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승조는 걱정하지 않는다."
이숭용(55) SSG 랜더스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필승조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나타냈다. 믿음의 야구는 시나리오대로 흘러가는 듯 했으나 결과적으로 최악의 결말을 맞이했다.
SSG는 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경기에서 2-5로 역전패했다.
막강한 필승조를 갖추고도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돌이켜보면 유독 아쉬웠던 한 장면을 곱씹어 볼만하다.
선발진의 부진 때문일까. 믿었던 필승조들이 연이어 흔들리고 있다. 그럼에도 이 감독은 굳건한 신뢰를 나타냈다. 이 감독은 "저는 크게 신경 안 쓴다. 왜냐하면 경기를 하다 보면 많게는 세 번 정도는 무조건 (위기가) 온다고 본다"며 "지난 시즌에 너무 잘해줬다. 지난해에도 부침이 좀 있었다. 지혜롭게 잘 이겨낼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필승조에 대한 믿음은 저는 확실하다"고 말했다.
임시 선발 백승건이 씩씩한 호투로 4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냈다. 타선은 1회 행운이 섞인 1득점, 2회 최지훈의 솔로포로 리드를 이어갔다.
휴식일을 앞두고 일찌감치 불펜을 가동했다. 2023시즌 이후 1군에서 오랜 만에 선발로 나서는 백승건이 62구만 던졌지만 5회부터 문승원을 등판시켰다. 긴 이닝을 끌고 가기보다는 확실하게 리드를 지키는 게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문승원이 볼넷 하나만 내주며 2이닝을 삭제했다. 7회 등판한 이로운은 직전 경기 ⅓이닝 만에 5실점하며 무너졌지만 1이닝을 안정적으로 막아냈다.
8회는 김민의 차례였다. 또 다른 필승조 노경은이 3연투를 하며 이날은 등판이 불가능했던 상황이었다. 김민은 개막 후 12경기에서 단 2실점(1자책)만 허용하며 평균자책점(ERA)이 0.68에 불과했으나 지난달 28일 한화전에서 스트라이크를 쉽게 던지지 못하며 고전하며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3사사구 2실점(1자책)했다.
30일에도 다시 등판해 1이닝을 마쳤지만 2실점했고 지난 1일 롯데전에서도 ⅔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을 허용하고 4실점해 패전 투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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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 타자 전민재에게 우중간 안타를 맞으며 시작한 김민은 한태양과 몸쪽 승부를 벌여 포수 파울 플라이를 유도해냈다. 장두성에겐 몸쪽 하단에 꽉차는 투심 패스트볼로 삼진을 잡아냈다.
아직 안심하긴 일렀다. 윤동희와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해 2사 1,2루가 됐다. 코칭스태프가 마운드에 올랐으나 교체 없이 한 번 더 김민을 믿기로 했다. 아직까지 0점대 ERA를 유지 중인 철벽 마무리 조병현을 한 템포 빨리 불러올리는 방법도 있었지만 앞서 "가급적 1이닝만 맡기겠다"는 생각처럼 김민에게 기회를 줬다.
결과는 최악이 됐다. 유리한 볼카운트 1-2에서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던졌는데 레이예스가 완벽히 걷어 올렸다. 결국 경기를 내준 스리런 홈런을 맞았고 한두솔에게 공을 넘겼다.

실투가 아니었다. 레이예스의 헛스윙 혹은 범타를 유도하기 위한, 계획대로 잘 들어가보이는 공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최악이 됐다. 직전 경기에 이어 다시 한 번 패전 투수가 됐고 ERA는 어느덧 6.32까지 치솟았다.
레이예스를 상대로 아웃을 잡아냈다면 4경기 만에 무실점 투구를 펼치는 동시에 9회부터 조병현에게 공을 넘겨 팀의 연패도 끊어낼 수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와 180도 달랐다.
투수 교체는 결과론이라고 하지만 결국 그 모든 책임은 감독에게로 향한다. 이숭용 감독이 의도하는 부분은 분명해 보였다. 김민에게 확실한 신뢰를 보이고 동시에 한 고비를 넘어갈 경우 언제 그랬냐는 듯 제 컨디션을 되찾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담긴 선택이었다. 너무도 잘 던지던 김민이었으나 한화전 한 번의 뼈아픈 결과 이후 급격한 부침이 길어지고 있다. SSG로서도 김민 활용법에 대한 고민이 더 커질 수밖에 없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