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맞은 아내 흉기 살해…"아빠 죗값 치르게" 자녀도 등 돌렸다[뉴스속오늘]

20년 맞은 아내 흉기 살해…"아빠 죗값 치르게" 자녀도 등 돌렸다[뉴스속오늘]

박효주 기자
2026.10.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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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2022년 10월4일. 가정폭력을 피해 별거하던 40대 여성이 충남 서산에서 남편에게 살해됐다. 피해자는 잦은 폭력과 협박에 여러 차례 경찰에 남편을 신고했고 법원은 남편에게 집과 직장 100m 이내에 접근하지 말라는 명령까지 내린 상태였다. 사진은 가해자인 50대 남성 A씨. /사진=SBS 뉴스 갈무리
2022년 10월4일. 가정폭력을 피해 별거하던 40대 여성이 충남 서산에서 남편에게 살해됐다. 피해자는 잦은 폭력과 협박에 여러 차례 경찰에 남편을 신고했고 법원은 남편에게 집과 직장 100m 이내에 접근하지 말라는 명령까지 내린 상태였다. 사진은 가해자인 50대 남성 A씨. /사진=SBS 뉴스 갈무리

2022년 10월4일. 가정폭력을 피해 별거하던 40대 여성이 충남 서산에서 남편에게 살해됐다. 피해자는 잦은 폭력과 협박에 여러 차례 경찰에 남편을 신고했고 법원은 남편에게 집과 직장 100m 이내에 접근하지 말라는 명령까지 내린 상태였다.

하지만 남편은 법원 명령을 어기고 피해자가 운영하는 미용실을 반복해서 찾아갔다. 급기야 접근금지 명령이 내려진 지 보름 만에 흉기를 미리 준비해 또다시 피해자를 찾아갔고 결국 살해했다.

신고하자 보복 상해…접근금지 명령도 어겼다

남편 A씨(당시 51세)의 가정폭력은 2004년부터 시작돼 자녀들에게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피해자 B씨(당시 44세)는 2022년 9월에서야 이혼을 결심하고 A씨와 별거에 들어갔다.

하지만 A씨는 이혼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급기야 같은 해 9월6일 B씨를 흉기로 위협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결국 A씨는 경찰 수사를 받게 됐고 9월19일에는 법원으로부터 B씨 주거지와 직장 100m 이내 접근과 연락 금지 명령을 받았다.

법원 명령에도 A씨는 두 차례 B씨가 일하는 미용실을 찾아가 합의를 요구했고 거절당했다. 이후 사건 당일 오후 3시16분쯤 A씨는 또다시 법원 명령을 어겼다.

A씨는 미리 준비한 흉기를 들고 B씨의 미용실에 나타났다. 이어 B씨에게 흉기를 휘둘렀고 B씨가 미용실 밖으로 달아나자 뒤쫓아가 공격을 이어갔다. 비명을 들은 행인들이 몰려와 경찰에 신고했지만 A씨는 멈추지 않았다.

이때 차를 타고 지나가던 30대 남성 2명이 차에서 내려 트렁크에 있던 삽으로 A씨에게 대항해 그를 제압했다.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현장에서 붙잡힌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아빠가 죗값 치르게 해달라" 자녀의 청원
/사진=KBS 뉴스 갈무리
/사진=KBS 뉴스 갈무리

사건 이후 두 사람의 자녀는 국회 국민동의청원 등에 글을 올려 아버지에 대한 엄벌과 접근금지 제도 강화를 요구했다.

자녀는 어머니가 2004년부터 아버지의 술과 도박, 외도 등으로 가정폭력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폭력은 자녀들에게도 이어졌다고 한다.

자녀는 "추운 겨울에 옷을 다 벗기고 집에서 쫓아냈고 화분을 던지고 욕을 하며 폭행을 일삼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접근금지 명령이 내려졌는데도 결국 어머니가 살해됐다며 관련 제도를 강화해 달라고 호소했다. 또 아버지가 유기징역을 선고받고 출소할 경우 남은 가족에게 보복할 가능성이 두렵다며 법정 최고형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자녀는 "엄마는 20년 동안 쉬지도 못하고 일만 하다가 하늘의 별이 됐다"며 "그곳에서 편히 쉴 수 있도록 엄마의 억울함을 풀어드리고 싶다"고 했다.

"외도 때문에 우발적 범행" 주장…법원은 보복살인 인정
/사진=대한민국 법원
/사진=대한민국 법원

수사 결과 A씨는 B씨가 자신을 신고한 뒤 합의 요구를 거부하자 흉기 2개를 미리 준비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A씨 측은 B씨가 외도한 뒤 이혼을 요구했고 대화할 기회가 없어 흉기로 위협해서라도 대화하려다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흉기를 미리 준비했고 B씨가 경찰에 신고한 데 앙심을 품은 점 등을 근거로 보복살인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반성하기보다는 아내를 탓하는 태도를 보인다"며 징역 40년과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15년을 선고했다.

검찰과 A씨 모두 항소했지만 2심 판단도 같았다. 재판부는 B씨의 불륜 정황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지속적인 가정폭력과 학대에서 벗어나기 위해 B씨가 거짓으로 외도했다고 말하며 이혼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자녀들에게 사죄하기는커녕 외도 주장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며 범행을 정당화하려 했다"며 1심의 징역 40년을 유지했다.

이후 A씨와 검찰 모두 상고하지 않으면서 징역 40년과 전자발찌 부착 15년이 그대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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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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