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0위-탈락-탈락' 韓 야구가 외면한 '잠재적' 올림픽 효자종목, 이미 뒤처지기 시작했다

'월드컵 10위-탈락-탈락' 韓 야구가 외면한 '잠재적' 올림픽 효자종목, 이미 뒤처지기 시작했다

김동윤 기자
2026.05.04 10:01
한국 야구는 올림픽 종목 채택이 기대되는 베이스볼5에서 세계 무대 경쟁력을 빠르게 잃고 있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은 한국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한국학교체육진흥회(SSPA)와 협력하여 베이스볼5의 학교 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보급 사례로 소개했다. KBSA는 2022년부터 베이스볼5 보급에 나서며 연맹들과 협약하고 홍보 및 운영 인원을 늘리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베이스볼5 경기 모습. /사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제공
베이스볼5 경기 모습. /사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제공

향후 올림픽 종목 채택이 기대되는 베이스볼5에서 한국 야구가 세계 무대에서 빠르게 경쟁력을 잃고 있다.

최근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한국학교체육진흥회(SSPA)와 협력해 베이스볼5의 학교 내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베이스볼5 보급 사례 중 하나로 소개했다. 기사에는 체육중점학교인 서울 송곡고에서 학생들이 베이스볼5를 즐기는 영상이 함께 담겼다.

베이스볼5는 야구와 소프트볼의 전 세계적인 보급을 위해 WBSC가 2017년 새롭게 선보인 종목이다. 특별한 장비 없이 고무공 하나로 남녀노소, 누구나, 어디서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를 표방했다. 한국에서도 아예 낯선 스포츠는 아니다. 젊은 세대에게는 생소할 수 있지만, 야구장이 많지 않던 시절 공터에 베이스를 그려놓고 고무공 하나로 4~5명 소수 인원으로 치고 달리던 때가 있었다. 동네마다 주먹 야구, 짬뽕 등 별칭으로 불리던 길거리 야구가 체계를 갖춘 것이 베이스볼5다.

야구를 길거리 농구처럼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은 아프리카, 유럽 등 불모지와 다름없던 국가들에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이들은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베이스볼5 선수 육성에 나섰고 실제 국제대회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그 흐름을 포착했다. IOC가 올해 6월 열릴 2026 다카르 하계 청소년올림픽에서 베이스볼5를 정식 종목으로 채택한 것이 그 증거다.

2024 파리올림픽 당시 3대3 농구 경기 장면. 많은 스포츠팬이 열광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2024 파리올림픽 당시 3대3 농구 경기 장면. 많은 스포츠팬이 열광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최근 IOC는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좁은 공간에서 즐길 수 있거나 젊은 층의 접근성이 좋은 도심형 스포츠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추세다. 스포츠 클라이밍, 3대3 농구, 스케이트보드의 올림픽 정식 종목 진입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 세 스포츠가 올림픽 정식 종목 선정됐을 때 대부분은 개최국 이점을 이용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여겼다.

그러나 이들 스포츠는 짧은 시간 안에 전 세계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스포츠 클라이밍은 2020 도쿄 올림픽에 정식 종목 도입 후 2024 파리에서는 두 종목(남녀 볼더&리드, 스피드 등 금메달 총 4개), 2028 LA 올림픽에서는 3종목(남녀 볼더&리드&스피드 등 금메달 총 6개)으로 분리되는 등 차츰 자리 잡았다. 스케이트보드 역시 2020 도쿄 올림픽 정식 종목 승격 후 2024 파리, 2028 LA 올림픽까지 생존하면서 총 4개 금메달(남녀 스트리트&파크 종목)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3대3 농구는 베이스볼5가 가장 참고할 만한 사례다. 규모가 큰 기존 인기 스포츠에서 핵심만 따왔고 종목 자체의 성장 과정도 유사하다. 3대3 농구 역시 2010년 싱가포르 하계 청소년 올림픽 도입이 시작이었다. 2012년 국제농구연맹(FIBA) 주관 공식 3대3 월드컵이 처음 열렸고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을 거쳐 2020 도쿄올림픽 정식종목 승격까지 이어졌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도 큰 인기를 얻은 3대3 농구는 그 기세를 타 농구의 본고장 미국에서 열리는 2028 LA 올림픽에서 참가팀이 남녀 8팀에서 12팀으로 확대되는 등 몸집을 키웠다. 3대3 농구로 흥미를 느낀 팬들이 실제 농구를 보게 되는 긍정적인 효과도 낳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달 제3회 베이스볼5 아시아컵에 출전한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 대회 3·4위전에서 태국에 패해 3위까지 주어지는 월드컵 진출권을 획득하지 못했다.하지만 열악한 환경에서도 최선의 성적을 거뒀다. /사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제공
지난달 제3회 베이스볼5 아시아컵에 출전한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 대회 3·4위전에서 태국에 패해 3위까지 주어지는 월드컵 진출권을 획득하지 못했다.하지만 열악한 환경에서도 최선의 성적을 거뒀다. /사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제공

베이스볼5도 그동안 야구가 올림픽에서 외면받던 주된 이유였던 보편성과 확장성을 보완했기 때문에 3대3 농구처럼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또한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남녀가 함께할 수 있는 스포츠라는 점에서 시대적 아젠다와 맞물려 종목 자체의 잠재력도 높게 평가받는다. 만약 그렇게 될 경우 베이스볼5는 한국의 또 다른 효자 종목이 될 잠재력은 충분하다.

양해영 KBSA 회장은 지난해 11월 열린 유소년 여자 선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베이스볼5 관련해 우리나라는 우물 안 개구리에 불과하다. WBSC 총회에 가면 일부 국가만 하는 야구가 아닌 모든 국가가 하는 베이스볼5에 오히려 관심이 많다. 과거 길거리 농구라 불리던 3대3 농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것처럼 베이스볼5 역시 올림픽에 들어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밝힌 바 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야구 인프라가 있어 관심이 이어진다면 빠른 성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아직 베이스볼5에 대한 야구계 관심과 지원은 미미하기만 하다. 그 탓에 뛰어난 인프라와 자원에도 한국 베이스볼5는 어느새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잃었다. 초대 베이스볼5 월드컵인 2022년 대회에서 10위를 기록한 뒤 2024년, 2026년 대회에서는 출전조차 하지 못하면서 순위가 크게 떨어졌다.

2026년 5월 현재 베이스볼5 종목 한국의 순위는 세계 11위로, 튀니지(5위), 리투아니아(8위), 케냐(9위), 튀르키예(10위) 등에도 이미 뒤처져있다. 아시안게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결정된 후 준비하면 늦다.

2022년부터 베이스볼5 보급에 나선 KBSA는 지난해 한국리틀야구연맹·한국여자야구연맹·한국티볼연맹·한국연식야구연맹 등과 협약식을 통해 연대를 강화하는 한편, 베이스볼5 홍보와 운영 등을 위한 인원을 늘리고 학생 체육 및 생활 체육 보급에도 힘쓰고 있다. 야구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 여자야구·소프트볼 등 동반성장 그리고 학생 체육 활성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베이스볼5의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다.

베이스볼5 경기 모습. /사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제공
베이스볼5 경기 모습. /사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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