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첨단 기술, 사회 변화, 지역 현장, 문화와 예술, 경제 이슈 등 우리 일상 곳곳의 다양한 현장을 깊이 있게 취재해 생생한 목소리와 트렌드를 전하는 뉴스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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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오실 땐 '까스활명수' 가격이 더 오를 거예요. 요즘 일반의약품 가격이 다 오르고 있거든요."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의 한 약국. 50대 남성이 까스활명수 1박스를 달라고 하자 약사가 이같이 말했다. 이 남성은 "월급은 안 오르는데 월급 빼고 다 오른다"고 약사에게 푸념하더니 까스활명수 1박스를 더 주문했다. 약국 카운터 앞에는 까스활명수 120병이 든 큰 박스 3개가 놓여 있었다. 이 약국 약사는 "이 물량을 끝으로 다음주부터는 까스활명수 가격이 오른다고 한다"며 "수요가 높은 제품이라 박스 단위로 구매하는 손님들이 많아 가격이 오르기 전에 미리 사놨다"고 말했다. 일부 일반의약품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동화약품은 이달 국민 소화제로 불리는 까스활명수 가격을 공급가 기준 15% 올렸다. 일양약품도 노루모와 위제로 등 소화·위장약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지난 3월과 4월에는 대표적인 해열진통제 '타이레놀'과 '게보린' 공급가격이 각각 10%, 8% 안팎으로
"오염수 방류 앞서서 러시아산 대구를 많이 사놨지만 손님들은 그걸 잘 모르시죠. 메뉴 선택 때부터 영향을 받으니까요." IAEA(국제원자력기구)조사단이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이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종합보고서를 발표한 다음날인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의 '삼각지 대구탕 골목' 상인들은 이같이 말했다. 후쿠시마 오염수를 놓고 과도한 공포가 조성되면서 불황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터져나왔다. 삼각지역 1번 출구를 나와 용산 대통령실 방향으로 나 있는 이 골목에는 1970년대 후반부터 대구탕집이 생기면서 '삼각지 대구탕 골목'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현재는 대구탕과 찜 등을 파는 식당 3∼4곳이 골목 안에서 영업 중이다. 이 골목에서는 1978년에 영업을 시작해 2대째 이어지고 있는 ㅇ대구탕이 이 일대에서 손님이 가장 많은 집이다. ㅇ대구탕을 운영하는 박모씨(51)는 "방사능 오염수가 화제가 되기 전에는 점심에도 1층이 꽉 차고 2층까지 손님들이 올라
"에휴… 사실 여기 있어도 문제, 다른 곳으로 가도 문제예요." 이 사장은 선반 기계를 만지다 말고 골목길에 걸린 현수막을 올려다 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현수막에는 '문래동 기계금속 집적지 이전 타당성 검토 및 기본 계획 수립 용역'이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기자가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철공소 거리를 찾아간 것은 비온 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쬔 5일 낮이었다. 이 사장은 "최근 문래동 임대료가 50% 이상 올랐다"며 "여기에 있자니 임대료가 걱정이고 막상 다른 곳으로 이사 간다고 하니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이고, 머리가 아프다"고 말했다. 영등포구는 1279곳이 넘는 문래동 철공소들을 수도권 또는 서울 외곽지역으로 통째로 옮기겠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이곳에서 20년 넘게 머물었던 철공소 사장들은 시대 흐름에 맞게 변화해야 하는 걸 이해하지만 익숙한 것을 버리고 터전을 옮기는 것에는 부담을 느낀다고 했다. 문래동 철공소 거리에는 젊은 예술 창작인들과 카페, 식당이 모여들면서
전 세계의 모든 벤틀리 차량을 만드는 영국 크루 공장을 관람하는 건 생각보다 간단한 일이다. 투어용 트럭을 탄다거나, 무거운 헬멧 등 각종 보호장구를 찰 필요가 없다. 편안한 복장으로 직접 두 발로 걸으면서 천천히 자신의 리듬에 맞춰 공장을 볼 수 있다. 벤틀리를 주문한 전 세계 부자들이 영국의 작은 도시 크루로 몰려드는 이유다. 21일 오전 11시쯤 영국 크루 벤틀리 공장을 방문했다. 공장 부지 이전 등 숱한 고초를 겪었던 다른 영국 자동차 브랜드와 달리 벤틀리 크루 공장은 1938년 가동을 시작한 이래 단 한 번도 자리를 떠난 적이 없었다. 올해로 85년째 벤틀리 차량을 양산하고 있다. 크루 공장의 첫 양산품은 사실 자동차가 아닌 전투기 엔진이었다. 영국 정부는 세계 2차 대전 시기 전투기 엔진을 만들 부지를 롤스로이스-벤틀리와 물색하다 현 크루 공장을 건설했다. 한국의 대전처럼 크루는 영국의 철도 물류의 중심지였고, 벤틀리 크루 공장은 전쟁 물자를 생산·운반하기에 최적이었다.
