관·배송을 위한 물류 시설 등으로 구성됐다. 현대차·제네시스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고객으로부터 매입한 중고차들 중 양산 센터로 입고된 물량은 상품화
"이제 영업해야 하니 나가주세요." 한때 국내 최대 성매매 집결지로 손꼽혔던 경기 파주시 용주골. 18일 오전 영업을 준비하던 한 성매매 종사자가 '유리방'이라 불리는 대기실에 나와 앉으며 이같이 말했다. 대기실은 커다란 유리창으로 실내가 훤히 들여다보였다. 이날 오전 11시를 기준 영업을 한다는 의미로 건물 외부 전등을 켜둔 곳은 2곳이었다. 이날 오전 용주골의 성매매 집결지 내 업소 대부분은 문을 닫은 상태였다. 아직 영업을 준비하는 종사자가 나오지 않은 유리방마다 3~4개의 개인용 의자가 놓여있었다. 의자 발치엔 굽이 10cm쯤 되는 화려한 색의 하이힐이, 의자 옆엔 전기난로와 가스난로가 등이 1개씩 놓여있었다. 한 유리방에 출근한 성매매 종사자는 가운을 입고 화장을 하고 있었다. 간혹 업소 앞 도로에 자동차가 느린 속도로 지나갈 때면 종사자들은 운전자와 눈을 마주치려는 듯 유심히 지켜봤다.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현재 용주골 성매매집결지엔 업소 40여곳에 종사자 100~200
"국민참여재판 배심원 오신 분들 대기해주세요." 지난 17일 오전 9시40분쯤 서울남부지법 406호 대법정 앞에는 1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지난달 국민참여재판 배심원 후보로 선정됐다는 법원 등기물을 받고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43번, 50번, 67번, 98번, 125번 등 각기 다른 번호가 적힌 숫자표를 목에 걸고 대기했다. 국민참여재판은 일반 국민이 형사재판에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제도를 말한다. 형사합의부 관할에 속하는 사건 중 피고인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면 진행할 수 있다. 다만 성폭력범죄 피해자가 이를 거부하면 진행되지 않는다. 배심원은 해당 법원 관내의 20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 중 추첨과 공정성 평가 등을 통해 무작위로 정해진다. 이날도 20대 직장인부터 40대 자영업자까지 다양한 배심원 후보자들이 찾아왔다. 배심원 자격으로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숫자가 호명되면 법정 안에 들어가 검사와 변호인 질문을 받았다. "피고인이 전과가 있으면 판단에 영향을
"F1 팬이라 방문했는데 너무 잘 꾸며주신 것 같아요. 포토부스에 있는 헬멧도 정말 예뻤어요." 성수동 위스키 맛집으로 유명해진 '도어투성수'가 이번엔 잭다니엘스·맥라렌과 협업한 팝업스토어를 열고 위스키 애호가들을 맞이했다. 특히 팝업스토어를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자동차 경주인 F1(포뮬러원) 콘셉트로 구성하면서 F1 팬들로부터도 호응을 얻는 모습이다. 17일 방문한 서울 성동구 성수동 프리미엄 플래그십 매장 '도어투성수'에는 이른 오전부터 매장 내에 사람이 가득했다. '잭 다니엘스X맥라렌' 팝업스토어를 구경하기 위해 초청된 인플루언서들을 비롯해 소식을 듣고 직접 매장을 찾아온 시민들이 팝업스토어를 찾은 영향이다. 도어투성수는 45평 수준의 작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잭 다니엘스X맥라렌' 협업 콘텐츠를 알차게 담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했다. 매장 정면에 있는 F1 콘셉트 구조물부터 양쪽에 진열된 '잭 다니엘스X맥라렌' 한정판 위스키까지 매장 곳곳을 잭다니엘스로 가득 채운 모습이었다
지난 13일에 방문한 경기도의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는 신규 입주 아파트의 '구경하는 집'이 아니었다. 입주한 지 10년도 더 돼 실제 집주인이 사는 집이었다. 집주인은 44평 집을 이번에 새로 매매했고, 이사오기 전 집 전체를 '한샘'으로 리모델링했다. 전체 비용은 1억200만원인데 약 2000만원을 할인받았다. 할인은 고친 집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만으로 가능했다. 한샘의 '오픈하우스' 프로그램 덕분이다. 리모델링 시공이 끝난 후 일정 기간 집을 공개하면 리모델링 비용을 대폭 할인받는 정책이다. 일주일 공개하면 시공비를 제외한 금액의 20%, 한달은 30% 할인을 받는다. 정책은 한샘의 '가전 패키지' 상품과 결합된다. 삼성과 LG 가전을 리모델링 상품과 결합해 구매하면 가전 가격도 똑같은 비율로 할인받을 수 있다. 집주인은 추석 연휴에 리모델링 시공을 마치고 지난 3일부터 한달 공개를 시작해 오븐, 식기세척기 등 가격까지 할인받았다. 가전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면 가전이 '쏙'
"전광판에는 45분 대기라고 돼 있었는데 희망고문이었어요." 서울대학교병원 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돌입한 지 사흘째인 13일 오전 10시쯤. 항암치료 중인 82세 노모를 모시고 서울 동작구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서울대학교병원 운영, 이하 보라매병원)을 찾은 이창희씨(55)는 채혈 대기 시간이 길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라면 20분 남짓 걸리는데 전날에는 1시간30분을 기다렸다"고 했다. 이씨 모친 A씨는 전날 항암치료 주사를 맞기 위해 보라매병원을 찾았으나 파업 여파로 진료를 못 받아 이날 다시 이곳을 찾았다. A씨의 전날 진료는 낮 2시30분, 항암치료는 오후 3시로 각각 예약돼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채혈이 늦어지면서 진료가 밀려 결국 항암치료를 받지 못했고 하루 뒤인 이날 다시 병원을 찾았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소속 서울대병원분회는 지난 11일부로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갔다. 의료 공공성 강화와 병원 인력 충원 등이 요구안의 골자다. 필수인력은
12일 낮 서울 송파구 가락 농수산물 종합도매시장(가락시장)의 1층 수산물 코너. 각 대형수족관 안에 싱싱하고 큼직한 킹크랩이 쌓여있었다. 킹크랩은 1㎏ 당 7만5000~6만8000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시장을 찾은 시민 대부분은 킹크랩을 찾았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사는 이장원씨(50대·남)는 "킹크랩의 가격이 많이 내려갔다는 뉴스를 보고 강남에 사는 친구와 함께 먹으러 왔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씨는 "킹크랩이 꽃게보다 비싸지만 그만큼 살이 많다"며 "약 4㎏짜리를 23만원에 샀다"고 밝혔다. 이씨의 친구는 신이 난 듯 이씨에게 "빨리 먹으러 가자"며 식당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킹크랩 파티를 즐기러 온 6인 가족도 있었다. 송파구 방이동 주민 박모씨(40대·남)는 "오랜만에 아내와 자녀 2명, 부모님과 함께 외식을 왔다"며 "3.5㎏ 킹크랩을 28만원에 샀다"고 밝혔다. 먹거리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고급 식자재로 불리는 킹크랩의 가격이 크게 떨어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