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첨단 기술, 사회 변화, 지역 현장, 문화와 예술, 경제 이슈 등 우리 일상 곳곳의 다양한 현장을 깊이 있게 취재해 생생한 목소리와 트렌드를 전하는 뉴스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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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하도 분리수거를 안해서 외국인이 그런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니더라고요." 12일 오전 6시30분쯤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는 '음식물 통'이라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안내문이 함께 써있는 음식물 쓰레기통이 통이 곳곳에 배치돼 있었다. 4개 국어로 쓰여진 글귀는 소운섭 서울한강공원 사업본부 여의도지구 청소반장(58)이 직접 작성했다고 한다. 작성이 어려운 일본어와 중국어는 소 반장이 손글씨로 썼다. 그는 "직접 번역기를 돌렸다"고 했다. 소 반장이 이렇게까지 한 이유는 음식물 쓰레기통에 넘쳐나는 일반·재활용 쓰레기 때문이다. 소 반장은 이날 오전 8시쯤 음식물 쓰레기 수거에 나서면서 기자에게 "놀랄 거다. 일반 쓰레기가 더 많다"라고 말했다. 실제 한 음식물 쓰레기통 안은 종이봉투, 전단지 등으로 가득했다. 정작 있어야 할 음식물 쓰레기는 없었다. 소 반장은 "누군가는 분리수거 할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아무거나 버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불꽃축제' 100만명이
경기 수원 권선구 세류동의 4층짜리 A빌라는 건물 전체가 '수원 전세사기 사건' 핵심으로 불리는 정모씨(59) 소유다. 11일 A 빌라를 찾아갔지만 전세 사기 피해 사실을 알리는 현수막 등이 내걸린 다른 지역 다세대주택과 달리 외관상 전세 사기 피해 매물이라고 판단하기 어려웠다. 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같은 동의 11층짜리 B 빌라 역시 정씨 소유의 건물이다. B빌라는 이미 일부 동이 경매에 넘어간 상태였지만, 마찬가지로 겉으로는 전세 사기 피해 매물이라는 사실을 알아챌 단서가 보이지 않았다. 세류동은 평온한 겉모습과는 달리 10일 집계 기준 고소만 73건, 피해액만 90억원에 달할 정도로 전세사기 논란의 한 복판에 있는 곳이다. 기자가 A, B 빌라 인근의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찾았을 때 직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세류동과 붙어 있는 권선동 X부동산은 전세 사기 피해자들이 주로 거래를 한 곳으로 지목된 곳이다. 기자가 X부동산 사무소 문을 열고 들어가니 직원 3명이 앉아 있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11일 운명의 날을 맞았다. 기초단체장 선거이지만 내년 4월 총선의 전초전 성격을 띠면서 열기가 뜨겁다. 시민들은 이른 시각부터 투표소를 찾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이날 오전 9시50분쯤 서울 강서구 서울식물원에 마련된 가양제1동8투표소에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1~2분에 한명꼴로 투표를 마쳤다. 20대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유권자가 찾아왔다.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함께 나온 부모도 보였다. 투표장에 나온 사연은 제각각이었다. 강서구에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대학생 안모씨(29)는 "우편이 와서 선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투표를 당연히 해야 한다는 생각에 나왔다"고 했다. 휴직 중인 조모씨(44)는 "뉴스 통해서 선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평소 지지하는 정당에 따라서 투표했다. 주변 사람들도 대체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지정 투표소를 잘못 찾아 발걸음을 돌리는 사람도 있었다. 본투표는 사전투표와 달