샤넬뷰티의 한정판 상품과 신상품을 만날 수 있는 '샤넬 코드 컬러 팝업'이 샤넬뷰티 VIP 회원을 대상으로 무료 초청 행사를 열었다. 다음달 5일 대중에게 공개하기 전 지난달 29일부터 나흘간 VIP 손님을 먼저 받은 것이다. 매장을 찾은 손님들은 자신의 입술 사진을 찍은 뒤 이에 알맞은 립스틱 색깔을 추천받는 등 실내 마스크를 벗은 뒤 처음 열리는 샤넬의 컬러 팝업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샤넬 코드 컬러 팝업 매장에는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들이 입장했다. VIP행사는 골드·블랙 등급에 초청권이 지급됐다. 샤넬뷰티는 등급 기준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지만 '블랙'의 경우 연간 100만원 이상, '골드'의 경우 연간 1000만원 이상을 구매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팝업 매장에 들어서기 전 거쳐야 하는 붉은 빛이 가득한 복도에서는 "어떠한 순간에도 컬러는 존재합니다" 등 샤넬 컬러에 대한 철학이 담긴 문구 9개가 전시돼 있었다. VI
"글쎄? 지금 워낙 물가가 올라서 (조리)라면값을 내릴 수 있을지 모르겠네." 지난 29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분식집. 물가가 계속 오르자 3500원이던 라면값을 4000원으로 고쳐 적은 종이가 라면 메뉴판 위에 붙어있었다. 분식집 직원은 "(봉지)라면값이 100원 떨어지면 우리 입장에선 좋긴 하다"면서도 "사실 다른 재룟값이 너무 많이 올라서 당장 라면값 자체를 내리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팔도 등 국내 주요 라면 업계가 라면 가격을 인하한다고 밝혔지만 자영업자들은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인하 폭이 크지 않고 라면, 밀가루, 과자 등 일부 제품에만 가격 인하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8일 "국제 밀 가격이 떨어졌으니 라면 가격도 내렸으면 좋겠다"며 라면 가격 인하 필요성을 언급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라면 물가 상승률은 12.4%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
"아 저 민증도 없는데...저 진짜 벌점 먹으면 안돼요." 28일 오후 3시20분쯤 서울 관악구 서울대벤처타운역 앞 교차로. 교복을 입은 남학생(17)이 당황한 기색으로 노란 전동 킥보드에서 내렸다. 이 남학생은 무면허, 헬멧 미착용 상태로 킥보드를 타고 집에 가다가 경찰 단속에 붙잡혔다. 남학생은 "면허 없이 타면 안되는지 몰랐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경찰은 "주민등록증도 없는 고등학생이 그러면 안된다"며 "차량 운행 사실 진술서를 작성하라"고 말했다. 이 고등학생은 미성년자임을 고려해 훈방 조치 됐지만 통상적으로 무면허, 안전모 미착용의 경우에는 각각 10만원, 2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최근 오토바이, 자전거, 이동식 교통수단(PM) 등 두바퀴차 교통사고가 급증하자 경찰이 교통 사고 예방을 위한 '두바퀴차 현장 단속'에 나섰다. 이날 단속이 이뤄진 교차로는 평소 교통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곳이다. 지난달에는 한 오토바이 운전자가 택시와 충돌해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경찰은
공장문을 나서자 30도를 넘나들며 후덥지근한 바깥 날씨가 상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전기로에서 나온 1500℃ 쇳물이 철근이 되는 과정을 바로 곁에서 지켜보는 동안 등줄기를 타고 흐른 땀이 옷을 적셨다. 제강공정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바로 이 폐열을 재사용하는 작은 아이디어가 동국제강의 탄소중립을 앞당기는 열쇠였다. 지난 27일 동국제강 봉강(철근) 생산량 275만톤 가운데 220만톤을 책임지는 인천공장을 방문했다. 이곳 공장의 연면적은 14만1550㎡(약 4만3000평)다. 크지 않은 공간이지만, 연 1200만톤 수준인 국내 철근업계에서 생산량 2위를 자랑할 정도로 효율성이 높다. 각각 100톤·120톤 규모의 전기로가 있는 2개 압연라인을 통해 국내서 상용화된 모든 철근을 생산한다. 생산의 첫 단추는 철스크랩(고철) 하역이다. 인천공장과 맞닿은 북항부두에 국내와 일본·러시아 등지에서 수급한 고철이 거대한 산을 이루고 있었다. 매년 240만톤의 고철이 이곳 공장을 거쳐 철근으로
