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인터뷰 땐 잘 참았는데..." 벤치 들어가 '눈물 펑펑' 덕수고 설재민, 17년 만의 우승에 '왜' 울음 참지 못했나 [인터뷰]

"방송 인터뷰 땐 잘 참았는데..." 벤치 들어가 '눈물 펑펑' 덕수고 설재민, 17년 만의 우승에 '왜' 울음 참지 못했나 [인터뷰]

김동윤 기자
2026.08.0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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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고 포수 설재민은 부상으로 인한 공백을 딛고 제60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17년 만의 우승과 MVP를 차지했다. 설재민은 대회 기간 타격 3개 부문을 휩쓸며 활약했고, 우승 확정 후 벤치에서 그간의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쏟아냈다. 그는 부상 우려를 씻어내고 봉황대기에서도 활약을 이어가며 2027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좋은 결과를 얻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덕수고 포수 설재민이 최근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덕수고 포수 설재민이 최근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방송 인터뷰 때는 잘 참았는데... 벤치에 들어가서 갑자기 와르르 쏟아졌어요."

17년 만의 대통령배 우승이 확정하고 벤치에 들어간 순간, 덕수고 주전 포수 설재민(18)은 끝내 지난 몇 달 동안 쌓였던 감정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던 제자에 덕수고 정윤진(55) 감독도 "고생 많았다"고 다독였다.

설재민은 최근 덕수고 운동장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3학년 시즌을 많이 못 뛰다 보니 부모님께 죄송스러웠다. 감독님, 코치님들께도 죄송스러웠고, 내가 돌아온 뒤 애들이 다 같이 열심히 해주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까 갑자기 눈물이 났던 것 같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그럴 만했다. 설재민은 지난해 3할 타율(0.317)을 치면서 올 시즌을 앞두고는 포수 톱3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올해 초 한 KBO 스카우트는 "설재민은 포수로서 프레이밍과 블로킹이 좋다. 타격도 메커니즘이 부드러워지면서 낮게 떨어지는 공 대처 능력도 좋아지는 등 선구안도 좋아졌다"고 했다.

하지만 모두가 기대했던 고3 시즌은 시작하자마자 멈췄다. 설재민은 올해 초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단 한 경기를 치른 뒤 오른쪽 어깨에 탈이 났다. 그는 "원래 조금 이상이 있었는데 참고 하면 괜찮아지겠지 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한 번에 확 (통증이) 왔다"고 말했다.

황금사자기는 통째로 쉬고 청룡기 막판에야 가까스로 복귀했다. 이때를 떠올린 설재민은 "정말 솔직히 노는 날 하나 없이 재활에만 전념했다. 거의 매일 재활센터에 가서 재활했고 조금 괜찮아지고 나서는 방망이도 치면서 바쁘게 보냈다"고 돌아봤다.

덕수고 포수 설재민. /사진=김동윤 기자
덕수고 포수 설재민. /사진=김동윤 기자

부상의 대가는 컸다. 지난해부터 꿈꿨던 청소년대표 승선도 불발됐다. 누구도 탓하진 않았다. 설재민은 "아쉬운 건 사실이어도 솔직히 내가 몸 관리를 소홀히 해서 부상을 당한 것이기 때문에 받아들였다. 더 좋은 선수들이 청소년 대표에 갔으니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하지만 지난달 끝난 제60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는 왜 자신이 포수 전체 1순위로 언급됐는지 입증했다. 설재민은 최고 39℃까지 치솟은 땡볕 더위 속에서도 덕수고의 주전 포수로 전 경기에 출장했다. 한 경기에 4시간 30분 풀타임을 뛰는 악조건 속에서도 방망이까지 폭발했다.

