샷건의 집현전
한 아재가 조카와 친해지기 위해 유행가 제목을 들먹이며 '샷건의 집현전'이라고 했다죠. 실제 노래 제목은 '사건의 지평선'이었습니다. 아재들이 괜히 아는 체 하다 망신 당하는 일 없도록, MZ세대가 흔히 쓰는 용어들을 풀어드립니다.
한 아재가 조카와 친해지기 위해 유행가 제목을 들먹이며 '샷건의 집현전'이라고 했다죠. 실제 노래 제목은 '사건의 지평선'이었습니다. 아재들이 괜히 아는 체 하다 망신 당하는 일 없도록, MZ세대가 흔히 쓰는 용어들을 풀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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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코로시(殺し)는 '살해'를 뜻합니다. 그런데 이처럼 무시무시한 단어가 한국의 온라인에서는 '망신주기'라는, 다소 변형된 형태로 사용됩니다. 그 기원은 수많은 온라인 커뮤니티들의 모태 격인, 디씨인사이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디씨인사이드에는 수많은 개별 갤러리가 있고, 그 중 인기 게시물을 디씨 직원이 선별해 전체 유저들이 볼 수 있는 HIT갤러리(힛갤)에 올려 유통시킵니다. 누구나 보고 공감하는 게시물도 있는 반면, 마이너한 취향을 가진 갤러리의 게시물이 올라오면 비하나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게 오타쿠 취향으로 알려진 미소녀 피규어 갤러리 등이었습니다. 최근에야 '서브컬처'라고 부르며 게임 등 콘텐츠 업계에서 주목받는 시장이지만, 과거 이들에 대한 멸시의 시선은 어마어마했습니다. 그래서 성향이 비슷한 이들이 모이는 자신들의 갤러리에서만 활동하는데, 이를 디씨인사이드에선 힛갤로 게시물을 이동시켜 조리돌림의 대상을 만든 것이죠. 디씨 유저들은 힛갤에 올라온 오타
어떤 이가 급격하게 입장을 선회할 때 보통 '손바닥 뒤집기'라는 표현을 많이 씁니다. 그런데 최근 온라인에서는 '우디르급 태세전환'이라는 용어가 더 많이 쓰이는 것 같습니다. 우디르는 라이엇게임즈의 LoL(롤, 리그오브레전드)에 나오는 챔피언(캐릭터)의 이름입니다. 다른 챔피언들과 달리 호랑이, 거북이, 곰, 불사조 등으로 '태세'를 전환해가며 스킬을 사용해야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전투 상황에서도 실시간으로 여러 태세를 바꿔가는 모습을 보였고, 여기서 '우디르급 태세전환'이라는 말이 널리 쓰이게 됐습니다. 이처럼 LoL을 즐기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LoL에 나오는 챔피언 관련 인터넷 용어들도 속속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는 올바르지 않은 표현도 있어, 실제 사용에서는 주의를 요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리신 눈깔'입니다. 흔히 어떤 사물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거나 글의 내용을 잘못 이해했을 때 달리는 악플 중에 "눈깔이 리신이냐"는 게 있습니다. 리신 역시
친구들과 간 캠핑에서 요리를 맛본 친구가 맛에 대해 항의를 합니다. "뭔 소스를 썼길래 썩은 맛이 나냐?" 풀 죽은 상대방은 "우리 어머니가 친구들이랑 맛있게 먹으라고 싸준 비법소스"라고 답합니다. 처음 말을 꺼낸 이가 의도치 않게 친구 부모님 욕을 한 꼴이 되면서, 급격히 태세를 전환합니다. "마트에서 파는 공산품 소스들과 다르게, 어머님의 사랑이 담긴 풍미가 느껴진다는 뜻이었어." 이런 상황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흔히 '탈룰라했다'고 표현합니다. 처음 발언할 때 의도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상대방의 가족을 욕되게 해 난감하거나 이를 재빨리 수습해야 하는 상황을 가리킵니다. 이 '탈룰라'는 무려 30년 전 영화에서 처음 나온 단어입니다. 자메이카의 첫 봅슬레이팀이 결성된 당시를 그린 영화 '쿨 러닝'이 기원입니다. 마지막에 자빠진 썰매를 들고 자메이카 대표들이 트랙을 걸어올 때 관객 전원이 박수로 맞이해주는 장면이 유명한 영화입니다. 영화 속에서 자메이카 대표팀이 첫 썰
