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경기 무승의 사슬을 끊고 안방에서 수원 더비 승리를 거둔 박건하 수원FC 감독이 기쁨과 함께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수원FC는 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6 10라운드 홈 경기에서 수원 삼성을 상대로 3-1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 고승범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후반에만 세 골을 몰아치며 짜릿한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박건하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4경기 동안 승리가 없어 저와 선수들 모두 힘들었다. 홈에서 승리해서 정말 기쁘다"며 "며칠 동안 준비하면서 홈에서는 절대 지지 말자고 다짐했는데,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줬다. 승리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반전 고전하던 수원FC는 후반 들어 완전히 다른 팀이 되어 나왔다. 박건하 감독은 "전반에는 선수들이 다소 경직됐던 것 같다. 상대의 강한 압박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후반에는 전략적으로 단순한 공격 전개를 노렸다. 이것이 날카로운 역습과 득점으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수원 삼성에는 절대 지고 싶지 않다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이날 승리의 일등 공신은 2005년생 공격수 하정우였다. 하정우는 후반에만 멀티 골을 터뜨리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박건하 감독은 "하정우는 동계 훈련 때부터 득점력이 기대 이상이었다. 키에 비해 스피드와 슈팅 능력이 아주 좋다"며 "어린 선수라 정신적인 면에서 미팅을 통해 많은 조언을 해줬는데, 오늘은 90분을 책임지겠다는 에너지 레벨이 정말 높았다. 이번 경기를 계기로 더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과거 수원 삼성의 지휘봉을 잡았던 박건하 감독에게 이번 더비 승리는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선수 시절 수원 삼성의 레전드였던 박건하 감독은 "꼭 이기고 싶다고 선수들에게 강조했지만, 막상 경기가 끝나니 마음 한구석에 표현할 수 없는 묘한 기분이 든다"며 "수원에서 보낸 시간들이 있다 보니 경기가 끝나고도 여러 생각이 든다. 그래서 오늘 세리머니도 크게 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속내를 털어놨다.
한편 후반 16분 교체 아웃된 후 곧바로 라커룸으로 향한 윌리안에 대해서는 "팀에 꼭 필요한 선수지만 감정 표현이 솔직한 면이 있다"며 "이 부분은 추후 대화를 통해 잘 풀어가겠다"며 웃으며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