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의 재발견
숨은 영웅들이 만들어낸 가장 인간적인 순간, 그 따뜻한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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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길에 두고 간 온기━포항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배달 앱 요청사항에 적힌 문장을 보고 가만히 멈춰 섰다. "회사 발령으로 이제 창원으로 갑니다. 그동안 포항에서 맛있는 중국집 잘 이용했습니다. " 떠나기 전, 그간의 고마움을 전하는 짧은 인사였다. A씨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스친 건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었다. A씨는 "굳이 말하지 않고 조용히 떠나면 우리는 알 길이 없다"며 "그런데 이렇게 마지막 인사까지 남겨주시니 가슴 깊이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바로 직전 손님의 무리한 요청 때문에 마음이 참 무거웠는데, 이 글을 읽자마자 눈물이 그렁거렸다"며 "힘든 손님도 정말 많지만 이런 고객님 덕분에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손님이 직접 미담을 전한 경우도 있었다. 최근 8년간 정들었던 동네를 떠나 이사하게 된 B씨는 보쌈 가게 주문서에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늘 번창하세요'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B씨에게는 이 가게에 얽힌 애틋한 기억이 있었다.
"장애인 부부가 겁에 질려 있었어요. " 나영흠(38)씨는 지난 19일 밤 눈앞에 펼쳐졌던 그 순간을 다시금 떠올렸다. 밤 11시 30분쯤 약속을 마치고 귀가하려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승강장에 들어선 나씨는 만취한 채 난동을 부리는 한 남성을 목격했다. 50대로 추정되는 이 취객은 지하철을 기다리던 시민들에게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그러다 취객의 시선이 휠체어에 탄 장애인 부부에게 머물렀다. 그는 부부 앞에 쪼그려 앉아 위협적으로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겁에 질린 부부가 휠체어를 뒤로 물렸지만, 취객은 집요하게 이들에게 다가갔다. 상황을 주시하고 있던 나씨는 당일 비가 와서 들고 있던 검은색 장우산을 치켜들며 취객 앞을 막아섰다. 다행히 취객은 더 이상 다가오지 못했고, 부부는 안도하며 막 도착한 지하철에 탑승했다. 그러나 상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취객이 부부를 따라 지하철에 올라탄 것이다. 그는 객차 안에서도 다른 승객들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위협을 이어갔다. 노란색 상의를 입은 남성에게 다가가 "야, 이 뚱땡아"라며 폭언을 한 취객은, 이내 타깃을 바꾼 듯 지하철 칸 맨 끝에 자리잡은 장애인 부부에게 다시 접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