대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언제나 논쟁이 활발합니다. 건설적인 토론도 적지 않지만, 분탕질을 목적으로 엉터리 글을 올리고 사람들의 욕설과 악플을 즐기는 악취미를 지닌 이들도 종종 보이죠. 이런 사람들을 가리켜 '어그로를 끈다'는 표현을 씁니다. 사실 어그로는 이처럼 나쁜 사람들에게 쓰이기엔 너무나도 아까운 단어입니다. 요새 쓰이는 용례의 어원을 따져보면, 오히려 숭고한 희생과 책임감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어그로는 통상 게임에서 많이 쓰이는 단어였습니다. 어원은 aggravate로, 누군가를 짜증나게 만들거나 도발한다는 뜻입니다. 게임에서는 누구의 짜증을 유발하고 도발을 감행할까요? 바로 '적'입니다.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를 비롯해 다수의 게임 장르에서 캐릭터를 분류하면 크게 '탱커' '딜러' '힐러'로 나뉩니다. 흔히 탱커는 강인한 체력과 방어력을 바탕으로 방패막이가 되어주는 존재죠. 속된 말로 '몸빵'이라고 합니다. 딜러는 파괴적인 공격을 통해 적에게 피해를
설날에 가족들이 모여 앉은 고스톱판. 큰 점수가 나서 판돈 절반을 잃은 조카가 다음 판에 기사회생하며 잃었던 돈을 거의 다 회수합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이번판에 얼추 멘징했네." 보통 '멘징'은 투자 등에서 잃었던 손실을 만회했을 때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이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이들은 단연 '코인쟁이'들입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해 손해를 봤는데, 이더리움 가격이 많이 올라 수익을 벌어들일 경우 "비트코인 손실을 이더리움으로 멘징했다"고 쓰는 식입니다. 좀 더 넓은 의미로는 특정 분야의 손실을 다른 분야의 소득으로 만회할 때 "세탁기가 고장나서 새것 사느라 큰돈을 썼는데, 다행히 이번달에 성과급이 들어와서 멘징했다"는 식으로도 표현합니다. 한국어도 아니고 영어도 아닌, 정체불명의 '멘징'은 사실 중국과 일본을 거쳐 들어왔습니다. 그것도 오래된 도박 '마작'을 통해서 말입니다. 마작에는 '멘젠'이라는 용어가 있는데, 잃지도 따지도 않아 평형을 유지하는 상태라고 합니다.
몇 년 전부터 '신박하다'는 표현이 자주 쓰입니다. 주로 신기한 것 또는 참신한 것을 표현할 때 쓰는 단어입니다. 공중파 프로그램부터 신문 기사 제목까지 광범위하게 퍼져있습니다. 마치 한자어로 만들어진 단어처럼 보여서, 많은 사람들이 원래 있는 단어인 줄 알고 사용합니다. 그런데 '신박'은 사실 게임에서 나온 용어입니다. 게다가 그 안에는 '바퀴벌레'라는 기원이 있습니다. 처음 이 단어가 쓰이기 시작된 곳은 블리자드의 게임 WOW(와우,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유저 커뮤니티였습니다.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인 WOW에는 다양한 직업군(클래스)이 존재하는데, 그 중 하나가 성기사입니다. 성기사는 여러 특성을 선택할 수 있는데 이 중 신성(holy) 특성을 선택한 캐릭터들을 '신성 성기사', 줄여서 '신기'라고 불렀습니다. 신성 성기사의 특징은 강인한 생존력, 그리고 대부분의 아이템 사용에 제한이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신성 성기사를 싫어하는 다른 클래스 유저들은 성기사를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