출발이 좋았던 것도 아니다. 1차전 첫 네 타석에서 모두 안타를 치지 못했다. 마지막 타석에서 홈런을 때렸지만, 스스로 타격감이 좋다고 느끼지 못했다. 설재민은 "이 대회가 나를 증명할 수 있는 마지막 대회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라며 "첫 경기 후 이틀 동안 폼도 조금 바꾸고 마인드도 다시 바꿨다. 어차피 쳐서 못 치나, 안 쳐서 삼진 먹어서 못 치나 똑같다고 생각했다. 초구부터 결과를 내려고 계속 배트를 내자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 뒤 방망이는 거짓말처럼 살아났다. 설재민은 대회 6경기 타율 0.481(27타수 13안타), 2홈런 12타점 7득점으로 대회 최다 안타(13개), 최다 홈런(2개), 최다 타점(12개)까지 타격 3개 부문을 휩쓸었다. 덕수고는 설재민의 공수 활약을 앞세워 17년 만에 대통령배 정상에 올랐고, 설재민은 대회 MVP까지 차지했다. KBO 스카우트들도 "부상에 대한 안 좋은 생각을 어느 정도 떨쳐낸 것 같다"고 호평했다.

무엇보다 설재민에게 이번 대회는 잃어버린 고3 시즌을 되찾는 시간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설재민은 "휘문고 (유)제민, 배재고 (임)태강이, 광주일고 (김)선빈이 형 등 두루두루 친하다. 다들 지난해부터 많은 경기를 뛰다 보니 몸에 무리가 온 것 같다고 서로 이야기했다. 특히 선빈이 형은 똑같이 오른쪽 어깨가 아파 서로 많은 응원을 했다. 우리들이 경쟁하는 사이일지라도 안 아파야 하지 않나. 그래서 서로 응원도 하고 힘이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덕수고 포수 설재민. /사진=김동윤 기자
덕수고 포수 설재민. /사진=김동윤 기자
덕수고 포수 설재민(오른쪽)이 지난달 30일 경북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제60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MVP를 수상했다. /사진=KBSA 제공
덕수고 포수 설재민(오른쪽)이 지난달 30일 경북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제60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MVP를 수상했다. /사진=KBSA 제공

그런 과정을 거쳤기에 모든 것이 끝난 뒤 결국 눈물이 터졌다. 설재민은 "이제 어깨는 정말 괜찮다. 결승전에서도 도루 저지하는 데 무리가 없었고 앞으로도 마찬가지"라며 "방송 인터뷰할 때는 눈물이 살짝 났지만, 잘 참았는데 끝나고 벤치에 들어가니까 갑자기 와르르 쏟아졌다"고 멋쩍은 웃음을 내보였다.

앞으로도 보여줄 것은 남았다. 비록 청소년 대표팀에는 합류하지 못하지만, 마지막 전국대회인 봉황대기에 이어 2027 KBO 신인드래프트가 기다리고 있다.

프로에 가면 강민호(41·삼성 라이온즈), 양의지(39·두산 베어스), 김형준(27·NC 다이노스) 등 리그 대표 포수들을 더 늦기 전에 만나는 게 목표. 설재민은 "수비적인 부분에서 물어볼 게 정말 많다. 아직 투수 리드나 볼 배합이 미숙하다고 생각하는데, 세 분은 국가대표까지 했던 선배들이라 뵙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타자로서는 두산 김택연 선배님과 KT 박영현 선배님의 직구를 한번 상대하고 싶다. 김택연 선배님의 돌직구, 박영현 선배님의 무중력 직구를 실제로 한번 보고 싶다"고 웃었다.

그러기 위해선 마지막 대회인 제5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를 잘 마치는 것이 우선이다. 다행히 대구 북구 SC와 첫 경기부터 4번 타자 및 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1홈런) 5타점 2득점으로 덕수고의 42-0, 5회 콜드게임 승리를 이끌었다.

설재민은 "안 다치는 게 진짜 1순위다. 또 대통령배에서 보여준 퍼포먼스가 운이 아니었다는 걸 봉황대기 초반부터 착실하게 보여주고 싶다. 당연히 우승도 노린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지명받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어느 팀이든 불러주신다면 감사한데 조금 더 욕심을 내서 6라운드 안에는 이름이 불렸으면 좋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덕수고 포수 설재민이 최근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덕수고 포수 설재민이 최근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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