"다리가 너무 아파서 (임산부 배려석에) 앉았어요." 10일 오전 8시45분쯤 서울지하철 7호선 노원역의 석남행 열차.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 있는 여성에게 다가가 "임산부라 앉으신 거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여성에게서는 임신부임을 증명하는 임산부 전용 배지를 찾아볼 수 없었다. 여성은 잠시 민망한 표정을 짓다 자리를 피했다. 반대쪽에 마련된 임산부 배려석에는 중년 여성이 앉아 있었다. 매년 10월10일은 임산부의 날이다. 임신과 출산을 장려하고 임산부에 대한 배려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2005년 제정됐다. 18번째 임산부의 날을 맞은 이날 서울 시내 출근길 지하철 열차 안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발 디딜 틈 없었다. 서로 다른 지하철 20칸을 확인해보니 지하철 내 임산부 배려석은 대부분 임신하지 않은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은 일반석 양 끝에 각각 마련돼 있다. 2013년부터 도입됐다. 다른 좌석과 달리 분홍색 시트로 덮여 있거나 좌석 아래와 좌석 뒤 차
"앉아! 기다려! 쉿! 조용히 하고! 옳지 잘한다!" 보슬비가 내리던 9일 오전 10시쯤.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에 마련된 '반려견 순찰대 선발 심사' 부스에는 강아지들이 10마리 넘게 모여있었다. 반려견 순찰은 반려견과 견주가 동네를 산책하는 과정에서 위험 요소 등을 발견하면 신고하는 동네 순찰 활동이다. 견주들은 이날 심사를 목전에 두고 반려견과 당일치기 반짝 훈련에 나서고 있었다. 공원 주변을 둘러보며 분위기를 살펴보기도 하고 미리 배변 활동을 하기도 했다. 반려견들은 목에 이름표를 달고 엉덩이를 흔들며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반려견 마리아와 함께 이곳을 찾은 40대 박은수씨는 "우리집 강아지가 얼마나 집중도가 높은지도 궁금하고 지역 사회 치안 활동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지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봉사활동을 갔다가 동물보호센터에서 마리아를 입양했다. 서울 동작구와 강북구에서는 하반기 순찰대 모집을 위한 선발 심사가 진행됐다. 지난 7일부터 3일간 진행된 이번 현장 심
"전 오늘 일부러 일본 아사히 맥주도 안샀거든요! 금메달이라니 너무 행복합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이 일본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거머쥐자 서울 마포구 홍대 레드로드 일대에는 기쁨의 함성이 울러펴졌다. 시민들은 길을 걷다가도 "대~한민국" "오 필승 코리아"를 외치고 집에서 가져온 태극기를 활짝 펼쳐 힘차게 흔들었다. 승리의 기쁨에 심취해 의자 위에 올라가 춤을 추다가 의자 다리가 망가지기도 했다. 40대 황인극씨는 "진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하다"며 "첫 골 먹혔을 때도 전혀 불안하지 않았다. 선수들이 잘할거라 믿었는데 이렇게 승리하니 정말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홍현승씨(26) 역시 "금메달은 너무 당연한 결과였다"며 "한일전은 무조건 이겨야 했다. 너무 재밌는 시간이었고 다같이 응원하니 몰입도 되고 하나되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7일 오후 9시쯤 중국 항저우의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
"5…4…3…2…1… 발사!" "우와! 예쁜 별 같아." 7일 오후 7시30분쯤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세계불꽃축제가 열린 가운데 시민들은 하늘에 수놓은 형형색색 불꽃을 바라보며 환호했다. 휴대폰을 들고 사진과 영상을 찍기도 하고 태극모양 폭죽을 보며 "너무 멋지다"며 감탄하기도 했다. 부모들은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아이들에게 불꽃이 어떤 모양을 형상화했는지 설명해줬다. 이날 오후 7시부터 마포대교에서 한강철교까지 'Lights of Tomorrow'(다채로운 색깔로 내일의 세상을 환화게 비추는 밝은 미래)라는 주제로 서울 세계 불꽃 축제가 열렸다. 행사에는 한국을 포함해 중국, 폴란드 등 3개국이 참가했다. 한화그룹은 매년 10월 서울 여의도 한강 일대에 대규모 가을철 이벤트로 불꽃 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공연 시작 두시간 전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에는 공연을 보기 위한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버스와 지하철에서 내린 시민들은 여의도 한강 공원으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 요금도 오르고 지하철 요금도 오른다고 하니 '대중교통이 시민의 발'이라는 말도 옛말이 된 것 같네요." 6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시청역 내 일회용 교통카드 발매기 앞에서 만난 이재열씨(24)는 지하철 요금 인상 소식을 듣고 이같이 말했다. 이씨는 "몇 년 전만 해도 지방일수록 교통비가 비싸고 서울은 비교적 싸서 본가인 경북 영주에서 서울에 올 때마다 교통비 신경을 덜 쓰고 열심히 돌아다녔는데 이젠 부담이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수도권 지하철 기본요금이 오는 7일 첫차부터 1250원에서 1400원(교통카드 기준)으로 150원 인상된다. 지하철 요금이 오르는 건 2015년 이후 8년 만이다. 지하철 1회권 가격은 기존 1350원에서 150원 오른 1500원으로 조정된다. 정기권(30일 내 60회) 요금도 기본요금 인상과 함께 상향 조정된다. 서울 전용 1단계 정기권은 기존 5만5000원에서 6만1600원으로, 18단계 정기권은 11만7800원에서 12만3400원으로 조정
