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부처’ 이창호 10월 결혼

‘돌부처’ 이창호 10월 결혼

중앙일보
2010.06.15 08:20

신부는 11세 연하인 이도윤씨 … 2년 전 바둑기자 할 때 첫 만남

바둑계의 국보 이창호(35) 9단이 오는 10월 28일 결혼한다. 이 9단이 한국기원에 이 무렵의 대국 스케줄을 문의하면서 결혼 사실이 밝혀졌다. 이 9단은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자세한 내용을 밝힐 예정이다. ‘돌부처 노총각’을 사랑에 빠뜨린 여성은 11년 연하의 이도윤씨. 1m68㎝의 후리후리한 키에 웃는 모습이 매력적인 여성이다.

서울 개포동에 사는 이도윤씨와 일원동에 사는 이창호 9단은 동네 뒷산이라 할 대모산에서 사랑을 꽃피웠다. 14일 이도윤씨와 통화하며 대모산에 가서 로맨틱한 대화도 많이 나누느냐고 묻자 “전혀 아니다”며 “이 국수님이 산을 좋아해요. 큰 시합이 많아 피로가 누적된 편인데 산이 심신 안정에도 좋아 인적이 드문 대모산을 자주 갑니다”라고 말한다.

태백산 천제단 행사에 같이 간 이창호 9단과 이도윤씨.
태백산 천제단 행사에 같이 간 이창호 9단과 이도윤씨.

이도윤씨는 어려서 프로기사를 지망했었고 그때부터 이창호 9단은 줄곧 우상이었다. 지금도 이창호 9단을 ‘이 국수님’이라고 부른다. 명지대 바둑학과 졸업반이었던 도윤씨가 인터넷 바둑사이트인 사이버 오로에 취직해 새내기 기자와 거물 취재원으로서 첫 만남을 가진 것은 2년 전인 2008년 5월 무렵이다. 두 사람은 이해 9월께 고속버스터미널 근처의 식당에서 첫 데이트를 했다. 이창호 9단은 이 무렵 “도윤양의 해맑은 모습에 반했다”고 밝힌 적이 있다.

하지만 누구보다 신중하고 속 깊은 이 9단의 러브스토리는 아주 느리게 진행됐다. 이창호 9단이 워낙 바빠 데이트는 주로 극장이나 식당, 커피숍에서 했다. 양수리 같은 유명한 데이트 코스조차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대학로에서 연극을 보고 밥을 먹고 헤어지는 일이 반복됐다(최근엔 ‘그대를 사랑합니다’란 감동적인 연극을 봤다고 한다).

지난해 이 9단이 공기 좋은 곳을 찾아 반포에서 일원동으로 이사했다. 이후 대모산 만남이 잦아졌다. 그리고 11월 중국에서 열린 농심신라면배 개막식 석상에서 이 9단은 기자가 특별히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느닷없이 “내년에 결혼할 생각이 있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그리고 한 달 전쯤 이창호 9단은 처음으로 결혼 얘기를 꺼냈다고 한다.

이도윤씨는 외국어대 바둑 대표선수였던 아버지 이상욱씨로부터 바둑을 배웠고 이후 지금까지 바둑을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는 인생을 살아왔다. 바둑 실력도 뛰어나 사이버 오로 왕별 아마 7단이다. 무남독녀였던 도윤씨는 고등학교 3학년 때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었다. 그 후 학업과 직장을 병행하면서도 항시 미소를 잃지 않고 살아왔다. “아버지와 친했어요. 하늘나라에 계신 아버지가 이 국수님과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었으면 매우 좋아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말한다.

이창호 9단은 말이 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도윤씨와 만나면 한 주제를 놓고 많은 얘기를 나눈다. 그 덕분인지 최근 이 9단은 말솜씨가 늘었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결혼 후의 계획을 묻자 이도윤씨는 이렇게 말한다. “이 국수님은 남자이기 이전에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에요. 이 국수님의 건강을 지켜 드리고 편안하게 해 드리고 싶어요.”

<중앙일보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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