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재개발 미분양아파트를 헐값에 사들인 후 허위계약서를 이용한 200억원 가량의 담보대출로 수십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 등)로 분양업체 대표 박모씨(54)등 25명을 불구속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또 실제 금액보다 부풀려진 허위계약서를 묵인하는 대가로 대출 건당 600만원씩 총 1억5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챙긴 혐의로 금융기관 직원 구모씨(31)를 비롯해 분양브로커 도모씨(44) 등 3명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경기도 안양의 한 재개발아파트 중 미분양 된 144세대를 시세의 58%가격에 매입한 뒤 실제 분양가로 구입한 것처럼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이를 담보로 시중 은행에서 총 41회에 걸쳐 195억5300만원의 대출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지난 해 5월부터 9월까지 박씨는 브로커 도씨를 고용해 '은행담보대출만으로도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다'고 매수인을 모집하고, 이들에게 시세의 70% 가격에 아파트를 판매하면서 속칭 '업-계약서'를 금융기관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미분양아파트를 '땡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중 상당수는 단기 시세차익을 누린 투자자였고 일부는 박씨 등이 대출금의 3~6%를 주는 조건으로 고용한 명의대여자(대출바지)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현재 해당 아파트가 전세계약이 체결된 상태로 대출이자가 연체되고 있어 경매가 개시되면 전세보증금 손실 등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 41건의 대출 가운데 16건이 이자연체상태고, 이 가운데 3건은 경매로 넘어간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미분양아파트 신규매매의 경우 수도권 아파트 담보대출에 대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며 "외부감정평가 결과에 대한 금융기관 현지 실사 규정 신설 등 미분양아파트에 대한 담보대출 규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