28일 낮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한 고급 스시(초밥) 오마카세(맡김 차림) 식당.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여행안내서인 미슐랭 가이드에 소개될 정도로 유명한 맛집이지만 이날은 점심시간인데도 9석 가운데 3석이 비어있었다. 주방장 A씨는 "1~2달 전부터 예약이 확 줄기 시작했다"며 "후쿠시마 오염수 논란으로 해산물을 기피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식당을 방문한 30대 여성 박모씨는 "코로나19 시기에는 한달 전부터 '예약 전쟁'을 치러야 오마카세를 갈 수 있었다"며 "지금은 전날 예약해도 자리가 많이 남아있다. '스강신청'은 옛말"이라고 말했다. '스강신청'은 인기 있는 초밥집 예약이 마치 대학 수강신청처럼 치열하다 해서 생긴 말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커진 수산물에 대한 불안 심리로 해산물 음식점의 인기가 급전직하하고 있다. 청담동에서 또 다른 고급 초밥 오마카세를 운영하는 이모씨(39세·남)는 "5월부터 경기 침체와 오염수 괴담이
서울에서 2시간반을 달려 도착한 강원도 고성. 가족단위 휴양객들에게 인기가 좋은 아야진해수욕장에서 북쪽으로 발길을 옮기면 이름없는 한적한 바다 앞 눈에 띄게 깔끔한 건물 하나를 찾을 수 있다. 낡은 호텔을 리모델링해 만들었다는 이 곳은 부동산 디벨로퍼 엠지알브이(MGRV)가 처음으로 휴양지에 선보인 '원격근무시설'이다. 서울 숭인동에서 시작해 신설, 동대문, 신촌 등 요지에 코리빙하우스를 공급해온 엠지알브이는 이 노하우를 반영해 지난 3월 '맹그로브 고성'을 오픈했다. 서울에서는 도심으로 출퇴근 하는 1인가구가 대상이었다면 '맹그로브 고성'은 워케이션족이 타깃이다. 휴가지에서 업무를 보는 '워케이션'에 '코리빙' 생활방식을 녹인 게 특징이다. 1층은 일에 몰두할 수 있는 워크라운지와 공용주방, 다이닝룸 등 공용공간으로 이뤄진 반면, 2~4층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개인공간으로 조성됐다. 5층에는 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루프탑 테라스도 마련돼있다. 오후 1시쯤 도착하니 1층
28일 낮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한 고급 스시(초밥) 오마카세(맡김 차림) 식당.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여행안내서인 미슐랭 가이드에 소개될 정도로 유명한 맛집이지만 이날은 점심시간인데도 9석 가운데 3석이 비어있었다. 주방장 A씨는 "1~2달 전부터 예약이 확 줄기 시작했다"며 "후쿠시마 오염수 논란으로 해산물을 기피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식당을 방문한 30대 여성 박모씨는 "코로나19 시기에는 한달 전부터 '예약 전쟁'을 치러야 오마카세를 갈 수 있었다"며 "지금은 전날 예약해도 자리가 많이 남아있다. '스강신청'은 옛말"이라고 말했다. '스강신청'은 인기 있는 초밥집 예약이 마치 대학 수강신청처럼 치열하다 해서 생긴 말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커진 수산물에 대한 불안 심리로 해산물 음식점의 인기가 급전직하하고 있다. 청담동에서 또 다른 고급 초밥 오마카세를 운영하는 이모씨(39세·남)는 "5월부터 경기 침체와 오염수 괴담이
프랑스 파리 북서쪽 센강 인근에 위치한 뇌이쉬르센은 대표적 부촌으로 꼽힌다. 고급 주택이 늘어선 조용한 분위기의 뇌이쉬르센이지만, 하트만 종합병원 앞은 휴일을 낀 23~24일 아침부터 20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올해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염증성장질환(IBD) 분야 학회 'IBD Exchage Congress'에 참석하기 위한 의료진과 참가 기업들이 몰려든 탓이다. IBD익스체인지는 올해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국내 학회다. 주요 KOL(해당 분야 높은 전문성과 영향력을 지닌 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 최근 IBD 트렌드와 임상데이터 등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됐다. 해당 논의가 유럽 국가들이 모인 글로벌 학회에서 이뤄지는 경우는 많지만, 유럽 단일 국가 행사로 개최된 것은 처음이다. 첫 날 들어선 행사장 전경은 기존 글로벌 주요 학회들과 비교하면 소소했다. 단일국가에서 열리는 첫 해 행사인 탓이다. 다만 참여 기업들의 면면은 화려했다. 프랑스가 글로벌 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