중국인 여행객 '유커'가 돌아왔다. 한한령에 코로나19(COVID-19) 영향이 더해져 수년간 발길이 끊겼던 중국 단체 여행객이 지난 8월 여행 재개 이후 다시 한국을 찾고 있다. 특히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8일까지 중국 중추절과 국경절 연휴가 열흘간 이어지면서 긴 연휴를 이용해 한국을 찾은 여행객이 서울 시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백화점 8층 면세점 전용 엘리베이터 앞은 중국인 관광객으로 붐볐다. 손에 면세점 쇼핑백을 든 사람들과 이제 막 도착한 여행객들이 섞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단체로 한국을 찾은 유커들은 여행 가이드를 둘러싸고 서서 간단한 안내 사항을 들은 뒤 각자 원하는 브랜드로 가 쇼핑을 시작했다. 가족과 함께 단체 관광으로 한국에 왔다는 중국인 왕줴이씨(26)는 "이번에 연휴가 길고 중국에서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여전히 인기라 한국 여행을 오기로 결정했다"며 "청와대와 경복궁을 다녀왔고 좀 전에 1시간 동안 쇼핑을 마치고 가이
"뭔가 싶어서 들어와 봤는데, 구하기 힘든 신발이 있어서 충동구매를 했지 뭐예요." 2030 세대 명소로 떠오른 성수동에 MZ세대 특화된 브랜드를 한곳에 모은 편집숍이 등장했다. 27일 방문한 서울 성동구 성수동 'TOMG.(톰지)'에는 평일 오후임에도 매장 내에 사람이 가득했다. 성수동에서 가장 핫한 지역인 '성수동 카페거리' 인근에 있는 접근성 덕분인지 매장에 고객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모습이었다. 톰지는 한섬이 2008년 론칭한 해외패션 전문 편집숍 '톰그레이하운드'를 MZ세대에게 특화해 새롭게 구성한 편집숍이다. 톰그레이하운드가 고가의 하이브랜드 위주 상품을 판매하는 반면 톰지는 2030 세대도 즐길 수 있을 만한 인기 브랜드를 수시로 바꿔 가며 트렌디함을 추구하는 게 특징이다. 매장은 총 3개 층 169㎡(약 51평) 규모로 크지 않았지만, 브랜드가 집약돼 있어 쇼핑하기에 편리한 구조인 듯 보였다. 이날 방문한 톰지 1층에서는 '아워레가시'를 비롯해 '반디 더 핑크', '토템
비가 내리던 지난 26일 오전 경기 포천시 신북면 기지리 89번지 인근. 구불구불 이어진 포장도로가 갑자기 비포장 도로로 바뀌었다. 포천시산림조합 소속 '벌초 도우미'들이 타고 가던 승용차에서 내렸다. 이들은 근처에 있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와 1t(톤) 포터 트럭 한대에 옮겨 타고 다시 이동을 시작했다. 산 속으로 이어진 경사 높은 비포장 도로를 10분간 천천히 달렸다. SUV 차량은 바닥에 튀어나온 돌이 부딪힐까봐 속도를 내지 못했다. 도착한 곳은 지번도 없는 야산 중턱의 묘지. GPS(위치정보시스템) 좌표로 위치를 파악해야 하는 곳이다. 1m 가까이 자란 풀 때문에 도로 옆이 묘지라는 걸 알 수 없었다. 숙련된 산림조합원 3명이 30분간 노력한 끝에야 봉분의 윤곽이 드러났다. 추석을 앞두고 전국 142개 지역 산림조합은 벌초를 대행해주느라 바쁘다. 포천지역의 산림을 관리하는 포천시산림조합은 올해만 500여기의 묘지를 벌초했다. 조합원이 아니어도 포천지역의 묘지 벌초를 원
"처음에 인절미인 줄 알고 사가셨다가 맛있다고 손자손녀 주겠다고 오신 분들이 많아요." 서울 동작구 사당동 남성사계시장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김현정씨(37)는 27일 이같이 말했다. 김씨 가게에선 깨·콩 대신 팥앙금과 버터를 넣은 '앙버터 송편'을 파는데 이 송편이 인기가 많다. 김씨의 가게는 추석을 맞아 2주 전부터 가게 매출이 2~3배 늘었는데 그중 단연 인기 품목은 '앙버터 송편'이다. 김씨의 가게를 찾은 10여분 동안에도 인근 상인이 "시어머니한테 선물하겠다"며 한 상자를 사갔다. 추석 연휴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시대가 변화하며 '앙버터 송편' 처럼 추석 음식도, 명절을 지내는 모습도 크게 바뀌었다. 전통시장에서는 이 같은 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다. 시장 상인들은 최근 명절 음식을 손수 준비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입을 모았다. 20대 며느리와 함께 이날 남성사계시장을 찾은 김모씨(69)는 전을 파는 가게에서 호박전, 동그랑땡을 사갔다. 김씨는 "남편은 옛날 사람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