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변의 법으로 본 이슈]

이혼하면서 재산분할을 바로 하지 않았는데 그 사이 부부가 함께 마련한 아파트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면 어떻게 될까. 이혼 당시 가격을 기준으로 재산을 나눠야 할까, 아니면 재산분할을 할 때의 가격을 기준으로 해야 할까.
대법원은 이혼이 확정된 뒤라도 부부가 혼인 중 함께 형성한 재산의 가치가 외부적인 사정으로 크게 변했다면 그 변동을 재산분할에 반영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가격이 변했다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현재 가격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다르다.
한 실제 사건에서 부부는 2022년 9월 이혼조정을 통해 혼인관계를 정리했지만 재산분할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 이후 이혼 조정이 성립한 지 보름 만인 같은 달 30일 별도로 재산분할심판을 청구했다.
문제는 아파트 가격이었다. 아파트 가격은 이혼과 재산분할 청구가 진행되면서 약 7750만원의 차이가 생길 정도로 하락했다. 부동산 가격이 크게 바뀌자 이를 어떻게 재산분할에 적용해야 할지가 쟁점이 됐다.
재산분할에서는 원칙적으로 일정한 기준시점에 따라 재산의 범위와 가액을 정한다. 재판상 이혼과 재산분할을 함께 다루는 경우에는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일이 기준이 되는 것이 원칙이다. 실제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소송에서도 주가 산정 기준일을 두고 다툼이 있었지만 법원은 사실심 변론종결일로 판결했다.
이번 사건처럼 이혼조정이 먼저 성립하고 재산분할을 별도로 청구한 경우에는 이혼조정이 성립한 날을 기준으로 재산의 범위와 가액을 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대법원은 이런 경우 그 이익이나 손해를 한쪽 배우자에게만 부담시키는 것이 재산분할 제도의 취지에 현저히 어긋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해당 변동을 재산분할 가액에 참작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원심 법원이 아파트 가격이 이혼조정 이후 크게 떨어진 점을 고려해 이혼조정이 성립한 날이 아닌 재산분할 당시의 가격으로 재산분할을 계산한 것이 문제가 없다고 봤다.
법원은 가격 변동이 외부적·후발적인 사정에 따른 것인지, 그 손익을 한쪽 배우자에게만 부담시키는 것이 현저히 불공평한지 등을 구체적으로 따져 최종적으로 재산분할을 결정한다.
그렇다면 상황에 따라 재산분할을 유리하게 하기 위해서 일부러 늦게 재산분할을 청구해도 될까. 하지만 이혼 뒤 집값 등 재산 가치가 변했다고 하더라도 재산분할에는 기간 제한이 있어 무작정 재산분할을 뒤로 미루기란 어렵다. 민법상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소멸하기 때문에 2년 안에 재산분할 청구를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